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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 제 2회 릴레이 소설 8/1 ~ 8/15 - (완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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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보기클릭)123.212.***.***

"아." 현재 시각은 열두시. 강렬한 정오의 햇살이 내 잠을 깨웠고, 나는 습관대로 폰을 켜서 시간을 확인했을 뿐이다. 싸늘한 날씨도 좋고 조용한 주변도 마음에 든다. 평소와 다를바 없는 기상이고 환경이고 하루다. 그리고 별 건 아니지만 딱 하나 평소와 다른 게 있다면, 오늘은 수능이다.
16.08.01 11:16

(IP보기클릭)113.131.***.***

하늘은 맑고 구름은 없고, 이런날은 딱 놀기 좋은 날. 하지만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사람은? 방안에 틀어박혀있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그냥 갈때가 없는 사람이거나. "바깥은 위험해" 이 사람은 불안증이 너무 심각해 방안에서 나오지 않는다. 상상력이 매우 풍부해 공상을 하거나 컴퓨터로 이것저것 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 남자도, 이유가 있기는 개뿔, 그냥 싫어하는 것이다. "게임처럼 나도 원하는대로 이루어 졌으면.." 이 남자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자기가 마음대로 할수 있게 하는것. 꿈만 꿨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다. 꿈에서 깨면 남자는 할것 없는 남자일 뿐이었다. "마음대로 하고 싶나? 그럼 우리가 들어주지" 남자가 화장실에 갔다온 사이 남자의 침대에 한쌍의 남녀가 앉아있었다. 남자의 집은 6층이었고 창문은 닫혀있었다. 물론 문도 닫혀있었다. "당신들 어디로 들어온거야? 경찰에 신고 하기 전에 나가!" "잠~깐만 시간을 내주게. 원하는대로 해주지. 자네가 원하는게 마음대로 아무거나 다 되는것, 즉 현실조작 아닌가? 그런거라면 손쉽게 이루어 줄수 있네." 그들은 어디서 온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단 하나는 명확했다. 남자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온것이다. "내 소원을 들어준다고? 그것도 아무 제약 없이?" "몇개 있다. 첫째, 이건 1주일만 지속된다. 둘째, 그 어떤거라도 상처입히지 말것. 셋째, 밤 12시 넘어서 아무것도 하지 말것." 남자의 귀에는 어떤 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말에 기뻐 말을 듣지 않은것이다. "저기, 내말 듣고 있어? 아직 말 다 안했거든. 마지막, 일주일 내내 이 손목시계를 끼고 다닐것. 이제 여기 계약서에 사인해." 남자는 제빨리 계약서에 사인했다. "근데 이거 어기면 어떻게 되는거죠?" "뭐긴, 우리랑 같이 저승가야지. 우린 저승사자거든. 염라대왕이 제일 한심한 사람을 뽑기로 정하는데 네가 걸렸다. 그래서 1주일동안 반성하라고 이러는 거니까 이거중에 하나라도 어기거나 나쁜 짓을 한다면 우리가 바로 저승으로 끌고간다."
16.08.01 11:32

(IP보기클릭)14.41.***.***

"뭐야, 사기꾼들이었나." 저승사자. 그 단어가 나오자마자 남자는 스스로를 저승사자라고 밝힌 이들에게 적대적인 태도로 변모했다. 그는 망상에 빠져 사는 이인 만큼 도시전설에도 꽤나 신경을 쓰는 편. 그리고 이 자칭 저승사자들은 도시전설상의 '악마'와 같은 부류였다. 소원, 제약, 영혼의 수거. 이러한 전설들 중 그 말로가 좋았단 이들은 전무했다. 더불어 남자는 악마 자체에 대한 혐오감을 지니고 있는 이였다. "됐습니다." 경어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미지의 존재에 대한 일말의 예의. "흠, 바로 수락할 것 같더니만.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16.08.01 17:25

