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신비한 샘
1) 게으름뱅이 양치기
옛날 어느곳에 양치기를 하는 부자(父子)가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아침부터 밤까지 양들을 보살피면서도,
늑대로 부터 지키기위해 목장을 순찰하는걸 거르지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들을 말하자면, 하루내내 멍하니 지내면서 조금도 도와주려 하지않았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나도 이제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이젠 좀 쉴려고 한다.
목장을 이을 사람이 너밖에 없지만, 그럴 마음이 없는거 같아 앞날이 깜깜하구나.
차라리 그렇다면 다른 양치기에게 양도해버릴련다."
놀란 것은 아들입니다. 목장이 없으면 생활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어쩔수 없이 양을 쫓아다니며 풀 손질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곧 포기해버렸습니다.
생각다 못해 아들은 저 멀리 북쪽 숲을 물어물어 가,
모두가 <옛 나무> 라고 부르는 박식한 큰나무에 상담했습니다.
"어딘가에 먹으면 한없이 일을 하고 싶어지게 되는 나무열매 같은거 없나요?"
"그런 건 없지만, 어느 숲에 <신비한 샘> 이 있다고 들은 기억은 있지.
그 물을 마시면 금세 힘이 솟구친다고 하더구나."
2) 신비한 샘
아들은 여행을 계속해 드디어 신비한 샘을 발견했습니다.
이 샘물을 집까지 가지고 가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지만, 담아 갈 만한 것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아...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한숨을 쉬며 포기할려던 참에 시험삼아 샘물을 한모금 마셔봤습니다.
그러자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정말로 이상하게 온몸에 힘이 넘쳐나는게 아닙니까.
즉시 갖고 있던 작은 도끼로 나무를 자르고 깍아서, 자기 키만한 큰 나무통을 만들었습니다.
그 나무통에 샘물을 가득 채워서 짊어지고 돌아갈 셈이었습니다.
너무나 무거운데다 여정이 멀기때문에 도중에 몇번이나 의지가 꺽일뻔 했지만,
그때마다 물을 한모금씩 마시고 힘을 내서 마침내 집에 도착했습니다.
이 만큼이나 물이있으면 수십년은 버티겠지? 아들은 안도감에 지친나머지 쓰러지듯 침대에 누워 잠들었습니다.
3) 물을 지키며
다음날 아침 푹 잔 아들이 일어나보니, 이런! 아버지가 나무통의 물을 마시고계신게 아닙니까.
"왠지 힘이 솟구치는구나" 그러더니 평소에 몇배의 속도로 일을 해치웠습니다.
그것을 본 아들은 소중한 물을 이 이상 누구도 못마시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인지 아들은 양치기 일을 하면서, 누군가 나무통에 접근하지는 않는지 감시했습니다.
사실은 나무통에 달라붙어 있고 싶지만, 일을 빼먹고 나무통 곁에 있으면 아버지가 화를 내서,
트집잡히지 않기 위해 착실히 일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마을사람 누군가가 다가오는걸 알아채면,
달려가서 나무통의 물을 못마시게 하기 위해 다른 물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는 중에 자기가 마시는 것조차 아깝다고 여겨져, 결국 매일매일 물을 마시지 않고 일에 힘썼습니다.
그런 어느 더운날, 열심히 일을 한 아들은 중대한 것을 알아챘습니다.
4) 맛있는 물
해가 쨍쨍 내리쬐는 탓에 나무통의 물이 증발돼버린 것입니다.
의지했던 나무통의 물이 사라진걸 알게되자 ,
아들은 "이젠 틀렸어" 라고 절망하며 땅바닥에 털썩 쓰러져버렸습니다.
그걸 본 마을 사람들이 걱정되서 달려왔습니다.
언젠가부터 게으름뱅이였던 아들은 마을에서 평판이 <예의바르고, 부지런한 청년>이라 불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로부터 물을 받아 마신 아들은 그 맛있음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 물은 여태까지 맛본 적이 없는 극상의 맛이 났습니다.
그리고 신비한 샘물을 마셨을 때와 같이 힘이 솟아났습니다.
가까이에 있던 아버지는 웃음을 띄면서 말했습니다.
"열심히 땀 흘린뒤 마시는 물은 어떤 물보다도 맛있지. <신비한 샘>의 물보다도 말이야."
아버지는 아들이 샘에 갔다 온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들은 일어나서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비교조차 할 수 없어요."
그 부자(父子)의 목장에선, 오늘도 쨍쨍 내리쬐는 태양 밑에서 양들이 한가로히 풀을 뜯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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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어느 세계든 빠르고 느림이 있겠지만, 사람이 생각하는 건 비슷한 거 같네요.
즐거운 니노쿠니 여행 되시길~
ps - 재미난 건 갈수록 끝을 보기 싫어져서 오히려 손에 안잡힐 때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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