YXS1-EP006 "리턴 매치"
오늘따라... 유달리 더 탐실하구만...!
아악!
내 동생에게 손대지 마!
"허억...!"
새벽 5시 50분, 화들짝 놀라 깬 세이아는 과거의 한 장면을 또 다시 떠올리고 말았다. 자신의 여동생을 범하려던 사내의 등을 칼로 깊숙이 찔러넣는 그 모습, 그것은 꿈 같은 것이 아니었다. 틀림없는 자신의 과거이며 진실이었다. 하지만 그 과거만큼은 결코 후회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그 한 번의 분노가 결국 자신과 여동생들을 지옥 아가리 속으로 밀어넣었기에 옳고 그름과는 상관없이 썩 달갑지 못 한 기억이었고, 그래서 세이아는 그 기억이 꿈의 형태로 다시 떠오르는 것이 영 달갑지 않았다.
"젠장."
가벼운 푸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난 세이아였지만 자신도 모르게 방문을 여는 순간 거짓말같이 그 '친척'이 다시 돌아와 여동생들을 범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불안이 밀려들어왔다. 물론 그런 일은 없었지만 그 날의 상처가 아물려면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할지 세이아로선 장담할 수 없었다. 그 불안과 상처를 애써 누르고 평소같은 하루를 준비하는 세이아였지만 마음 속 깊은 어둠은 억누른다고 쉽게 가라앉는 그것이 결코 아니었다.
"세이아...? 무슨 일 있었어?"
"그런 건 아냐... 좀 안 좋은 꿈을 꿔서..."
정문에서의 만남, 아침 인사를 하려던 엘리가 수심어린 세이아의 모습을 발견하고서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고, 그는 거짓말은 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얼버무리려 했었다.
"정말 괜찮은 거 맞지?"
"어... 가끔 그런 날도 있고 하잖아."
세이아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보았는지, 엘리는 자신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
"뭐, 뭐야, 이건?"
"그, 토템같은 거야.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
엘리가 건내준 것은 평평한 곳에 세워놓을 수 있게끔 도금된 장식이 달린 노란색의 모조 보석이었다. 모조 보석에는 빛의 각도에 따라 [해피 러버]의 얼굴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기믹이 있었고, 세이아는 그 보석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건 뭐야?"
"'정령석'이라고 부르는 거야. 이걸 가지고 있으면 듀얼 몬스터즈의 정령이 지켜준다고 하는데, 말이 그렇다는 거겠지. 팔아먹으려면 무슨 말이든 덧붙인다잖아."
"하하... 그렇겠지."
그렇게 말은 하고 있었지만, 엘리의 눈빛을 본 세이아의 생각은 달랐다.
"그럼 엘리, 넌 정령을 믿어?"
"나? 믿는 정도가 아냐. 내 눈에는 틀림없이 보여."
엘리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했다.
"이걸 지니고 있는다고 정말로 정령들이 도와주는지는 모르지만, 정령은 분명 있어. 물론 모두가 정령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있어."
"정령이라..."
세이아는 엘리의 확신에 찬 대답을 들으며 왠지 모르게 씁쓸해지고 있었다. 그런 것이 정말로 존재한다고 쳐도, 자신이나 쌍둥이 중 어느 누구에게도 정령이란 것은 다가온 적이 일절 없었기에 어쩌면 자신이나 자신의 쌍둥이는 정령이라는 환상 속의 친구조차도 가질 자격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마저 들고 있었다.
"왜 그래?"
"아니... 정령이란 것이 정말 있다면, 왜 나나 동생들에겐 코빼기도 안 보인 것일까 싶어서..."
엘리가 건내준 정령석을 손에 쥔 세이아를 보던 엘리는 자신이 괜한 짓을 한 것일까 싶다가도 그건 아니란 것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 이 참에 너희 동생들한테도 하나씩 선물하면 될까?"
"정말요?"
"그럼. 왠지 가지고 있기만 해도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그러면서 엘리는 다른 색상의 정령석을 꺼내며 사야카와 아스카, 유키와 조니에게 하나씩 건내주고 있었다. 아스카에게는 [여우불]이 새겨진 붉은색의 정령석을, 사야카에게는 [기고바이트]가 새겨진 하늘색의 정령석을, 유키에게는 [데몬 비버]가 새겨진 갈색의 정령석을, 조니에게는 [다크 나폴레옹]이 새겨진 보라색의 정령석을 쥐어주고 있었고 그런 엘리를 보며 세이아는 자신이 좋은 여자친구를 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금은 피어오르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그래, 그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엘리가 사람이 참 좋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거든."
엘리 주변에 있던 친구들 중 레이의 말이었다.
"그 정령인지 뭔지가 정말로 있는지 없는지 나로선 잘 모르지만, 있다고 하니까 일단은 있다고 해줘야겠지."
"있다니까! 그걸 아무나 볼 수 있는건 아니라서 유감이지만 말이야."
"없다고 말 한 적은 없어. 나는 그걸 볼 수 없으니까 하는 말이지."
무작정 정령의 존재를 부정하기에는 듀얼 몬스터즈의 역사가 시작된 이집트에서부터 여러 변형된 형태로 퍼져나간 듀얼 몬스터즈의 기록 곳곳에서 시선과는 별개로 정령의 존재를 인정하는 흔적들이 있었던 관계로 레이도 엘리의 말에 무작정 반박하지는 못 했다.
"있기야 하겠지. 하지만 우리는 엘리만큼의 믿음이 없어서 못 보는 거 아닐까."
새미도 엘리를 적당히 두둔해주면서도 정령에 대한 믿음은 가지고 있지 않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었다. 그런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세이아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정령이 정말로 실존하든 아니든 적어도 자신과 함께하는 친구들은 실존하고 있었기에 그것만으로도 마음 속의 아픔이 조금은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이! 나 잊지 않았지?"
그리고 다른 것도 있었다. 브라이언과 그의 여동생인 로라였다.
"어서 오세요, 바보 선배님."
"야, 내가 왜 바보인데!"
일행과 함께 있던 소라의 말에 발끈하는 브라이언의 모습을 보니 세이아는 자신도 저렇게 속편하게 지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에 잠기면서도, 차라리 저렇게 속편한 녀석을 둬서 다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있었다.
"글쌔. 잘은 모르겠지만... 엘리, 혹시 연두색은 없어?"
"있지. 잠깐만."
엘리가 [꼬마용]의 모습이 새겨진 연두색의 정령석을 건내주고, 세이아는 그 정령석을 브라이언의 손에 쥐어주었다.
"도움이 될지도 몰라."
"야, 이걸 왜 나한테 주는거야?"
"주면 받아. 아무리 그래도 무라이 선배가 오빠를 헤치려고 이걸 주겠어?"
"그게 아니라, 왜 굳이 나한테 이걸 주냐는 거지."
도대체 이건 또 무슨 의미인가 싶어 받고 싶지 않았던 브라이언이었지만 기껏 준 걸 안 받는 것도 뭔가 아닌 것같아 마지못해 받아들었다.
"행운을 빈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말하니까 저 녀석이 날 조롱하는 기분도 드는데? 야, 무라이 세이아! 오늘이 리턴 매치 날인거 알지?"
로라의 말에 브라이언은 괜히 받아들인게 아닐까란 생각마저 들고 있었다. 세이아가 자신을 조롱하려고 일부러 이걸 건내준 것이 아닐까란 생각마저 든 브라이언은 괜시리 그에게 따져묻기 시작했다.
"알지. 그리고 그렇게까지 배배꼬아서 생각할 이유가 있어?"
"그 보다는 내 실력으로 이겨야 속이 풀린다는 거지! 명색이 내 적수인데..."
'적수'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세이아를 포함한 일행 전원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저번의 원 턴 킬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것도 있었지만, 일행이 보기에 적수 운운하는 것치고는 오히려 친구 사귀는 법에 서툴러 일부러 센 척을 하는 것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 것도 컸었다.
"아니, 왜 웃어!"
"크흐흡... 아니, 저기 미안한데... 크흡... 그거 진심이야...?"
"진심이야!"
그 모습들을 뒤이어 도착한 루아 일행도 보고 있었고, 어제의 블리츠 듀얼에서 처음 보았던 사람들과 쿠로모리미네 아스미도 슬쩍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진짜로...? 야, 너 그젠가 원 턴 킬로 제대로 털려버렸잖아!"
"아, 그러니까 리턴 매치하는 거 아냐! 나 진심이야! 지고는 못 살아!"
"넌 좀 지고 살아야해, 크흐흐흡..."
레지의 딴지에 역정을 부리는 브라이언이 졸지에 바보 신세가 되는 모습이 퍽 재밌었는지 새로운 일행들도 그 모습을 구경하는 중이었고, 그러다 누군가가 자신을 또 바라보는 느낌이 들어 브라이언이 시선을 돌리니 거기에는 루아 일행과 또 다른 일행들, 그리고 아스미가 있었다.
"아니, 언제부터 있었...습니까?"
"조금 전에 왔었어. 알고는 있었지만, 진짜였구나! 네가 새 친구를 사귄 것 같다고 린한테 들었는데 말이야."
