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 덕질을 하다못해
전 영토의 2%가 차밭인 실론티의 나라, 스리랑카에 직접 차 여행을 떠나게 됐습니다!
그냥 차 쇼핑이 아니라 직접 차 농장에 다녀보고 견학하고 배워오는 여행입니다.
스리랑카는 섬을 세로로 질러서 거의 전체가 산지인 만큼
차 맛이 고도의 차이에서 갈리는데 크게 저지대, 중지대, 고지대 (low grown, mid grown, high grown) 차로 나뉘고
이번 여행에서는 중-고-저 지대 순으로 다닐거에요.
스리랑카 콜롬보 공항,
인천에서부터 9시간정도 걸립니다.
해외로 이렇게 멀리까지 나오는건 처음인데 생각보다 많이 덥지 않아요.
역시 공항에서부터 차 광고가~
스리랑카는 홍차를 국가산업으로 밀고 있기 때문에 농장에서 출하되는 모든 홍차에 세금이 붙습니다.
생산된 홍차들은 샘플화 되어 스리랑카 홍차 옥션을 통해서만 공식적으로 도소매 판매가 될 수 있는데
그렇게 스리랑카 홍차의 이런저런 일들을 관장하는 기관이 광고에 보이는 스리랑카 티 보드입니다.
다른 홍차 광고판들
콜롬보에서 조금 벗어나 캔디(Kandy) 라는 동네입니다.
원래 스리랑카어로 산을 뜻하는 말이 칸드 인데
영국애들이 발음을 못해서 자기네 편한대로 캔디라고 부른게 지역 이름이 돼버렸어요.
캔디는 고대 스리랑카 왕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식민지배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은 탓인지
전통적이고 작고 아담한 느낌입니다.
뒤에 나올 사진에서도 그렇지만 나라가 전체적으로 참 파릇파릇합니다.
시야가 엄청나게 넓어지는 느낌
캔디는 홍차로 치면 중지대, 미드 그로운 홍차가 나는 지역.
스리랑카에 도착해서 처음 방문한 홍차 공장과 견학시설이 합쳐져 있는 곳입니다.
전부 차나무들!
찻잎을 따면 저렇게 늘어놓고 열풍으로 시들리는걸 제일 먼저 합니다.
차로 만들려면 잎을 부숴야 하는데
잎이 생생한채로 압력을 주면 그냥 부서지지 않고 영양분들이 있는 수분이 다 줄줄 새서 죽처럼 되기때문에
처음에 수분을 45~50%정도 빼서 찻잎을 유연하게 해야해요.
적당히 건조된 찻잎들은 밑층에 있는 롤러들 사이로 떨어져서 비벼지게 됩니다.
요건 부서진 찻잎을 크기대로 걸러내는 기계,
이건 부서진 잎에서 줄기를 걸러내는 기계입니다.
여러개의 롤러들 사이에서 찻잎들이 돌아가다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줄기들만 정전기로 붙어서 떨어져나옵니다.
이건 열풍을 불어주는 건조기인데
건조할때 잡내가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기름을 쓰지 않고 고무나무만 장작으로 써서 건조한다고 하네요.
나중에 다닌 다른 농장에서도 거의 고무나무를 많이 씁니다.
그렇게 건조된 차를 다시 한번 크기대로 분류해서 홍차가 나오게 됩니다.
크기 차이가 보이시죠?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홍차의 등급들.
위에서부터 골든팁, 실버팁, 녹차, 오렌지페코, 페코, 브로큰오렌지페코, 브로큰오렌지페코패닝, 더스트 등급입니다.
R.붙은건 뭔지 못물어봤네요..
이건 조금더 발전되어 색으로 등급을 분류하는 기계입니다.
기계에 센서가 달려있어서 이렇게 색에 따라 찻잎이 분류됩니다.
캔디의 홍차!
역시 현지에서 마시는 홍차는 죠습니다.. 맛있어요 ㅠ
일반적으로 마시는 스리랑카 홍차보다 훨씬 진한데 떫은맛이 거의 없습니다.
아마 물이 한국보다 센 영향도 있을거구요.
가운데 있는건 무슨 나무에서 추출한 당분같은거라는데
흑설탕과 사탕수수를 적당히 합친 맛입니다.
홍차랑 먹으면 진짜 입이 호강하는 느낌 ㅠ
편-안
또 한참을 달려서
캔디의 실론 차 박물관입니다.
옛날 스리랑카에 들어왔던 홍차 만드는 기계들이 전시돼있네요.
스리랑카에 처음 홍차를 도입한 사람이 제임스 테일러라면
스리랑카 홍차의 부흥기를 가져온 사람이 바로 토마스 립톤!
립톤 아이스티 만든 그 회사의 아조시 맞습니다.
'생산지에서 찻잔까지' 라는 문구를 모토로 영국의 홍차 보급에 엄청난 영향을 준..
