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기 마코토 : 아무리 봐도 그냥 입학식...같지?
하가쿠레 야스히로 : 거 봐 내가 뭐랬어? 실제론 "보통" 입학식이랬잖아.
우리가 "보통이 아닌" 광경을 보게 된 것은 하가쿠레가 그렇게 말한 직후였다.....
??? : 헤이~ 전부 모였니~!?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
후지사키 치히로 : 에...? 인형....?
모노쿠마 : 인형 아냐! 나는 모노쿠마야! 너희의...이 학교의...학원장이시다!!
이정도로 무언가에 시선을 빼앗긴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 대상이....이런...영문도 모를 물체라니....!
모노쿠마 : 다들 안녕!!
그것은 장소를 착각했나 싶을 정도로 밝은 목소리.
그것은 장소를 착각했나 싶을 정도로 능청스러운 몸짓....
내가 품고 있던 불쾌함은 어느샌가, 끝모를 공포로 변해 있었다.
야마다 히후미 : 으...으아아아아...인형이 말했다아아아!!
이시마루 키요타카 : 진정해라! 인형속에 스피커가 들어 있는거겠지...!
모노쿠마 : 그러니까...나 인형 아니라고....
모노쿠마 : 모노쿠마라고! 학원장이라고!
야마다 히후미 : 으아아아악! 움직였다아아!!
오오와다 몬도 : 가만 있으랬지! 아마 리모콘으로 움직이는거야....
모노쿠마 : 리모콘 같은 애들 장난감 취급 하지마. 깊고 깊이...마리아나 해구보다 깊이 상처받아...나한텐 NASA 뺨치는 원격조작 시스템이 탑재 돼 있어서....
모노쿠마 : 뭐래! 꿈을 디스트로이 하는 발언은 삼가해 줬으면 한다곰-!!
세레스 : 곰...? 너무 진부한거 아닌가요?
모노쿠마 : 자, 계속 진행도 더디니 후딱후딱 시작 하겠소!
에노지마 쥰코 : 캐릭터 너무 바뀌는거 아냐...?
모노쿠마 : 조용조용...에 그럼그럼!
오오가미 사쿠라 : ...단념했군.
모노쿠마 : 차렷! 경례! 너희들 안녕하세요!
이시마루 키요타카 : 안녕하십니깟!!
후카와 토우코 : 말 안해도...돼....
모노쿠마 : 그럼, 지금부터 기념스런 입학식을 거행하려 합니다! 우선, 앞으로 시작 될 너희들의 학교 생활에 대해 한마디....에~ 너희들 같이 재능 넘치는 고교생은 "세계의 희망"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훌륭한 희망을 보호하기 위해, 너희들은...
모노쿠마 : "이 학교 안에서만" 공동 생활을 지내 주세요! 다들 사이좋게 질서를 지키며 살수 있도록!
....뭐?
모노쿠마 : 에~ 그리고요...이 공동생활의 기한에 대해서 말하자면.....
모노쿠마 : 기한 같은거 없습니다!! 즉, 평생을 여기서 사는겁니다! 그게 너네들한테 주어진 학교 생활입니다!
후카와 토우코 : 뭐라고...했어? 평생 여기서...?
모노쿠마 : 아...걱정 안해도 돼. 예산은 넘쳐나니까, 너네들한테 부족한건 없을거야!
마이죠노 사야카 : 그, 그런 걱정이 아니고...!
에노지마 쥰코 : 뭐래는거야...? 여기서 평생을 살라니....거짓말이지...?
모노쿠마 : 난 거짓말 안해! 난 그럴 자신 있어! 아, 하나 더 말해두자면, 외부세계랑은 완전히 셧아웃 되있으니까 딴생각은 마. 이제 더러운 바깥 세상의 걱정따윈 할 필요없어!!
나에기 마코토 : 차단이라니...그럼 교실 복도에 있던 그 철판은...!
나에기 마코토 : 우릴...가둬두기 위한 것....?
모노쿠마 : 응 맞아. 그러니까 아무리 외쳐봤자 아무도 구하러 안오지롱. 자, 그럼 이제...너희들 마음껏 이 학교안에서만 생활해 주세요~!
쿠와타 레온 : 어, 어....뭐야 이게....아무리 학교에서 준비했다곤 해도 장난이 너무 심하잖아....
오오와다 몬도 : 자, 작작 까불어라 이 새꺄...더 이상은 가만 안있는다....
모노쿠마 : 아까부터 거짓말이니 농담이니...의심도 많으셔라....그치만 할수 없지. 남을 의심하지 않으면 살아남을수 없는 세상인걸. 근데, 내 말이 진짠지 아닌지는 나중에 늬들 스스로 확인해 봐. 내 말이 절대 100%의 진실이란걸 금방 알게 될테니까.
세레스 : 그럴수가...곤란한걸요...이런 학교에서 계속 살라니....
모노쿠마 : 어어...너네들도 진짜 이상한 애들이다...너희가 스스로 원해서 이 학교에 온거 아냐? 근데 입학식 중에 벌써 집에 가고 싶다느니 그런 소릴 하면 어떡해...