"친구 아닙니다!"
먼저 입을 연 것은 명치 언저리까지 내려온 장발의 백발과 하늘색 눈동자를 가지고, 순한 인상을 지닌 여학생이었다. 하지만 첫 인상과는 다르게 세이아보다 조금 작은 정도로 보이는 훤칠한 키와 말라보이는 인상에 비해 의외로 가슴 융기가 있는 것이 두드러졌다. 한 편, 브라이언의 태도로 보아 그의 선배로 보이는 인물이었고 세이아는 이제는 선배들과도 엮이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린 말이 맞는 것 같은데."
"아니라니까요, 진짜...!"
그 옆에는 짐승의 갈기를 생각나게 하는 백금색의 풍성한 머리칼과 분홍색 눈동자를 지닌 발랄한 느낌의 여학생이 있었다. 백발의 여학생보다는 키가 조금 작았어도 여전히 여성으로선 상당한 장신이었고, 다소 마른 인상의 그녀와는 다르게 살집이 조금이나마 붙어있어 조금 더 건강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
"거짓말하면 못 써요, 뷰캐넌 군?"
"아니, 내가 거짓말할 사람으로 보여?!"
"그러면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 한 것으로 정정할게요."
"그 쪽도 아냐!"
한 편, 이틀 전의 듀얼을 베아트릭스와 함께 구경했던 아스미도 그 자리에 있었고 그 모습에는 세이아 일행들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니, 그보다도 왜 부잣집 아가씨는 여기에 있대? 설마 저 바보 녀석을 보려고 온 거야?"
"그럴 리가요. 실은 저도 흥미가 있거든요. 무라이 세이아에게 말이죠."
그리고 새미의 농담을 받아치는 아스미의 대답에 더욱 의외라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는 일행들이었다. 그 말을 들은 세이아 자신도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싶어 머리가 복잡해졌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아스미는 그를 똑바로 마주보며 정식으로 자기 소개를 해줬다.
"쿠로모리미네 아스미입니다. 같은 고등부 2학년에 재학 중이니,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무라이 세이아야. 어쩌다 관심을 끈 건지는 모르겠지만, 잘 부탁할게..."
아스미의 붉은 눈과 세이아의 카데트 블루 색상의 눈이 마주하고, 세이아는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커졌을까 싶어 마음이 복잡해졌다.
"아, 우리 소개를 깜빡했네. 린이 네 이야기를 해줬어. 새로운 전학생인데, 벌써부터 친구들을 여럿 사귈 정도로 사람이 좋다고 말하던데."
"그랬었나요...?"
"그랬지. 리사 메이웨더야. 옆에는 제인 스팅레이라고, 내 친구야. 내년 여름이면 아카데미아와 작별이긴 하지만 그래도 잘 지내보자."
"아, 예... 무라이 세이아입니다."
린이 머쓱해하며 머리를 긁는 와중에 세이아는 두 명의 선배들에게도 간단히 자기 소개를 건냈고, 생각보다 일이 어마어마하게 커져버린 것을 느낀 그는 도망칠 길도 없어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좋게 끝낼 수 있을지 나름대로 궁리해보고 있었다.
"아, 루아도 있었어? 언제 왔던 거야?"
"조금 전에요."
마침 루아가 눈에 띠었던 세이아는 이야기의 주제를 그쪽으로 돌리기로 했다.
"안녕, 루아!"
"아, 사야카! 잘 지냈어?"
"응. 아, 어제는 손님들이 많이 와서 루아한테 메시지 못 보냈어. 미안해."
"너무 신경쓰지 마. 사야카도 즐길 건 즐겨야지."
루아를 알아본 사야카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가 어제 처음 보았던 두 명의 소년에게 시선이 돌아갔다. 한 명은 금속의 질감이 조금은 느껴지는 은회색 머리와 짙은 코발트 블루의 눈동자를 지니고 있는 미소년이었고, 다른 한 명은 브라이언과 동일한 금발벽안이었지만 그와는 다르게 나이는 어려도 고귀하게 자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귀공자의 인상을 주고 있었다.
"어제 잠깐 본 것같긴 한데... 누구야?"
"아, 우리하고 같은 건물에서 살고 있어. 원래는 시간이 안 맞아서 아침에는 같이 다니진 않지만, 오늘은 부탁을 좀 했지."
"반가워요. 초등부 5학년인 미하일 몰로토프에요."
그리고 뒤이은 은회색 머리의 소년의 자기소개에 놀라는 쌍둥이였다.
"혹시 안드레이 몰로토프 씨와는 무슨 사이야?"
"제 아버지에요. '맹금의 왕'이라 불리죠."
전 세계의 여러 듀얼 리그 중에서도 전 세계의 듀얼리스트이 모이는 최상위 리그 클래스인 '디비전 1'의 듀얼 리그 중 하나인 '듀얼 스타덤'의 상위 랭커인 '맹금의 왕' 안드레이 몰로토프와 부자 관계라는 사실에 쌍둥이도 적잖게 놀라는 눈치였다. 그러나 아버지 쪽은 미하일과는 다르게 적갈색 머리에 흑단색의 눈동자를 지닌 것을 떠올린 아스카가 다시 한 번 그에게 질문을 건내려던 찰나, 지금 상황에선 다소 부적절할지도 모를 질문이 나오겠다는 예감을 받은 세이아가 동생의 입을 막아주고 있었다.
"언니, 뭘 물어보려고 했길래..."
"그건 나중에 물어보자. 옆에는 누구야?"
"저는 초등부 4학년에 재학 중인 크리스 스카이레이크입니다."
그리고 미하일의 옆에 있던 크리스가 세이아를 향해 정중히 인사를 하고 있었다. 어차피 같은 교복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건물에서 지내는 루아나 미하일과는 다르게 귀하게 자랐다는 것이 다분히 느껴지는 소년이 그런 티를 전혀 내질 않고 예의를 갖추고 있었으니 세이아 입장에선 조금은 존경스럽다는 생각도 들고 있었다.
"무라이 세이아야. 여기는 내 동생들이지. 단발머리가 아스카에 트윈테일이 사야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지내봐요."
이젠 유명 듀얼리스트의 외동아들과 부잣집 도련님과도 어쩌다보니 서로 아는 사이가 되었다는 생각에 세이아는 이렇게까지 자신의 정착 생활이 순풍을 타도 되는 것인가 싶은 생각에 내심 불안함마저 느껴졌지만 그것을 티낼 수는 없었기에 그 불안을 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학업. 세이아는 아직 20년도 채우지 못 한, 그러나 예기치 못 하게 불어닥친 불운과 자신이 초래한 불행이 더해져 굴곡지고 험난했던 자신의 삶이 이렇게까지 평탄하게 흘러가도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엘리가 건내준 정령석을 한 손으로 몰래 만지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정령이란 것이 정말 있다면 자신이 초래한 험난한 삶에 상처받았을 쌍둥이의 마음과 미래를 보살펴주기를 바라는 자신의 마음이 이 모조 보석이 달린 장식품을 통해서라도 정령들에게 닿아주기를, 세이아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세이아, 너도 진짜 능력자다."
"응? 그 얘기는 왜..."
쉬는 시간, 세이아는 새미에게서 의문의 능력자 인증을 받고 있었다.
"진짜 몰라서 그런 거 아니지?"
"알아. 그런데 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싶어서 그렇지."
첫 날부터 엘리에게 의문의 고백을 받아 얼떨결에 받아들이고, 스틸볼 시티의 시장의 아들을 원 턴 킬로 잡아내고, 다음 날에는 소라를 만나 생각치도 못 한 의형제 사이가 되고, 이제는 별의 별 인연을 만들어내고 있었는데, 그것이 고작 오늘 포함해 사흘간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 세이아 입장에선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비합리적인 이야기였다. 애이미 블랙이 뒤에서 따로 손을 쓴 것이 아닐까라는 근거없는 음모론이라도 세우지 않으면 지금의 터무니없는 급전개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건 나도 솔직히 의미불명이지만... 굳이 말하자면 너도 모르는 네 매력이 생각 이상으로 대단했던 거 아니었을까?"
"내 매력? 그렇게 생각하기엔..."
자신이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세이아가 머리를 긁적이며 새미의 생각을 부정하자, 새미는 그의 눈을 직시하며 반론을 펼쳤다.
"잘 생각해봐. 전학 온 첫 날부터 사랑 고백을 받는게 평범한 일은 아니잖아. 그렇다고 전학오기 전부터 걔하고 아는 사이도 아니었을테고."
"그렇지..."
"여기로 이사오고 나서 나나 엘리, 아니면 아카데미아의 동급생, 선후배들 중에서 같은 건물에서 사는 애들 빼고 특별히 자주 만난 애들 있었어?"
"아니, 전혀..."
"그럼 답은 얼추 나오지. 네 매력이 네 생각 이상으로 대단했단거야."
새미의 반론에도 세이아는 그 말에 섣불리 동의할 수 없었다. 물론 지난 5년간의 도피 생활동안 이웃집의 밀고 때문에 도망쳐나왔던 적은 없었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라 생각하기에는 근거가 너무 부족했다. 애이미 블랙이 손을 써뒀다거나,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이 일종의 '트루먼 쇼'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오히려 합리적이라 생각하고 있는 세이아에게 새미는 그의 양 어깨를 붙잡으며 재차 말했다.
