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좁은 곳에 가두지 마세요." 애리조나 김병현(24)이 카메라를 기피한 이유가 "폐쇄공포증"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병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롯데 스프링캠프지인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개인훈련을 하던 중 "카메라를 들이대면 내가 거기 갇히는 느낌이 들어 잠시라도 참을 수 없다.
나에게는 "폐쇄공포증"이 있다"고 고백했다.
2001년 월드시리즈 이후 단 한차례도 방송에 출연하지 않고, 공개 노출을 극히 꺼리던 이유가 마침내 밝혀진 것이다.
김병현은 "내가 좁은 공간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면 미칠 것 같다.
카메라 렌즈를 보면 그 생각이 떠올라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카메라 렌즈 속에 갇힌 자신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극도의 심리적 불안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김병현이 카메라를 멀리한 역사는 짧지 않다.
아버지 김연수씨는 "(김)병현이가 사진 찍는 것을 워낙 싫어해 우리 집에는 가족사진이 한장도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스타가 된 이후에도 이같은 증상은 이어졌다.
김병현은 카메라만 보면 고개를 돌리거나 모자를 푹 눌러 쓰는 등 이상하리만치 카메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사진기자들의 "기피대상 1호"로 꼽혀왔다.
김병현에게 "도망자"라는 별명을 붙게 한 대표적 사건인 2001년 모교 광주일고 방문 당시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의문이 쉽게 풀린다.
갑자기 터진 플래시를 피해 달아난 이유도 "기자"가 아니라 "카메라" 때문이었던 것. 당시 일부에서는 "대인 기피증에 걸린 김병현"이라고 비난했지만 실제로는 "카메라 기피증" "폐쇄공포증"이 더 정확한 표현인 셈이다.
그러나 김병현의 이런 증상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과 전문의는 "김병현이 말한 정도는 "증"이라는 병명을 달 수 없을 만큼 가벼운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피오리아(미국)〓김우석 특파원 kwooseok@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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