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한산한 추리대학 캠퍼스에 갑자기 화재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화재비상벨을 누른 곳은 황세팔 교수의 연구실이었다.
경비원들이 급히 소화기를 들고 황세팔 교수의 연구실로 달려갔다. 경비원들이 잠겨 있지 않은 문을 열고 안으로 달려 들어갔으나 불길은 보이지 않았다. 방안에 담배연기만 가득할 뿐이었다.
“뭐야? 설마 이 담배꽁초 하나 때문에 비상벨을 누른 것은 아니겠지?”
경비원 한명이 테이블 밑에 떨어져 있는 담배꽁초 하나를 발견하고 집어 들었다. 불이 붙어 연기가 나고 있었다. 누군가 담배를 피우다 떨어트린 것 같았다.
경비원이 살피던 담배꽁초를 테이블 위의 재떨이에 비벼 껐다. 재떨이에 담배꽁초가 수북한 것으로 보아 방주인은 대단한 골초 같았다.
“으으으으…”
어디에서 신음소리 같이 들려왔다. 경비원들이 방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앗!”
소파 뒤에 사람 한명이 쓰러져 있었다. 머리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소파 뒤에 쓰러져 있는 사람은 30살의 김성종이었다. 경비원들이 김성종을 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옮기는 도중에 숨이 끊어졌다.
황세팔 교수의 연구실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은요일 요원이 급히 추리대학으로 출동했다. 국정원에서 황세팔 교수에게 연구를 맡긴 비밀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것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다행이 황세팔 교수가 연구하던 비밀 프로젝트는 밖으로 유출되지 않았다.
김성종은 황세팔 교수의 밑에서 연구를 돕고 있는 박사과정의 대학원생이었다. 황세팔 교수가 외국으로 여행을 간 사이 김성종이 연구실을 지키고 있었다.
은요일 요원은 김성종의 죽음이 황세팔 교수의 연구와 상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수사를 시작했다.
은요일 요원이 현장을 살펴보니 김성종은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 갑자기 살해된 것 같았다.
테이블 위에는 커핏잔이 2개 놓여 있었는데 습기 때문인지, 아니면 일부러 지웠는지 지문이 찍혀 있지 않았다. 책상 밑에는 황세팔 교수가 퍼팅 연습용으로 써왔다는 피 묻은 골프채가 떨어져 있었다. 역시 지문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비원들이 도착했을 때 발견한 담배꽁초는 김성종이 피우던 것이었다. 담배를 피우는 중에 골프채로 갑자기 공격을 받았고 범인이 도망가자 김성종은 도움을 청하기 위해 소파 뒤로 기어가 화재비상벨을 누른 것 같았다.
김성종이 죽은 추리대학 건물은 보안이 철저했다. 출입문을 드나들 때 보안열쇠가 필요했고 드나드는 사람들은 모두 감시카메라에 찍혔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범인은 내부인의 소행이 틀림없었다.
김성종이 죽을 때 추리대학 건물에 있던 사람들은 김성종을 제외하고 모두 3명이었다. 모두 김성종과 잘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었다. 김성종의 스승인 백휴와 정석화 교수, 그리고 동기인 최혁곤이었다.
세 사람을 조사해보니 모두 살인동기가 있었다. 학과장인 정석화 교수는 최근 정부와 사기업으로부터 연구비를 부풀려 받아오다 누군가의 밀고로 형사처벌을 받을 위기해 처해 있었다. 그런데 그 밀고자가 김성종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백휴 교수는 몇 년 전 아내와 이혼하고 제자와 재혼을 했는데, 재혼한 아내가 대학 후배인 김성종과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
대학 동기인 최혁곤도 강사자리를 놓고 김성종과 갈등이 컸다. 최혁곤은 자신이 먼저 모 대학의 강사로 출강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김성종이 로비를 해서 자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세 명의 용의자는 모두 살인동기가 있었지만 자신은 결코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누가 범인이라고 의심을 할 만한 증거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을 살펴보고 난 은요일 요원은 단번에 누가 범인인지 알아차렸다.
[문제] 과연 누가 범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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