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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이하 라오어 2) 의 PS5 리마스터가 지난 1월 19일 출시됐다. 본편의 품질 업그레이드에 더해 여러 부가 콘텐츠가 추가되었는데, 이를 간략히 체험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본편은 기본적으로 변한 부분이 없으며, 몇가지 기능이나 보너스 볼륨이 추가됐다. 코멘터리 모드는 취향을 타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포탈 2’ 의 코멘터리 모드를 매우 흥미롭게 플레이했던 입장에서는 마치 영화 DVD를 다 보고 코멘터리를 보는 느낌이어서 좋아하는 콘텐츠였다.


삭제된 레벨은 어느 정도 완성 되었지만 본편 개발 과정에서 삭제된 미션들을 플레이할 수 있고, 3개의 미션이 제공된다. 조금 아쉬운건 이런 모드들은 그 양이 굉장히 많지는 않다는 것 정도. 또 본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스킨도 추가됐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게임을 1회 클리어한 플레이어들에게 제공되기에 일종의 본편을 즐긴 후에 여운을 달랠 후일담이 많이 생겼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그만큼 이번 리마스터에서 핵심은 노리턴 모드다. 스토리 면에서는 기자 개인적으로도 아쉬웠고, 팬들의 반응도 극명하게 갈린 게임이지만, 전투 메커니즘 면에서는 많은 이목을 끌만큼 기술적으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고, 특유의 물흐르듯이 이어지는 다양한 액션의 결합은 굉장히 훌륭했다. 그리고 노리턴 모드는 바로 그 전투라는 이 게임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콘텐츠다.

노리턴은 기본적으로 로그라이크식 누적 초기화와 선택, 사이클 내에서의 축적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 총 5단계를 통과한 후 보스전으로 이어지게 된다. 각각의 스테이지는 인간형 적인지, 좀비인지 등 적의 유형을 비롯해 동료 아군 유무, 보너스 퍽, 지형, 모드, 점수 가중치 등 여러가지 차이가 있다.
노리턴은 하나의 런 안에 다섯번의 전투가 있고, 모든 재화와 자원은 해당 런에서만 쓸 수 있다. 노리턴에서의 전투는 본편보다 더 빠른 편이다. 맵의 범위도 제한되어 있고, 기본적으로 적이 플레이어를 찾아 수색하기 때문에 전투 흐름이 빠르다. 더불어 웨이브와 웨이브 사이에도 20초 남짓한 시간 동안 보상을 챙기고 다음 웨이브를 대비해야 해서 바쁘다. 물론 그렇다고 은신 플레이가 불가능한 건 아니며, 단지 빠른 상황 판단과 빠른 실행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두가지 모드인 돌격전과 포위전은 모두 상대가 공격해오고, 이걸 처리하는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돌격전은 웨이브로 나뉘어 있어서 3번의 웨이브를 막아야 하고, 포위전은 일정 시간을 버텨야 하는 구조이며 이 시간 동안 주기적으로 적이 계속 보충된다. 포위전에서 최대한 적을 처치하지 않고 버티려고 해도 맵 자체가 크지 않다보니 도주하거나 숨는데 한계가 있고 적도 꽤 적극적으로 플레이어를 수색하기 때문에 동선을 잘 생각해야 한다.
‘라오어 2’ 의 전투는 알다시피 채집한 재료로 화염병이나 지뢰 등의 도구를 제작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총, 근접무기, 도구를 전방위적으로 활용해야 하기에 빠른 상황 판단이 중요하다. 적의 스폰 위치는 플레이어의 현재 위치에 맞춰 무작위로 정해지기 때문에 적이 오는 방향을 보고 주변 지형을 파악해서 어떻게 싸울지 계획을 빠르게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식으로 흐름이 흘러간다. 그래서 오히려 시간은 항상 촉박하게 느껴진다. 미리 제작한 도구들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투가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한 번의 전투를 끝내면 정비용 로비로 나와서 무기 업그레이드, 상점에서 재화를 소모해 업그레이드나 장비를 구입하는 등의 재정비 시간이 주어진다. 특히 전투에서 얻게 되는 각종 재료와 재화는 하나의 런 동안 계속 사용할 수 있어서 전투를 하면서도 이런저런 자원을 미리미리 잘 챙기는게 중요하다. 과연 전투 못지 않게 수집과 채집이 중요한 게임다운 모습이다.
상점에는 새로운 무기를 비롯해 새로운 도구, 탄환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제작법을 익힐 수도 있다. 아무래도 총기의 사용 비중이 본게임보다 높았고, 그래서 이 상점에서 새 무기를 획득하고 무기를 업그레이드 해가는게 중요하다.


