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피리를 만든 형제
1) 네 형제(四兄第)
옛날 옛적에 어느 왕국에 네 형제가 있었습니다.
양친을 잃고 가난한 생활을 보냈지만, 지금은 나라에서도 가장 유명한 형제입니다.
첫째 형은 힘이 자랑인 남자로 나라 정중앙에 있던 머리 셋 단 용보다도 큰 돌을 가지고,
연못을 만들거나, 돌을 산꼭대기로 옮겼습니다.
임금님은 연못이 만들어져 무척 기뻐했습니다.
둘째 형은 섬세한게 자랑인 남자로, 첫째 형이 옮겨논 돌의 한편를 깍아서 조각을 했습니다.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은 자는 이제까지 아무도 없었습니다.
셋째 형은 정확한게 자랑인 남자로,
둘째 형이 아름답게 가공한 돌을 튼튼하고 쓰기 쉽게 만들어 성(城)을 만들었습니다.
덤으로 남은 돌로 시계까지 만들었습니다.
돌만으로 만들어진 이 시계의 시간이 틀린 적은 이제까지 한번도 없었습니다.
튼튼하고 아름다운데다가 사용하기 편리하기까지 한 성은 세계 제일이라고 임금님한테 칭찬받았습니다.
형들은 매우 기뻐하며 자신만만하게 자기야 말로 최고의 남자라고 각자가 굳게 믿었습니다.
"뭐라해도 내가 돌을 옮겨놔서 이렇게 훌륭한 성이 된거야.
애초 돌이 없었으면 이쁘게 한다던가, 형태를 만든다는건 할 수없지."
라고 첫째 형이 말하면 둘째 형도
"뭐라해도 내가 아름답게 꾸몄기 때문에 이렇게 칭찬받은거잖아?" 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셋째 형도 지지않았습니다.
"내가 정확하게 깍고 다듬어서 성의 형태가 된거잖아.
바위만으론 쓸모없고, 아름다운것도 그뿐 그 이상 의미 없어."
싸움을 한 세 사람은 마을에서 동쪽,서쪽,남쪽으로 떨어져 살게되었습니다.
근데 넷째인 막내는 세 명의 형들과 달리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힘도 약하고 손끝도 무뎠습니다.
형들은 아무것도 못하는 막내를 바보취급했습니다만,
순박한 성격인 막내는 험담에 신경쓰지 않고, 사이가 벌어진 형들을 걱정해서 번갈아 찾아갔습니다.
2) 안개에 덮여서
얼마 안있어 왕국에 재앙이 덮쳤습니다.
안개가 훅하고 나라를 덮은채 도무지 개지 않은지 100일이 넘어 버렸습니다.
작물은 자라지 않고, 사람들은 활기를 잃어버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안개가 낀 후로 음악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나라 안은 의식을 치르는 듯 조용해졌습니다만, 그 원인을 알수 없습니다.
어느날 밤, 고민하다 지친 임금님이 깜박 잠들었을 때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안개를 걷히려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피리를 불면 된다는 계시였습니다.
임금님은 성을 만든 세 사람에게 피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사이가 틀어져버린 세 사람은 협력하는게 싫어서, 따로따로 피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가치있는 피리를 만드는 건 나야. 너희들 한텐 짐이 무거울걸."
"그쪽이야 말로 짐이 무거울걸. 내가 만든 피리가 최고야."
"뭐라는거야? 내 피리야 말로 최고라고."
드디어 세 사람은 다투듯이 피리 만들기를 끝내고, 임금님 앞에서 시험할 때가 왔습니다.
첫째 형이 만든 큰 연못가에 온 나라의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첫째 형은 돌로 만든 커다란 피리를 불었습니다.
그렇지만 삑~ 소리조차 울리지 않았습니다.
둘째 형은 점토로 만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피리를 불었습니다.
이쪽도 소리는 울리지 않았습니다.
셋째 형은 정확하게 구멍을 뚫은 뼈로 만든 피리를 불었습니다.
역시 소리는 울리지 않습니다.
임금님은 화내면서 형제들을 쫓아 보냈습니다.
