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신작 ‘로드나인’이 꿈꾸는, 비정상의 정상화란
소싯적 PC 온라인부터 오늘날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게임의 라이브 서비스란 콘텐츠 완성도 이상으로 얼마나 원숙한 운영을 펼치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나아가 퍼블리셔마다 각기 다른 운영 방침 및 전략이 차츰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여 앞으로의 판촉과 모객에 적잖이 영향을 미친다. 믿고 즐기는…과 믿고 거르는…이 한 끗 차이듯 평소 어떤 퍼블리셔로 인식되느냐가 대규모 마케팅을 무색케 하기도, 혹은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할 수도 있을 터다.
그렇다면 스마일게이트는 어떨까. ‘크로스파이어’, ‘에픽세븐’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 시즌 3를 발표하여 주목받은 ‘로스트아크’가 떠오른다. 금강선 前 디렉터로 대표되는 특유의 유저친화적 운영은 확실히 뭇 유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래서일까. 스마일게이트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MMORPG ‘로드나인’ 역시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자못 강렬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수동 조작의 손맛을 강조한 액션과 소위 착한 BM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과연 ‘로드나인’이 스마일게이트의 호언처럼 고착화된 K-MMO 지형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을지. 게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앞서 발행한 신작 발표회 취재(링크)로 갈음하고, 여기서는 엔엑스쓰리게임즈 김효재 PD,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한재영 이사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하여 소개하는 바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한재영 이사, 엔엑스쓰리게임즈 김효재 PD
● 이처럼 대형 MMORPG서 유니티 엔진을 채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김효재 PD(이하 김): 그 질문을 많이 받았다. 사실 난 게임의 높은 퀄리티를 구현하는 데 엔진이 좌우하는 바가 그렇게 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발사로서 더 잘할 수 있는 것에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생각해달라. 유니티 엔진이 지닌 장점을 극대화함은 물론 3D 스캔 등을 활용하여 최상의 퀄리티를 내고자 노력했다. 엔진과 별개로 우리의 노하우가 투입되기도 한 만큼 결과물을 봐주시면 좋겠다.
● PC, 모바일 멀티 플랫폼을 지원한다. 모바일로 플레이할 때 어려움은 없을까
김: PC와 모바일이 같은 서버서 플레이하는 구조라 시스템 및 콘텐츠는 모두 동일하다. 다만 아무래도 사양이 여유로운 PC와 달리 모바일의 경우 LOD(Level of Detail)처럼 멀리 있는 오브젝트가 좀 흐리게 보여지는 등 최적화 기술이 적용된다. UI 역시 그냥 크기만 줄이면 모바일에서 보기 힘들기 때문에 각 플랫폼에 최적환 버전을 따로 준비했다.
● 소위 한국형 MMO와 차별화로 액션을 강조했는데, 이게 피로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김: 차별화를 강조한 것은 맞지만 결국 어느 게임이든 반복적으로 파밍을 하는 구간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로드나인’ 역시 24시간 내내 눈으로 보고 손으로 한다기보다 자동 사냥이 필요한 구간은 그렇게 넘기고, 보스전처럼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콘텐츠서 직접 컨트롤하면 된다. 자동 사냥은 자동 사냥, 내 손으로 즐기는 액션은 액션으로 각각의 재미에 특화하고자 노력했으니 기대하셔도 좋겠다.
● 상당히 자유로운 PK가 가능한 듯하다. 지역 제한이나 그 외 페널티는 없는지
김: 이 부분도 개발 막바지까지 조정 중이라 완전히 결정된 건 아니지만 초반 지역은 당연히 PK 금지다. 후반 지역이나 다른 서버 유저와 만날 수 있는 특정 대륙서 PvP, RvR에 특화된 엔드 콘텐츠를 즐기게 될 거다.
● 어빌리티 조합으로 히든 클래스를 얻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밸런스가 어떻게 되나
김: 히든 클래스라고 무조건 강력하지 않다. 클래스간 밸런스는 말하자면 가위바위보에 가깝고, 특히 다대다 전투는 전위에서 싸우는 자와 뒤에서 지원하는 자 등 저마다 역할이 다르다. 여기에 클래스와 무기를 바꿀 수 있는 게 ‘로드나인’의 핵심이므로 꼭 A가 B를 이긴다는 식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어느 클래스든 상황에 따른 이점은 존재하다. 론칭 후로도 계속 어빌리티가 추가될 텐데 히든 클래스 달성치를 확인하며 밸런스를 맞춰갈 것이다.
● 무기 선택의 자유가 있다지만 육성, 강화에 들어가는 재화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 ‘로드나인’은 스왑을 통해 두 가지 무기를 자유롭게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다. 따라서 초보자의 경우 일단 무기 하나나 두 개 정도에 집중하길 추천한다. 다만 줄곧 활로 플레이하다 좋은 대검을 획득하면 이게 너무 아쉬울 수 있지 않나. 그때 성장치를 이전하는 어떤 합리적인 시스템도 검토 중이다. 다만 아직 모든 사양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여기서 전부 소개하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 아홉 가지 무기 마스터리 중 하나가 맨손이다. 무기 없이도 싸우는 데 충분한가
김: 보통 상대가 쓰는 스킬처럼 화면에 보여지는 정보를 기반으로 어느 정도 강하겠다 추측하기 마련이다. 근데 맨손은 그 정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맨손으로 적에게 상태이상을 걸거나 아군에게 이로운 효과를 주는 변칙 플레이가 가능한 셈이다. 일대일이라면 딱히 중요치 않겠지만 다대다 상황에서 몇 명은 맨손을 섞었을 때 유리한 점이 있을 거다.
