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눈을 뜬 후 보게 된 것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별천지 은하수였다.
몸에 힘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일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길 몇 분이 지났을까..
바로 옆에서 어떤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리하지 말게.. 누워 있게나..”
노인의 당부대로 잠시 더 누워있기로 마음먹었다.
바닥은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았지만 천장 따위 없는 이상한 공간이었다.
그렇게 한 10분 정도 누워 있었을까?
어느덧 기력을 되찾아 자유자제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이곳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사극 드라마 속 촬영세트장의 고전 분위기를 잘 자아내고 있었다.
더군다나 눈앞에 앉아 있는 영감의 의상도 심심해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이마에 주름과 여기저기 보이는 검버섯,길게 늘어진 휜 수염과 눈썹,푸석한 입술,나이는 대략 90세가 넘는 노인으로 보였다.
“당신은 누구죠?”
분명 전 여친한테 커플링을 빼앗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그리고... 하늘에서 폭탄 터지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을 때부터 기억이 없다.
노인은 날 지긋이 바라보며 입을 열어보였다.
“자네는 죽었다네...”
뜬금없이 무슨 소린지 알아먹을 길이 없었다.
차라리 “납치되었다“라고 말했다면 이 상황을 이해하기 훨씬 쉬웠을 지도 모른다.
“죽어요?제가요?”
생전 처음 보는 노인이 대뜸 내게 망자가 되었다고 설명한 이 시점부터 난 몹시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내 심장은 뛰고 있었고 숨결과 체온도 느낄 수 있는 상태였다.
이런 날 보고 죽은 망자라고 가리키는 근거는 뭐지?
“어리둥절할 테지.. 정확히 자네의 죽음은 나의 불찰로 발생한 것이네...”
일단 이 인간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 할 방법은 없었지만 내가 앉아 있는 이 공간만큼은 정상적인 곳이 아님은 직감 할 수 있었다.
마치 드라이아이스에서 나올 법한 선선한 한기가 밖에서부터 방 안으로 스멀스멀 들어오는 것을 보아 분명 이곳은 산 사람이 있을 법한 장소가 아님이 분명했다.
죽음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구글로 검색해도 답을 얻을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그렇기에 죽은 상태에서 심장이 뛴고 체온이 느껴져도 이 모든 것은 착각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아...”
신기하게도 죽은 영혼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허탈한 한숨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젠장 왜 내가 천벌을 받고 죽어야만 하지?혹시 눈앞에 앉아 있는 이 노인은 전여친의 조상 쯤 되는 존재일까?
“미안하게 됐네....”
와.. 사람 죽여 놓고 미안하다는 말을 듣게 될 줄이야...
성질 같았으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마음 풀릴 때 까지 발로 걷어차 주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분노나 흥분 같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공허함과 허탈함만이 내 기분을 억눌러주고 있었다.
난 죽은 것이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면 이곳은 저승이고 당신은 날 데리러 온 저승사자 같은 것입니까?”
노인은 허허 웃으며 고개를 느리게 저었다.
그가 말하길.
자신은 신이며 이곳은 자신이 머무는 방이라고 말했다.
“자네가 죽은 원인은 나의 실수로 비롯된 것이네.. 그래서 자네를 이리로 데려온 것이지”
사과 하려고 부른 것이라면 당신은 날 너무 무르게 본 것이다.
무신론자였지만.. 신이 있다면 한번쯤 만나보고 싶었고,물 따귀까진 아니더라도 쌍 욕은 해주고 싶었다.
“이..”
“또한 보상이라고 하긴 뭐하나.. 자네를 되살려 줄 생각이네”
욕이 목에서 걸려 쑥 내려갔다.
할렐루야.. 이제부터 난 어엿한 종교를 가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씨바 꿈?하면서 눈을 뜨면 다시 원래 생활이 가능하다 이 소린가?
“그게 가능한가요?”
한결 가벼워진 내 표정을 본 신님은 뭔가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이 어이.. 살아생전 반전을 겁나 좋아하긴 했지만.. 여기서 뚱딴지같은 소린 말라고!
살려줘!내 인생을 돌려 달라고!
“미안하네만 원래 세상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네”
“.....................”
뭔 소리야?
원래?그럼 또 다른 세상이 있어?
신이란 작자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오나 잠자코 지켜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세계라면 문제없지...”
“이세계?”
“자네만 좋다면 지금에 모습 그대로 이세계로 보내 주겠네..”
스바루나 카즈야처럼 아싸!이세계로 간다!!같은 기쁨보단 어이없고 허탈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었다.나 나름 열심히 살아왔고 그 삶에 만족했기 때문이다.
“거절한다면요?”
신은 탁자 위에 명부를 펼쳐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명부 리스트를 살피더니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자네의 다음 생은 잠자리로 태어날 것이며.. 70일이라는 수명을 가지게 될 것이라네.. 물론 이전 그리고 지금까지에 기억은 모두 말소 될 테지만...”
잠자리...?
“이세계로 가겠습니다”
주저함 없이 단호하게 말했다.
평생 파리나 잡아먹으며 70일간 정서 불안에 시달리는 것 마냥 날아다니기만 하는 벌래가 내 다음 생이라니.. 혹시 환생에 조건은 시간과 달.. 살아간 세월과 연관이 있는 걸까?
“흠.. 미안하구만.. 자네가 살고 있던 세계에 규정은 생각보다 까다롭다네... 절차상 환생을 거치게 되어도 더 좋은 삶으로 바꿔 주는 것이 불가하네.. 단 이세계라면 규정과 절차를 어느 정도 무시 할 수 있으니.. 내 입장에서도 도움을 주는 것이 가능할 것 같구만...”
