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1
내 어머니가 회장으로 있는 한나회, 거기 소속된 권사들
중에는 성추행으로 쫓겨난 다른 교회 목사이 엄마도 있는
데, 어느날 그분이 말하길 “하나님이 내 아들에게 이런 시
련을 주신 것은……” 뭐 하나님이 특별히 바지 벗기고 육봉
을 때리는 변태도 아니고 제 스스로 발기인이 되어 피안으
로 건너간 것인데
그 목사, 에스겔처럼 날마다 모로 누워 울었다고 하는데
“왼쪽 눈에서 흐른 눈물이 콧등을 타고 넘어 오른쪽 눈에서
흐른 눈물과 만나기도”* 했던 건데, 그렇다면 콧등이 이쪽
의 물길과 저쪽의 물길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기도 했다는
얘긴데, 이봐 물을 건너라고 했더니 어째서 물을 건너게 해
주는 거야?
그렇다면 그건 금수장모텔이 물침대 같은 것이었으려
나? 작은 아기 하나가 출렁이며 차안으로 건너오는 바로 그
순간, 금수 같기도 한 그이와 금수강산 같기도 한 꽃무늬
벽지를 교대로 보는 슬픔 같은 것? 사방에 꽃들이 떠가는
눈부신 한낮에, 우리는 나란히 누워, 목사보다도 성스러워
져서는……
* 에스겔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190일 동안은 왼편으로, 40일
동안은 오른편으로 누워서 자야 했다.
* 강연호,「그대 있어야 할 자리에 2」에서.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권혁웅, 창비시선 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