(IP보기클릭)110.70.***.***

"솔직히 너무 수상하잖아요, 당신들. 잉여짓 하고 있는데 다짜고짜 남의 집에 쳐들어와서 내가 저승사자네 어쩌네 해도 믿기 힘든데다가 당신들이 만약 저승사자라도 전 그런 거 태생적으로 싫어하거든요. 그리고 가장 한심한 사람이라니, 제가 그렇게나 한심하게 살고 있었습니까?" 나는 최대한 그들에게 할 수 있을 만큼의 반박을 쏟아부어 주었다. 안 그래도 기분 나쁘던 차에 실없는 장난이라니... 장난도 정도가 있지싶어 더 투덜거렸다.
16.08.02 19:43

(IP보기클릭)113.131.***.***

그래도 어쩔수 없네. 이 계약서를 작성한 이상은 말일세." 그들은 아까 내가 쓴 계약서를 들어보이며 얘기했다. "계약서? 잊고 있었다!" "이걸 작성한 이상에는 아까 말한 것들을 다 지키면서 일주일을 보내야 해." 이래서 계약은 꼼꼼히 보고 하는거라고 하나보다.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미 없질러진 물이니까.
16.08.02 23:14

(IP보기클릭)49.174.***.***

"눈을 감고 진심을 다해 생각하면 그것은 무조건적으로 이루어질걸세. 이제부터 일주일, 그 능력을 '후회없이' 사용해보길 바라네." 그들은 그 말만을 남기고 내가 대답할 시간도 없이 순식간에 없어져버렸다. 그들이 가기 전, '후회없이'라는 단어에 힘을 줘서 말하듯 들린것은 비단 나의 기분탓만은 아닐것이다. 실없는 소리였다. 자기네들이 저승사자라느니, 소원을 들어주겠다느니, 만약 그것이 진짜였다면, 이미 눈을 감고 있는 내 손에 시원한 초코맛 아이스크림이 쥐어져 있어야 했다. "..어라?" 손에서 냉기가 느껴져 눈을 떠보니, 내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어느샌가 쥐어져 있었다. 그것도, 초코맛 아이스크림이. 그들은 정말로 저승사자였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것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감으로 몸을 떨었다. 소원은 분명히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그것은 내가 혐오하는 저승사자.. 즉, 악마의 힘이다. 과연 악마와 계약까지 해서 소원을 이룰 필요가 있을까? ..있었다. 언제 죽을지 몰라도 꼭 이뤄야 할 소원이.
16.08.03 02:50

(IP보기클릭)110.70.***.***

그것은 하프라이프3를 플레이하는 것이다. 수많은 게이머들의 꿈, 얼마나 많은 이들이 하프라이프3를 기다리다 사라져 갔을까? 전세계의 게이머들을 위해, 또 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이었다. 밸브에는 3이 없다는 징크스를내 손으로 깨부수고 싶었다.
16.08.03 14:51

(IP보기클릭)112.151.***.***

지뢰밟은정찰병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잖아. -아, 순간 게임 폐인으로 살아왔던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쳐왔다. 이제 뭐든지 할 수 있는데도, 나는 고작 게임 따위에 연연하고 있었다. 물론.. 고작은 아닐지라도,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비한다면 고작임이 틀림없으리라. 사실, 내가 이 소원들로 할 수 있는것은 많았다. 남북이 통일되고, 기아가 사라지고, 전쟁과 테러는 멈추고, 불평등이 평등으로 바뀌며, 모든 물자가 풍요로워지는 말 그대로의 이상 사회를 이뤄낼 수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내 손을 내려다 보았다. 무게감이 느껴지고 있었다. 하프라이프3. 문득 실소가 새어나왔다. 내 소원에는 그 어떠한 대의도 없는 것일까... | 16.08.05 02:24 | |

(IP보기클릭)49.174.***.***

'그래서.. 그 소원은 이루지 않을 생각이야?' 하지만, 하프라이프3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떨쳐낼 수 없었다. 기아나 전쟁이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대의따위가 중요하냐고, 나만 좋으면 되지 않냐고. 그것을 되내일수록 점점 내 이성을 마비시켜 갔다. 그 때, 휴대폰에서 경쾌한 카톡 알림이 울려퍼졌고, 그 소리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게임 초대메세지였다. 한숨이 나왔다. '이래서 내가 악마에게까지 한심하다는 말을 듣는구나...' 하고. 나는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16.08.05 03:00

