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야 뭐... 다들 아시는 대로...
경기나 행사의 과잉 열기로 사람이 죽어나가는 일은 해당 문화가 다른 먼 외국에나 있고 우리나라에선
문자 그대로 먼 나라 얘기라는 근거도 없는 관념을 갖고 있던 때가 제게 있었습니다. 예, 문제의 사건이
터지기 바로 전날, 소식이 들려오기 전까지 말이죠. 그 때만 해도 국내 어딘가에 할로윈 축제가 있겠거니
했을 뿐 사태가 터진 그 곳에서 있던 행사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밤에 문제의 소식이 들려오고, 그 숫자가 150여명이란 표기가 나왔을 때는 정말 기겁을 했습니다.
이제까지는 삼풍백화점이나 세월호 같은 사고에서나 나올 규모의 희생자가 문화 행사에서 나와버리고 말았죠.
눈으로 보면서도 왜 외국에서나 벌어질 일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건가 도저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위의 쿄코의 표정대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제게 있어 마도카☆마기카 방영 이래 할로윈은 그저 쿄코를 선두로 한 마도카네가
즐겁게 트럭 위에 트리를 내세우면서 축제 무드에 빠지는 그런 날이었는데 말이죠.
그런 이유로, 올해는 트럭 위에 올릴 트리 같은 건 없습니다.
(물론 해당 그립의 원조인 재즈 님이 남겨주신 패러디도 없습니다)
그냥 마도카네도 우리와 똑같이 참담해하고 슬퍼해주고 있다는 걸로 넘어가 주세요.
하지만 돌아가신 분들의 숫자를 볼 때, 과연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트럭 위에 트리를 올릴 그 날이
다시 올지는 모르겠네요. 이제 한국에서 할로윈은 즐거운 축제가 아니라 이태원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묵념의 날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별 생각없이 원조인 외국에서와 같이 한국의
모두가 즐겁게 할로윈을 즐기던 세월들 모두가 그저 과거의 앨범 속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말았군요.
바라건대,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