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 WoW와의 설정 오류 해결한다
16년 전 아제로스를 휩쓴 대전쟁이 다시금 시작되려 한다. 당초 블리자드 팬덤은 ‘디아블로 4’와 함께 ‘디아블로 2: 리마스터’가 올해 블리즈컨 개막식을 장식하리라 예상했지만, 실제로 드러난 클래식 게임팀의 다음 작업물은 2002년작 ‘워크래프트 3: 레인 오브 카오스’와 그 확장팩 ‘프로즌 쓰론’이었다.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라 명명된 이번 작품은 전면적인 그래픽 재구축과 영상 개선 및 성우 재녹음, 향상된 월드 에디터로 좌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전례를 보아 한국어 더빙까지 기대해봄직하고. 무엇보다 뒤이어 발표된 ‘디아블로 이모탈’이 여론의 맹폭을 받으며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옛 플레이어들의 추억 하나는 제대로 자극했다는 평가.
비록 국내에서는 왕년 국민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밀려 다소 존재감이 약하지만, ‘워크래프트 3’는 오늘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있게 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아서스, 일리단, 스랄까지 여러 인기 캐릭터가 첫 등장했으며 불타는 군단의 침공, 칼림도어로의 이주, 리치왕 탄생 등 굵직한 사건도 모두 ‘워크래프트 3’ 캠페인에서 벌어진 것이다.
그만큼 블리자드에게 있어서도 각별한 작품이 아닐 수 없을 텐데,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리마스터링에 임하고 있는지 랍 브라이든베커 총괄 프로듀서 겸 부사장과 브라이언 수사 수석 아티스트에게 들어봤다.
● ‘스타크래프트’ 다음 리마스터 대상으로 ‘워크래프트 3’를 고른 이유는
: ‘워크래프트 3’는 오래되고 두터운 커뮤니티를 지닌 게임으로 이러한 멋진 변화에 걸맞았다.
● ‘리포지드’란 명칭이 조금 혼란스럽다. 리마스터인가 리메이크인가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가 고전 명작을 현세대기에서 잘 작동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워크래프트 3’는 조금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워크래프트 3’를 처음 접했던 그 시절의 느낌은 살리되 오늘날 기준에서도 멋져 보이도록. 아울러 플레이어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커스텀 콘텐츠가 굉장히 중요한 작품인만큼 이런 것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 그렇다면 기존 커스텀 콘텐츠를 ‘리포지드’에서도 그대로 즐길 수 있나
: ‘워크래프트 3’ 에셋만을 사용했다면 아무 문제없이 돌아가겠지만 외부 데이터나 모델링은 다시금 작업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빠른 적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은 존재한다.
●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 출시와 함께 대규모 밸런스 조정도 이루어지나
: 이미 자잘한 패치를 진행하고 있고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가 출시된 후에도 사후 관리를 계속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 게임을 완전히 갈아엎을 정도의 큰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다.
● 어떠한 기준으로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의 밸런스를 조정하는지도 궁금하다
: 커뮤니티뿐 아니라 전현직 선수의 피드백을 종합하여 패치를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변화를 준 후에도 다시금 의견을 취합하여 재조정하기를 반복한다.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 정식 공개 전에는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이 한정돼 다소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보다 폭넓게 피드백을 받고자 한다.
● 기존 ‘워크래프트 3’에서 가능하던 일종의 버그성 플레이도 그대로 유지될까
: 이제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를 정식으로 공개한 만큼, 일단은 최대한 그대로 게임을 복원한 후 커뮤니티 여러분과 소통하며 그런 부분은 조정해가겠다.
● ‘리포지드’ 출시를 기점으로 다시금 ‘워크래프트 3’ 프로리그가 활성화될까
: 이 자리에서 ‘워크래프트 3’ e스포츠에 대해 확답할 수는 없지만 ‘스타크래프트’가 리마스터를 통해 자연스레 프로리그에 대한 수요가 생겼듯 그러한 흐름이 있으리라 기대한다.
● 그래픽이 상당히 발전한 만큼 요구사양도 높아졌을 텐데
: 아직 개발 중인지라 현시점에서 하드웨어 요구사양을 밝히긴 어렵지만, 최대한 많은 플레이어가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를 즐길 수 있도록 계속해서 조정 중이다.
● 캐릭터 그래픽이 매우 사실적으로 변화했는데, 특별한 의도가 있나
: 처음에는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갈까 했지만 ‘판다리아의 안개’ 오프닝 시네마틱 트레일러를 보고 저게 바로 우리가 가야하는 길이라 느꼈다. 그래서 과거의 저품질 폴리곤으로 표현할 수 없었던 인물들의 사실적인 외형을 보여주기로 했다.
● 기존 음성을 그대로 쓰지 않고 전면 재녹음을 감행한 이유가 무엇인가
: 원작에는 없던 컷신과 대사가 상당부분 추가됐기 때문에 재녹음이 필수적이었다. ‘워크래프트 3’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뼈대가 되는 작품이지만 현재 설정과 배치되는 부분이 많아 둘 사이의 다리가 되어줄 장면을 삽입했다.
● 커스텀 콘텐츠의 핵심인 월드 에디터를 개선하는데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 지난 15년간 축적된 ‘워크래프트 3’ 커스텀 콘텐츠는 어마무시한 양이다. 그래서 몇몇 개발자를 직접 고용하기도 하며 여러 깊이 있는 의견을 묻고 월드 에디터를 다듬었다.
● 줌인/아웃 범위를 확장하여 화면을 더욱 넓게 조망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시야 조정은 계속해서 손보고 있으나 이 때문에 전체적인 플레이 경험을 해치지 않도록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이러한 피드백에 언제나 감사하고 있으며 개발 과정에 반영토록 하겠다.
● ‘워크래프트 3’를 ‘리포지드’로 업그레이드하지 않더라도 함께 플레이할 수 있나
: ‘워크래프트 3’를 업그레이드하지 않는다면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리포지드’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 그럼에도 꼭 기존 유저가 ‘리포지드’로 업그레이드해야 할 이유를 일러준다면
: 당연히 첫째는 비주얼 향상. 그리고 둘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정합성을 고려하며 크고 작은 변화를 준 캠페인. 셋째로 전황이 더 잘 파악되도록 전체적인 정돈된 UI.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