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택티컬 슈터 'PUBG: 블라인드스팟(이하 블라인드스팟)'은 현실적이면서도 빠른 속도감의 건플레이를 목표로 하는 탑다운 택티컬 슈터로, 돌격소총, 기관단총, 산탄총, 저격총, 지정사수소총, 권총, 유탄발사기 등 다양한 총기가 가진 개성을 FPS가 아닌 탑다운으로 표현한 점이 흥미롭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는 시점임에도 총기 에임, 손떨림, 헤드샷 등을 독특한 방식으로 구현하기도 했다.

가장 큰 특징은 모든 팀원의 시야가 공유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탑다운뷰라서 맵을 굉장히 넓게 볼 수 있는데, 팀원 시야가 공유되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는 정보량이 대단히 많다. 그 정보를 놓치지 않고 팀원과 공유하며 전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게임스컴 2025 현장에서 그 블라인드스팟을 만나볼 수 있었다. 작년 지스타 버전과 달라진 점은 일단 튜토리얼이 생겼다. 택티컬 슈터 중에서는 다소 생소한 진행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조작법이 익숙치 않을 수 있는데, 튜토리얼을 통해 기본적인 조작법을 습득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휠업으로 머리를 조준하고, 컨트롤로 하단을 조준하는 등 세분화된 에임 관련된 조작은 숙달할 필요가 있다.

음성 채팅 기능이 추가돼 팀원과 협력이 더 쉬워지기도 했다. 블라인드스팟(사각지대)라는 이름처럼 개개인의 에임 실력보단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공격팀 입장에서는 최대한 사각지대를 활용해 은밀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고, 수비팀 입장에서는 최대한 사각지대를 줄여서 경계하고, 침입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지스타 빌드에서는 공격과 수비 모두 고를 수 있는 캐릭터가 똑같았는데, 이제는 공격과 수비가 고를 수 있는 캐릭터가 다르게 바뀌었다. 어떻게 보면 게임 플레이 자유도가 제한된 셈이지만, 캐릭터 별 개성이 조금 더 살아나는 방향이므로 장기적으로 캐릭터 수가 늘어나는 시점까지 본다면 나쁘지 않은 방향이다. 공격할 때와 수비할 때 추구하는 전략도 달라지는 만큼, 전략에 맞는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공격과 수비 구분이 없는 팀 데스매치에서는 제한 없이 선택 가능하다.

현재 블라인드스팟은 누구나 체험해볼 수 있도록 데모 버전이 공개된 상태다. 블라인드스팟 데모는 9월 2일까지 진행되며, 폭파미션으로 승부를 가리는 일반전과 먼저 30킬을 달성하면 승리하는 팀 데스매치를 즐겨볼 수 있다.

먼저 일반전은 다양한 게임을 통해 재해석 돼 많은 밀리터리 슈팅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폭파미션을 탑다운 뷰로 옮긴 형태다. 건물 내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폭탄, '크립트'를 해킹하기 위해 '디크립터'를 설치하거나, 설치하지 못하게 방어해야 한다.

수비 팀은 공격 팀이 크립트에 접근하지 못하게 문을 봉쇄하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 반대로 공격 팀은 수비 팀이 설치한 방어선을 뚫고 크립트에 접근해야 한다. 각 요원은 저마다 선호하는 무기와 자신만의 독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윌슨은 전신을 가리는 '전술 방패'를 펼쳐 자신과 아군을 보호하고 강행 정찰을 할 수 있다. 전술 방패를 펼친 상태에서는 공격을 할 수 없지만, 안전하게 정보를 파악하고 그 정보를 기반으로 팀이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돕는다. 패치는 '하드폼 수류탄'을 던져 해당 위치에 임시벽을 세운다. 이를 통해 특정 진입로를 차단하는 것으로 유리한 지형에서 싸울 수 있게 된다. 클라리스는 '동작 감지기'를 설치하고, 해당 지역에 진입한 적의 동태를 감시한다. 동작이 감지되면 알림이 울려서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팀 데스매치는 죽어도 살아날 수 있고, 특정 지역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서 어느 정도 개인 플레이도 가능해서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 아직 게임 시스템에 익숙해지지 않았다면 팀 데스매치 모드를 즐기며 숙달하는 것도 좋아보였다. 개인적으로 일반전의 게임 플레이가 너무 답답할 때 팀 데스매치를 켜서 그 답답함을 풀곤 했다.

블라인드스팟은 장점도 단점도 '정보량'이라고 느껴졌다. 넓은 시야와 팀원 모두와 공유하는 시야는 정보량이 많아 전술을 풍부하게 해주지만, 그것을 다 처리할 수 있는 전략적 이해가 필요하고, 공격과 방어가 서로의 정보를 정확히 캐치하기 시작하는 순간 변수가 극단적으로 줄어들어 장기 교착전이 자주 발생했다. 긴장감은 있었지만 템포가 늘어지니 결국 참지 못한 쪽이 돌격하다 몰살 당하는 것으로 결판이 나는 경우도 많았다.

다인큐의 영향력도 무시하기 어렵다. 보통 슈팅 게임은 서로 시야를 공유하지 않기에 팀원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고, 죽었을 때도 왜, 어떻게 죽었는지 정확하게 전달이 어렵다. 하지만 블라인드스팟은 그 설명이 매우 쉽다. 꼭 다인큐가 아니더라도 핑과 음성 채팅으로 소통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신뢰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다인큐의 단합력이 무서워지는 순간이 있다.

블라인드스팟이 가진 독특한 탑다운 슈팅 시스템은 장르적 차별화이자 동시에 과제로도 남았다. 결국 이 게임의 완성도는 얼마나 다양한 전략적 변수를 확보하고, 치열한 정보전을 지루함이 아닌 긴장감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