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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가 실종된 지 5일째,
통신기 너머로 들리는 밴시의 목소리는 한 것 격앙되어 있었다.
"AD12 공역도 수색해보셨습니까?!
아닙니다…, 제가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그녀는 연구원이 락 하버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접한 이튿날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의 행방을 이 잡듯이 뒤지고 있었다.
임시비행대의 바이오로이드 모두는 물론, 인근 부대의 인원들과 지상군까지 투입되었지만,
흔적은커녕 교신이 끊어진 시점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날은 공장지대 인근에 주둔하던 스틸라인 부대로부터,
전출 당일, 입자포로 추정되는 광선이 관측되었다는 것과,
몇몇 병사들은, 그곳을 지나던 미상의 비행체들이 이에 피격되는 것을 목격하였으며,
시간상, 그 비행체 무리가 연구원의 전투기가 포함된 수송 편대일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가 들어 왔던 참이었다.
하지만, 밴시는, 그것만으론 그것이 그가 탑승한 전투기임을 확인할 수 없으며,
설령 적에게 피격을 당했더라도 탈출 후 생존한 채 폐허가 된 도시 어딘가를 헤매며
며칠 전과같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불안하고도 절박한 가능성에 의존한 채 수색을 계속 강행했다.
설상가상으로 공습작전을 수행했던 공장지대 부근에서 다시 철충이 출현하기 시작했고
산발적으로 교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급변하는 전황과 함께, 점점 그가 격추당했다는 추정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며
수색대의 규모는 나날이 축소되었다.
실종 9일 차가 되자 오직, 밴시와
임시비행대의 몇몇 기동형 바이오로이드들만이 막바지 수색에 나섰다.
이젠 그가 살아있을 거라는 기대는 완전히 사라진 채
부디, 유해나, 작은 잔해라도 발견되기를 바라는
비참하고도 절박한 심정으로 그를 찾아다녔지만,
그날도 끝내 빈손으로 돌아온 대원들은 비행 장비도 벗지 못하고 침울한 표정을 지은 채
아직 돌아오지 않은 수색대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격납고 안은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
끼니도 거르며 가장 많은 구역을 홀로 날아다녔던 밴시 역시
계속되는 수색 강행군에 상당히 초췌해진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신중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은 채 자신의 수첩에 현재 수색 상황과,
다음 임무에 대한 비행계획 등을 꿋꿋하게 정리해 나가고 있는 듯 했다.
그러던 중, 수색에 참여했던 블랙하운드가 거의 마지막으로 비행장으로 날아와 복귀했고
그녀들이 대기하고 있던 격납고로 다가왔다.
블랙하운드는 고개를 잔뜩 숙인 채 정체불명의 상자를 껴안고 있었다.
"공장지대 부근에서 발견했어요… 조금 더 찾아보고 싶었지만… 흑…
교전 중이라서… 이것밖에는…
죄송해요…… 소령님…"
블랙하운드가 밴시에게 내민 상자 속에는
전투기의 외피였는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였을지 모를 회색빛 고철 덩어리들이
불에 그슬리고 변형된 채 온갖 부스러기들과 함께 뒹굴고 있을 뿐이었다.
밴시는 살짝 인상을 쓴 채 나무상자를 노려보며, 그 속에 담긴 잔해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역시 그럴 리 없다는 듯, 무심하게 불타버린 잔해들을 이리저리 뒤적거리던 찰나,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이 어느 한 곳에 멈추었다.
잿더미 속에서 작게 반짝이는,
일부가 열에 녹고 검게 그을린 은빛 날개
그에게 선물로 주었었던… 그녀의 공로 훈장이
잔해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항상 소지하고 다니던 ID 카드의 일부,
그가 불과 며칠 전에 입고 있었던 셔츠의 단추와 불타다 만 재킷의 조각도
거짓말처럼, 검은 잔해가 되어 볼품없는 상자 속에 뒤섞여 있었다.
밴시는 블랙하운드로부터 천천히 상자를 건네받았다.
"수고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
"여러분들도 그동안…
…
고생하셨습니다…
…
수색은…
…
이것으로…
…
종료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만… 돌아가 보셔도 좋습니다…"
수색에 참여했던 기동형 바이오로이드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나 그들의 숙소로 향했지만,
밴시는 그 자리에서 서서 검게 타버린 채 상자 속에 뿌려진 연구원의 유품들을
하염없이 내려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밴시는 아무 감정이 없는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별안간 격납고 한편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누군가의 자책 섞인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다… 나 때문이야…
흑흑…, 이 바보 같은… 내가…
그때 누워 있지만 않았어도…
젠장… 내가… 내가… 그렇게… 멍청하게 당하지만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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