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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S] 진화한 '혈라' 아트 매력적, 시공간을 넘나드는 싸움 '미래시' 시연
조회수 4710 | 루리웹 |
입력 2025.09.27 (17: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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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하고 컨트롤나인이 개발 중인 신작 서브컬처 수집형 RPG '미래시'가 도쿄게임쇼 2025에서 부스 시연을 진행했다. '미래시'는 '시간여행'을 주제로 펼쳐지는 스토리 속, '혈라' 김형섭 아트 디렉터의 독창적 아트 스타일로 각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쿄게임쇼 2025 현장에서 '미래시' 시연 빌드를 체험해볼 수 있었기에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게임은 시작부터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 미래시 세계관 속 인류는 자유롭게 시간 여행이 가능해지는데, 시간 여행을 남발하다 '트라우마'라는 존재에게 위협 받게 되고 대부분의 시대가 멸망하게 되는 시대 소멸 위기에 처한다. 이를 막기 위해 '초시공의회'의 미래예보를 기반으로 '미래관리국'은 멸망이 확정된 시대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분투하게 된다.
플레이어는 '초시공의회의'의 '의원'으로, 역사개변이 가능한 초법적 권한을 부여 받은 존재다. 게임 시작이 시작되는 시점은 제2시대 '위그드라실'로, 멸망 수 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갸루 닌자' 이츠카, '마법사' 엔데, '사이보그 수녀' 티에리아 등 서로 다른 시대에서 찾아온 '시간 여행자'로, 플레이어를 도와 함께 '위그드라실'을 구원하기 위해 멸망의 원인 '트라우마'와 싸우게 된다. 여기서 '의원'인 플레이어를 돕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을 '보좌관'이라고 부른다.
세 명의 캐릭터 중 엔데는 플레이어를 아는 듯 행동하는데, 이는 다른 시계선에서 플레이어의 보좌관이었기 때문이다. 각 캐릭터는 플레이어와 만난 시계선은 서로 다르지만 확실하게 유대를 쌓아 왔고, 함께 다른 시대를 구하기 위해 '시간 여행자'가 되어 플레이어를 돕는다는 설정이다. '시간 여행자'는 특정 부위에 코드가 새겨져 있다는 '혈라'다운 페티시즘적 설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플레이어의 옆에 꼭 붙어 서포트 하는 캐릭터는 중대사항이다. '미래시'는 '이브'라는 캐릭터가 플레이어를 돕는데, 첫 만남에서는 시스템을 관장하는 인격처럼 기계적으로 행동하는데, 전투가 끝난 이후에는 생동감 넘치는 성격으로 돌변하는 반전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러 모로 대사, 성우 연기, 3D 캐릭터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을 최대한 표현하고자 노력한 부분이 엿보였다.
플레이어를 서포트 하는 '이브'
플레이어는 '초시공의회'의 백업을 받아 '크로노 기어'라는 시계를 사용해 시공간을 멈추는 역장을 발생시켜 싸울 수 있다. 이 '크노로 기어'는 '미래시'의 턴제 전투를 뒷받침하는 설정이기도 하다. 싸움이 시작되면 맵에 동그란 원이 그려지고, 턴이 돌아온 캐릭터를 조작해 그 안을 이동하며 싸울 수 있다. 턴제 배틀 중에서도 액티브 타임 배틀에 가깝다. 턴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을 때 캐릭터가 가만히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 가까운 적에게 다가가 자동으로 일반 공격을 한다.
화면 좌측 아래에서 각 캐릭터의 초상화가 마치 달리기를 하듯 우측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턴이 돌아오는 시간을 보여주는 타임라인으로, 공격 표시 원에 캐릭터 초상화가 도착하면 턴이 돌아온다. 독특한 것은, 초상화가 원에 도착하기 전에 캐릭터가 기절하면 초상화가 잠깐 멈추는 것이 아니라 계속 앞으로 진행하고, 그 상태에서 원에 도착하면 턴을 받지 못하고 타임라인 처음으로 되돌아 가게 된다.
턴이 돌아오면 시간이 멈추게 되고, 플레이어는 카메라 시점을 자유롭게 돌리며 현 상황을 파악하고 전략을 고민할 수 있다. 이때 내릴 수 있는 명령은 퀵, 액티브, 얼티밋, 의원 스킬 등 크게 4가지가 있다. 스킬은 이동하며 사용하는 스킬과 제자리에서 사용하는 스킬 2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 중 이동하며 사용하는 스킬이 전투의 핵심이 된다.
먼저 퀵 스킬은 이동하는 스킬이다. 몬스터는 보통 범위 공격을 하는데, 공격까지 어느 정도 피할 시간을 준다. 이때 퀵 스킬을 사용하면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가능하다. 단순히 이동하는 스킬이기에 보통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거나, 버프를 한 번에 받기 위해 한 곳으로 모이기 위해 사용하게 된다.
액티브 스킬은 캐릭터마다 효과가 다른데, 이츠카의 경우 일자로 전진하며 이동 경로상의 몬스터에게 피해를 입힌다. 엔데는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일자로 마법을 발사해 경로상의 몬스터에게 피해를 입힌다. 티에리아는 서포트 스킬로 아군을 끌어 당겨 구한다.