모노쿠마 : 뭐 근데...까놓고 말해서, 여기서 나갈 방법이 없는건 아냐....
후카와 토우코 : 저, 정말...?
모노쿠마 : 학원장인 내가, 학교에서 나가고 싶어하는 애들을 위해 어떤 특별 룰을 만들었걸랑! 그건『졸업』이라는 룰!
모노쿠마 : 그럼, 그 특별 룰에 대해 설명 할게요~ 너희들은, 학원 안에서의 "질서"를 지키며 공동생활을 해야하지만...혹시, 그 질서를 깨뜨리는 자가 나타났을 경우...그 인물만이 학교에서 나갈수가 있습니다. 그게『졸업』이란 룰이지요!
토가미 뱌쿠야 : 그 "질서를 깨뜨린다"는게...뭘 의미하는거지?
모노쿠마 : 우푸푸...그건요....사람이 사람을 죽이는거예요....
나에기 마코토 : 주, 죽여...!?
모노쿠마 : 때려죽이든찔러죽이든박살내죽이든베어죽이든터뜨려죽이든눌러죽이든졸라죽이든참혹하게죽이든저주로죽이든....죽이는 방법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 『누군가를 죽인 학생만이 여기서 나갈수 있다...』그것 뿐인 간단한 룰이예요.
모노쿠마 : 최악의 수단으로 최선의 결과를 낼수 있도록 노력해 주세요.
오싹했다...『누군가를 죽인 학생만이 여기서 나갈수 있다』라는 그 말을 들은 순간 맹렬한 한기가 순식간에 발끝에서 등줄기를 타고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모노쿠마 : 우푸푸...이런 뇌수가 뿜어져 나올것 같은 두근거림은, 연어나 인간을 습격하는것 가지곤 얻을수 없지....아까 말한대로, 너희는 "세계의 희망"이지만...그런 "희망"끼리 서로 죽이는 "절망"적 시츄에이션은....
모노쿠마 : 두근두근 거려~!
쿠와타 레온 : 뭐, 뭐라는거야!? 서로 죽이라니...뭐야 그게....
모노쿠마 : 죽이는게 죽이는거지. 사전 보면 거기에....
아사히나 아오이 : 누가 뜻을 모른대! 그게 아니구 왜 우리들이 죽여야 하냐구!?
야마다 히후미 : 그래그래! 웃기는 소리 하지마, 멍청아! 얼른 집에 보내줘!!
모노쿠마 : ...멍청이?
모노쿠마 : 멍청이가 뭐야, 멍청이가...멍청하다는 놈이 멍청한거야!
모노쿠마 : 진짜 세상 모르는 나쁜 애들이라니까. 보내주긴 뭘 보내줘. 같은 말을 몇번씩몇번씩몇번씩몇번씩....이해 안돼? 앞으론 이 학교가 너희들의 집이자 세계라고.
모노쿠마 : 죽이고 싶으면 마음껏 죽여도 되니까 죽이고죽이고죽이고죽이고 죽여버려엇-!!
하가쿠레 야스히로 : 아 거...언제까지 계속 할거여...
모노쿠마 : 응?
하가쿠레 야스히로 : 이제 충분히 놀랬으니까 슬슬 밝히는게 어때?
모노쿠마 : 뭘 밝혀....?
하가쿠레 야스히로 : 아니...그러니까...깜짝파티 아냐?
하가쿠레를 밀치며 제일 앞줄로 나온 오오와다는 마치 저승사자 같은 목소리로 모노쿠마에게 말했다.
오오와다 몬도 : 야 이 새꺄! 이제 사과해도 안받아 준다! 장난도 정도껏 쳐야지!!
모노쿠마 : 장난...? 네 머리모양 말야?
오오와다 몬도 : 뭐 이 새꺄아아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쾅하고 폭발하는 소리가 울렸다. 오오와다가 발로 바닥을 구르는 소리였다.
그의 몸은 바닥을 박차고 총알처럼 순식간에 튀어나갔다. 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오오와다 몬도 : 잡았다, 너 이 새끼!! 리모콘인지 인형인지 모르겠다만 산산조각을 내주마!!
모노쿠마 : 캭-!! 학원장에게 폭력을 휘두르는건 교칙위반이야~!?
오오와다 몬도 : 닥쳐!! 지금 당장 우릴 여기서 풀어줘! 안그러면 힘으로라도....!
모노쿠마 : .........
삑---삑---삑---삑---삑----
오오와다 몬도 : 야....이제 와서 씹냐...!?
모노쿠마 : ................
삑--삑--삑--삑--삑--
오오와다 몬도 : 이상한 소리 내지 말고 말을 하라고 개새꺄!!
삑-삑-삑-삑-삑-
키리기리 쿄우코 : 위험해, 던져....!
오오와다 몬도 : 뭐...?
삑삑삑삑삑
키리기리 쿄우코 : 시간없어, 빨리!
그녀의 기백에 압도당한 것인지 오오와다는 그 말대로 모노쿠마를 집어 던졌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퍼엉!!