"무라이 세이아, 너는 충분히 매력적인 친구야. 네가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고작 사흘만에 세계 단위로 노는 대기업 오너 가문의 딸이 너한테 관심 주는 건 보통 일 아니다?"
"대기업이라니..."
"이 친구야, 그 쿠로모리미네 아스미가 보통 여학생인 줄 알아? 무려 SZWD 그룹의 현 회장의 막내 딸이란 말이야. 그나마도 걔가 사업 쪽에 관심이 없어서 여기로 왔다는 게 정설이고."
"어..."
그 말에 세이아는 점점 정신이 멍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듀얼 몬스터즈 분야를 독점하고 있는 SF 인터내셔널 이상으로 큰 규모를 지닌 SZWD 그룹의 현 회장의 막내 딸이 자신에게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은 세이아 입장에선 충분히 정신이 나갈 일이었다.
"그러니까, 네 자신을 자랑스러워해도 돼. 이거 농담 아니다?"
"그, 그래..."
말은 그렇게 했지만 세이아는 도저히 자기 자신이 매력적인 사람이란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아무리 애이미 블랙이 자신과 쌍둥이의 신분을 위조해줬다고는 하지만 자신같은 범죄자 나부랭이가 이렇게까지 엄청난 인맥을 지녀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생각은 자신의 정체가 탄로나는 순간 지금까지 쌓여진 모든 인간 관계가 무너지고, 이로 인해 자신과 쌍둥이의 삶이 또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었고, 그 불안에 먹히지 않기 위해서라도 엘리가 건내준 정령석을 또 다시 움켜쥐고 있었다.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장식 내지는 토템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자신이 무너진다면 쌍둥이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었기에 쌍둥이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야만 했던 세이아였다.
네가 잘못한 게 많다고 생각한다면, 더더욱 죽어선 안 돼. 결국 잘못은 살아서 갚아야 하는 거야, 친구.
이럴 때 먼저 떠나버린 그 친구가 아직도 살아있었다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더 위안이 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던 세이아였고, 그래서 더더욱 그가 남긴 유품이자 이 땅에서 그를 기억할 수 있는 마지막 흔적이나 다름없는 [플로지스타] 덱을 놓아줄 수 없었다. 스틸볼 시티에 정착한 이후로 자신의 주력 덱이자 자신의 애환과 자신에게 꺾여버린 타인들이 흘렸던 피와 눈물이 서린 [사이버 드래곤] 덱을 의도적으로 봉인하면서까지 세이아는 그를 위해 자신의 [플로지스타] 덱으로 그의 유지를 기리고 있었다. 그게 설령 잘못된 집착이 되어 자신을 좀먹는 족쇄가 되더라도 세이아로선 자신 때문에 유명을 너무 일찍 달리해버린 친구를 위해서라도 자신의 덱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 맞다! 잊을 뻔했던 게 있었어!"
"엘리...?"
그런 세이아의 옆에 엘리가 나타났다.
"다음에는 나하고도 듀얼해보자! 괜찮지?"
엘리의 말에 세이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좋아. 나도 마침 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거든."
"좋았어! 다음 주 월요일 오후에 나랑 듀얼을 해보자고! 그 다음에 데이트도 하고..."
"데이트는 너무 이른 것 같은데. 그건 다음에 이야기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데이트 이야기까지 꺼내며 진도를 빠르게 나아가려던 엘리를 말리던 세이아는 잠시나마 자신의 마음을 뒤덮던 걱정과 불안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런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더럽혀지고 피와 눈물에 젖어버린 자신의 삶도 조금은 나아질지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도 잠시나마 들 정도였다.
"여기저기서 내가 그 녀석하고 친구가 되는 걸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고 있단 말이야... 참나..."
한 편, 브라이언의 심기는 불편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인 것이었다. 그렇게 말은 하고 있었지만 정작 브라이언은 엘리에게 건내받아 세이아가 쥐어준 연두색의 정령석을 차마 버리지 못 하고 그것을 손에 쥐고 있었다. 모두가 세이아를 자신의 친구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브라이언은 부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이 친구를 사귀는 것에 서툴러 일부러 센 척을 하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을 브라이언이 부정할 방법은 없었다.
"친구라... 친구..."
아침에 건내받은 정령석을 손에서 굴려보고,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여기저기에 놓기도 하며 브라이언은 처음 자신이 세이아에게 으름장을 놓았던 이틀 전의 일을 떠올리고 있었다. 애이미 블랙의 어번 팰리스에서 살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무엇 하나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는데 전학생이랍시고 듀얼 아카데미아에 모습을 드러냈던 무라이 세이아. 그런 그에게 느꼈던 것은 처음에는 괘씸함이었다. 듀얼 몬스터즈의 성지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전학생이 찾아왔다는 것이 뭔가 괘씸하게 느껴졌던 브라이언이었고, 그래서 '친구들'을 대동해 그를 겁주려고 일부러 그를 불러내기까지 했었다.
그래, 자기 소개 고마워. 무라이 세이아야. 잘 부탁해.
하지만 그를 실제로 마주한 순간, 그 다음으로 느꼈던 것은 질투였다. 자신보다 무엇 하나 나아보일 것이 하나도 없었을텐데도, 정작 그의 뒤에는 언제 사귀었는지도 모를 친구들이 있었다. 도대체 무라이 세이아라는 인간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첫날부터 자신과 함께하는 친구들이 생긴 것이냐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친구가 안 될 이유도 없지. 안 그래?
어디서 뭘 하다 왔는지는 몰라도, 자신을 겁내기는 커녕 오히려 대범하게 마주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 하는,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하는 자신과 비교되어 다른 의미에서도 질투가 생겨나고 있었다.
그럼 다음엔 듀얼리스트로서 제대로 상대하는게 좋을 거야. 난 듀얼리스트를 원하지, 돈많은 도련님을 원하지 않거든.
그리고 원 턴 킬로 처절하게 박살난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무엇 하나 부족함없이 살아온 자신을 아무렇지 않게 박살내버리고, 그걸로도 모자라 자신을 도발하기까지 하는 세이아의 모습에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건 둘째치고, 오빠가 누굴 이겨보겠다고 밤새 덱을 뜯어고치는 건 처음 봤거든.
그 두려움은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동안 적당히만 하면 그만이라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을 보기좋게 무너트린 세이아를 어떻게든 꺾어보겠다고, 로라의 말마따나 처음으로 밤을 새다시피하며 자신의 덱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시 뜯어고쳤다. 무라이 세이아만큼은 듀얼리스트로서 모든 전력을 다해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느낀 투지였다.
행운을 빈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오늘, 자신과 리턴 매치를 약속한 그 날 당일에 자신의 행운을 빌어준다며 정령석을 건내준 세이아에게서 브라이언은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것은 분명 알고 있을텐데도 자신의 행운을 빌어준다는 건 이해가 가는 일이 아니었다. 자신을 조롱하는 의미였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세이아의 표정에는 분명 진심이 담겨있었다. 정말로 세이아는 자신을 친구로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브라이언은 자기 손에 들린 정령석을 이리저리 놀리며 복잡한 심경을 느끼고 있었다.
어쨌든 말싸움이라도 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겼으니까 오빠 입장에선 좋은 일 아냐?
"말싸움이라도 할 수 있는 친구... 전혀 모르겠다..."
첫 날부터 자신에게 온갖 감정을 안겨준 세이아때문에 영 마음을 못 잡던 브라이언의 손에 들린 정령석은 모조 보석 주제에 예쁘게 빛나고 있었다.
"우리 브라이언 뷰캐넌이 평소답지 않게 고민에 잠겼네. 게다가 손에는 거들떠도 안 볼 모조 보석까지 있고. 무슨 고민 있나봐?"
그런 브라이언을 발견한 베아트릭스의 말에 그는 시선도 돌리지 않으며 말했다.
"있어. 그럴 일 있어."
"무라이 세이아야? 걔 말곤 너한테 고민을 줄 녀석이 없을텐데."
세이아의 이름이 베아트리스의 입에서 나오자, 브라이언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우리 여동생이, 그 녀석더러 말싸움이라도 할 수 있는 친구 운운하더라. 네 생각은 어때?"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던데."
"내 편이 없어, 진짜... 어휴."
주변의 반응은 일관적이었고, 브라이언은 어째서 자신같은 상류층의 남자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전학생 따위와 엮이게 되었을까 싶어 머리가 복잡했다. 그러면서도 그 전학생이 준 모조 보석을 차마 버리지 못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며 정말로 로라의 말마따나 '말싸움이라도 할 수 있는 친구'가 그 전학생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또 한 번 머리가 복잡해졌다.
"어우, 지루해 죽는 줄 알았네... 으아암..."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마지막 수업까지 모두 끝났다. 새미는 하품까지 하며 기지개를 피고, 엘리는 졸린 눈을 비비고 있었으며, 레이도 그 말에는 공감한다는 듯 입을 가린 채 하품하고 있었다. 마침내 모든 수업이 끝나 하교와 방과후 활동 중의 하나를 진행하는 시간이 되었고, 세이아는 브라이언과의 약속대로 리턴 매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무라이 군?"