● 엔드 콘텐츠로 보여지는 대규모 전투는 반드시 어딘가 길드에 속해야 즐길 수 있나
김: 두 가지 방향을 모두 준비 중이다. 특정 기득권만 엔드 콘텐츠를 독식하는 게임은 바라지 않는다. 물론 최상위권간 싸움도 재미있어야 하지만 중립을 표방하는 무소과금 유저도 충분히 전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거기다 ‘로드나인’은 기득권과 그 외 유저 사이에 싸움이 성립되지 못할 정도로 격차가 나기 힘든 구조다. 뭇 유저가 한데 어우러져 즐기길 의도한 부분으로 봐달라.
● 다른 게임서 유저 개인간 거래를 막는 명분이 어뷰징 문제인데, 해결책이 있는 건가
김: 물론 개인간 거래를 허용했을 때 부작용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개인간 거래가 막혀서 피해를 보는 것도 일반 유저들 아닌가. 어차피 소위 작업장은 개인간 거래가 아니라도 어떻게든 어뷰징을 하기 때문에 무조건 틀어막는 건 우리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 그보다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자유로운 경제를 존중하는 가운데 작업장 근절은 운영 측면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 거래소 역시 존재한다. 거래소를 이용할 때 세율은 어느 정도로 책정되는지
김: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기존 게임들과 다른 방향성을 취하면서 거래소 세율을 높이는 건 옳지 못하다. 유저 여러분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치로 협의 중이다.
● 교감 시스템이 컬렉션처럼 보인다. 개별 항목이 아니라 효과가 누적되는 방식인데
김: 교감 시스템 역시 서비스 조직과 협의 중인 부분이다. 다만 우리의 모토가 ‘비정상의 정상화’인 만큼 합리적인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한국 게임들이 시스템 이름만 들어도 세부적인 내용을 예상 가능할 만큼 비슷한 흐름으로 가지 않나. 그런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다방면으로 시도한 것 가운데 하나라 생각해달라.
● 아바타 뽑기에 픽업을 지원한다. 보통 수집형 RPG서 채택하는 시스템이지 않나
김: 일정한 로테이션으로 아바타 픽업을 지원하려 한다. 무엇이 유저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방식일지 한참 고민하고 있으며 완전히 정해진 건 아니다.
● 뽑기 BM은 아바타 뿐이라고 호언했다. 인게임서 펫과 탈것을 어떻게 얻는지 궁금하다
김: 인게임서 다양한 방식으로 획득 가능하다. 가령 펫은 호문 던전이라는 곳이 있어서 관련 재료를 수급하는 식이다. 탈것의 경우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더 화려하고 멋진 외형은 필드 보스나 레이드 보상으로 넣었다. 물론 기득권이 아니라도 누구나 시간을 투자하면 얻을 수 있는 멋진 탈것도 준비했다. 호문은 성장시킬 때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다양한 옵션이 나온다. 그래서 다양한 호문을 얻고 성장시키는 게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 스마일게이트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MMORPG다. 어느 정도 성과를 기대하는지
한재영 이사(이하 한): 참 오랜만이기도 하고 내부적으로 굉장히 열심히 준비한 프로젝트다. 다만 이 업계에 쭉 몸담다 보니 수치적인 목표는 크게 의미가 있진 않더라. 결국 MMORPG는 뭇 유저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 장르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데 주안점을 두고 개발사와 오랫동안 협의해왔다. 사실 주위에서 BM이 너무 없는데 이걸로 영리 활동이 되겠느냐, 는 질문을 적잖이 받는다. 하지만 유저의 사랑을 받는다면 매출은 자연스레 따라온다. MMORPG로 한정하니까 BM이 별로 없는 거지, 게임이란 카테고리 전체로 보면 충분히 좋은 서비스를 이어갈 만한 수치라고 본다.
● 스마일게이트와 MMORPG라면 역시 ‘로스트아크’가 겹쳐 보일 수밖에 없는데
한: 감사하게도 자사가 서비스하는 ‘로스트아크’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에픽세븐’처럼 다른 장르도 함께 다루기에 MMORPG라 더 좋거나 싫다는 특별한 기준은 없다. 그저 개발사 엔엑스쓰리게임즈와 만나봤을 때 우리와 철학이 비슷하고 ‘로드나인’ 역시 독특한 관점과 해석이 깃들었다고 판단했다. 물론 유저 여러분이 ‘로스트아크’에 보내주는 큰 성원을 가까이서 접하고 감사하는 마음이라, 우리 역시 기대에 부합하는 서비스가 되고자 노력 중이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