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프로듀서, 여성 주인공에 대해 답하다
뭇 게이머의 사랑을 받아온 유비소프트 대표 IP ‘어쌔신 크리드’가 또 한번 변혁을 꾀한다. 오는 10월 5일 출시되는 신작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스파르타와 아테네간 전쟁이 한창인 고대 그리스를 무대로, 한층 발전된 게임성과 새로운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특히 시리즈 최초로 주인공 성별 선택이 가능해지고 대화 선택지 및 이를 통한 스토리 분기가 도입되어 완연한 RPG로 재탄생한 것은 특기할 만하다.
※ 금번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시연은 본래 영어로 준비되었으나 독자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한국어 자막을 일시적으로 적용하였습니다. 따라서 정식 한국어 버전이 아니므로 UI/UX가 미번역 상태이며 향후 출시 사양과 다를 수 있습니다.
● 전작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과 발매 간격이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는 언제부터 개발되었으며, 퀘벡과 몬트리올 스튜디오간 어떤 협력이 이루어졌나
안드레 안느: ‘오디세이’를 개발한지 3년이 넘었다. 전작 ‘오리진’의 존재가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만들어온 셈이다. 기본적인 UI와 시스템은 퀘벡 스튜디오의 것을 차용했지만 ‘오디세이’만을 위해 추가 개발한 것도 많다. 전투 시 액티브 스킬이나 대규모 전장이 대표적이다.
● ‘오리진’에서 이미 암살단의 기원을 다뤘음에도 그보다 더 과거로 향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한창인 고대 그리스를 고른 이유가 궁금하다
안드레 안느: ‘어쌔신 크리드’는 언제나 질서와 혼돈의 대립을 핵심 스토리라인으로 삼아왔다. 고대 그리스는 시각적으로 매우 아름답고 풍부할 뿐 아니라 아테네와 스파르타, 과학과 신화, 그리고 질서와 혼돈의 갈등 구도를 그리기에 더없이 흥미로운 무대다.
● 주인공은 스파르타 출신 용병이고, 전투 시스템도 공격적인 액티브 스킬이 다수 추가되는 등 액션성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그만큼 잠입과 암살이란 기존 컨셉은 퇴색된 것 아닌가
안드레 안느: 그렇지 않다. ‘어쌔신 크리드’ 특유의 잠입 요소는 건재하다. 다만 우리 플레이어 중에는 적과 곧장 싸우길 원하는 이들이 적잖았고, 그들에게 원하는 데로 게임을 즐길 자유를 주고자 했다. 스킬 트리가 헌터, 워리어, 어쌔신으로 분화되어 있어 플레이하고픈 방향으로 캐릭터를 육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 시리즈 최초로 대화에 선택지가 도입됐다. 이것이 실제 플레이에 어느정도 파급력을 지녔는지 궁금하다. 혹시 플레이어가 내린 결정에 따라 엔딩까지도 바뀔까
안드레 안느: 대화 선택지는 그 순간 작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부터 중장기적으로 다른 전개를 이끌어내는 것까지 다양하다. 어떤 것은 실제로 엔딩에까지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자신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고민하도록 했다. 또한 게임에 등장하는 소크라테스가 보다 직접적으로 주인공에게 딜레마가 담긴 의뢰를 주기도 한다.
● 주인공 성별 선택도 이색적이다. 특히 카산드라의 경우, 고대 그리스 시기에 이처럼 강력하고 주도적인 여전사의 존재가 놀라운 면도 있다
안드레 안느: ‘오디세이’를 개발하며 고대 그리스를 연구하는 역사가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는 당시 스파르타에선 여성도 전투 훈련을 받았다고 얘기했고, 우리는 이것이 주인공 성별 선택을 도입할 좋은 기회라 여겼다.
● 그렇다면 앞으로 게임 업계에 카산드라와 같은 여성 캐릭터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나
안드레 안느: 글쎄, 단순히 여성 캐릭터라 더 넣자는 건 요점이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모두에게 이해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인물상을 표현하는 것이다. 게임 업계가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옵션을 제공하긴 하겠지만, 이제껏 일군 것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쌓아가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바란다.
● 끝으로 가벼운 질문이다. 이제껏 외전을 제외하고는 동아시아를 무대로 삼은 적이 없다. 한국에는 두터운 유비소프트 팬덤이 존재하는데, 언젠가 게임으로 다뤄볼 의향이 있나
안드레 안느: 아쉽게도 이 자리에서 ‘어쌔신 크리드’의 미래에 대해 무언가 약속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 어느 역사 속 인물이 사실 암살자였다면?’과 같은 설정을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 흥분되는 일이다. 알다시피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시리즈이니만큼, 일단 ‘오디세이’ 반응을 보고 그 후를 얘기해 보자.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