"아, 넌..."
"네, 아침에 봤었죠. 다음 주 월요일 오후, 제 1 대강당에서 듀얼을 신청하려는데, 괜찮을까요?"
제 1 대강당으로 향하던 길목에서 아스미를 만난 세이아는 브라이언에 이어 또 다른 듀얼 약속을 요청받고 있었고, 세계적인 대기업의 회장의 막내 딸과의 듀얼까지는 썩 내키지는 않았던 세이아는 일순 고민에 빠졌지만 이미 스틸볼 시티 시장의 아들과도 듀얼을 한 마당에 이번 듀얼을 거절하는 것도 그것대로 뒷말이 나올 법했다.
"하지만 선약이 잡혔어. 공교롭게도 다음 주 월요일 오후거든."
"그랬나요? 그럼 그 선약이 끝난 다음에 듀얼로 승부를 보는 건 어떨까요? 별 사유가 없다면 2연전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안 돼. 듀얼이 끝나면 나랑 세이아, 둘이서 데이트도 즐길 거라고."
아스미의 듀얼 약속에 엘리가 딴지를 걸었다. 아스미같은 높은 집안의 여식에게 세이아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엘리의 마음이었지만 이미 아스미는 엘리의 생각을 간파하고 능숙하게 반박하고 있었다.
"어머, 쌍둥이 여동생을 보살펴야 하는 오빠를 데이트를 이유로 데려가려는 건 조금 치사한 언행이 아닐까요?"
"뭐라고?"
"그리고 너무 그렇게 질투하지 마요. 누구에게 마음을 두느냐는 무라이 군이 결정할 일이지, 저나 셸비 양이 정할 일이 아니잖아요?"
역시 배운 사람은 다르다는 것인지, 엘리는 별 반박도 못 하고 그저 꿍한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이렇게까지 되었다면 세이아도 거부할 명분은 딱히 없었다.
"배운 사람은 확실히 다르네. 알았어, 엘리와의 듀얼이 끝나면 그 때 보자."
"좋아요. 별 건 없지만, 잘 부탁드릴게요."
"뭐... 나야말로."
잠깐 사이의 해프닝 이후 다시 제 1 대강당으로 향한 세이아는 뒤이어 '친구들'과 함께 도착한 브라이언을 마주보고 있었다.
"왜 따라온 거람, 정말!"
"어머, 그렇게 티를 안 내도 된답니다? 아까도 말했을텐데 말이죠."
이번엔 기존의 일행 외에도 아침에 만났던 제인과 리사, 아스미도 함께 세이아를 응원하고자 나타났고, 그 옆에는 소라와 유즈, 그리고 쌍둥이와 유키, 조니, 루아 일행까지 함께 있었다.
"응? 엄마가 너네 안 기다려?"
"괜찮아. 이미 연락했거든."
그리고 의외로 블랙 세 남매도 같이 끼어들어 세이아의 듀얼을 구경하고 있었고, 먼저 발견한 레지를 포함한 다른 일행들 모두 의외라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힘내, 세이아!"
"저번처럼 원 턴 킬로 끝내버려!"
세이아를 응원해주는 그의 친구들을 보던 브라이언은 이틀 전의 일 때문인지 반쯤은 건성으로 자신을 응원하는 자기 '친구'들을 훑어보다 '돈으로도 못 사는 진짜 친구'라는 로라의 말을 떠올리며 자신이 더 초라해진 느낌마저 들고 있었다.
"오빠, 이번엔 제대로 한 건 해봐! 내 말 들리지?"
"그래, 잘 들려!"
로라가 자신을 응원하는 척이라도 하지 않았다면 더 비참했을 뻔한 브라이언은 애써 정신을 차리고 세이아의 앞에 서 있었다.
무라이 세이아 LP 8000
브라이언 뷰캐넌 LP 8000
이번에는 무라이 세이아가 선공을 잡은 상황. 첫 시작은 첫 듀얼과 동일했다.
"기묘하네. [플로지스타 스파이더]와 [플로지스타 센티피드]의 2장으로 펜듈럼 스케일을 세팅하겠어."
"또?! 진짜 징그럽다..."
플로지스타 스파이더 / 기계족 / 화염 / ★2 / ATK 250 / DEF 2000 / 펜듈럼 / 효과 [1 / 1]
플로지스타 센티피드 / 기계족 / 화염 / ★4 / ATK 1500 / DEF 1200 / 펜듈럼 / 효과 [9 / 9]
세이아의 펜듈럼 존에 검은 강철의 거미와 지네가 각각 좌우에 세팅되고 있었다. 펜듈럼 소환 특유의 어드밴티지 소모를 한정적인 조건을 통해 완화해주는 두 장의 펜듈럼 몬스터의 등장에 브라이언은 또 다시 불편한 기색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패의 [플로지스타 피닉스]와 [플로지스타 호넷]의 2장을 펜듈럼 소환하겠어."
플로지스타 피닉스 / 기계족 / 화염 / ★8 / ATK 2500 / DEF 2000 / 효과
플로지스타 호넷 / 기계족 / 화염 / ★8 / ATK 2600 / DEF 2000 / 펜듈럼 / 효과 [9 / 9]
뒤이어 옅은 보라색이 감도는 은색의 몸을 지닌 불사조와 양눈에서 시작되어 여섯 다리와 독침까지 이어지는 붉은 강조선이 그려진 검은 강철의 몸과 붉은 색의 클리어 파츠로 만들어진 날개를 지닌 거대한 말벌이 세이아의 필드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상황을 견제해줄 수 있는 카드는 브라이언의 패 그 어디에도 없어 그를 더욱 좌절케했다.
"체인 2에 놓은 [스파이더]의 펜듈럼 효과로 덱에서 2장 드로우하고, 체인 1에 둔 [센티피드]의 효과로 [플로지스타 퓨전]을 패에 넣겠어. 먼저 [플로지스타 호넷]의 효과를 발동해 내 펜듈럼 존의 [플로지스타] 펜듈럼 몬스터 1장당 500의 데미지를 주겠어. 그러니까 총 1000의 데미지야."
브라이언 뷰캐넌 LP 8000 → 7000
두 펜듈럼 몬스터의 효과를 활용해 소모된 패를 제법 보충해놓은 세이아는 이어서 소환에 성공한 [플로지스타 호넷]의 효과를 발동했고, 곧 위협적으로 날개를 흔들며 비행하던 거대한 말벌이 브라이언의 뒤로 날아들어 그에게 독침을 쏘아 제법 아픈 데미지를 주었다. 이 효과로 데미지를 주는데 성공하면 [플로지스타 호넷]의 공격력과 수비력을 턴 종료시까지 그 수치만큼 올리는 효과가 있었으나, 선공 첫 턴에 발동했던 관계로 현 시점에선 사족이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이어서 레벨 8의 몬스터 2장으로 오버레이!"
뒤이어 세이아는 자신 필드에 있는 2장의 몬스터로 엑시즈 소환을 선언했고, 곧 2장의 몬스터가 붉은 색의 빛의 구체가 되어 우주 공간으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빛은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고, 그 안에서 세이아의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뱀의 모습을 하고 있는 황금빛이 감도는 검은 육신과 그 육신을 가로지르는 붉은 강조선, 그리고 붉게 빛나는 눈을 지닌 거구의 몬스터가 비어있던 엑스트라 몬스터 존 중 한 곳을 채우고 있었다.
"엑시즈 소환! 랭크 8,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 / 기계족 / 화염 / ★8 / ATK 2800 / DEF 2100 / 엑시즈 / 효과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 ATK 2800 → 3300 DEF 2100 → 2600
곧장 그 거구로 듀얼 필드 전체를 휘감아버린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였지만 그 거구에 비해 효과 자체는 의외로 견제에 비중을 두고 있었다.
"이어서 [플로지스타 퓨전]을 발동! 패의 [플로지스타 스패로우] 2장을 융합!"
뒤이어 세이아가 융합 소환하려는 몬스터도 마찬가지였다.
"융합 소환! 나와라! 레벨 8, [플로지스타 만티코어]!"
플로지스타 만티코어 / 기계족 / 화염 / ★8 / ATK 2500 / DEF 1200 / 융합 / 효과
플로지스타 만티코어 ATK 2500 → 3000 DEF 1200 → 1700
두 개의 붉은 빛이 섞인 자리에서 모습을 보인 것은 바로 은색의 몸을 지닌 전설 속의 괴수, 만티코어였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플로지스타 만티코어]의 주된 효과는 상대의 소환을 견제하는 효과였고, 빈번한 특수 소환이 중요한 브라이언에게는 정말이지 마주하기도 싫을 정도로 질색인 몬스터였다.
"그리고 2장의 [플로지스타 스패로우]의 효과로 덱에서 2장을 드로우하고, 이어서 [플로지스타] 몬스터만으로 융합 소환한 [플로지스타 만티코어]의 효과로 덱에서 [플로지스타 콩]을 묘지로 보내고, [플로지스타 프로그]를 패에 넣겠어."
