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작지만 아주 큰 변화를 봤다, '드래곤 퀘스트 1&2 HD-2D 리메이크' 시연
이번 시연은 약 한 시간 반 분량으로 진행되었으며, 드래곤 퀘스트 1의 일부분과 드래곤 퀘스트 2의 일부 구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진행됐다. 플레이 구조 상 드래곤 퀘스트 1보다는 드래곤 퀘스트 2의 시연 구간이 긴 편이었으며, 게임 플레이 전반과 대략적인 흐름을 알 수 있도록 구성됐다.
우선, 본격적인 시연에 앞서 드래곤 퀘스트 1과 2는 모바일 판으로만 플레이를 했기에 과거 원작 기준으로는 설명이 어렵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애초에 두 타이틀이 나보다 나이가 많기도 하고) 모바일 한국어화가 된 이후에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원작을 기준으로 하는 정확한 설명은 불가능하다. 특히, 드래곤 퀘스트 2의 경우 모바일판은 밸런스 조정이 된 것으로 알고 있으므로 기사에서 말하는 어려움 체감 관련은 모바일판 기준이 된다.
해당 타이틀은 두 개의 게임을 하나로 묶은 타이틀이기 때문에, 구동 시에 어떤 작품을 플레이할 것인지를 먼저 정하게 된다. 타이틀 이미지에서는 두 타이틀이 이미지가 함께 표시되지만, 게임 플레이 직전에는 어떤 게임을 플레이 할 것인지에 따라서 일러스트가 갈리는 것을 볼 수 있다.
● 드래곤 퀘스트 1 HD-2D 리메이크 - 작지만 새로움을 더하는 변화들
드래곤 퀘스트 1 HD-2D 리메이크의 시연은 가라이 마을의 이벤트에서 시작한다. 악덕 상인이 열쇠에 100만 골드, 할인해서 80만 골드를 부르는 바로 그 이벤트 장면이다. 이후 악덕 상인은 남쪽에 있는 도로변 여관으로 향하게 되며, 용사는 이를 쫓아서 남쪽 여관으로 향한다.
이후에는 필드를 나가 이동하면서 랜덤 인카운터로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1대 다수의 플레이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몬스터가 다수이며 플레이어는 오직 혼자다. 이후 시리즈부터는 다수 캐릭터가 한 파티로 구성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측면에서의 전투를 보여주고 있다.
조금은 번잡하고 타이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번에는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무기로 채찍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드래곤 퀘스트 1 HD-2D 리메이크에서 추가된 채찍은 여전히 그룹 공격 무기로 설정되어 있으며, 원작 대비 원활한 플레이를 보장한다. 개별 격파를 해야만 했던 원작과는 다른 형태의 전투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원작에 없던 특기의 존재도 유용하게 다가온다. 드래곤 퀘스트 1이 공격 / 주문 / 도망 / 도구였다면, 드래곤 퀘스트 1 HD-2D 리메이크에서는 특기가 추가되어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더 증가했다. 그룹 공격이 가능한 채찍도 있기 때문에 따라서 전체적인 난이도 자체는 생각보다 편안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한다. (시연 빌드에 채찍이 없었으면 아마 힘들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전투 자체는 이전에 발매되었던 드래곤 퀘스트 3 HD-2D 리메이크의 형태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즉, 처음에는 캐릭터의 뒷모습이 보이지만, 본격적인 전투에서는 약간 1인칭으로 변하는 것처럼 다가오는 형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적의 숫자가 주인공 1명 기준으로 마련되어 있어 그리 많지 않은 편이기에 시인성이 나쁘지는 않다는 점이다. 많아야 3마리 정도가 나오는 전투이기 때문에 이전 HD-2D 리메이크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후 시연의 분량은 도로변 여관에서 상인을 만나 열쇠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듣고 이후 열쇠를 가져간 쫓아 바위산 동굴에 들어간다. 칸다타와의 전투를 진행한 다음, 칸다타의 부하를 구하기 위해서 요술사와 전투를 하는 지점에서 종료된다. 그리 길지 않은 구간이기 때문에 설명할 것인 많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관련해서 일부 편의성 기능들이나 특기를 습득하는 두루마리 그리고 이야기의 변화 등은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지점이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다음 목표가 마커로 표시되고 전체 지도를 보기 편해졌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물론, 이전에 발매된 바 있는 드래곤 퀘스트 3 HD-2D 리메이크의 것과 동일한 기능과 UI를 가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원작 기준으로 봤을 때에는 한결 편리해진 것이 분명하기는 하다.
