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삼국지 14, 그 시절 ‘땅따먹기’ 재미로 회귀하겠다
시대를 풍미한 군웅 할거와 호걸들이 펼치는 진검 승부, 그리고 멘사 회원도 울고 갈 모사간 두뇌 대결까지. 중국 4대 기서로 꼽히는 삼국지 연의는 세월을 넘어 오늘날에도 범아시아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뭇 게이머에게는 코에이 명작 시리즈 ‘삼국지’로 더욱 친숙하다.
지난 5월 크리에이티브 어셈블리 ‘토탈 워: 삼국’의 등장은 그간 삼국지 IP에 있어 독보적인 개발사이던 코에이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토탈 워: 삼국’은 전성기 시절 ‘삼국지’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는데, 많은 부분에서 완성도가 높지만 또 어떤 점에선 코에이가 오랫동안 쌓아온 감성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에이는 왕좌를 지키고자 오는 2020년 초, 시리즈 최신작 ‘삼국지 14’를 선보인다. 본작은 원점 회귀를 목표로 고전 ‘삼국지’와 같은 땅따먹기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 우선 거대한 중원을 수많은 헥사 타일로 나누고, 그 하나하나를 선과 면으로 제압하는 세력이 일대의 군사와 내정을 장악하여 천하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과연 근 몇 년간 침체를 겪은 ‘삼국지’ 시리즈가 원점 회귀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삼국지 14’는 디지털터치가 오는 2020년 1월 16일 한국어화 정식 발매할 예정이다. 다음은 코에이 테크모 에치고야 카즈히로 프로듀서와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9편과 11편을 참고했다는데, 역시 시리즈 최고작이란 평가 때문인가
: 9편과 11편이 게이머 여러분에게 높이 평가 받는 것은 잘 안다. 물론 그러한 이유도 있지만 ‘삼국지 14’ 개발팀 자체가 9편과 11편에 관여한 이들이 많다는 배경이 크게 작용했다. 팀원 중에는 7편부터 시리즈를 개발해온 베테랑도 있다.
● 준비된 시나리오 볼륨은 어느 정도이며 몇 개의 세력이 등장하는가
: 시나리오는 총 7개다. 등장 세력의 경우 각 시나리오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답하기 어렵지만 평균 10개 이상은 되는 것 같다.
● 땅따먹기가 되면 영토와 인재가 부족한 약소 세력은 더욱 힘들어질 텐데
: 기본적으로는 그렇다. ‘삼국지 14’에서 약소 세력은 상당히 불리한 입장이다. 몇 가지 해법이 제시하자면, 첫째로 무장 대신 일정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할 수 있다. 둘째로 인접 세력과 우호를 돈독하게 유지하여 침략의 여지를 차단하고 위급할 시 도움을 받는 것이다. 셋째로 이간계를 적극 활용하여 두 호랑이가 서로 싸우는 형세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전반을 버텨내며 얼른 좋은 인재를 찾아내야 한다.
좋은 예로 삼국지 원전에서 유비가 처했던 상황을 떠올려 보라. 적벽대전 전까지 유비는 신야라는 작은 성에서 소수의 무장만 데리고 조조라는 거대 세력의 위협을 받았다. 관우, 장비 같은 인재가 있었음에도 결국은 패배하여 쫓기는 신세가 되기도 했고. ‘삼국지 14’에서 약소 세력으로 플레이하다 보면 그 정도로 불리한 상황도 연출된다. 시리즈의 마니아라면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골몰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까. 시나리오에 따라 정말 힘겨운 세력도 존재하므로 매우 하드코어한 플레이도 가능할 것이다.
● 얘기를 들어보니 이번에도 AI가 조종하는 유비는 가망이 없을 듯하다
: 아… 거의 대부분 망하더라(웃음). 그래서 게임을 하다 보면 실제 역사에서 유리가 잘도 살아남았구나 생각하게 된다. 시나리오 개시 직후 하후돈이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오면 ‘아 이거 안되겠네’ 싶어지고. 방어 시설을 마구 지으며 필사적으로 제갈량을 찾게 된다.
● 바꿔 말하면 소수의 최상급 무장보다 다수의 중하급 무장이 유리해지는 건가
: 양이 중요해진 것은 맞지만 여전히 그 안에서 질을 얼마나 키우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 가령 조조와 원소의 형세를 보라. 원소는 휘하 무장이 매우 많고 그만큼 강력한 군웅이지만 조조를 당해내지 못했다. 조조 또한 무장이 적잖은 데다 질적으로 훨씬 앞섰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조조와 여포를 보자. 여포는 자신을 포함하여 장료와 같은 호걸을 보유했지만 양이 적어 조조에게 압살당하고 말았다. 여포 자신이 한쪽을 막아낼 순 있어도 모든 파상 공세를 감당할 순 없으니까. 간단히 정리하면 지킬 때는 양, 공격할 때는 질이 중요하겠다.
● 부족한 인재를 채워 넣는 한 가지 방법을 신무장 생성이 있는데
: ‘삼국지 14’에도 신무장 생성이 들어간다. 신무장과 관련된 전반적인 기능은 기존 시리즈와 비슷한 편이다.
● 이제껏 공개된 정보 가운데 일기토나 설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 일기토는 구현되어 있다. 다만 현 시스템상 뭔가 직접 조작할 것은 없고 진행 페이즈에서 보기만 하는 식이다. 그리고 설전은 빠졌다. 일기토와 달리 설전을 보기만 하는 건 지루하기 때문이다. 본작에서 모사의 역할은 작전 수립과 계략에 집중되어 있다.
● 한국에도 ‘삼국지 14’ 정식 발매를 기다리는 삼국지 연의 팬이 많다
: 실제로 ‘삼국지’ 시리즈에게 있어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일본과 한국의 동시 발매를 추진하는 것도 그래서다. 개인적으로 한국 게이머 여러분이 굉장히 어려운 약소 세력으로 플레이하고 그 영상을 올려준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웃음).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