(IP보기클릭)113.131.***.***

갑자기 뉴스가 떴다. 밸브사가 최후의 작품으로 하프라이프 3 딱 10만장만 팔고 안판다는 것이다. 이렇게 더러운 짓을 봤나. 그러나 내 손에는 이미 들려 있었다. 그걸 잠시 내려 놓고 뭔가를 생각했다. "오늘 중요한 것 있는데.....맞다!!! 수능!!!" 잠시 잊고 있었다. 뛰어도, 차를타고 가도 늦는다. 제기랄, 두번째 소원을 써야겠다. "빨리! 내가 지각 안하고 도착하게 해!"
16.08.05 08:07

(IP보기클릭)175.195.***.***

광제 크라이스
잠깐만, 벌써 정오고 입실시각은 진작에 넘었으니까 그냥 수능 만점을 받는 것을 빌면 되잖아. 나는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눈을 뜨자, 이미 저녁이었고 나는 수험표를 들고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매고있는 가방에는 시험지가 들어있었다. 서둘러 집으로 들어와 맞춰보니 만점이었다. 어느 학교를 넣어도 붙을 수 있었다. | 16.08.05 16:13 | |

(IP보기클릭)112.168.***.***

다음날. 학교는 어수선했다. 수능 다음날의 학교가 어수선한건 당연한 것이었지만, 오늘의 분위기는 두살 터울인 누나에게 듣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보통 들은 분위기는 해방감을 만끽하느라 축제 분위기인 놈들이 있는 한편, 수능을 망친애들의 곡소리가 곳곳에서 울린다고 들었지만, 이날의 분위기는 묘한 불길함마저 감돌았다.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은 후 상황을 파악할까 하고 있는데, 나와 함께 어울리는 일명 노답클럽. 2반 제일의 게임중독자 김형수녀석이 말을 걸었다. "얌마. 너 소문 다났어." "뭐가 임마?" "너 어제 수능도 안나왔는데 만점이라며?" "어... 어?" 그제야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어제 가채점후 노답멤버들과 롤을 하면서 채팅으로 만점이라고 소리를 친게 하루사이에 학교 전체에 소문이 나버린 것이었다. "박영진!!!!" 히스테릭한 목소리에 김형수가 히익 하며 물러섰다. 내 이름을 날카롭게 부른 장본인은 다름아닌 반 제일의 미소녀이자 우등생 박미영이었다. 평소 전교 1등을 놓쳐본적 없는 팔방미인 아가씨는 뭐가그리도 분한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채로 쿵쾅거리며 나에게 다가왔다. "시험장에도 안나온 니가 만점을 받았다고?! 그게 말이나 돼? 어서 말해! 무슨 말도 안되는 짓을 저지른거야!!!!"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어느새 미영과 그를 추종하는 아가씨 무리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이를 어쩌지... 미영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얼굴을 들이대며 숨결이 닿을 정도로 바짝 다가와 있었다.
16.08.08 21:51

(IP보기클릭)58.232.***.***

아무래도 저승사자가 준 능력에는 '결과'가 있을 뿐이지 '과정'이 생략되는 듯했다. 사실 처음 그 능력으로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었을 때부터 신경 쓰이던 부분이긴 했다. 아이스크림을 손에 쥔 나는 있지만, 도대체 이 아이스크림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그때의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어차피 먹을 수만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지만. 하지만 지금은 그 미묘한 결함을 넘길 수가 없었다. 미영이와 나 사이의 거리는 실시간으로 점점 좁혀져서, 이제는 누군가 미영을 살짝 밀기만 한다면 서로 얽힌 채 넘어질 거리였다. 나는 목의 가동범위 한계까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급하게 머리를 굴렸다. 그러다가 생각외로 간단한 해결책이 떠올랐다. 그냥 전부 믿으라고 암시를 걸어버리는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걸 깨닫자, 나를 감싸고 있던 긴장과 답답함은 순식간에 여유로움으로 변했다. 아니, 처음부터 아무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나에게는 저승사자가 준 일주일간의 권능이 있다. 수능 만점 같은 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원한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돈 같은 건 한 걸음 마다 10억씩 뿌리고 다녀도 다시 얻을 수 있었다. 만약 원한다면, 지금 눈 앞에 있는 미영에게 내 발을 핥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리라. 그런 생각을 하자, 나는 자신의 눈앞에서 두 눈을 치켜뜨고, 대답을 재촉하고 있는 이 아가씨가 귀엽게만 느껴졌다.
16.08.09 21:44

