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FF XVI 가 최고의 액션을 만들기까지, '스즈키 료타' 인터뷰
G-CON 에서 강연중인 스퀘어에닉스 스즈키 료타 디렉터
■ Q&A
● 전통 RPG로 유명한 시리즈에서 강력한 액션의 비중을 높이는 결정을 하는데 상당히 고심의 과정이 있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훌륭한 액션 RPG 가 되었는데 그 결정에서 개발진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하다.
스즈키 료타 : ‘파이널 판타지’ 는 전통이 긴 시리즈인 만큼 지금까지 쭉 게임을 플레이한 팬들이 굉장히 많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리즈가 1,2.3편은 패미컴, 6까진 슈퍼패미컴, 7부터 3D를 도입했고 11이나 14는 온라인 게임이다. 그만큼 각각의 타이틀이 굉장히 다른 점이 많고 팬들도 저마다 취향과 좋아하는 부분이 다르다.
이런 JRPG의 팬들에게, 전통적인 RPG였던 작품을 어떻게 액션으로서 새로이 접근시키느냐 하는 고민이 많았다. 그리고 반대로 쭉 액션 게임을 플레이해왔고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이 게임을 어떻게 어필하느냐고 고민했고. 이 양쪽의 취향에 어필하는 밸런스를 맞추는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넘버링 작품도 굉장히 많고,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파이널 판타지는 이런거야, 이런게 있어야 파이널 판타지야 하는 이런 인식의 차이가 굉장히 다양하다. 그런 모든 사람들에게 액션 중심의 ‘파이널 판타지’ 를 어떻게 어필하느냐, 받아들여지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고심이 많았다. 이는 저 뿐만 아니라 타카이 디렉터, 요시다 프로듀서를 아우르는 공통의 고민이었고 같이 많은 논의를 나누었었다.
FINAL FANTASY XVI ⓒ 2023 SQUARE ENIX CO, LTD. All Right Reserved
스즈키 료타 : 앞서 말했듯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꾸준히 구입해 플레이하고 관심을 가지는, 시리즈의 처음부터 시작해 이제는 연령대가 시리즈와 함께 상승한 고정 팬층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파이널 판타지’ 는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게이머들, 저연령대의 게이머들은 요즘은 전통적인 JRPG 보다 FPS 나 ‘스플래툰’ 같은 액션, 슈터를 더 많이 한다. 그런 게이머들도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아직 해본적은 없는 게임을 구입해서 플레이하게 만들려면 이제는 턴제 RPG로는 힘들겠구나 하고 생각한게 첫번째 동기였다.
요즘 젊은 세대가 바로바로 매일매일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은 액션, 슈팅인데 그런 게이머들에게 턴제 RPG처럼 공격한다, 방어한다라는 선택지가 있고 내가 그 선택지를 고를 동안 적이 기다려주는 그런 게임들이 위화감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과감히 액션으로 방향성을 바꾸는게 좀더 많은 게이머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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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료타 : 본래 ‘파이널 판타지’ 넘버링 시리즈를 만들 때 크게 규제되는건 없다. 최고의 그래픽, 최고의 스토리 같은 기준이 있을 뿐이고, 거기에 초코보 같은 전통 요소가 더해지지만 제작에 있어 제약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 단지 그 시대에 맞는, 그 상황에 맞는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게 명제이며 그게 이 시대에는 최고의 액션 게임, 액션 RPG라면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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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료타 : 우선 소환수 배틀은 각자 컨셉이 확실히 있었다. 가루다와 이프리트는 레슬링. 피닉스와 바하무트는 슈팅 게임 같은 식이었다. 발표에서도 공유할 이야기지만, 전체적인 테마 자체를 배틀 하나에 하나의 컨셉이라는 1대1 대응으로 잡았다. 레슬링이 테마인 가루다와 이프리트는 지상에서 서로 던지고 묵직한 공방을 주고 받고, 피닉스와 바하무트는 둘다 비행이 가능하니 3D 슈팅, 탄막 슈팅의 느낌을 냈다.
