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의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를 다녀왔습니다.
대략 10여년을 알고 지내온 아내와 처음으로 - 순수하게 시간 때우기 위해 - 다녀온 해외 여행이군요.
(아..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세부 빼고요.)
원래는 결혼 5주년 기념으로
'그 동안 고생 많았으니 우리(저와 딸아이) 두고 혼자 어디든 여행 다녀와라'
라는 의미로 아내에게 올 초에 여행 비용을 전해 주었었지요.
그런데 우물쭈물하다보니 어느새 3월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일상이 바빠 여행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았고,
여러가지 이유로 여행 준비를 시작도 못하는듯하여 이리저리 참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쩌다보나 함께 일본에 다녀오는 것으로 합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절대 의도한 바는 아니었습니다.
뭐, 동행자로 제가 추가되었지만,
저 역시도 퇴근 뒤 집에서 끙끙거리며 계획 세우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여행 책자의 힘을 빌어볼까하여 도쿄 여행책을 사긴 했는데 별 도움은 안되었습니다;;
잠시 딴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작년 정도부터 구관/돌피드림/스마트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으며,
스마트돌 인형을 한 체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인형 관련 다양한 샵들이 있지만 일본만 못하죠.
도쿄에 스마트돌의 창시자 - 대니 추의 미라이 스토어가 있습니다.
구관쪽 업계 표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보크스의 오프라인 샵 돌 포인트도 도쿄에 있고요..
(사실 이것 때문에 여행지가 도쿄로 정해진 것일지도)
여행 계획은 전혀 세우지는 않았지만,
위와 관련하여
도쿄가서 딱 두 가지만 하고 오자~ 라고 정한 것이
'미라이 스토어 방문 및 대니 추와 이야기해보기'
'아키하바라 방문!'
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대략 2월까지의 경과였습니다.
이즈음 숙소와 항공편은 구했지만
가서 뭐 먹을지, 여행 동선은 어떻게 할지, 두 가지 목적지를 제외한 관광지 어디를 방문할지 등등
여행 계획은 여전히 구멍 투성이였죠.
그리고 이 상태는 출발날인 3월 30일까지 지속되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제외하고 (장모님 댁에 맡김)
어른 둘이서만 다녀오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준비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현지에서 대충 조달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대략적인 여행 개요를 적어보자면,
- 0330 ~ 0401의 2박 3일 일정
- X까기 여행 상품을 통한 이스타항공/가야바초 펄 호텔 예약
- 나리타 - 닛포리 구간은 스카이라이너 이용
- 기타 교통편은 스이카 카드 사용
정도가 될 것 같네요.
[DAY 1]
서론이 길었군요.
여튼, 저희는 3월 30일 대략 4시간 정도만 눈을 붙인 뒤 부랴부랴 공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정신차려보니 어느듯 도쿄로 날아가는 비행기 안이었습니다.
아내가 창가, 제가 한 칸 내측이었기 때문에
아내의 협조 아래 구름 사진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뒤,
짐을 찾고 지하의 열차 승강장으로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일본에 왔다'라는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스카이라이너는 무척 한산했습니다.
나중에도 이야기를 하겠습니다만, 여전히 이용되고 있는 종이 티켓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열차에서 일본에서의 첫 식사는 라멘!으로 결정했었기 때문에,
타베로그 등을 통해서 닛포리 주변의 라멘집을 검색해보았습니다.
찾아보니 '멘쇼 부라리(응?)' 라는 곳이 있더군요.
구글맵에 의존하여 방문하였으나,
매우 실망스러운 맛에 깜짝 놀랬습니다.
왜케 짤까요; 그리고 양도 매우 많았습니다.
손님들이 제법 있었는데 저희가 주문을 잘못한건지..
여기서 반전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저희는 원래 목적지인 멘쇼 부라리의 바로 옆 집을 들어갔던 것입니다;
멘쇼 부라리(자꾸 이름을 말하려니 기분이 이상하네요)는 오픈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저희는 아무런 의심 없이 열려 있던 옆집에 들어간 것이죠.
괜히 부라리에게(?) 욕을 한 스스로를 반성해봅니다.
여튼, 이번 여행 중 저희가 방문했던 많은 가게들이
음식 주문용 자판기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 카운터를 보는 인력이 필요 없음
- 동전을 쏟아붓던 어쨌든 잔돈 계산, 요금 지불 및 주문을 고객에게 전가시킴
- 자동적으로 판매 금액 정산
등등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꽤나 낯설었습니다.
닛포리 역 주변 풍경.
본격적인 개화기가 아니었나봅니다.
딱히 벚꽃이 피는 시기를 노리고 일본을 방문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쉬움이 남더군요.