(IP보기클릭)182.209.***.***

그리고 그 순간에, 뇌리에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었다. '어떤 것도 상처입히지 말 것.' 어떤 것이라고 하였다. -그것에 인간이 아닌 사물, 동물, 기억같은 추상적인 것 또한 포함이 되어 있다면?- 저승사자. 나는 그들을 믿지 않는다. 누군가가 그랬다. 악마가 계약을 통해 인간의 영혼을 빼앗는 것은 어쩌면 재미일 수도 있지만, 그들에 걸린 제약일 수도 있다는 것. 그리하여, 악마들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인간을 유혹하여 계약하도록 하고, 끝끝내 파멸시킨 다는 것. 그리고 내가 한 계약에는 꽤나 애매한 조항들이 몇 있었다. 12시 넘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거기에, 수면도 포함되어 있다면? -어떤 것도 상처입히지 않을 것에, 타인의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면? -깜빡하고 손목시계를 풀어버린다면? ----죽는다. 현실감이 없었다. 애초에 이러한 모든 상황이 꿈만 같았다. 전신에 닭살이 돋고 힘이 풀렸다. 저승사자를 악마라 가정하고 계약 내용을 다시금 확인해 보자니, 수상한 것들 투성이었다. 요컨데, 방금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미영에게 내 발을 핥게 했다면.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그녀의 감정에 상처가 생겼다면. ...나는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그들 때문에. 나는 머리를 굴렸다.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해낼 방법은 없을까? ...나는 그다지 똑똑한 편이 아니었음을 까먹고 있었다. 내게 쉽게 방법이 떠오를 리가 없지. -자조적인 한숨을 내쉰 나는, 순간 뇌리에 번뜩이는 생각을 해내었다. '날 똑똑하게 하면 그만 아닌가?' 소원으로 성취해내는 자기 개발. 어떤 것도 상처입지 않으며, 똑똑해진다면 방금 봉착한 난국 정도는 어찌저찌 타개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터다. 거기에.. 소원은 일주일이 끝나고 사라진다는 제약이 없었다. '후회 없이.' 나는 가슴 한구석에서 무언가 뜨거워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16.08.10 22:22