3) 가장 훌륭한 피리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은 어느 날, 왕국에 신비한 피리 소리가 흘렀습니다.
아름답고 마음을 씻겨주는 듯한 음악의 울림에 임금님도, 대신도, 병사도, 고양이마저 눈물을 흘렸습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안개가 걷혀 있었습니다.
임금님이 크게 기뻐하며 소리의 진원을 더듬어 찾아가보니, 막내의 집에 도달했습니다.
그러자 그렇게나 사이가 나빴던 형들도 모여서 함게 눈물을 흘리고 있던 것입니다.
임금님이 바로 칭찬을 하자 막내는 이리 말했습니다.
"이것은 저의 공(功)이 아닙니다. 세 형들의 힘입니다."
막내는 모든 것을 얘기했습니다.
막내는 매일같이 형들을 찾아가 엣날 처럼 사이좋게 모두의 힘을 합치자고 설득했습니다만,
형들은 완강해서 결코 말하는걸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리를 한 막내는 쓰러져 버렸습니다.
그 소식을 접한 형들은 역시 가여운 마음이 들어 문병을 갔습니다.
맨 처음에 첫째 형이 막내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뭐 필요한 거 없냐?"
"형님, 그럼 숲에서 가장 큰 나무를 베어와서 그걸을 작게 쪼개주실 수 있을까요?"
매일 안개가 껴 쌀쌀하니 장작이 필요한가 보구나. 그리 생각한 첫째 형은 혼쾌히 부탁을 들어줬습니다.
"아, 좋고말고~ 금방 잘라오마."
"고맙습니다. 형님."
형은 싱글벙글하며 돌아갔습니다.
다음 날, 둘째 형이 왔습니다.
"뭐 필요한 거 없냐?"
그러자 막내는 첫째 형이 잘라놓은 나무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형님 이 나무에 아름다운 조각을 해주실 수 있겠어요?"
"아, 좋고말고~ 예쁘게 파주마."
병 기운때문에 기분전환으로 아름다운게 갖고 싶은가 보구나. 그리 생각한 둘째 형은 혼쾌히 부탁을 들어줬습니다.
"고맙습니다. 형님."
형은 싱글벙글하며 돌아갔습니다.
그 다음 날, 셋째 형이 왔습니다.
"뭐 필요한 거 없냐?"
그러자 막내는 아름답게 조각된 나무를 내밀며 말했습니다.
"여기에 지금부터 부탁하는대로 구멍을 뚫어주시겠어요?"
"아, 좋고말고~"
병 기운때문에 지루한가 보구나. 그리 생각한 셋째 형은 혼쾌히 부탁을 들어줬습니다.
"고맙습니다. 형님. 근데 한가지 더 부탁이 있는데요."
"아, 뭐지?"
"첫째 형님과 둘째 형님을 불러주셨으면 해요."
셋째 형은 싫은 기색을 띠었습니다만, 병상에 있는 동생의 부탁입니다.
마지못해였지만 위의 두 형들을 불러왔습니다.
막내 집에 모여서도 세 사람은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막내는 천천히 피리를 꺼내서 살짝 입술에 대었습니다.
그 순간, 형들은 눈물을 흘리며 자기들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울리는 피리 소리에 세 사람은 기억해 냈습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양친이 잇달아 돌아가시고 아직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전에
형제는 사이좋게 서로를 지탱해 가며 지낸 나날들을...
피리는 네 형제 중 누가 불어도 모자람이 없는 음색을 연주해내서, 형들도 막내도 눈물을 계속 흘렀습니다.
그 눈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눈물이었습니다.
임금님은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형제에게 포상을 하사하고 칭찬해 마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네 형제는 언제까지나 사이좋게 지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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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엔딩에 나올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야기 초반에 잠깐 언급된 적이 있던 평화의 상징이 된 피리 소리의 유래인 듯 합니다.
이야기 진행을 위해서 공적을 찾아 가야하는데 카지노에서 슬롯머신만 3시간 땡겨서 겨우 18만 벌고 자버렸네요.
전설 이야기 마지막 장을 번역하기 전에 사자의 강까지 얼른 좀 진도 좀 뽑아야 할텐데... 얼마나 걸릴련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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