얼티밋 스킬은 필살기로, 캐릭터의 개성을 담은 특별한 컷신을 보여준 후 강력한 스킬을 사용한다. 이츠카의 경우 갸루 닌자라는 개성을 살려 양손으로 빠르게 '인'을 맺어 여러 분신을 소환하고, 분신들이 각자 갸루의 특징을 잘 살리 포즈를 보여준 후 일제히 공격을 시작하는 연출을 보여줬다. 티에리아는 사이보그 수녀라는 특징을 살려 처음에는 기도를 올리며 수녀다운 모습을 잠깐 보여주다 갑자기 큰 망치를 꺼내들며 광기를 드러내는 연출을 보여줬다.
이 밖에 플레이어 스킬로 적에게 디버프를 걸거나, 시간을 되돌려 전략을 다시 수립하는 등 선택지도 존재한다.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며 열심히 공략하다 보면 몬스터가 '브레이크' 상태에 빠지는데, 이 때가 총공격을 할 때다. 모든 캐릭터를 활용해 총공격하면 몬스터가 쓰러지고 스토리가 진행된다.
플레이어와 보좌관들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힘의 개입에 의해 시대는 멸망하고 만다. 겨우 플레이어만 살아남게 되고, 눈 앞에 죽어가는 엔데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플레이어는 '시공의 회랑'으로 이동하게 된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계속 시간을 되돌리며 멸망을 막을 가능성을 찾고 있고, 시간을 되돌릴 때마다 영혼이 손상되고 이때까지 쌓아온 소중한 추억이 흔적 없이 지워진다는 것이 밝혀지며 스토리가 끝이 난다.
마지막으로 이동하게 되는 공간은 '기억의 틈새'로,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선택해 5분 간 짧은 탐험을 즐길 수 있다. 이브는 "만약 진심이 닿을 수만 있다면 분명 무언가를 남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하는데, 이는 '미래시'의 세계관과 설정을 캐릭터 수집형 RPG라는 게임적 특성으로 잇는 대사로 보인다.
5분 간 캐릭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시간이 지날수록 화면이 조금씩 갈라지고, 0초가 되면 좀 더 함께 있고 싶고 잊고 싶지 않다는 캐릭터의 대사를 끝으로 화면이 완전히 깨져버린다. 검은 화면으로 전환된 후 캐릭터는 "기다리고 있을테니 잊지 말고 찾아와 달라"고 부탁하며 시연이 종료된다.
이번 도쿄게임쇼 2025 '미래시' 시연은 '미래시'라는 게임이 가진 방향성과 매력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소식을 기대하게 되는 자리였다.
세계관과 스토리 측면에서는 새로운 소재는 아니지만, 플레이어와 캐릭터 간 유대를 확실히 묶을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해 게임에 애정을 가지기에 충분한 형태로 기획됐으며, 시연에서 선보인 스토리 또한 끝나고 나면 플레이어와 캐릭터들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여운이 남았다.
캐릭터 디자인 측면에서는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 등 게임으로 익숙한 '혈라' 김형섭 아트 디렉터의 추구미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연구를 통해 자신의 독특한 화풍에 캐릭터 디자인이 너무 삼켜지지 않게 가다듬고 캐릭터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부분이 엿보였다.
특히 이번 시연에서 메인 캐릭터로 내세운 이츠카, 엔데, 티에리아는 각자 다른 시대에서 왔다는 설정을 가진 만큼 의상이나 꾸밈 요소가 전혀 달랐음에도, 김형섭 아트 디렉터의 화풍으로 묶어 산만하지 않고 확실히 같은 게임의 캐릭터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아직 캐릭터의 3D 모델링이 아직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일러스트에 비해 3D 모델링 퀄리티가 떨어져 몰입이 떨어지는 부분은 있었다. 물론 이는 '미래시'의 3D 그래픽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관련하여 김형섭 아트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부끄럽지만 3D 관련해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후 제대로 된 비주얼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투 측면에서는 퀵 스킬로 한 자리에 모여 버프를 받을 것인가, 적이 공격할 것을 대비해 회피 기회를 남겨둘 것인가, 아니면 더 확실한 공격을 위해 핵심 포인트로 이동하는데 사용할 것인가, 다양한 전략적 고민 요소가 엿보이는 시스템이었다. 자신의 턴이 아니더라도 일반 공격을 하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그것까지 감안하며 싸워야 한다.
다만, 전투와 캐릭터의 매력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방식은 아직은 부족해 보였다. 특별한 컷신이 재생되는 얼티밋 스킬을 사용할 때를 제외하면 스킬에 캐릭터의 개성이 잘 묻어 나오지 않는 느낌이었고, 대미지와 버프를 중점으로 적 몬스터의 체력 게이지를 깎아 내기 위한 단순 작업처럼 느껴졌다. 전략의 중요성보다는 캐릭터와의 교감이 중요한 장르인 만큼 좀 더 보강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관련하여 김형섭 아트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서브컬처 게임이 성립하는 가장 큰 요인은 결국 캐릭터와 얼마나 상호작용할 수 있느냐다."라며 "전투 애니메이션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현재는 소셜 애니메이션에 큰 가치를 두고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부족해 보일 수 있다는 점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첫 시연인 만큼 기대되는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아쉬움보다는 기대가 훨씬 큰 경험이었다. 다소 부족했던 3D 모델링 퀄리티나 전투 애니메이션은 이미 일러스트를 통해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을 보여줬고, 생동감 넘치는 소셜 애니메이션을 통해 연출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점차 개선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된다.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