(IP보기클릭)218.154.***.***

심장이 필요 이상으로 빨리 뛰기 시작한 탓이다. 눈앞에 여자아이가 있는 현실을 자각한다. 순간적으로 뇌리를 스친 생각들, 장황하게 머릿속에서 풀어놓은 문제들을 채 정리하지도 못한 채 현실로 돌아왔다. "말하라고!" 대놓고 적의를 부딪쳐오는 미영이한테서 눈을 돌렸다. 잠깐이나마 미영이가 귀엽다는 생각을 한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만큼 적의는 또렷했다. 눈빛으로 내 얼굴을 파낼 것처럼, 미간에 주름을 잡고 분노로 얼굴을 붉혔다. 잠깐이나마 스쳐간 귀엽다는 느낌은 어느새 씻은듯이 사라졌다. 당혹감만이 남았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빠져나가야 된다. 물론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지는 노답클럽이 이런 상황을 물 흐르듯 대응할 수 있을리 없다. 입에서 나오는 건 그저 상황을 무마하려는 말뿐이었다. "내가 왜?" "뭐? 왜?" 미영이가 내 멱살을 잡았다. 옷을 잡아 뜯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거칠게 내 몸을 흔든 탓에 호흡이 흔들린다. 가볍게 기침하며 숨을 토해내는 내게 미영이는 다시 한 번 고했다. "너, 시험장에 안 나왔어. 내가 알고, 우리 반 애들이 알고, 하늘이 알아." 한 마디씩 끊어 말하며 손가락으로 스스로를, 우리 반 아이들을, 교실 천장을 가리킨다. '후우~'하고 미영이가 숨을 돌렸다. 날 붙들고 있던 손이 떨어지는 걸 느끼며 힐끔 눈치를 살폈다. 여전히 인상을 쓴 채로 그 입이 다시 열렸다. "그리고 너는 만점이야. 네가 알고, 학교에 있는 모두가 다 알아." "아니, 잠깐, 잠깐만." "뭐." 이상하다. 나는 그저 만점이라고 말했을뿐, 애초에 헛소리라고 치부하면 될 일이다. 그걸로 이렇게 진지하게 화를 내는 사람이 나올줄은 추호도 상상치 못했다. 아니, 소문이 파다하다는 걸로 봐서는 오히려 헛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그 뭐냐, 그냥 내가 말한 것뿐이잖아? 아직 하루밖에 안 지났다고? 결과도 안 나왔고?" "그래서? 네가 만점이라며." "보통 그걸 믿어?" "믿어. 네가 말했으니까." 그거다. 내가 말했다는 것만으로 기정사실화 되는 현상을 이해할 수 없다. 침을 삼키며 신중히 말을 고른다. 말 한 마디의 무게를 실감하며 입을 뗐다. "거짓말이지, 그런거, 당연히." 미영이의 얼굴에서 분노가 사라진다. 평소에 나를 대하던 것처럼, 그러니까 마치 아무런 흥미도 없다는 듯이, 나따위는 시야에 들어와도 보고 있는 건 아니라는 듯이 평소처럼 미영이는 표정을 지웠다. "그래?" 너무나도 상쾌하게 미영이와 아가씨 무리들이 나한테서 떨어져 나간다. 내 한 마디로 또 모두가 내 말이 거짓말이었다고 납득한다. 내 말을 믿어달라는 소원을 나는 전혀 빈 적이 없다. 아니, 혹시 이게 무의식적인 바람까지 전부 이뤄주는 거라면...... 소름이 돋으며 한기를 느낀다. 좀 더 정확히 계약을 알아야 된다. 겉으로 명시되지 않은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 [내 앞에 나타나줘.] 그 바람은 곧바로 실현됐다. 나와 계약을 맺은 저승사자가 내 눈앞에 나타났다.
16.08.14 10:30

(IP보기클릭)113.131.***.***

"왜 부른거야. 오랜만에 쉬고 있었더니" 저승사자는 갑자기 부른 것에 대해 짜증이 난다는 듯이 말했다. "원래 2명 아니었어? 나머지 한명은?" "그 녀석은 지금 일하고(남자) 나는 휴가라서(여자)"
16.08.14 12:23

(IP보기클릭)39.7.***.***

"지금 이 계악 아무래도 좀 아닌 것 같아 그냥 그만둘래." "바라는 대로. 대신 그 값은 받아가도록 할게." "뭔데 그게?" "네 목숨" 나는 당황했다. 그게 내 목숨을 걸고 한 계약이라니. 그리고 갑자기 저승사자가 노래하기 시작했다. "No control! No surprise! Thow the keys to the kingdom down that hole in my eyes! I'm my own casualty! I fXXk up everything I see, fighting in futility!" 내가 의아해 하는 사이 노래는 이미 반 전체의 합창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저승사자가 나를 밀었고 그 순간, "쿵!!!"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알람이 울리는 핸드폰을 열어 날짜와 시간을 보니 1월 17일이었다. 달력을 보니 2016년, 나는 평소의 일상에서 깨어났다. 뭔가 개꿈을 꾸었지만 제대로 된 기억은 나지 않았다. 단지 후회없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내 머리속에 감돌 뿐이었다. 수능이 10달 정도 남아있었다.
16.08.15 23:51

(IP보기클릭)27.126.***.***

릴레이 소설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6.08.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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