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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C] 골동품 컴퓨터를 탐색, '허미트 컴퓨터' 인터뷰
조회수 3995 | 루리웹 |
입력 2025.08.16 (02:00:00)
[기사 본문]
‘허미트 컴퓨터’ 는 이번 BIC 2025 에서 가장 독특하고 인상적인 게임이었을 정도로 특별한 구성과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북쪽 나라를 본딴 억압받는 독재 사회 속에서 어느 사망한 정부 관리의 컴퓨터를 조사하면서 그의 행적을 알게 되고 사회의 문제점을 다시 되짚어보는, 매우 재미있고 참신한 구성의 게임이었다.
■ Q&A
● 혼자서 만든 게임다운 면도 있지만, 굉장히 능숙하고 탁월한 부분이 있었는데, 게임을 개발한 경력이 얼마나 되시는지요?
이번이 본격적으로 만든 두번째 게임입니다. 이전에는 리듬 게임을 하나 만들었는데, 영미권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온라인으로 개발 인원을 구해서 만든 적이 있습니다. 게임 자체는 크게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 정말 독특한 게임입니다. 배경 자체도 북한이 직접적으로 떠오르는데, 겁도 조금 났을 것 같은데 이런 게임 구성,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지금도 조금 무섭기는 합니다(웃음). 일단 처음에는 스트리머들이 하기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북한의 사회는 매우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있고, 주목도도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직접적인 모티브 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에 주제의식도 담겨있는데, 비단 북한이라는 한 집단 뿐만 아니라 억압된 사회에서 저항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컴퓨터 주인의 역사, 과거를 따라가면서 컴퓨터 주인이 왜 죽었는가, 무엇을 했고 어떤 일을 겪었는가, 게임 속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 이런 부분들을 하나씩 경험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스토리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구성의 게임은 아니지만 일종의 숨겨진 루트나 플레이어들이 흥미로워할만한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했죠.
● 북한의 풍경이나 영상 등 여러 실제 자료들이 쓰였는데, 이런건 다 어떻게 구했는지 신기합니다.
일단 인터넷에서 다 구했습니다. 다만 몇가지 신경쓰이는 부분이 게임 내 등장하는 풍경 사진은 북한 엽서에 나온 사진들인데 저작권이 명확하지 않아요. 또 기관의 문장이나 훈장 같은 것도 현재는 실제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출시 전까지 모두 바꾸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오래된 레트로 게임기나 기계를 매우 좋아해요. CRT 감성도 매우 좋아하고, 오래된 패미컴 등 구형 게임기도 수집했습니다. 일단 게임 자체에서 그런 느낌이 나길 원했어요. 오래된, 또 낡은 기계를 다루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게임의 배경이나 성격과도 상당히 잘 맞는다고 봤습니다.
● 게임의 일부를 플레이했는데 현재 전체적인 분량은 어느정도를 생각하는지?
게임 상 날짜 순서로 진행되는데, 총 5일까지 만들 계획입니다. 지금 플레이한 1일차가 튜토리얼이고 현재 만들어진 부분으로, 게임의 기본 구성을 잡아놓았다고 할 수 있죠.
● 기본적으로 퍼즐 게임이기는 하지만 컴퓨터를 다루는 방식이다보니 독특한 느낌이 강합니다. 이러한 컴퓨터 퍼즐을 만들면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실제로 컴퓨터를 다루고 돌아다니면서, 내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애썼습니다. 또 컴퓨터라는 구성 상 너무 불필요하고 낭비되는 공간에서 플레이어가 시간을 소모하지 않도록 좁게 만들었어요. 플레이해보셨듯이 처음에는 아이콘도 몇 개 없지만 점점 퍼즐을 풀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폴더도 확장되고 컴퓨터 내에서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차츰 넓어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럼에도 어렵다는 분들도 많은데, 일단 퍼즐을 풀수록 접근 범위도 넓어지고 파고들어야 하는 부분도 깊어지다보니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이 게임은 친절하게 다 알려주는 게임은 아니고, 게임이 손잡아주지 않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는 오히려 이런게 좋습니다. 오히려 게임을 컴퓨터로 만드는데, 컴퓨터라는 플레이 도구를 넣었으니 말그대로 그 안에서 할 수 있는걸 전부 다 할 수 있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매우 자유로운 구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지금은 대부분 패스워드 추론 방식이지만 컴퓨터 시스템 자체를 이용한 퍼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 전과 달리 1인 개발 중인데, 혼자서 게임을 만드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게임에 대한 피드백을 여러 사람에게서 받는데 반응이 정말 모두 달라서 죽겠어요. 어떤 사람은 퍼즐 더 쉽게 하지마라, 이정도의 어려움이 딱좋다고 하고, 또 어떤 외국인 친구는 너무 어렵다, 도저히 못하겠으니 쉽게 좀 해달라고 합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모르겠네요.
일단 게임 자체를 처음에는 우리나라보다는 해외를 타겟으로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정작 여러사람이 플레이하는걸 보니 한국인들이 훨씬 잘 플레이하고, 잘 먹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외국인들은 게임을 처음부터 막막해하고 첫 문제도 못푸는 경우가 많더군요.
확실한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으나, 확실히 기본적으로 퍼즐을 좋아하고 컴퓨터라는 장치에 대한 어느정도 이해가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고민이 매우 많아요.
