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에서 두시간
H9에서 세번째 등을 걷어찼을 때
G9에 있던 내 분노는 팝콘처럼 피어올랐다
거기는 요추 5번이야, 감히 혈도를 짚다니!
뒤집힌 옥수수알들이 눈에서 뿜어져나왔다
그러나 거기는 곤마의 지세였으니
F9의 뒤통수는 반골이라 높이 솟았고
G8에서는 쉼 없이 문자들이 흘러나왔다
수다스러운 말풍선이었다
G10의 동행은 신발을 벗었다
그것은 어디선가 흘러온 문어발과 섞여
지신을 밟듯 나를 지나갔다
혼은 하늘로 백은 땅으로 갔다 사이에서 나는
콜라처럼 끓어올랐다
아리랑 후렴에 맞춰 여우가 고백을 하고
남우의 선언은 여중생들의 토론에 묻혔다
G3에서 시작된 요의(尿意) 탓에
G12까지 아홉명이 파도를 탔다
나는 둥둥 떠내려갔다 마침내 동남풍이 분 것처럼
트림이 쏟아져나왔다
여기는 CGV, 나는 한가운데 있었다
C여과 V열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권혁웅, 창비시선 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