그러다가 어느 한쪽이 같은 소환수라면 컨셉을 아예 바꿔서 새로운 전투를 구성하는거다. 이프리트 상대로 타이탄이 나오면 타이탄 그 자체가 배틀필드가 되며, 그럼 그 위에 있는 이프리트는 어떻게 대처해야할 것인가? 이런식으로 전투를 구성하다보니 당연히 모두 전용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고 각각이 특별한 플레이가 되었다.
물론 그런 노력을 들일 수 있었던 것은 게임 자체를 소환수 배틀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만든 이상, 소환수 배틀은 모든 노력을 총투입해 만들자, 그런 생각을 다같이 가지고 있었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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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료타 : 처음 게임을 만들고 있을 때에는 흔한 방식대로 이지 노말 하드 같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난이도를 조정해서 개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파이널 판타지’ 를 해왔지만 액션은 많이 플레이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에 대한 배려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게임은 익숙함의 차이가 크지 않나. 근데 그저 이런식으로만 난이도를 조절하면, 그동안 오랫동안 ‘파이널 판타지’ 를 해왔던 사람들이 선뜻 이지 난이도를 고르겠냐 하는 생각이었다(웃음).
● 그렇다. 게이머는 역시 자존심이 있지 않은가.
스즈키 료타 : 말씀하신대로 게이머의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누구나 노말을 선택할거라 생각했고, 그렇다면 노말의 난이도를 낮추면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또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물론 공격력을 조정하고, 적의 각종 파라미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긴 하지만 액션은 그저 파라미터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액션에 들어가는 많은 요소들, 순간적으로 피하고, 공격하고, 이런 부분에 대한 서포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서포트를 또 게임 시스템 내에서 일방적으로 지원하는게 아니라 아이템으로 만듦으로서, 각각의 플레이어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서포트 아이템을 골라 착용하고, 원하는 것만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이것저것 뺐다 끼웠다 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직접 골라 장착하고, 필요없는건 빼는 식으로 자신에게 가장 재미있는 플레이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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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료타 : 처음에는 저도 그런 인식이 생기는 것에 좀 저항이 있었다. ‘드래곤즈 도그마’ 를 만들었을 때 분명 다른 액션 게임을 만들었는데도 ‘이건 데빌 메이 크라이 같은데?’ 같은 반응을 많이 봤고, 사실 제가 그렇게 맞춰 만든 것도 아니고 의식한 부분도 아니었는데 그런 인식이 생기다보니 저항감이 들었었다.
하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 도 ‘드래곤즈 도그마’ 도 제가 전투를 디자인한건 사실이고, ‘데빌 메이 크라이’ 의 전투를 만들 때 나의 입장에서 재밌는 것, 멋있는 것, 좋은 것을 추구하고 만들다보니 자연스럽게 어떤 형태를 취하게 된게 바로 ‘데빌 메이 크라이’ 였다. 즉, 의식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다보면 자연스럽게 닮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의 스타일로서.
하지만 앞으로도 액션게임을 만들어나가고 싶은데, 축이 되는, 중심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 스타일인 만큼 바뀌지 않을 것 같지만 그 외에 부분, 어떤 플레이 방법, 시스템, 어떤 방식을 할지 같은 세부적인 사항에서 새로움을 계속 추구하고 싶다. 새로운 것을 넣어 계속해서 다른걸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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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료타 : 우선은 ‘파이널 판타지 XVI’ 를 재미있게 플레이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한국분들의 플레이 동향을 전해받아 직접 보고있기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DLC 도 예정되어 있고, 앞으로 업데이트가 있을 때 기존의 부분들도 개선하여 업데이트해나갈 예정이다 기대주시는 만큼, 게임의 곳곳을 다시 플레이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더 많은 분들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PC 버전 개발도 열심히 진행하고 있으니, PC 버전은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길 바란다. 많은 감사를 드린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