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또 하나의 나
1) 언덕 위에서
어느 작은 마을에 새빨간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아이가 살고있었습니다.
여자아이는 그다지 마법에 능숙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식물을 기르는게 특기라서 여러종류의 꽃이나 약초들을 길렀습니다.
집 뒤쪽에는 작은 언덕이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무척 아름다웠기에 여자아이는 매일같이 언덕에 올랐습니다.
꼭대기에 자생한 나무 밑동에 앉아서 석양을 바라봤습니다.
어느날, 여자아이의 엄마가 여자아이가 깨트린 유리 조각에 손을 다치고 말았습니다.
거기서 세균이 들어가버린걸까요? 어머니는 고열로 몸져 누워 버렸습니다.
여자아이는 정성을 다해 간호를 했지만, 며칠이 지나도 차도가 없습니다.
그날도 여자아이는 슬퍼서 울며 잠들었는데, 문득 정신이 들어보니 이상한 문앞에 서있는거였습니다.
그리고 그문을 넘어가니 여느때의 언덕 위에 있었습니다.
다른점이 있다면 자신이 항상 앉아있던 장소에 누군가가 앉아서 훌쩍훌쩍 울고 있었습니다.
여자아이는 깜짝놀랐습니다. 한순간 앉아있는게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한명의 여자아이의 머리카락은 자기와 똑같이 새빨갛고, 석양에 물들어 한층 더 반짝반짝 빛이 났습니다.
2) 유리색의 작은 새
*유리색- 자색이 섞인 밝은 청색
여자아이는 자신도 슬픈기분이었지만, 그아이가 너무나도 슬피울어 측은해져 말을 걸었습니다.
"괜찮니? 어째서 울고 있는거니?"
울고 있는 아이가 얼굴을 들자 한층 더 놀랐습니다.
얼굴 생김새도 어딘지 모르게 닮은 거였습니다.
".........내 부주의로 귀여워했던 작은 새가 ..........날아가버렸어."
"그래서 울고 있었구나. 나도 내 부주의로 엄마가 병에 걸리셨어. .........있잖아. 작은 새는 어떻게 생겼어?"
"유리색의 작은 새, 굉장히 이뻐."
"우리엄마 눈도 이쁜 유리색이야."
두 여자이는 가만히 서로 바라보더니, 금세 친구가 되었습니다.
꽃 기르는걸 좋아하는거나, 여기서 석양을 바라보는걸 좋아하는 것.
이 외에도 많은 것을 얘기했지만 하나에서 열까지 두 아이의 취미는 똑같았습니다.
여자아이는 말했습니다.
"아 그렇지~ 내가 기른 꽃을 줄께. 오카에리소우란 꽃인데 새가 아주 좋아하는 향기를 내.
*오카에리-어서오세요
너의 작은 새에게도 들을지 몰라."
엄마에게 힘을 돋우어줄려고 머리맡에 장식하고 남은 것을 마침 머리카락에 꽂아뒀었습니다.
"고마워. 정말 좋은 향기가 나네. 있잖아. 우리집에 오지 않을래?"
두사람은 함께 언덕을 내려왔습니다.
여자아이의 집에 도착해 방으로 안내받아 창가에 꽃을 꽂았습니다.
그러자,
삐삐삐~~~~~치치치~~~~~~
란 소리가 나더니 눈이 번쩍 뜨일만큼 이쁜 유리색의 작은 새가 창밖에서 날아들어왔습니다.
"치치!"
또 한명의 여자아이가 작은 새에게 달려왔습니다.
작은 새는 꽃병을 향해 똑바로 날아왔습니다.
조금 비틀비틀 거리는게 아무래도 날개에 상처를 입은 듯합니다.
오카에리소우꽃 덕분에 작은 새가 정말로 돌아오는것을 보고,
두 여자아이는 두 손을 맞잡고 기뻐했습니다.
3) 꿈에서 깨어
여자아이는 다시 이상한 문 앞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을 넘어가자 이번에는 자기 방의 침대 위였습니다.
"꿈?"
한숨을 쉬면서 엄마 방으로 갔는데 안계신 것입니다.
깜짝 놀랐지만 곧 부엌에서 소리가 나는걸 알아챘습니다.
"엄마!"
"잘잤니? 걱정끼쳐 미안하구나. 아침에 일어났더니 완전히 좋아졌지 뭐니.
뭐 먹고 싶은거 있니? 엄마는 배가 너무 고프네."
엄마는 유리색 눈동자를 반짝이며 말했습니다.
다른 세계에는 자신과 같은 혼을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각각의 운명은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하고, 때론 겹치기도 하는듯 싶습니다.
이상한 문을 넘게되면 당신도 혼의 실로 이어진 사람과 만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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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세파에 찌들어서 '잘되면 내탓, 안되면 남탓' 하는 생각에 빠트릴 위험한(?)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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