원래 식료품점을 하던 사업적 센스가 대단해서
그 시절 포대자루의 쌀처럼 푹푹 퍼서 중량 달아 팔던 찻잎을
개별 포장해서 소분판매 한다는 개념을 처음 만든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제 다시 이동!
두번째 홍차 생산지인 딤불라(Dimbula)로 갑니다.
산맥을 따라 길쭉해서 중~고지대 홍차가 골고루 나는데 보통은 고지대로 치네요.
가는길에 있는 휴게소에서 마저도 맛있는 홍차를 마실수가 있습니다.
진짜 그냥 막 우려도 맛있습니다.
천국인거시애오.....
첩첩산길을 한참 달리고
계속 달리고
산골 호수의 소도 만나고
먼지나는 길을 또 달리고
정말 미친듯이 이쁜 차밭들을 지나면
딤불라의 던켈드 다원입니다!
한국에도 스리랑카 홍차로 유명한 딜마에 찻잎을 공급하고 있는 다원입니다.
귀요미 매니저님
많은 등급들의 차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홍차 뿐만이 아니라 백차, 녹차도 만들고
매니저분 개인적으로는 우롱차에도 관심이 많다고 하네요.
스리랑카의 파릇파릇한 찻잎
찻잎 따는 법을 알려주시네요
볼 기회가 별로 없는 차 열매와 씨앗입니다.
예전에는 씨앗을 심어서 재배해서 차의 품질이 균일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우수개채를 꺾꽂이 하는 방법으로 클론들을 만들어서 좋은 맛과 향이 나는 홍차를 대량생산 할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유전적 특성이 보완되기 힘든 만큼 병충해에는 취약.
갓 딴 잎을 차로 만들기 전에 시들리면 왼쪽처럼 됩니다.
이렇게 롤러에 넣어서 굴리면
찻잎이 찌그러지면서 잎 안에 있던 맛을 내는 효소들이 배어나오고
잘게 잘라서
채로 걸러줍니다.
그리고 온도를 맞춰서 일정시간동안 산화시켜주면
초록색 잎이 우리가 아는 홍차의 갈색으로 변합니다.
온도계와 산화시키는 시간이 적혀있는 팻말이 보여요.
마지막으로 한번 더 분류해주고
건조시켜서 포장!
이 상태로 콜롬보 티 옥션에 보내집니다.
포장에는 중량, 차의 등급, 로트넘버가 적혀있네요.
같은곳에서 생산된 차라도 농산품이기 때문에 한 로테이션에 만들어낸 포장 갯수에 따라 차 맛이 바뀔수도 있습니다.
그 차이를 최소화 할수있는 농장이 능력있는 농장이구요.
매니저와 티 마스터들이 이렇게 테이스팅을 해서 품질을 유지합니다.
매니저 아조시와 인사를 하고 나와서 잠깐 들른 믈레즈나 티 캐슬~
믈레즈나도 딜마와 함께 유명한 스리랑카 홍차 회사입니다.
성 위에서 바라본 풍경
내부는 식당+카페라 역시 차 한잔 마시고 나옵니다.
스리랑카 홍차의 아버지 제임스 테일러의 흉상이 큼지막하게!
여긴 다음에 들른 다원인데 재밌는게 하나 있어서 올려봅니다.
잎 따는 인부들에게 저렇게 생긴 잎만 따오라는 얘기 ㅋㅋ
홍차는 찻잎을 딸때 보통 위에서부터 세개 까지의 잎에 이름을 붙여서 상등품으로 치는데
맨 위의 새싹이 플라워리오렌지페코, 두번째가 오렌지페코, 세번째가 페코입니다.
이 명칭이 그대로 차의 등급이 되기도 했지요.
이렇게 딤불라 지역 여행도 끝~
이제 고지대로 넘어갑니다
어딜가나 있는 정신나간 풍경들
크으으으 러버스 립!
제가 개인적으로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는 스리랑카 고지대 홍차가 나는 지역입니다 ㅠㅠㅠㅠ
여길 얼마나 기대했던가
러버스 립 홍차를 만드는 페드로 다원입니다.
완전 연예인 만나는 기분....
해발 1900미터를 돌파했습니다.
왜 러버스 립이냐 하면, 옛날 서로 사랑하던 스리랑카 왕자와 평민 아가씨가 신분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폭포에서 같이 뛰어내린 전설이 있는 장소이기 때문.
실제 러버스 립 폭포가 꽤 높고 바위투성이라 뛰어내리면 바로 끔살각입니다.
페드로 다원은 다른 다원과 달리 찻잎 색과 맛을 진하게 만드는 의도적인 산화과정을 넣지 않습니다.
기계가 돌아가면서 찻잎이 부서지고 말리고 건조되는 두세시간동안 일어나는 변화를 산화로 쳐서
색이 밝고 맛이 아주 신선하고 감칠맛이 돌고 가벼운 알싸함이 좋아요.