●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일단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그냥 최대한 많은 분들이 게임을 하고 또 스트리머들이 플레이하면서 널리 재미있게 공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한 번은 친구 두 분이 같이 오셔서 함께 생각하고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플레이하셨는데, 그 정도면 딱 좋아요. 스트리머들이 하면서 훈수 두기에도 좋은 게임이고, 많은 분들이 즐겁게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허미트 컴퓨터
■ Q&A
● 혼자서 만든 게임다운 면도 있지만, 굉장히 능숙하고 탁월한 부분이 있었는데, 게임을 개발한 경력이 얼마나 되시는지요?
이번이 본격적으로 만든 두번째 게임입니다. 이전에는 리듬 게임을 하나 만들었는데, 영미권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온라인으로 개발 인원을 구해서 만든 적이 있습니다. 게임 자체는 크게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 정말 독특한 게임입니다. 배경 자체도 북한이 직접적으로 떠오르는데, 겁도 조금 났을 것 같은데 이런 게임 구성, 소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실 지금도 조금 무섭기는 합니다(웃음). 일단 처음에는 스트리머들이 하기 좋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북한의 사회는 매우 흥미로운 소재가 될 수 있고, 주목도도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직접적인 모티브 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에 주제의식도 담겨있는데, 비단 북한이라는 한 집단 뿐만 아니라 억압된 사회에서 저항하는 것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컴퓨터 주인의 역사, 과거를 따라가면서 컴퓨터 주인이 왜 죽었는가, 무엇을 했고 어떤 일을 겪었는가, 게임 속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 이런 부분들을 하나씩 경험할 수 있었으면 했습니다. 스토리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구성의 게임은 아니지만 일종의 숨겨진 루트나 플레이어들이 흥미로워할만한 이야기를 따라가도록 했죠.
● 북한의 풍경이나 영상 등 여러 실제 자료들이 쓰였는데, 이런건 다 어떻게 구했는지 신기합니다.
일단 인터넷에서 다 구했습니다. 다만 몇가지 신경쓰이는 부분이 게임 내 등장하는 풍경 사진은 북한 엽서에 나온 사진들인데 저작권이 명확하지 않아요. 또 기관의 문장이나 훈장 같은 것도 현재는 실제의 것을 그대로 사용했는데 출시 전까지 모두 바꾸어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오래된 레트로 게임기나 기계를 매우 좋아해요. CRT 감성도 매우 좋아하고, 오래된 패미컴 등 구형 게임기도 수집했습니다. 일단 게임 자체에서 그런 느낌이 나길 원했어요. 오래된, 또 낡은 기계를 다루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게임의 배경이나 성격과도 상당히 잘 맞는다고 봤습니다.
● 게임의 일부를 플레이했는데 현재 전체적인 분량은 어느정도를 생각하는지?
게임 상 날짜 순서로 진행되는데, 총 5일까지 만들 계획입니다. 지금 플레이한 1일차가 튜토리얼이고 현재 만들어진 부분으로, 게임의 기본 구성을 잡아놓았다고 할 수 있죠.
● 기본적으로 퍼즐 게임이기는 하지만 컴퓨터를 다루는 방식이다보니 독특한 느낌이 강합니다. 이러한 컴퓨터 퍼즐을 만들면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실제로 컴퓨터를 다루고 돌아다니면서, 내가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애썼습니다. 또 컴퓨터라는 구성 상 너무 불필요하고 낭비되는 공간에서 플레이어가 시간을 소모하지 않도록 좁게 만들었어요. 플레이해보셨듯이 처음에는 아이콘도 몇 개 없지만 점점 퍼즐을 풀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폴더도 확장되고 컴퓨터 내에서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차츰 넓어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럼에도 어렵다는 분들도 많은데, 일단 퍼즐을 풀수록 접근 범위도 넓어지고 파고들어야 하는 부분도 깊어지다보니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이 게임은 친절하게 다 알려주는 게임은 아니고, 게임이 손잡아주지 않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는 오히려 이런게 좋습니다. 오히려 게임을 컴퓨터로 만드는데, 컴퓨터라는 플레이 도구를 넣었으니 말그대로 그 안에서 할 수 있는걸 전부 다 할 수 있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매우 자유로운 구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지금은 대부분 패스워드 추론 방식이지만 컴퓨터 시스템 자체를 이용한 퍼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 전과 달리 1인 개발 중인데, 혼자서 게임을 만드는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게임에 대한 피드백을 여러 사람에게서 받는데 반응이 정말 모두 달라서 죽겠어요. 어떤 사람은 퍼즐 더 쉽게 하지마라, 이정도의 어려움이 딱좋다고 하고, 또 어떤 외국인 친구는 너무 어렵다, 도저히 못하겠으니 쉽게 좀 해달라고 합니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모르겠네요.
일단 게임 자체를 처음에는 우리나라보다는 해외를 타겟으로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정작 여러사람이 플레이하는걸 보니 한국인들이 훨씬 잘 플레이하고, 잘 먹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외국인들은 게임을 처음부터 막막해하고 첫 문제도 못푸는 경우가 많더군요.
확실한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으나, 확실히 기본적으로 퍼즐을 좋아하고 컴퓨터라는 장치에 대한 어느정도 이해가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고민이 매우 많아요.
●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게임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일단 돈을 많이 벌기보다는 그냥 최대한 많은 분들이 게임을 하고 또 스트리머들이 플레이하면서 널리 재미있게 공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한 번은 친구 두 분이 같이 오셔서 함께 생각하고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플레이하셨는데, 그 정도면 딱 좋아요. 스트리머들이 하면서 훈수 두기에도 좋은 게임이고, 많은 분들이 즐겁게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