새로운 요소인 두루마리의 경우 칸다타와의 전투 이후에 습득할 수 있는 상태다. 해당 기능은 전투 시에 사용할 수 있는 특기는 물론이고 필드 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연에서는 ‘도적의 코’라는 특기를 탐색 도중 얻을 수 있도록 동선이 유되됨을 알 수 있다.
보물상자에서 습득한 두루마리를 사용하면 해당 플로어(던전)에서 남아있는 보물상자의 수가 몇 개인지를 표시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일부 편의적인 요소들을 더하면서 드래곤 퀘스트 1 HD-2D 리메이크는 고전적인 플레이 양상과 밸런스를 현재에도 불편하지 않은 수준에서 완성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횃불이 필요 없어지는 등 현재 기준으로는 불편할 요소들이 삭제됨을 확인했다. 그리고 요술사까지 진행을 하면서 주요 대사들을 더빙을 했다는 점도 포인트다. 대사의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재작업된 OST와 함께 사운드 측면에서도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또한, 드래곤 퀘스트 1에서 칸다타가 나온다는 점에서 이야기가 약간 변화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어쩌면 이 지점이 가장 큰 변화가 될 수도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가라이 마을에서 갈 수 있는 바위산 동굴이 진행에 영향이 없었던 장소이기도 하다는 점을 떠올려보자. 이를 생각하면 본편에서는 이야기 측면에서 더 세부적인 변화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연에서 요술사와의 전투로만 플레이를 한정하고 이후 이벤트를 보지 못하도록 한 것을 생각하면, 메인 스토리 구조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시스템 자체는 드래곤 퀘스트 3 HD-2D 리메이크의 연장선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공개된 것 만으로도 흐릿했던 기억을 다시금 되짚어보는 과정을 거친 것은 분명하다. 당장 작업을 하면서도 ‘이런 것이 내가 했던 드퀘 1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고 되짚어 보면서 느껴진 충격이 있다. 이러한 것을 생각하면 원작의 짧은 분량을 극복하고 조금 더 진득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마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드래곤 퀘스트 2 HD-2D 리메이크 - 변화 그리고 치밀해야 하는 전투 전반
드래곤 퀘스트 1 HD-2D 리메이크의 시연 이후 진행된 ‘드래곤 퀘스트 2 HD-2D 리메이크’의 시연은 ‘대등대’를 공략하는 구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려졌다. 파티의 레벨은 22였으며, 레벨업까지는 경험치가 꽤 많이 남은 시점에서 플레이가 시작된다. 일단 다른 장소도 갈 수 있기는 했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고 어차피 기사에는 담지 못하기 때문에 오직 대등대 관련 사항만을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드래곤 퀘스트 2 HD-2D 리메이크는 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 공개되었던 것처럼, 3인 파티가 아니라 사말토리아 왕녀까지 포함되어 4인 파티로 변경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서 수반되는 전투 난이도 측면의 변화는 후술하고자 한다. 그리고 전작 HD-2D 리메이크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이벤트의 추가 그리고 스토리의 추가 등이 큰 차이점으로 자리한다.
이 기준에서 보자면 대등대는 꽤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우선 원작과 다르게 별의 문장을 찾기 위해서 대등대에 도착하자 마자 노인을 만나게 되며, 문장의 파수꾼이라는 말을 남기면서 플레이어에게 다른 문장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지 등 이것저것 질문을 던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존에는 등반 도중 만나게 되던 노인이 사건의 중심으로 자리한다. 등반을 하면서도 플레이어보다 먼저 도착을 하는 등 여러모로 수상한 냄새를 풍긴다.
이후 플레이어는 대등대를 올라서 기존과 마찬가지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하는 식으로 대등대를 탐험한다. 여기서도 비주얼적으로 변경이 되어 있는데, 대등대의 복잡한 구조가 다소 답답한 타일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면, 드래곤 퀘스트 2 HD-2D 리메이크에서는 개방된 구조로 전환됐다. 즉, 화면에 막혀있는 타이틀이 더 많이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햇빛이 명확하게 들어오고 너머가 표시되는 식이다.