이렇게!!!
실론티의 샴페인이라고 할 만한 맛 ㅠ
그리고 조금더 올라가서
이곳은 해발 2000미터
옛날에 차 공장이었던 곳을 호텔로 개조한 운치있는 곳이에요.
뿌연건 안개가 아니라 구름..
고도 자체가 구름보다 높습니다 ㄷㄷ
이제 슬슬 힘겨운 티타임ㅋㅋ
디저트의 양이 엄청나서 저거 먹고 저녁을 못먹었습니다..
다음날도 아주 유명한 다원
담바텐네 티 팩토리!
토마스 립톤이 스리랑카에 처음으로 만든 차 공장입니다.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가동중이고 차도 많이 만들고있어요.
담바텐네에서 꼭대기까지 한참을 올라오면 여기는 립톤 시트.
토마스 립톤이 스리랑카에 도착한 후 이곳에 올라서 차밭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립톤 아조시
립톤 시트에서 마시는 홍차의 맛은 각별합니다.
립톤 시트에서 내려다본 차밭 풍경.
립톤 아조시가 상상했던 스리랑카의 모습이 이랬을거에요.
다음 다원은 두번째로 많이 기대한 우바 하이랜드 다원.
우바 홍차는 (누가 정했는지는 몰라도) 흔히 세계 3대 홍차로 꼽힐 정도로 유명합니다.
그중에 하이랜드는 거의 최고급.
뻥 안치고 공장 안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단지 전체에 은은하게 홍차향이 퍼져있습니다.
우바 홍차는 적절한 감칠맛과 신맛, 떫음의 조화, 그리고 특유의 박하향이 나는거로 유명해요.
실제 퀄리티 시즌의 우바 홍차를 마셔보면 그 맛 때문에 레몬 케이크와의 엄청난 조합을 보여줍니다.
개인 취향이긴 하지만 좋은 우바 홍차는 꼭 레몬케이크랑 먹어보세요
연도 별 최고가를 찍은 하이랜드 다원의 홍차를 기록해놓은건데
무난하게 가다가 갑자기 확 가격이 뛰는 8~9월 구간이 우바의 퀄리티 시즌입니다.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우바는 그때가 비가 적게 내리고 건조한 바람이 불어서 차맛이 농축돼는 시즌이에요.
드디어 홍차투어 마지막 다원
저지대 사바라가무와 지역의 뉴 비사나칸데 다원입니다.
보통 저지대 홍차가 떫은 맛이 강한 편이고 산뜻한 향미가 부족하기도 해서
고지대 홍차보다 많이 저평가 되는 면이 있는데
이곳의 홍차도 대통령상까지 받은 아주 좋은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이 공장은 저지대 홍차의 불리한 점을 신식 장비로 커버하고있어요.
거의 모든 제조과정을 기계로 돌리고
다른 공장에는 채로 걸러내는 기계만 두세개 있던 그레이딩 공정을
색으로 등급을 골라내는 커다란 기계가 두개, 그 외 자잘한 그레이딩 머신을 계속 돌려서
품질을 아주 세세하게 관리합니다.
그리고 색으로 걸러내는 기계중 하나가 한국제입니다 ㅋㅋ
이렇게 해변까지 내려오면서 홍차투어가 끝납니다.
꽤 빡센 스케줄이라 많이 힘들었지만..
많이 배웠고 좋은 홍차를 많이 구해올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네요 ㅋㅋ
지금도 러버스립 홍차를 마시면서 사진 정리중입니다.
하지만 한번 더 가라면 못할거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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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홍차하면 이 양반부터 생각이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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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저도 홍차를 제법 좋아하는 터라 한 번쯤 가보고싶었는데.. 간다해도 이렇게 돌아다니는건 쉽지 않을거 같아요.ㅎㅎㅎ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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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차 다규멘터리 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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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열정이 대단하시네요. 저도 홍차를 제법 좋아하는 터라 한 번쯤 가보고싶었는데.. 간다해도 이렇게 돌아다니는건 쉽지 않을거 같아요.ㅎㅎㅎ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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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시음해보시고, 입맛에 맞는 녀석을 고르셔야합니다. 식후 마시는 경우 음식의 종류에 따라 우리는 찻잎도 달라지니 싸다고 한종류만 사는 경우도 좋치 못합니다. 우리는 정도도 개인취향이 강해서 본인이 판단하셔야 하는 항목이고요. 싸고 좋은차(x)=>대표적으로 립톤 옐로라벨이 있는데 완전 복걸복이에요. 마트 매대에 올라와 있는 물건들을 보면 들어오는 때에 따라 찻잎 생산지가 틀리고, 맛도 틀립니다. 입맛에 맞고 좋은차(O) 메이커가 여럿있는데 이건 취향이 너무 갈려서 추천하기가 어렵지요. | 18.03.01 13: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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