"뭘 저렇게나 열심히 한대..."
그리고선 또 다시 패를 4장으로 불려놓는데 성공한 세이아를 보며 브라이언은 치가 떨리는 것마저 느껴졌다. 자신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세이아의 연이은 견제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어서 패의 [플로지스타 프로그]를 일반 소환."
플로지스타 프로그 / 기계족 / 화염 / ★2 / ATK 500 / DEF 1100 / 튜너 / 효과
이번에는 비어있는 세이아의 필드에 검은 강철의 몸을 지닌 한 마리의 개구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걸 본 레이는 세이아가 초장부터 브라이언의 플레이를 극단적으로 제한해 그를 압살하려는 것을 알았다.
"큰일이네. 곧 있으면 퍼미션 빌드가 완성될텐데, 저 녀석 손에 [니비루]도 없는 모양같고, [라바 골렘]이나 하다 못 해 [명왕결계파]라도 없다면 저걸 돌파한다고 패를 엄청 낭비해야할텐데."
"이대로면 무라이 군의 퍼미션 빌드가 모두 완성되겠네요. 곧 소환할 [야크시니]의 효과로 코스트까지 확보한다면 뷰캐넌 군에게 남은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을텐데 말이죠."
플로지스타 야크시니 / 기계족 / 화염 / ★6 / ATK 2300 / DEF 2200 / 싱크로 / 효과
플로지스타 야크시니 ATK 2300 → 2800 DEF 2200 → 2700
그리고 [플로지스타 프로그]의 효과로 패의 [플로지스타 드래곤]을 버리고 특수 소환한 [플로지스타 토큰]과 [플로지스타 프로그]를 튜닝함으로서 레이와 아스미의 말마따나 세이아의 퍼미션 빌드가 모두 완성되고 말았고, 그것을 본 브라이언은 자신에게 희망의 여지를 일절 남겨주지 않겠다는 세이아의 의지를 도대체 무슨 수로 돌파할 것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플로지스타 야크시니]의 효과로 묘지의 [플로지스타 스패로우] 2장을 패에 넣겠어. 이어서 [플로지스타 리스타트]를 발동, 묘지의 [플로지스타 프로그]와 [플로지스타 콩]을 패에 넣겠어."
"아주 나를 죽이려고 작정했구나, 너..."
"듀얼은 원래 이랬어. 어설프게 때리면 다음 턴에 내가 죽는 거잖아. 카드 1장을 세트하고서 턴 엔드."
세이아의 턴 종료 선언과 함께 브라이언은 총 2퍼미션 이상을 돌파해야하는 자신의 상황이 너무나 나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몬스터의 소환과 효과의 발동 견제가 1번은 확정적으로 들어가고,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의 효과로 어느 쪽이든 1번을 추가로 틀어막을 수 있었다. 게다가 어떻게든 몬스터를 꺼내들어도 [플로지스타 센티피드]의 펜듈럼 효과와 싱크로 소재로서 묘지로 보내진 [플로지스타 프로그]의 효과로 공격력과 수비력이 무려 1500 포인트나 내려가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이틀의 시간을 들여 열심히 리빌드한 자신의 [드래그니티] 덱이 또 다시 허망하게 무너져버리는 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지만, 이번 드로우에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희망의 카드를 뽑아들지 못 하면 세이아의 퍼미션 빌드에 질식당하다 죽을 판국이란 것이 너무나도 명백했다. 심호흡을 몇 번 가다듬던 브라이언은 이번이 마지막 턴이라는 각오를 다지며 기합을 넣기 시작했다.
"이번엔 저번처럼 어이없이 지지 않을 거라고! 드로우!"
필사적으로 기합을 넣으며 브라이언이 드로우한 카드는 [번개]. 손에 잡힌 다른 카드들을 확인하던 브라이언은 어드밴티지의 큰 소모를 감수하더라도 어떻게든 두 번의 퍼미션을 소모시킬 필요가 있었다.
"간다! 패의 [레무스]를 버리고, 그 효과를 발동!"
그리고 처음으로 꺼내든 것은 [드래그니티-레무스]. 브라이언의 [드래그니티] 덱의 키 카드 중 하나인 [용의 계곡]의 발동을 허용할 순 없었던 세이아는 [플로지스타 야크시니]의 퍼미션 효과를 발동했다.
"[플로지스타 야크시니]의 효과 발동! 패의 [플로지스타 스패로우]를 버리고, 그 발동을 무효로 해서 파괴한다!"
일단 [플로지스타 야크시니]의 퍼미션 효과를 소모시키는데엔 성공했지만 아직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의 효과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플로지스타 야크시니]의 효과로 묘지로 보내진 [플로지스타 스패로우]의 효과를 발동, 이 카드를 묘지에서 특수 소환하겠어."
플로지스타 스패로우 / 기계족 / 화염 / ★4 / ATK 1300 / DEF 200 / 효과
세이아의 필드에 검은 강철의 육신을 지닌 참새가 모습을 보였지만 그건 중요치 않았다. 어떤 카드를 던져야 확실하게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의 퍼미션까지 소모시킬 수 있을지 고심하던 브라이언은 순간 어떤 카드에 눈이 들어왔고, 그 카드를 확인한 그는 다음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어서 마법 카드, [어리석은 매장]을 발동!"
이번엔 세이아가 고민할 차례였다. 만약 브라이언의 패에 [드래그니티-둑스] 같은 초동 카드가 잡혀있다면 그 초동의 핵이 되어줄 [드래그니티-파랑크스]를 묘지로 보내줄 [어리석은 매장]의 효과를 차단해야 했다. 하지만 세이아에게 남아있는 발동 견제 퍼미션은 1번.
"[우로보로스]의 효과는... 발동하지 않겠어."
"그렇다면 이 효과로 [파랑크스]를 묘지로 보내겠어!"
일단 [어리석은 매장]의 효과를 통과시키는데 성공했지만, 브라이언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이야기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번개]를 발동시켜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자신이 발동한 [어리석은 매장]을 페이크로 판단하고 그대로 통과시켰으니 이 상황은 조금도 달갑지 않았다.
"그럼 이번엔 이거다! 마법 카드, [조화의 패]!"
결국 브라이언은 드로우한 [번개] 이후로 사용하려던 [조화의 패]를 꺼내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고, 세이아는 더욱 큰 고민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이것 또한 진짜 노림수를 가리기 위한 페이크라는 의심이 들었으나, 이미 브라이언의 [어리석은 매장]을 통과시켜 [드래그니티-파랑크스]를 그의 묘지로 보내준 마당에 이것까지 통과시킨다면 자신도 다음 턴의 상황을 장담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군...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의 효과 발동! 이 카드의 오버레이 유닛 2개를 제거해, [조화의 패]의 발동을 무효로 하고 파괴한다!"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 ORU 2 → 0
쓰라린 결단이었다.
"간다! 마법 카드, [번개]를 발동! 이걸로 네 몬스터는 전멸이다!"
그리고 세이아의 의심은 정답이었다. 비록 브라이언도 [드래그니티-레무스]와 [조화의 패]를 퍼미션 횟수 소모용으로 던져야 했기에 초동이 상당히 어려워졌지만, 덕분에 퍼미션의 위협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고 이젠 어떻게든 꾸역꾸역 자신의 플레이를 선보여줄 차례였다.
"정말 힘들었어... 패의 [드래그니티-세나트]를 일반 소환!"
드래그니티-세나트 / 비행야수족 / 바람 / ★4 / ATK 1800 / DEF 600 / 효과
드래그니티-세나트 ATK 1800 → 1300 DEF 600 → 100
브라이언의 필드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는 연두색의 보석 장식이 달린 거대한 금색 지팡이를 한 손에 쥔 격식 있는 복장 차림의 조인이었다. [드래그니티-둑스]와는 다른 방법으로 초동을 맡아주는 몬스터인 만큼, 적어도 브라이언의 덱에서는 초동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했다.
"[세나트]의 효과 발동! 패의 [쿠제]를 버리고, 덱의 다른 [쿠제]를 이 카드에 장착한다!"
"그럼, 그 효과에 나는 함정 카드, [플로지스타 엔진]을 발동해 체인하겠어."
하지만 세이아도 손 놓고 당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보여주었고, 체인 2로서 발동한 [플로지스타 엔진]의 효과를 먼저 발동했다.
"이 효과로 묘지의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를 부활시키겠어."
"젠장!"
다시 한 번 [플로지스타 센티피드]의 효과를 받아 공격력이 3300이 된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가 그 거대한 몸으로 듀얼 필드 전체를 휘감은 채 필드 위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하필이면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에게는 패의 [플로지스타] 카드 1장을 코스트로 상대의 앞면 표시 카드 1장을 자신의 오버레이 유닛으로 치환해 상대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었으며, 심지어 이건 상대의 턴에도 발동할 수 있는 효과였다. 오버레이 유닛이 2개가 필요한 효과라지만 범용성좋은 퍼미션 효과를 보유한 것은 덤이었다.
"너, [쿠제]의 효과를 발동하면 거기에 또 체인할 거지? 그렇지?"