번쩍번쩍 광이 나는 택시들의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첫 날의 메인 목적지이자 이번 여행의 메인 목적지인 고탄다 역 주변의 미라이 스토어.
꽤나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도쿄 도심의 대부분이 한적한 것 같습니다. 일부 역이나 인구 밀집 지역을 빼고요. 서울과는 분명 다른 분위기가 있습니다.)
1층은 숍, 2층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곳 도착 시간이 딱 1시였는데, 잠깐의 대기 후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잠시 둘러본 후 바로 워크숍에 참여하는 바람에 사진을 별로 건지지 못했습니다.
이런저런 외국인 여행자, 현지인 방문자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미라이 스토어의 워크숍은
- 인형 재료 직접 검품
- 인형 직접 조립
- 원하는 가슴 파트, 눈, 헤어스타일 선택 가능
- 위의 이유로 정가로 판매되는 제품보다 저렴하게 구매 가능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아래 첫 사진의 '쥴리아'에 대한 워크숍을 희망하였으나... 안된다고 하더군요 ㄷㄷ.
그래서 태초의 스마트돌이자 대표 스마트돌인 '미라이'를 조립하게 되었습니다.
발매 예정인 스마트돌, 의상들.
(현재 시점에서 사진의 모든 의상, 인형들을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구매 가능)
보크스의 돌피드림(DD)과 스마트돌은 신체 조형, 두상 및 피부색의 선택에 있어서 차이를 나타냅니다.
다만, 스마트돌의 경우 구매 조건이 까다로운 DD에 비해서 재고만 있다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죠.
대략 1시간 정도의 워크숍 종료 후,
직원 분에게 대니를 만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인터폰? 무전기?를 통해 호출을 하더군요 ㅎㅎ.
대니는 나름 대단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회사의 사장님인데, 직원들 간의 편안한 분위기가 무척 기억에 남습니다.
1층으로 내려온 대니와 어설픈 영어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아래와 같이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목적 달성!
귀찮아서 모자이크 처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양해바랍니다.
인형 안구의 위치가 마음에 안들었나봅니다. 직접 조정을 해주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쉬운게.. 헤드캡 안쪽에 사인이라도 받을 걸 그랬습니다.
정말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대니를 만나려는 사람들이 무척 많을탠데,
업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요청을 거절하지 않고 만나주었다는 점이 참 고맙더군요.
저와 같은 사람이 한두명이 아니었을 것이며, 홍보 등 여러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죠.
'다음에 또 방문하겠다'라는 기약없는 약속을 하고, 다음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사실, 여행 전 여러 일들 때문에 아내가 푹 쉴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비행 시간 때문에 잠을 거의 자지도 못한 상황에서 계속해서 이동하였기 때문에 아내의 컨디션이 무척 저하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제안으로 신주쿠의 야경을 감상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신주쿠(新宿). 한자를 가만히 보면 신촌(新村)과 비슷한 뉘앙스를 느끼게 합니다만,
둘은 전혀 다른 공간이었습니다.
퇴근 시간 즈음 역사 주변의 인파가 상상을 초월하더군요.
캐리어를 코인로커에 맡긴 후 허기를 달래기 위해 식당을 찾았습니다.
'따뜻한', '쌀밥'이 주요 검색 키워드였고, 겨우 겨우 이름 모를 카레집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별도로 검색해서 찾아간 곳이 아니어서 그랬을까요.
아래 사진의 카레만 달랑 나왔고, 맛도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해 점점 일본에서의 식사에 실망하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거겠죠.
한국에서도 별 다른 고려 없이 막 들어간 가게가 맛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을탠데 그것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식당 바로 앞에는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뽑기방'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쪽 분야의 원조격인 나라답게 매우 다채로운 상품들이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었습니다.
저 SD 피규어는 딸아이를 위해 뽑아보고 싶었습니다만, 제 뽑기 실력을 잘 알기에 그냥 포기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 야경을 구경하는 것도 이번 여행의 한 목적이었습니다.
도쿄 타워, 스카이트리 등 여러 안들을 가지고 고민하였습니다만,
결국 '공짜'인 도쿄 도청 전망대를 선택하였습니다.
나름 핫 플레이스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대략 40분 정도 기다린 후에 겨우 엘레베이터에 탈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전망은 매우 훌륭하였습니다.
광활한 평지에 자리잡은 도쿄여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평선까지 펼쳐진 인공 불빛들이 눈에 가득 들어왔습니다.
서울의 남산(타워에는 오르지는 않지만)에 자주가는 편인데, 여러모로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로써 첫 날의 일정을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이동하였습니다.
따로 숙소 사진이 없는데,
방 및 침대 크기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30% 정도는 더 작았습니다;
예전에 한국의 토요코인에서 묵은 적이 있었는데, 그보다 더 작은 느낌이랄까요.
