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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행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게임, '블리치: 소울 레조넌스' 체험
조회수 6931 | 루리웹 |
입력 2025.11.25 (13: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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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3D 액션 RPG ‘블리치: 소울 레조넌스(이하 소울 레조넌스)’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많은 원작 기반 모바일 게임이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보다 IP의 인기에 의존한 채 피상적으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울 레조넌스’는 다소 러프하긴 하지만 ‘블리치다움’을 제대로 구현해낸 작품이었다.
‘소울 레조넌스’는 정식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블리치 IP의 방대한 세계관과 캐릭터성을 모바일 액션 RPG 형식으로 충실히 재해석했다. 원작 팬에게는 익숙한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처음 접하는 유저에게는 원작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특히 블리치 특유의 검격 연출과 명대사,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재현이 플레이어를 자연스럽게 블리치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스토리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던 ‘쿠로사키 이치고’가 사신의 힘을 얻게 되는 원작 극초반부터 차례로 전개된다. 주요 에피소드는 전투 스테이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투 진입 전 해당 적과 싸우게 된 배경을 간단히 요약해주어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간다.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게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구현하기는 어려운 만큼, 설명이 필요한 구간은 TV 애니메이션 장면을 캡처해 텍스트와 함께 요약하는 방식으로 정리한다. 이 중 핵심 장면은 풀 3D 연출로 재현해 몰입감을 높였는데, 원작을 본 이들에게는 특히 인상 깊게 다가오는 부분이다.
전투는 속도감과 몰입감을 동시에 갖춘 구성이다. 기본 공격, 강화 공격, 특수 기술, 연계 콤보, 필살기 등 액션 종류가 다양하면서도 조작은 모바일 환경에 맞춰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다. 또한 저스트 회피·패링 같은 타이밍 기반 액션도 포함돼 있어 단순 터치형을 넘어선 조작 재미를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3인 파티를 구성하게 되며, 각 캐릭터는 참백도의 형태에 따른 고유 능력과 전투 스타일을 지닌다. 강습·지원·전술 등의 역할 구분과 참술·백타·돌격·영술 등 속성 상성이 존재해 적절한 조합을 맞추면 전투 효율이 크게 상승한다.
전투 시스템은 캐릭터 간 스킬 시너지와 교체 타이밍, 연계 액션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어 파티 구성과 운영 전략을 고민하는 재미가 있다. 다만 조합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은 편인데, 스킬 레벨업 우선순위와 파티 구성, 장비 추천 등 개발사가 제공하는 공략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 육성이 수월하다.
전투는 단순히 스토리를 보고 스테이지로 진입하는 반복 구조에 머물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힘 겨루기, 버티기, 특정 조건 충족 등 연출형 기믹이 등장하며, 퍼즐에 가까운 미니 게임도 간간이 추가되어 플레이 흐름을 환기한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필드 맵도 마련되어 있다. 오픈월드 게임처럼 높은 밀도를 갖추진 않았지만, 스토리상 탐색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직접 필드를 돌아다니며 진행하게 되고, 곳곳의 NPC와 대화를 나누는 등 소규모 탐색 요소도 갖추고 있다.
‘소울 레조넌스’는 원작 팬 입장에서 ‘가슴이 뛰는 게임’이었다. 충실한 스토리 재현과 캐릭터 표현, 예상 이상으로 완성도 높은 전투 덕분에 과거 블리치를 처음 접했을 때의 설렘이 다시 떠올랐다. 특히 익숙한 명장면들이 게임으로 새롭게 연출된 부분은 팬이라면 만족할 만하다.
원작은 완결된 지 오래지만, 최근 ‘천년혈전’ 애니메이션을 통해 여전히 강력한 IP 파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소울 레조넌스’ 역시 이러한 IP의 생명력을 게임으로 재증명한다. 원작 재현성과 전투 완성도를 모두 잡은 점은 분명 장점이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다소 러프한 부분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뽑기 ‘가챠’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가 생략되거나 더빙이 줄어드는 등 아직 검수가 덜 돼 발생하는 문제도 보인다. 여기에 액션 자체의 손맛과 연출 완성도에 비해 파고들기 요소도 부족한 편이라서 결국 작품 감상에 중점을 둔, '팬 게임'을 즐기듯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 점도 아쉽다.
‘소울 레조넌스’는 원작을 모르는 유저도 즐길 수 있지만, 원작을 대체하는 작품은 아니다.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요약 중심이며 주요 장면 위주로 풀3D로 강조하는 식으로 재구성된다. 원작을 본 이들은 공백을 자연스럽게 보정할 수 있지만, 처음 접하는 유저에게는 연결이 다소 단편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만약 ‘소울 레조넌스’를 계기로 블리치에 흥미가 생겼다면 원작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는 것도 추천한다. ‘만신’의 작품답게 현재도 전자책과 애니 플랫폼에서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원작과 게임을 병행하면 스토리 이해와 몰입도가 더욱 높아진다. 기자 역시 게임을 즐긴 뒤 오랜만에 1화부터 다시 정주행을 시작했다.
| 안민균 기자 ahnm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