"그거야 내 마음이지."
"젠장!"
기껏 뭔가를 해보나 싶었던 브라이언의 패에 남은 1장의 카드는 [드래그니티 암즈-미스틸]이었고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의 효과가 굉장히 눈에 거슬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는 수 없군! [쿠제]의 효과를 발동!"
드래그니티-쿠제 / 드래곤족 / 바람 / ★2 / ATK 1000 / DEF 200 / 튜너 / 효과
일단 [드래그니티-쿠제]의 특수 소환에 반응하지 않는 것을 보아 세이아가 노리는 것은 명백했다. 하지만 브라이언에게도 최후의 한 방은 남아있었다.
"아까 묘지로 보내졌던 [드래그니티-레무스]의 효과를 발동! [레무스]를 부활시킨다!"
드래그니티-레무스 / 드래곤족 / 바람 / ★2 / ATK 800 / DEF 800 / 튜너 / 효과
브라이언이 되살린 [드래그니티-레무스]의 효과를 본 세이아는 무엇이 다음에 나올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뻔한 노림수임을 알면서도 세이아는 그 뻔한 노림수에 당해주는 수밖에 없었다.
"[우로보로스]의 효과 발동! 패의 [플로지스타 콩]을 버리고, 네 [세나트]를 이 카드의 오버레이 유닛으로 치환하겠어!"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 ORU 0 → 1
일단 싱크로 소환을 한 번 끊어주는데 성공한 세이아였지만, 브라이언은 그걸 알고 있었다는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 역시 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고! 이번엔 이거다! 나와라, 질풍을 일으키는 용의 서킷!"
비어있던 엑스트라 몬스터 존 중 한 곳에 여덟 개의 링크 마커가 달려있는 서킷이 모습을 드러내고, 이어서 브라이언의 필드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2장의 튜너 몬스터, [드래그니티-쿠제]와 [드래그니티-레무스]가 연두색의 빛으로 환원되어 좌하단과 우하단의 링크 마커에 붉은 불을 밝히고 있었다.
"서킷 콤바인! 소환 조건은 토큰 이외의 드래곤족, 비행야수족 몬스터 2장! 링크 소환!"
그리고 서킷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성체가 된 [드래그니티-레무스]를 몰고 다니는 백색 갑주의 용기사였다.
"나와라! 링크 2, [드래그니티 나이트-로물루스]!"
드래그니티 나이트-로물루스 / 드래곤족 / 바람 / ATK 1200 / LINK-2 / 링크 / 효과 / ↙↘
드래그니티 나이트-로물루스 ATK 1200 → 700
이 턴이 사실상의 마지막 턴이라는 각오로 브라이언은 자신이 소환한 [드래그니티 나이트-로물루스]의 효과를 발동하고 있었다.
"[로물루스]의 효과 발동! 덱에서 [드래그니티 글로]를 패에 넣겠어!"
덱의 [드래그니티 글로]를 패에 넣은 후, 평소와는 다르게 머리를 열심히 돌려본 브라이언은 이거면 되겠다는 판단과 함께 자신의 마지막 한 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로물루스]를 묘지로 보내고, 패의 [드래그니티 암즈-미스틸]을 특수 소환!"
드래그니티 암즈-미스틸 / 드래곤족 / 바람 / ★6 / ATK 2100 / DEF 1500 / 효과
거대한 장검을 한 손에 쥔 황색의 용인이 브라이언의 필드에 모습을 드러내고, 그는 소환에 성공한 자신의 [드래그니티 암즈-미스틸]의 효과를 발동했다.
"[미스틸]의 효과 발동! 묘지의 [파랑크스]를 이 카드에 장착한다! 그리고 장착한 [파랑크스]를 자신의 효과로 특수 소환한다!"
드래그니티-파랑크스 / 드래곤족 / 바람 / ★2 / ATK 500 / DEF 1100 / 튜너 / 효과
이틀 전의 첫 듀얼마냥 허망하게 당하는 꼴은 절대 당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브라이언은 두 장의 몬스터를 들어올려 싱크로 소환을 선언했다.
"레벨 6의 [미스틸]에 레벨 2의 [파랑크스]를 튜닝!"
브라이언의 필드에 있던 두 몬스터가 여덟 개의 연두색 빛으로 변하고, 그 빛들은 이윽고 여덟 개의 고리가 되어 일렬로 정렬되고 있었다. 뒤이어 한 줄로 놓인 빛의 고리를 따라 새로운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니, 황동색의 갑주를 두른 성체의 용을 타고 있는 용기사가 전격을 몸에 휘감으며 비어있던 엑스트라 몬스터 존 중 한 곳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싱크로 소환! 레벨 8, [드래그니티 나이트-샤크티]!"
드래그니티 나이트-샤크티 / 드래곤족 / 바람 / ★8 / ATK 3000 / DEF 2300 / 싱크로 / 효과
드래그니티 나이트-샤크티 ATK 3000 → 2500 DEF 2300 → 1800
여전히 타점만으로는 불리한 처지에 놓여있는 브라이언이었지만 이번에는 저번처럼 바보같이 당해줄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싱크로 소환된 [샤크티]의 효과 발동! 내 묘지에 있는 드래곤족인 [드래그니티] 몬스터를 임의의 매수만큼 이 카드에 장착한다! 2장의 [쿠제]와 1장의 [파랑크스]를 이 카드에 장착!"
무려 3장의 튜너 몬스터를 장착한 것을 보자마자 세이아는 브라이언이 조금 전에 가져왔던 [드래그니티 글로]까지 고려해 다음에 있을 전개를 짐작해볼 수 있었다.
"쉽지 않겠는데..."
"당연히 쉽지 않아야지! 내가 머리가 터지도록 다시 짠 덱인데! [샤크티]의 효과! 이 카드에 장착된 [쿠제]를 묘지로 보내고, 네 필드의 [플로지스타 센티피드]와 랜덤으로 고른 네 패 1장을 묘지로 보낸다!"
"하지만 펜듈럼 몬스터는 묘지로는 가지 않고 엑스트라 덱에 앞면으로 놓이지."
"알 게 뭐야!"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 ATK 3300 → 2800 DEF 2600 → 2100
드래그니티 나이트-샤크티 ATK 2500 → 3000 DEF 1800 → 2300
눈엣가시였던 [플로지스타 센티피드]와 패의 [플로지스타 스패로우]를 묘지로 보내고, 불리한 타점을 역전하는데 성공한 브라이언은 이어서 남은 2장의 튜너 몬스터를 모두 필드에 불러와 역전의 발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어서 [쿠제]와 [파랑크스]를 각각 자신의 효과로 특수 소환하고, 이어서 레벨 8의 [샤크티]에 레벨 2의 [파랑크스]를 튜닝!"
"오겠네..."
이번에는 10개의 연두색 빛이 빛의 고리로 변해 비어있는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 [드래그니티]의 쌍벽 중 하나를 불러낼 준비를 하고 있었고, 뒤이어 모습을 드러내는 몬스터는 금빛이 감도는 외피를 지닌 거룡을 조종하는 용기사이자 [드래그니티]의 쌍벽 중 하나, [드래그니티 나이트-아스칼론]이었다.
"싱크로 소환! 레벨 10, [드래그니티 나이트-아스칼론]!"
드래그니티 나이트-아스칼론 / 드래곤족 / 바람 / ★10 / ATK 3300 / DEF 3200 / 싱크로 / 효과
"이어서 [드래그니티 글로]를 발동! 덱에서 [미스틸]을 패에 넣고, 이어서 내 필드의 [쿠제]를 묘지로 보내고 패의 [미스틸]을 특수 소환한다!"
그리고 [드래그니티 나이트-로물루스]의 효과로 패에 넣었던 [드래그니티 글로]로 패에 넣은 2장째의 [드래그니티 암즈-미스틸]을 남아있는 한 장의 [드래그니티-쿠제]를 코스트로 특수 소환한 브라이언은 다시 한 번 [드래그니티 암즈-미스틸]의 효과를 발동하고 있었다.
"[미스틸]의 효과! 묘지의 [쿠제]를 이 카드에 장착하고, 이 카드에 장착한 [쿠제]를 다시 한 번 내 필드에 특수 소환한다!"
"다음은 [아라드와]구나."
"당연하지! 레벨 6의 [미스틸]에 자신의 효과로 레벨 4로 취급된 [쿠제]를 튜닝!"
또 다시 열 개의 빛의 고리가 일렬로 정렬되고, 이번에는 군청색의 외피를 두른 거대한 용이 자신의 위에 기승한 용기사와 조율하며 브라이언의 필드에 강림하고 있었다.
"싱크로 소환! 레벨 10, [드래그니티 나이트-아라드와]!"
드래그니티 나이트-아라드와 / 드래곤족 / 바람 / ★10 / ATK 3300 / DEF 3200 / 싱크로 / 효과
세이아가 완성한 퍼미션 빌드에도 불구하고, 아득바득 퍼미션을 소모시켜가며 비장의 카드로 역전의 가능성을 일궈내고 기어이 [드래그니티]의 쌍벽까지 모두 필드에 소환시키는데 성공한 브라이언의 모습에 일행들은 그를 다시 볼 수밖에 없었다.