냉장고에 물이 없어서 카운터에 물어보았더니 화장실 물을 마시라고 하더군요.
호텔 와이파이를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샤워기의 수압과 수온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DAY 2]
다음 날,
어제 일찍 잠든 덕분에 체력을 제법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의 첫 끼니는 가져간 컵라면으로 때웠습니다.
라면을 먹으면서 본 숙소의 TV에서는 사무라이가 등장하는 시대극이 방영중이었습니다.
이 동네는 정말로 사무라이/무사/닌자를 좋아하나 봅니다.
숙소 근처 만국공통 스벅에서 잠깐의 티타임을 가진 후 아키하바라로 이동하였습니다.
날씨는 어제까지만 딱 좋았고, 돌아갈 때까지 짓궂은 비가 내렸습니다.
드디어 아키하바라에 도착!
한자로 秋葉原, 가을 낙엽 언덕이라고 해야할까요. 오덕의 향기를 전혀 느낄 수 없는 멋진 이름입니다.
JR선이 아닌 히비야선 역사를 통해서 나왔더니 생각보다 거리가 한산하였습니다.
전철이 지나는 다리 아래의 상점들 - KFC(자전거로 배달함)
비디오 및 서점 대여점
곳곳에 자리잡은 신사들
한국의 그린카나 쏘카가 연상되는 카쉐어링 센터
이제야 일본에 왔다는 실감이 납니다.
본격적인 아키바 관광에 앞서, 좀 이른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어제의 두 끼의 식사가 너무 실망스러워서
자칫 여행에 대한 회의가 들뻔 했는데,
이 날의 점심 식사를 통해 멘탈을 많이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타베로그를 참고하여 찾아간 돈카츠 집 '마루고'.
뒤늦게 알고보니 2016 미쉐린 가이드에 등장한 집이었습니다.
로스 카츠와 히레 카츠를 먹었는데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기분좋게 부른 배를 두드리며 라디오 회관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목적지는 라디오 회관의 보크스 돌포인트였습니다.
라디오 회관 바로 옆의 보크스 하비 천국은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다음 기회에~)
음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랬는지.. 아키하바라의 사진이 별로 없군요.
각 층별로 가득찬 피규어샵이 압권이었습니다.
제 관심이 인형 쪽으로 옮겨가면서 피규어에 대한 관심이 많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끄는 매력적인 제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라디오 회관의 중고 피규어들은 그닥 싸지 않았습니다.
도쿄 Dolk, 돌포인트, 프롬-센, dollce 등 여러 샵들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돌포인트를 제외한 나머지 샵들의 면적이 너무 좁아서 깜짝 놀랬습니다.
온라인 샵의 그 많은 제품들을 어디서 관리하는지..
샵 방문 전 구매할 제품을 미리 결정해두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한참을 걸었더니 다리가 아프더군요.
대략 3일간 머무는 동안 도쿄에서 무료로 앉을 수 있는 벤치를 거의 보지를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잠시 쉬기 위해 건담 카페를 찾아갔습니다.
자쿠 커리, 건담빵(일종의 붕어빵), 건담 라떼.
빵과 커피 맛에 대한 평가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후 아키하바라의 모 백화점과 인형 샵 한 곳을 더 둘러본 후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중화풍 음식이 인기있나 봅니다.
아키하바라 말고도 여러 곳에서 중화 요리 또는 중화풍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이 제법 보였습니다.
이날 식사를 위해 찾아간 곳도 중화풍 라면을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
길을 걷다가 그냥 눈에 띄여서 들어간 곳이었기 때문에 어제와 같은 사태가 또 벌어질 수 있었지요.
결론적으로, 망했습니다.
마파두부+밥과 사천식 라면을 주문하였는데,
맵기보다는 혀가 아렸습니다.
맛 자체는 어제의 가게들보다 훨 나았지만,
산초를 들이마신 것처럼 맹렬하게 입안이 타올랐습니다.
분명 맵기 '중', 아린 정도 '중'이었을탠데.
이후 따끔거리는 위장을 부여잡고 겨우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숙소에서 잠들기 전, 미라이의 사진을 찍어봅니다.
[DAY 3]
정말로 아무런 계획이 없던 마지막 날.
아내의 제안으로 긴자에 가기로 합니다.
느낌상 한국의 명동과 비슷했는데, 보다 세련되고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특이한 형상의 건물들이 많아서 눈이 심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몇몇의 빌딩/백화점에 들어가서 내부를 구경하였는데,
내부 인테리어나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의 측면에서는 도쿄나 서울의 백화점(특히 새롭게 건설된 곳)이나 그닥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잠시 둘러본 뒤 점심 식사를 위해 '긴자 바이린'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서울 경복궁 옆의 긴자 바이린에서 돈카츠를 아주 맛나게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가지고 찾아간 곳인데,
전날의 마루고와 마찬가지로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에서 먹은 음식들 중 만족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돈카츠들 뿐이군요;
식사를 하고 나왔더니 긴자의 주요 도로들에 대한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차 없는 거리'.