보스전은 런의 시작부터 조건이 정해져있다. 어떤 보스를 상대할지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미 정해져있어서 이를 고려하면서 전체 동선을 짜고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는게 중요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보스전보다는 몇몇 좀비 포위전이 더 어렵게 느껴젔다.
그리고 노리턴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들은 기본적으로 이전에 어떤 캐릭터를 플레이했냐에 따라 해금되는데, 그래서 착실히 플레이하면 대부분의 콘텐츠를 열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엘을 해금하려면 엘리->디나->제시->토미 순으로 일정 횟수를 플레이하면 열 수 있다. 주요 콘텐츠인 데일리런도 9회 플레이로 해금 조건이 정해져 있다.


각각의 캐릭터는 전투 능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엘리는 가장 기본형이지만 조엘은 자기만의 특별한 리볼버 총기를 쓸 수 있어 사격이 강력하지만 무려 근접 회피가 안되며, 디나는 제작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업그레이드 루트 역시 캐릭터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는 화염병을 처음부터 쓸 수 있고, 어떤 캐릭터는 연막탄 제조에 특화되어 더 많이 활용할 수도 있다.
데일리런은 일종의 일일 퀘스트인데, 보통의 런에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점수가 여기서 중요하다. 데일리런은 전세계 모든 플레이어들이 동일한 조건으로 런을 진행해 점수를 경쟁하는 모드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그 런을 달리면서 최적화를 하고 루트를 짜며 점수 경쟁을 하며 하루를 보내게 된다.


노리턴 모드는 이 게임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부분인 전투를 반복적으로 활용하여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좋은 인상을 준다. 물론 ‘라스트 오브 어스’ 1편의 멀티플레이처럼 오래, 더 많이 플레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직접적인 PVP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플레이어가 있을 수도 있겠다. 로그라이크에 대한 호불호가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라오어 2’ 의 성장 방식, 강화 방식을 따라가기에 이질적인 느낌이 적은 편이다.
1편의 멀티플레이가 워낙 재미있어서 그것만 수십시간을 플레이했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이 모드 자체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멀티플레이가 없다는데에 대한 아쉬움이 아직 크기도 하다.


이번 리마스터 버전은 그만큼 본편보다는 본편 이후의 후일담, 추가 콘텐츠에 집중한 모양새다. 기본적으로 원작도 훌륭한 그래픽을 자랑했다보니 PS5 에 맞추어 향상된 부분들의 체감이 다른 리마스터에 비해 극적으로 와닿지 않는 면도 있긴하다. 다만 이를 PS도 의식해서인지 기존 구매자는 업그레이드 형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보니 노리턴 모드와 몇가지 후일담 부가 콘텐츠를 추가로 구매하는 애드온으로서는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완성도 높은 전투 시스템을 가진 새로운 게임이나 스핀오프를 기대했던 입장에서 무산된 멀티플레이어 게임, 또는 독립된 외전이 아닌 점은 조금 아쉽지만, 노리턴 모드는 그 전투 시스템을 더 맛보고 즐기고 싶다는 욕구를 채우기엔 꽤 좋은 모드였다고 생각한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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