"오빠도 할 땐 하는데... 진즉부터 그랬으면 얼마나 좋아..."
자기 오빠를 놀려먹는게 취미나 다름없었을 지언정 자기 오빠를 가장 가까이서 보던 로라는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덤벼드는 브라이언의 모습에 처음부터 제대로 듀얼 몬스터즈에 각잡고서 매진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식으로 약간의 안타까움도 느끼고 있었고, 그런 브라이언의 눈을 제대로 뜨게 만들어준 세이아에게 새삼 고맙다는 생각도 들고 있었다.
"[아스칼론]의 효과 발동! 묘지의 [쿠제]를 제외하고, 네 필드의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를 파괴한다!"
브라이언의 효과 발동 선언과 코스트 충족이 끝남과 동시에 [드래그니티 나이트-아스칼론]의 머리 장식에서 빛이 한 점으로 모이고, 그 빛은 이윽고 거대한 창처럼 크고 묵직하게 날아가며 듀얼 필드를 휘감던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를 일격에 폭살시켜버렸다.
"간다! [아스칼론]과 [아라드와]의 2장으로 직접 공격!"
무라이 세이아 LP 8000 → 1400
그리고 브라이언의 직접 공격 선언과 함께 쌍벽이 움직이고, 곧 천지를 흔들 기세의 강력한 일격이 연달아 세이아에게 내리꽂히고 있었다. 합계 6600의 무시무시한 데미지를 받은 세이아였지만 그런 와중에도 기분이 조금은 풀린 표정의 브라이언을 보며 그가 드디어 제대로 된 듀얼을 선보이게 된 것 같아 기분이 한결 나아지고 있었다.
"턴 엔드야!"
"이제 기분은 좀 풀렸어?"
세이아의 두 번째 드로우, 세이아가 던진 질문에 브라이언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며 대답했다.
"그럴 리가 있냐. 널 꺾어야 기분이 좀 풀리겠지."
"그래. 그렇겠지. 그래도 묻고 싶은 것이 있어."
"응...?"
자신이 드로우한 카드를 확인한 세이아는 살며시 웃으며 대답했다.
"듀얼리스트가 되어가는 기분은 어때?"
"무슨 말을 하는..."
브라이언이 뭐라 반박해보려 했지만 이틀 전과는 다른 세이아의 모습에 그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자신의 뒷배 때문에 상대가 지레 겁을 먹은 채 접대 듀얼을 해주거나, 제대로 된 듀얼을 해보기도 전에 서렌더를 선언하던 것이 대다수였던 그 때에 비하면, 세이아가 자신에게 겁을 먹지 않고 원 턴 킬로 인정사정없이 철저하게 박살낸 덕분에 그동안 잊고 지냈던 호승심에 불이 붙어 처음부터 다시 덱을 리빌드하고, 콤보에 조합할 수 있는 카드를 새로이 넣는다거나, 카드와 카드 간의 충돌을 줄이는 등의 조율을 거치며 듀얼리스트로서의 자세를 되찾은 것이 사실이었기에 브라이언은 그에게 무어라 따질 입장이 아니었다.
"내가 이틀 전에 말했었지? 듀얼리스트를 원한다고. 그 듀얼리스트가 되어가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하거든."
"그건 듀얼 끝나고 이야기하던지 하자고."
머리를 긁적이면서도 세이아에게 일말의 여유를 주지 않으려 했던 브라이언이었다. 하지만 이미 세이아의 손에는 자신이 역전할 수 있는 플랜이 잡혀있었다.
"좋아. 그건 듀얼이 끝난 다음에 이야기해보자고. 패의 [플로지스타 비틀]을 펜듈럼 존에 세팅하겠어. 이걸로 다시 한 번 레벨 2에서 8까지의 몬스터를 펜듈럼 소환할 수 있게 되었지."
플로지스타 비틀 / 기계족 / 화염 / ★4 / ATK 100 / DEF 2100 / 펜듈럼 / 효과 [9 / 9]
이번에는 검은 몸의 딱정벌레가 세이아의 비어있던 펜듈럼 존에 세팅되었고, 곧장 그는 패에 남은 1장의 몬스터로 펜듈럼 소환을 실행했다.
"패의 [플로지스타 프로그]를 펜듈럼 소환!"
브라이언은 마음 속으로 비겁하다고 몇 번이나 화를 내었지만, 상대가 명백한 사기를 친 것이 아닌 한 이것도 엄연한 전술의 한 부분이어서 무어라 따져봐야 오히려 치졸해보일 따름이었다.
"[스파이더]의 펜듈럼 효과로 덱에서 2장을 드로우하고, [비틀]의 펜듈럼 효과로 덱에서 [플로지스타 레무르]를 특수 소환하겠어."
플로지스타 레무르 / 기계족 / 화염 / ★4 / ATK 1600 / DEF 1200 / 효과
세이아의 필드에 검은 몸의 여우원숭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이 드로우한 2장의 카드를 확인한 세이아는 승리의 길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패의 [해귀파괴수 가메시엘]을 네 [아라드와]를 릴리스해 네 필드에 특수 소환하겠어!"
"뭐, 뭐라고!?"
해귀파괴수 가메시엘 / 물족 / 물 / ★8 / ATK 2200 / DEF 3000 / 효과
곧 거북이의 모습을 한 거대한 괴수 하나가 브라이언의 [드래그니티 나이트-아라드와]의 목을 물어 땅으로 끌어내리고, 그대로 기습적인 일격을 가해 숨통을 끊어놓고 있었다. 자신의 플레이에 방해가 될 것이 분명한 [드래그니티 나이트-아라드와]를 파괴 이외의 방법으로 처리하는데 성공한 세이아는 이어서 [플로지스타 레무르]의 효과를 발동했다.
"이어서 [레무르]의 효과 발동! 이 카드와 [플로지스타 프로그]를 융합! 나와라! 레벨 8, [플로지스타 그리폰]!"
플로지스타 그리폰 / 기계족 / 화염 / ★8 / ATK 2900 / DEF 2300 / 융합 / 효과
드래그니티 나이트-아스칼론 ATK 3300 → 2300 DEF 3200 → 2200
해귀파괴수 가메시엘 ATK 2200 → 1200 DEF 3000 → 2000
비어있던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서 옅은 보랏빛이 감도는 은색의 육신을 지닌 그리폰 하나가 세이아가 만들어낸 붉은 색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고 세이아는 남은 1장의 패를 화룡점정으로서 꺼내들고 있었다.
"그리고 [플로지스타 슈퍼차저]를 [플로지스타 그리폰]에 장착하겠어."
플로지스타 그리폰 ATK 2900 → 3900 DEF 2300 → 3300
단숨에 세이아의 [플로지스타 그리폰]이 무시 못 할 공격력을 지니게 되고, 그걸 보던 브라이언 입장에선 [플로지스타 프로그]의 타점 감소 효과가 융합 소재로서 묘지에 보내질 때도 적용된다는 것이 너무나도 뼈아프게 다가왔다.
"간다! 먼저 [플로지스타 그리폰]으로 [해귀파괴수 가메시엘]을 공격! [플로지스타 슈퍼차저]의 효과로 상대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상대에게 주는 전투 데미지는 배가 돼!"
브라이언 뷰캐넌 LP 7000 → 1400
그리고 배틀 페이즈의 개시와 함께 세이아의 [플로지스타 그리폰]이 하늘로 솟구쳐오르고, 뒤이어 그가 브라이언의 필드에 소환했던 [해귀파괴수 가메시엘]의 몸을 단숨에 두쪽내고 있었다. 여기에 원래 전투 데미지인 2800 포인트가 [플로지스타 슈퍼차저]의 효과로 인해 2배가 되어 결과적으로는 5600 포인트의 전투 데미지가 그대로 브라이언을 직격해버렸다.
"어윽...!"
"그리고 [플로지스타 그리폰]의 효과로 내가 파괴한 [가메시엘]의 원래 공격력의 절반, 1100 포인트 데미지를 추가로 주지!"
브라이언 뷰캐넌 LP 1400 → 300
여기에 [해귀파괴수 가메시엘]의 몸을 두쪽내었던 [플로지스타 그리폰]이 브라이언에게 달려들어 추가타를 날리고 있었고, 이로 인해 브라이언의 라이프 포인트는 위태로운 상황에 이르고 있었다.
"그리고 [플로지스타] 몬스터만으로 융합한 [플로지스타 그리폰]은 2번 공격할 수 있어!"
"아, 안 돼!"
"간다! [플로지스타 그리폰]으로 [아스칼론]을 공격!"
브라이언 뷰캐넌 LP 300 → 0
그리고 [플로지스타 그리폰]의 마지막 일격으로 그 거대한 몸뚱이가 그대로 브라이언을 향해 쓰러지고, 그의 라이프 포인트가 0이 되었음을 확인한 세이아는 서둘러 그의 곁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세이아 일행까지 일제히 몰려오기 시작했고, 덕분에 4명밖에 안 되었던 브라이언의 '친구'들은 얼떨결에 숫자로도 밀리는 형국이 되었다.
