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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는 고요했다.
철충들은 무력하게 추락해 간 인류의 하수인들을 확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일말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밴시는 디스트로이어를 그저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대공포는 충분히 무력화되지 못했고,
에너지필드가 쳐진 디스트로이어에겐 어떠한 공격을 퍼붓는다 해도
또다시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밴시는 다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쓰러져 있는 블랙하운드를 향해 마지막 경례를 올린 뒤,
하늘 위로 천천히 날아올랐다.
밴시는 곧, 추력을 최대로 올리고 수직에 가까운 자세를 유지하며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시커먼 대공포탄들이 다시금 밴시의 주변에서 터져 왔지만, 개의치 않았다.
3000m를 넘어서자 대공포들이 서서히 멎기 시작했고,
4000m, 강하제한고도에 도달했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계속 상승했다.
6000m, 주위는 점점 푸른 남색 빛으로 변해갔고,
8000m, 새벽노을과 함께 지평선에 걸린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10000m,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지만 계속 상승했다.
그리고
12000m에 도달했을 때…
“A-87 밴시, 급강하… 개시”
그녀는 엔진의 추력을 낮추고, 허공에 쓰러지듯 몸을 내던졌다.
사이렌 소리가 비명처럼 들려왔다.
10000m
…
8000m
…
6000m
태양이 다시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며 주위는 어두워지고
…
5000m
…
4000m
…
3000m
검붉은 빛이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비쳐오자,
밴시는 온몸으로 저항을 견뎌내며 그 지독한 빛을 조준경 안으로 밀어 넣었다.
…
2000m
…
1000m
…
500m ‘삐~’
고도 경보음이 다급하게 들려왔지만, 그녀는 강하 자세를 계속 유지한 채
그 끔찍한 철충을 향해 뛰어들었다.
…
400m
…
450m
…
300m
…
“죽어!!!!!!”
엄청난 폭음이 대지를 뒤흔들고 강렬한 불꽃과 함께,
폭탄에 처참하게 관통당한 디스트로이어가 폭발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후류에 휘말리며 산산이 부서지고
검은 먼지가 되어 공중으로 흩뿌려졌다.
이윽고 그 파멸의 끝자락에서,
은빛 날개 하나가 쏜살같이 탈출해 나왔다.
가까스로 기수를 회복한 밴시는 지상의 건물과 나무들을 날카롭게 훑으며
사정없이 조여오는 중력을 온 힘을 다해 견뎌내고 있었다.
칠흑 같은 커튼이 무겁게 하강하며 두 눈을 가려왔고
시야는 끊어질 듯 위태로운 실낱같이 가늘어졌지만,
그녀는 끝까지 그 의식의 끈을 놓지 않으려 버텼고
이내, 검은 커튼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하자
비로써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급강하 직후, 속도가 느려진 그녀를 따라붙었던 또 다른 스카우트 무리가 발사한 미사일이
무방비 상태인 밴시의 등 뒤를 강타했다.
저항할 순간도 없이 정신을 잃은 그녀는 끝내
공장지대 인근의 검은 수풀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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