다만, 길은 여전히 복잡하다. 그나마 지도가 잘 표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전 기억을 되짚어 가면서 구간을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낙하가 되는 구간도 존재하고 있다. 조금 악질적일 수도 있는 지점이다. 내려온 계단 옆으로 지나가야 하는 길이지만, 타일 1칸이라서 처음 진입할 때 입력을 실수하면 바로 다시 등반해야 하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파티원의 수가 증가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전투가 꽤 어렵게 느껴지는 편이다. 이게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다. 전반적으로 작전이나 커맨드를 생각해서 전략을 짜야 하는 수준으로 느껴졌다. 시연 빌드 기준이라서 레벨링이 덜 되어 있을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버프와 디버프를 주는 마법을 활용할 것 + 그룹 공격 특기나 전체 공격 주문을 활용하는 것에 맞춰서 수치가 구성되어 있는 편이다.
결국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예상하지 못하게 급사를 하거나 등반 중에 MP가 말라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MP를 아끼기 위해서 일반 공격으로 몬스터를 제압하려 하다가는 몬스터가 날리는 공격을 맞고 전멸에 가까운 상태에 돌입하게 되기도 한다. 결국 빠르고 안전하게 피해를 받지 않고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특기와 주문들을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 공격을 직접 내리는 것보다 요령껏 싸우는 작전이 안전할 때가 많다.
이는 MP를 회복할 수 있는 수단이 하나가 더 추가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말토리아 공주의 특기 중 하나인 ‘마력의 바람’은 턴당 아군 전체의 MP를 조금씩 회복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즉, MP는 이것으로 어느 정도 보충을 하면서 효율이 좋은 주문과 특기 그리고 일반 공격을 조합하면서 전투를 하라는 의미에 가깝다. 가끔 사말토리아 왕녀가 농땡이를 피는 것을 제외하면 이것이 가장 준수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네코로맨서가 보여주는 행동은 조금 충격적이다. 일단 한 턴에 2회 공격을 하고 + 사용 주문은 메라미 / 자키 (1체 확률 즉사) / 자라키 (전체 대상 확률 즉사)다. 그러니까 재수가 없다면 전체 확률 즉사를 2회 사용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처음 조우했을 때에는 세 번째 턴에 자라키가 2회 터졌고 뭘 준비할 새도 없이 파티 절반이 사망하고 다음 턴에 전멸하는 끔찍한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게다가 그렘린 4마리가 수면을 걸어대니… 실제로 당하면 뇌정지가 오는 수준이다.
지속적으로 언급했던 치밀하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원활하게 풀리는 전투는 이런 것들이다. 별의 문장 보스전을 기준으로 하면, 문부르크 공주가 가지고 있는 디버프 방지 특기 (1체 한정)를 주요 캐릭터에게 걸 것 + 사말토리아 왕자는 네코로맨서에게 마호톤을 걸어서 주문 시전을 봉인할 것 + 사말토리아 왕녀는 마나가 마르는 것을 특기 ‘마력의 바람’을 리필하면서 방지 + 로레시아 왕자는 딜링과 탱킹을 담당하는 식으로 굴려가야 한다.
이 구조가 가능함을 알게되는 순간 보스전의 해법이 다가오고, 전반적으로 원활하게 클리어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전투 시간은 레벨 22 기준으로 약 10분 정도다. 생각보다 타이트한 전략을 요구하는 데다가 삐끗하면 (마호톤이 실패하고 한 턴에 자라키 2방을 제대로 맞는다면?) 터져나가는 것이 아군의 파티임을 다시금 증명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드래곤 퀘스트 2 HD-2D 리메이크의 모든 전투가 이렇게 타이트한 플레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보스전에서는 적의 패턴을 분석하고 도전하도록 설계되어 있음은 분명하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해당 전투 돌입 시의 상태로 재도전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데에 있다. 이를 통해서 어느 정도 전략을 세우고 보완하는 플레이가 가능해지지 않을까 한다.
이렇게 고된 전투 끝에 획득한 별의 문장은 이전에 공개되었던 다른 문장들처럼 별도의 효과를 가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해당 문장은 지니기만 해도 효과가 나오며, 방어 시에 MP를 소량으로 회복하는 효과다. 별의 문장을 획득함과 동시에 준비된 시연은 마무리되며,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제품판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나 전투 시스템 일부 그리고 기대 이상의 변화를 보여주는 ‘드래곤 퀘스트 1&2 HD-2D 리메이크’는 현재 개발 중인 상태이며, 오는 10월 30일로 발매일을 확정한 바 있다. 발매 예정 플랫폼은 PC / PS5 / Xbox Series X|S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 1과 2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