"어으... 또 지다니... 이거 왠지 열받는데..."
ASV에 깔렸던 브라이언은 주저앉은 자세로 머리를 벅벅 긁고 있었고, 그런 그를 본 로라가 그의 옆자리에 서서 그의 어깨를 토닥여주며 말했다.
"잘 싸웠어, 오빠. 이제라도 제대로 마음잡고 듀얼리스트가 되고 있잖아."
"그렇기야 한데... 져서 열받는다."
"오빠, 우리 아버지가 하신 말 잊었어? 실패의 경험은 수업료가 비싸지만 그만한 값은 한다고."
로라의 말에 브라이언은 달리 할 말이 없어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그리고 세이아에게 시선을 돌린 로라는 그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요. 우리 오빠가 진짜 듀얼리스트가 되는데 도움을 줘서 정말 고마워요."
"뭐, 내가 딱히 뭘 한 게 있나 싶긴 하지만."
"있죠. 우리 오빠의 생각을 원 턴 킬 한 번으로 단단히 뜯어고쳤으니까요."
"그거야 뭐, 운이 좋았을 뿐이지만."
그리고 세이아는 브라이언에게 시선을 돌려 그에게 손을 건내주고 있었다. 자신이 데려온 '친구'들이 보고 있는 와중에 이 손을 잡는다면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저 전학생에게 정말 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 생각과는 상관없이 브라이언은 그의 손을 잡으며 일어서고 있었다. 본인도 막상 잡고나서 왜 자신이 그랬는지 이해가 안 되었지만, 일단 무어라 변명이라고 해놔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구경났어? 앞으론 너희들하고 안 놀거니까 그만 돌아가."
하지만 일행에 섞여있던 베아트리스가 그 전에 자신이 데려온 '친구'들을 몰아내는 것을 본 브라이언은 거기에 더 얼떨떨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제 대세는 대략적으로 정해졌잖아. 저 녀석들은 보내주고, 새 친구들을 들일 시간이야."
"아니, 왜 내가..."
"말싸움이라도 할 수 있는 친구잖아?"
베아트리스의 단호한 반응에 브라이언은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아으... 그건 됐고, 역시 안 되겠어. 무라이 세이아, 너한테 리벤지 매치를 신청한다!"
"리벤지 매치까지...?"
"그래! 뭐라더라, 삼세판이잖아!"
그래서 일부러 리벤지 매치로 화제를 돌려보는 브라이언이었지만, 세이아는 그의 마음을 얼추 읽었는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약이 좀 잡힌 게 있어서 당장은 어렵지만, 그 약속은 기억할게. 친구로서."
"치, 친구...? 아니, 내가 어딜봐서..."
무어라 말이라도 해보고 싶었던 브라이언은 세이아의 카데트 블루 색상의 눈동자를 바라본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할 말을 잃어버렸다. 아침에 그가 건내준 정령석을 아직도 버리지 못 하고 블레이저 주머니에 간직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그 눈동자에서 보이는 것만 같았다.
"내가 말 안 했어? 잘하면 정치인 아들을 친구로 둘지도 모르겠다고."
"말도 안 된다니까..."
적어도 돈으로 산 자칭 친구들보단 훨씬 매력적인데, 뭐.
로라의 말이었다. 처음 듀얼 아카데미아에 입학해서 지금까지, 자신에겐 친구가 많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난 이틀의 시간 동안, 세이아의 눈빛은 그건 자기 기만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듀얼 아카데미아에서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친구'들의 모습이 세이아의 눈빛에 모래성처럼 바스러지는 것이 보였다. 그럴 리 없을텐데. 브라이언은 짧고도 긴 시간 속에서 재차 자신이 그동안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여지없이 그 모습들은 바스러진지 오래였다.
"쟤 왜 저러지?"
"그러게. 세이아를 본 이후로 사람이 너무 변한 것 같은데."
새미와 레지, 그리고 브라이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눈으로 본 브라이언은 거의 생전 처음으로 진지하게 자신에 대한 고민에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세이아 눈 앞에서 얼어붙은 브라이언의 모습에 일행들 모두가 다소 당황한 눈치였다.
우리 오빠가 좀 솔직하지 못 해서 그래요. 여태까지 돈으로 친구를 샀으니까 친구 사귀는 법도 좀 미숙하고요.
돈으로 세상 만물을 다 산다지만, 사람은 돈으로 사면 돈없을 때 도망치지 않아?
그건 '산다'라기 보다는 리스에 가깝죠.
그렇네, 리스네.
리스. 로라가 말한 그 '리스'라는 말이 브라이언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었다. 듀얼 아카데미아에서 자신이 친하게 지냈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세이아가, 그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이 채우려고 하고 있었다.
"됐고! 리벤지 매치 잊지 마! 가자!"
"오빠? 오빠!"
자기 마음 속에 불어닥친 혼란을 견디지 못 한 브라이언이 급히 자리를 뜨고, 로라가 급하게 그 뒤를 따라나서고 있었다.
"쟤 왜 저래?"
"나도 궁금해. 세이아를 만나고나서 브라이언, 저 녀석이 여러모로 많이 변한 것 같긴 한데, 너무 많이 변해서 좀 걱정이야."
린과 레이의 말이었다. 세이아도 서둘러 자리를 뜨는 브라이언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저 녀석, 자아도취의 시간인가 뭔가를 가지겠네."
"자아성찰의 시간을 말하시는 건가요?"
"어, 음... 그냥 알아들었으면 된 거지, 뭐."
그리고 새미는 아스미의 지적에 괜한 부끄러움이 밀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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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카 소개]
- 무라이 세이아 -
[펜듈럼 / 효과]
(레벨 8)
플로지스타 호넷 / 기계족 / 화염 / ★8 / ATK 2600 / DEF 2200 / 펜듈럼 / 효과 [9 / 9]
이 카드명의 ①의 펜듈럼 효과는 1턴에 1번밖에 사용할 수 없다.
①: 자신이 "플로지스타" 몬스터만을 펜듈럼 소환하는데 성공한 경우에 발동할 수 있다. 자신 묘지의 "플로지스타" 카드 1장을 패에 넣는다.
②: 자신 필드의 기계족 몬스터가 수비 몬스터를 공격했을 때, 그 수비력을 공격력이 넘은 만큼만 전투 데미지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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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명의 ①의 방법을 통한 특수 소환은 1턴에 1번밖에 실행할 수 없고, ②의 몬스터 효과는 1턴에 1번밖에 사용할 수 없다.
①: 자신 펜듈럼 존의 카드가 "플로지스타" 펜듈럼 몬스터 뿐인 경우, 이 카드는 패에서 특수 소환할 수 있다.
②: 자신 / 상대 메인 페이즈에 발동할 수 있다. 자신 펜듈럼 존의 "플로지스타" 펜듈럼 몬스터의 수 × 500 데미지를 상대에게 주고, 이 카드의 공격력 / 수비력은 턴 종료시까지 이 효과로 상대에게 준 데미지의 수치만큼 올린다.
④: 이 카드가 공격할 경우, 상대는 데미지 스텝 종료시까지 몬스터의 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엑시즈]
(랭크 8)
플로지스타 우로보로스 / 기계족 / 화염 / ★8 / ATK 2800 / DEF 2100 / 엑시즈 / 효과
기계족 레벨 8 몬스터 × 2
이 카드명의 ①의 효과는 1턴에 1번밖에 사용할 수 없다.
①: 패의 "플로지스타" 카드 1장을 버리고 발동할 수 있다. 상대 필드의 앞면 표시 카드 1장을 이 카드의 아래에 겹쳐 엑시즈 소재로 한다. 이 효과는 상대 턴에도 발동할 수 있다.
②: 이 카드의 엑시즈 소재를 2개 제거하고, 이하의 효과에서 1개를 적용할 수 있다.
● 몬스터의 효과 / 마법 / 함정 카드의 발동을 무효로 하고, 그 카드를 파괴한다.
● 자신 또는 상대가 몬스터의 일반 소환 / 특수 소환을 실행하는 시기에 발동할 수 있다. 그것을 무효로 하고, 그 몬스터를 파괴한다.
③: 이 카드가 공격할 경우, 상대는 데미지 스텝 종료시까지 몬스터의 효과를 발동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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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 6화 올렸읍니다
1주일에 1번 일요일마다 올린다는게 제 생각이었는데, 이게 영 쉽지가 않은 것 같아 매우 유감스러울 따름입니다
적당한 시점에 간단한 캐릭터 설정 등을 올려야할텐데, 그게 언제일지 영 장담할 수가 없네요
(IP보기클릭)121.173.***.***
이렇게 보니 진자 나매만 빼고 다 여자친구 있어
(IP보기클릭)121.173.***.***
이렇게 보니 진자 나매만 빼고 다 여자친구 있어
(IP보기클릭)211.198.***.***
매우 유-감입니다 | 23.04.09 22:16 | |
(IP보기클릭)1.238.***.***
힘내세요. 남해에게도 언젠가 참하고 예쁘고 성격 좋고 몸매도 좋고(?) 아무튼 위 사항에 모두 해당하는 좋은 여친이 생길 겁니다. | 23.04.09 22:2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