오오와다 몬도 : 헉...!? 자, 장난이 아냐...폭발했어....
귀가 아플정도로 격렬한 울림....코를 찌르는 화약냄새....
폭발이라니, 영화나 TV에선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진짜로 보는건 당연히 이번이 처음이었다.
후지사키 치히로 : 그치만, 폭발했으니까...그 인형도 망가진거....
모노쿠마 : 인형이 아니고 모노쿠마라니까!!
쿠와타 레온 : 으악! 다른게 또 튀어 나왔어....
오오와다 몬도 : 너, 너 이 ㅁㅁ....아까...진짜로 날 죽일려고 했어......
모노쿠마 : 당연하지. 진짜 죽일라고 그랬다 왜. 교칙을 어긴게 잘못이잖아? 이번엔 특별히 충고만으로 넘어가는데, 다음부턴 조심해. 교칙을 위반하는 나쁜 애들은 엉덩이 찰싹 레벨로 끝나지 않을테니까!
에노지마 쥰코 : 호, 혹시 너 같은게 다른데도 막 있고....그런거야?
모노쿠마 : 모노쿠마는 학교내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감시 카메라도 설치 되어 있으니 교칙을 어기는 자를 발견했을 시엔, 지금처럼 그레이트한 체벌이 발동할거야!
모노쿠마 : 우푸푸....다음부턴 봐주는거 없으니까...그렇게 안되도록 조심해!
아사히나 아오이 : 마, 말도 ....안돼....
모노쿠마 : 자, 그럼 마지막으로 입학식을 축하하는 의미로 너희에게 이걸 나눠 주겠어요.
모노쿠마 : 이 학교의 학생수첩입니다. 멋지죠? 전자화된 학생수첩....그 이름하여!! .....전자 학생수첩 입니다!!
나에기 마코토 : ..............
모노쿠마 : 어흠, 전자 학생수첩은 학교생활에 빼놓을수 없는 필수품이므로, 절대 잃어버리지 마!! 그리고 기동시키면 자기 본명이 표시되니까 잘들 확인하고. 그냥 수첩 이외의 사용법도 있거든...
모노쿠마 : 덤으로 완전 방수라 물에 잠겨도 안망가지는 좋은 물건이야! 내구성도 뛰어나서 10톤정도 무게도 견뎌! 자세한 "교칙"은 거기 적혀 있으니까 각자 잘 확인 하도록!
모노쿠마 : 몇번이고 말하지만...교칙위반은 용서 안할거야! 룰은 사람을 구속하기도 하지만, 보호하기도 하는거야. 사회에서도 법이 없으면 평화가 성립이 안되잖아?
모노쿠마 : 그거랑 마찬가지! 그래서 위반자는 엄한 벌을 줄 필요가 있는거예요! 그럼, 입학식은 이걸로 마치겠습니다!! 알차고 보람된 학교 생활을 즐겨주세요! 그럼 안녕~!
...그리고 모노쿠마는 사라졌다. 망연자실한 우리들만을 남겨두고....
이시마루 키요타카 : 너, 너희는...지금 이걸 대체 어떻게 정의 하겠나?
쿠와타 레온 : 어떻게고...나발이고...하나도 모르겠어.....
후카와 토우코 : 여, 여기서 평생 살라고...? 주, 주, 죽여...? 뭐, 뭐야...이게 뭐냐구우우우!?
키리기리 쿄우코 : 다들...침착해...우선 방금 얘기를 하나씩 짚어보자. 그 모노쿠마란 놈의 말에 의하면, 우리이겐 "2가지 선택기"가 주어졌어. 하나는 다 같이 이 학교안에서 "기한 없는 공동생활"을 하는것, 나머지 하나는....
세레스 : 살아서 탈출하기 위해, "동료 중 누군가를 죽인다"....였지요?
후지사키 치히로 : 주, 죽이라니...그럴수가....
야마다 히후미 : 갑자기 정신을 잃고 학교에 갇혀서....서로 죽이라니...이게...이게 뭡니까앗-!
이시마루 키요타카 : 거짓말이다...이런 말도 안되는 얘기...당연히 거짓말이지 않겠나...!
토가미 뱌쿠야 : 진짜인지 거짓말인지는 문제가 아냐. 문제가 되는건 이 안에 그 말을 진심으로 품은 놈이 있는가 없는가다....
그 말에...우리들은 다시 한번 침묵했다.
아무 말 없이...서로의 얼굴을 둘러 볼 뿐이었다.
서로의 마음 속을 살피려는 듯한 시선들에게선 어렴풋한 적의마저 느껴졌다.
그리고...나는, 모노쿠마가 말한 룰의 진짜 공포를 알게되었다.
『누군가를 죽인 학생만이 여기서 나갈수 있다....』
그 말은 우리의 머릿 속 깊이 "두려운 생각"을 심어넣고 있었다.
『누군가가 배신 한다면?』라는 의심을....
이렇게, 우리의 새로운 학교 생활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기대를 가슴에 품고 온 이 학교는 "희망의 학교" 같은게 아니었다.
이 곳은....
"절망의 학교" 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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