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시원한 여자
흙 필요하신 분
묻기 전에
관 짜는 여자
그런 여자가 끌고 다니는 관짝
속에
한 여자
징글징글한 여자
오라질 년 서방 잡아먹을 년
너구리에 밥을 말아놓고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
총각김치만 베어먹는
신박한 고부 갈등이네
저 미친 새1끼 연속극 비 오는 밤
지압봉으로 허벅지를 꾹꾹 눌러
푸는 여자
풀어줄 땐 풀어주고
당신이 진국이야
당신만이 진땡이야
들어놓고 못 들은 척
진 빼는 여자
러브핸들이 부르르
부르르 살 떨리는 여자
쾌녀다 쾌녀야
페디큐어도 모르는 여자
일밖에 모르고
소주는 참이슬 빨갱이
소싯적 운동깨나 해서
사상의 어깨가 떡 벌어진
넌 좀 벌려라 이년아
씹새야 쥐조ㅈ 치워라
주사파 앞에서도 주사를 압도하는 여자
꽹가리 치고 슬플 땐 힙합을 추는
자식복 서방복은 없어도
없어도 그만
내 인생은 나의 것
불렀다 하면
민해경 언니 뺨치는 여자
쫌 사는 여자
읍에서 좀 알아주는 여자
배드 걸이라고 적히
아메리칸 캐주얼 트레이닝복을 입고
골든리트리버를 끌고 산책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벤티지
시럽을 들이붓고
자수성가한 여자
조국 통일의 폭주 기관차 여성 통선대장
촛불 혁명의 주도자
남자는 성가셔도 내 몸은 사랑해서
삼백육십 도 돌기 찍어누르기 쾌속 질주 기능이 있는
많이 러버
밤이면 밤마다 글월문을 열고
거기 여자의 일생을
생각했네
가부좌를 틀고
생로랑을 들고
자본주의 해시태그를 달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핵인싸
쟁반짜장을 시키면 짜장보다 쟁반에 관심이 먼저 가는
쨍한 여자
정이 많아
베갯잎 마를 날 없는 심사
오장육부에 기운이 좋아
혈색이 맑고
목청이 크고
짧은 머리에 멘솔
비비드한 여자
오늘 낮에 대로에서 제대로 처맞아 죽은
여자
배운 년이 돈 좀 있다고
이 동네에선 유명했어요
쓸 땐 쓰고 놀 땐 놀고
겨털은 안 깎았잖아 무성했어 그게
대단했지
더울 땐 노브라
대장부였지
난 년이었어
여기서 진돗개를 훔쳐간 개새1끼는 평생 개새1끼다
글씨 좀 뻣뻣하게 쓰는 여자
부자영양탕 끼고 돌아서 첫번째 골목 은색 대문 집
관 문을 닫으면 고분고분하고
관짝 열면
뜨끈뜨끈해서 얼음을 씹어먹고
외로운 여자가
기도하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
밤이면 밤마다 푸닥거리를 놓는
속사포 같은
여자 여자 여자
흙 필요하시면 가져가세요
다 먹을 때쯤 영원의 머리가 든 매운탕이 나온다
김현, 문학동네시인선 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