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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연출, 그러나 ‘끌림’이 아쉽다 – 테르비스 CBT 체험
조회수 9296 | 루리웹 |
입력 2025.06.18 (2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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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젠에서 준비 중인 신작 수집형 RPG '테르비스'가 최근 CBT를 진행했다. 지스타 2023 시연 빌드 이후 오랜만에 다시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는데, 연출, 전투 시스템 등 많은 부분에서 개선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은 PC와 모바일로 모두 즐길 수 있으며, 이번 체험은 PC 버전으로 진행했다.
‘테르비스’는 캐릭터 수집 및 육성이 핵심인 수집형 RPG다. 모종의 이유로 지구에서 이세계 ‘테르비스’로 소환된 주인공이 현실로 귀환하기 위해 이세계를 구원하는 여정을 그린다. 평범했던 주인공은 조력자 '베스페르'의 도움 아래 '구현력'이라는 특별한 힘을 각성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게 된다.
전투는 액티브 타임 배틀 형태에 가깝게 꾸며져 있으며, 자동으로 싸우는 캐릭터들에게 스킬 사용 타이밍을 지시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5명의 캐릭터로 파티를 구성해 싸우게 되며, 각 캐릭터는 고유 스킬과 속성, 전투 위치, 직군을 갖고 있어서 조합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전투의 핵심이다.
속성은 불, 바람, 땅, 물, 초속성 등 5종류이며, 초속성은 구현자만이 지닐 수 있는 상위 속성으로 모든 속성에 상성 우위를 가진다. 전열/중열/후열의 배치에 따라 진형 버프가 적용되며, 탱커, 딜러, 힐러, 서포터 등 4가지 '직군'은 각기 다른 전투 운영을 요구한다.
속성, 진형, 직군은 강화가 가능하며, 해당 요소를 가진 캐릭터 전체를 강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단순히 강한 캐릭터만 모으기보다 배치와 역할, 상성을 조합해 시너지를 끌어내는 구성이 중요하다.
또 PVE 한정으로 ‘특수 관계 스킬’이 존재하며, 천적 관계나 우호 관계에 따라 스탯이 변화하거나 버프/디버프가 적용된다. 스킬 연계로 체인이 발동되기도 해, 전략의 깊이를 더한다.
캐릭터는 ‘진급’를 통해 캐릭터 등급을 올리고, 상위 스킬과 '아티팩트'를 해금하는 것이 핵심이다. 등급은 R, R+, SR, SR+, SSR, SSR+, UR, UR+, LR, LR+, MR로 총 11단계로 나뉘며, 진급에는 ‘메테리움’이라는 재화가 필요하다. +등급은 속성이 같은 동료의 메테리움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외에는 해당 캐릭터 고유 메테리움만 사용할 수 있다. 메테리움은 중복 캐릭터 획득 시 얻을 수 있다.
SSR 등급으로 진급하면 궁극기라고 할 수 있는 '스페셜 스킬'이 개방되며, UR 등급으로 진급하면 강력한 조건부 패시브 스킬인 '오토 스킬'이 개방된다. LR 등급으로 진급하면 새로운 일러스트가 개방되고 '마력각인 코어'를 장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MR 등급을 달성하면 전용 장비라고 할 수 있는 '아티팩트'가 개방된다.
캐릭터는 뽑기 시스템인 ‘캐릭터 소환’을 통해 획득한다. 최고 등급인 SSR 캐릭터의 기본 획득 확률은 약 3%이며, 첫 10연차에서는 SSR 1명을 보장하고 무한 리롤이 가능하다.
테르비스의 주요 콘텐츠는 스토리 모드, 재화 던전(금서관, 지하 유적 등), 그리고 ‘제전’으로 불리는 PvP 콘텐츠다. 소소한 재미 콘텐츠로는 ‘로비 커스터마이징’이 있는데, 배경/캐릭터/스티커를 배치해 나만의 홈 화면을 꾸밀 수 있다. 단순하지만 자기 만족감을 높여주는 시스템으로, 유저 성향에 따라 은근히 오래 붙잡게 되는 요소다.
테르비스는 연출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프롤로그부터 삽입된 오프닝 애니메이션과 주제곡, 캐릭터별 필살기 연출, 그리고 2D 캐릭터와 3D 배경의 조화는 전체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하지만 수집형 RPG에서 중요한 ‘캐릭터와 플레이어 간 유대감’은 부족하다. 인연 스토리는 존재하지만 대부분 캐릭터의 과거사 설명에 머무르며, 상호작용이나 애정을 쌓을 수 있는 구조는 제한적이다. 정해진 일부 캐릭터만 볼 수 있기도 하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찾아가는 재미가 줄어들 수 있고, 특히 애정 플레이를 중시하는 유저에게는 큰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CBT 기준으로 본 ‘테르비스’는 수집형 RPG의 기본기를 잘 갖춘 작품이다. 전투, 육성, 연출 등 시스템적 완성도는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그 위에 얹을 수 있는 감성적 요소, 세계관과 캐릭터 묘사, 특히 유대감 설계가 부족하다. 개인적으로 '끌림'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야할까. 앞으로 ’테르비스’다운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수많은 수집형 게임 속 하나로 묻히게 될 수도 있다.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