만약 내가 태어나고 싶은 것으로 환생 시켜 준다면.. 이세계 따위 갈까 보냐!
뭐? 잠자리 같은 소리하고 있네!한번 더 기회를 준다면 더 열심히 발버둥 쳐주지.
“도움을 주신다고 하셨는데?어떤 식으로 도와주실 거죠?”
“자네가 원하는 것 3가지를 들어주지”
어떤 3가지를 말하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이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대 무시 할 수 없는 제안임은 본능적으로 감지하게 되었다.
“아까 말씀하시는 뉘앙스가 지금 모습 그대로라고 하셨는데... 그 역시 3가지 중 하나에 들어가나요?”
“아닐세.. 그건 포함 되지 않네.. 반대로 원하는 계층에 자녀로 태어나서 지금에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두 가지를 쓰게 되는 셈이니,좋은 방향으로 선택해 주면 좋겠군...”
그런 조건으로 환생은 결코 득이 될 수 없다.
그걸로 두 가지를 소모할 수 없어.. 더군다나 특정 계층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안전이 보장 되진 않는다.
어차피 내 나이 21.. 새 인생을 시작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스타트..
“질문이 있습니다!”
“말해보게...”
난 재킷 안 쪽 주머니에 있던 스마트 폰을 꺼내 보이며 신 앞에 드밀었다.
솔직히 이런 기계가 옷 속에 들어가 있을 줄은 몰랐는데.. 대화 중간에 눈치 채고는 엄청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왜 저승 가는 사람한태 노잣돈이나 옷을 태워 주는지 알 것 같다.
“이 기계를 이 세계로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호오 그것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알고 있네.. 하긴 그 벼락은 다소 강력했지.. 자네를 흔적도 없이 지워 버렸으니...”
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스마트폰을 가져 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헌데.. 이 기계는 배터리를 사용 합니다.. 며칠 쓰고 버려질 물건이 될 지도 모르는데.. 꾸준히 사용 할 수 있는 해결법이 있나요?”
신은 바로 대답했다.
“그 세계에는 마법이 존재하지,기계는 마나로 하여금 충전 될 수 있는 마법 아이템으로 교정해 주겠네”
마법이라?
마법의 개념이 존재하는 이세계일까?
신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강화 시켜 주었는데,기존에 기계를 새롭게 구축해 내게 건네주었다.
인터넷은 이용 가능했지만 로그인은 불가 했으며 댓글이나 카카오 톡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 역시 불가하다 말했다.
거기다 숨겨진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해 주었지만,그런 세세한 점까지 일일이 설명해 주진 않았다.
이제 두 번째 능력을 요구할 차례가 된 것 같다.
기왕 능력을 주신다고 했으니 난 자신 있게 무리한 요구 하나를 던져보기로 마음먹었다.
“다음은 카피 할 수 있는 힘을 주십시오..”
“카피라.. 정확히 무엇을?”
“외부로부터 기술과 능력 그리고 마법을 카피 할 수 있는 능력 말입니다”
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러지.. 단.. 카피할 수 있는 능력에 조건을 붙이겠네”
“조건이요?”
불길하다.. 상대방에 기술을 훔치기 위해선 그 상대를 죽여야 한다던가...
특정 신체 접촉 혹은 신체 일부를 수집하라는 조건이 붙는다면.. 골치 아파진다.
“자네가 가지고 갈 기계에는 동영상 촬영이라는 기능이 있지? 그것에 옵션 사항을 넣어 주겠네.. 그걸 통해 상대방이 사용하는 기술 혹은 능력 그리고 마법을 영상에 넣는다면.. 그 기계가 가진 저장량만큼 능력을 사용 할 수 있을 것이네”
망할.. 촬영해야하는데다 용량 제한이 붙었다.
제약이 붙은 게 영 거슬린다.
“그럼 이제 남은 것은 하나군요....”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 좋을 것이야....”
무려 4시간을 고민했다.
초능력부터 염력,하찮은 재주부터 시작해 다재다능까지.. 이미지 테스트를 거쳐 난 하나를 선택했다.
어렵게 결정한 마지막 하나의 능력을 결정하고 신에게 말하자
신은 흥미롭다는 얼굴로 미소를 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마지막 역시 제약이 붙었지만 딱히 상관없다.
신과의 거래는 모두 끝났다.
“자네가 다시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완전한 죽음을 맞이해야 할 것 일세... 이 세계는 자네가 마음먹기 따라 평균보다 훨씬 오래 살 수 있는 곳이지...반대로 내려가자마자 죽을 수도 있을 테고 말이야.. ”
내 신체 능력은 레벨 1짜리 초보 모험가 수준 일거다..
대단한 기술을 배워도 체력과 마나가 한정적이라 사용에 제약이 따르니 그 양을 늘려야만 한다.
기왕이면 무제한 마나에 사기적인 힘으로 시작하면 좋겠지만... 신은 충분히 관용을 베풀어 주었다는 얼굴이다..
하긴 목숨 값으로 이 만큼 보상을 받았으니 이제 나하기 나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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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는 스마트 폰과 함께를 오마주하였습니다.
프롤로그 측 도입부는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1화부터는 전혀 다른 전개를 지향합니다.
1부는 100 편 완결입니다.
남성향 소설로 하렘요소와 먼치킨 요소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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