쭉 뻗은 도로에서 사진을 찍으니 공간감이 대단합니다.
갑작스럽게 비가 내려서 근처의 닛산 전시장에도 들렀습니다.
차알못이라 전시 중인 자동차가 어떤 성능을 가진 것인지, 전기차인지 여부 등등을 모르겠더군요.
걷다보니 또 다리가 아파 '시티 베이커리'를 들렀는데, 음..
캐릭터 샵에 들러서 구경한 후 닛포리로 가기 위해(그리고 닛포리에서 스카이라이너를 타기 위해)
JR 선 유라쿠초 역으로 갔습니다.
긴자 거리를 돌아보기 전에 캐리어 등의 짐을 코인로커에 보관하였는데,
가방을 꺼낼 수 없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방은 꺼낼 수 있었지만 가져갈 수 없었습니다.
가방의 한쪽 스트랩이 아래쪽 칸에 끼어버린 것이죠;
결국 역무원으로부터 빌린 가위로 가방의 스트랩을 자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튼, 이후 나리타 공항에서 스이카 카드를 반환함으로써 도쿄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전 이번 일본 여행이 생애 3번째입니다.
중딩 때 방송국(아마도 KBS)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프로그램 참여로 벳부, 아소산을 다녀왔고,
2010년 경 가족 여행으로 다테야마(쿠로베 댐), 게로 온천에 다녀온 바 있습니다.
이전의 두 여행은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입장이었고, 목적지간 이동 역시 렌탈 버스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일본 자체에 대한 감상을 느낄 틈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경우,
(거의 없다시피한 계획이었지만) 저의 주도 하에 여행이 계획되었으며,
전철 또는 열차를 통해서 이동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거리의 모습과 일본의 거리의 모습을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굳이 정리를 하자면,
- 검은 양복의 젊은 직장인들 : 마치 교복처럼 장례식장에서나 볼 수 있는 검은 양복을 걸친 '젊은' 직장인들이 매우 많음.
- 파칭코와 가라오케 : 시민들의 유일한 낙이 파칭코와 가라오케인양, 한국의 교회나 편의점 만큼 널려 있음.
- 많은 식당에서 식권 자판기 운영
- 생각보다 간이 세고 양이 많았던 음식 : '일본 음식은 양이 적고 싱겁다'라는 고정관념이 완전 박살남, 그런데 제가 본 모든 손님들은 그 많은 밥을 다 먹음
- 깔끔하고 고즈넉함마져 느껴지는 거리들
- '매우' 좁은 건물, 샵 : 생각해보니 한국처럼 넓은 식당을 가보지 못함, 도쿄의 살인적인 임대료 때문일 것으로 추정됨
- 도심지역 상업지구와 거주구의 구분의 모호성 : 도쿄만의 특성은 아니겠지만, 닭장 같은 원룸(?) 빌딩들과 회사용 건물들이 뒤범벅되어 있음
- 강렬한 아날로그의 잔재들 : 종이 티켓, 바이러스처럼 증식하는 동전들 등등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이상 길고 재미 없는 여행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어떻게 보면 제 욕심만 채운 여행을 함께 해준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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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그러게요. 읽어보니 그렇군요. | 17.04.23 10: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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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가게는 단무지라도 줬으면 했는데 얄짤 없더군요. | 17.04.23 11: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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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17.04.23 19: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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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글로벌한 입맛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 17.04.23 19: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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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스시류는 안먹고 왔는데.. 설마 그것도 비슷할까요. | 17.04.23 20: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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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습니다. ㅋㅋㅋㅋㅋ | 17.04.23 20: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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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마루고' 수정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7.04.23 23: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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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 역시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 17.04.24 17: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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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직배송됩니다. 결제는 페이팔로 하시면 되고요~ | 17.04.24 22: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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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는 어떻게 되나요? | 17.04.24 22:26 | |
(IP보기클릭)125.141.***.***
https://shop.smartdoll.jp/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 17.04.24 22: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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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가보니 옷종류가 별로 없던데 일본에 직접가면 사이트에 없는 옷도 많은가요? | 17.04.24 22: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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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의 경우 품절이면 목록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직접 가면 사이트에 없는 옷도 간혹 있고, 아웃렛이라고 해서 저렴하게 파는 옷, 파츠, 신발, 위그 등도 있습니다. 스마트돌의 경우 DD 또는 SD13과 많은 의상을 공유하므로(물론 안맞는 것도 있음) 국내외 인형 의상점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17.04.24 23:4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