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일정입니다.
부모님들이 아침 식사를 맛있게 하는 데는 딱히 욕심이 없으셔서
아침 식사는 숙소에서 역시나 누룽지탕+라면 끓여 먹고 7시 출발하는 고야산행 특급 열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여행 끝난 뒤에 생각하는 건데, 돌아온 시간 생각하면 조금 여유롭게 8시 고야산 특급 열차를 타고 갔어도 되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고야산으로 가는 열차는, 일반(local), 급행(express), 특급(limited express)로 분류되는데,
일반과 급행은 우리가 흔히 타는 지하철/전철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고,
특급은 추가 비용이 좀 더 들어가지만, KTX, SRT 같은 좌석으로 되어 있어서 훨씬 편하게 자면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급 열차는 시간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가기 전에 열차 시간표를 확인해서
고야산행, 난바행 열차 시간을 정해서 거기 맞춰 시간표를 짜는 것이 좋습니다.
고야산은 보통 3박 4일, 4박 5일로 오사카쪽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가지 않는 코스이긴 하지만,
칸사이 여행 계획을 5박 이상으로 잡으신다면, 개인적으로는 꼭 추천하는 코스입니다.
칸사이 여행 우선 순위를 정해보자면 교토 > 유니버설 스튜디오 > 고야산 > 나라 공원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좋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특히 단풍 시즌에는 산이 아주 아름답게 물든다고 하는데, 그 때는 사람도 많이 몰린다고 하네요.
저희는 제 휴가 일정 때문에 단풍이 시작하기 전에 오긴 했지만,
공기 좋은 산길을 적당히 선선한 기후로 트래킹하면서 관광지를 둘러보기 좋은 관광지입니다.
열차를 타고 가면서 좌우로 보이는 풍경들도 이쁩니다.
오사카는 바닷가에 위치한 분지 형태고,
교토도 마찬가지로 분지에 도시가 구성되어 있어서
오사카쪽 여행을 하면 대개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진 곳에서 관광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고야산이 있는 쪽으로 타고 가면 한국에서 자주 보던 열차 풍경에
일본 양식의 건물들이 보이는 맛이 있지요
"고야산행" 열차는 보통 난바 -> 고쿠라쿠바시역까지 열차로 이동하고
고쿠라쿠바시 -> 고야산까지 케이블카로 이동하는 것을 묶어서 생각합니다.
열차와 케이블카 편성이 실제로 그렇게 묶여 있어요.
고쿠라쿠바시 역에서 내린 후 이제 케이블카로 환승을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케이블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하늘에 매달려서 가는 게 아니라
이런식으로 케이블을 이용해서 당겨서 이동하는 열차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케이블카는 보통 여기선 '로프웨이'라고 많이 부르지요.
일단 케이블카를 타고 고야산 역까지 도착하면 바로 앞에 대기하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시면 됩니다.
버스는 고야산 역에서 곤고부지 다이몬(금강봉사 대문)을 거쳐서 고야산 관광지를 쭉 따라가서
오쿠노인(오지원) 까지 도착하는데, 실제 고야산 관광도 해당 루트를 따라가시면 됩니다.
다이몬에서 오쿠노인까지 따라가서 버스로 거슬러오느냐,
버스로 오쿠노인에서 내려서 다이몬까지 걸어서 거슬러오느냐인데
큰 차이는 없으니 취향껏 하시면 됩니다.
8시 30분 고야산 역에서 버스를 타고 약 15~20분간 이동 후 8시 50분에 다이몬에 도착하였습니다.
말 그대로 커다란 문입니다.
고야산의 금강봉사는 일본의 불교 종파인 진언종의 총본산이라고 하네요
관광객 입장에선 대문을 들어서면 고야산 관광이 시작되는 느낌입니다.
여기서부터 이제 느긋하게 걸어서 오쿠노인까지 이동하며,
중간 중간에 관광지를 구경하면 됩니다.
다이몬에서 조금 내려오면 보이는 쓰쿠모 식당.
원래 여기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오픈 시간이 10시이므로 많이 이릅니다.
저희 스케쥴이면 단상가람 구경을 마치고 돌아와서 먹고 가도 되었는데,
부모님이 아침을 든든하게 드셔서인지 브런치는 사양하셔서
저희는 이번엔 그냥 패스했습니다.
8시 이후에 출발하는 스케쥴이면 아침 거르고 여기서 아침 드셔도 괜찮습니다.
산채 솥밥이 유명한 가게입니다.
조금 더 걸어서 오면 단상가람(단조가란)에 도착합니다.
여기는 금당과 근본대탑에 입장할 때 각각 500엔씩 입장료가 있습니다.
여행 전 사전 조사 때는 200엔이었는데, 값이 올랐나봐요.
일단 저는 한 번 와 봤기 때문에 부모님만 금당에 투입 후 기다렸고,
근본대탑은 굳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건 탑 옆의 나무를 잡고 한바퀴 돌리면 불경 한 번을 읽은 공덕을 쌓을 수 있다는 그런 무언가
재미있으니 한 바퀴씩 돌립니다.
서쪽탑
이건 근본대탑이라고 제일 큰 탑입니다.
이건 세 그루의 나무가 아래에는 하나로 합쳐져서 신기해서 찍어봄
구경을 하고 조금 더 내려와서 고야산의 명물이라는 고야 도후(고야 두부)를 먹으러 옵니다.
하마다야라는 가게인데, 이전에 왔을 때 나쁘지 않아서 재방문을 했고,
이 때쯤 시간이 10시 정각이었던 거 같네요.
두부는 그렇게 달지 않지만, 소스를 얹어서 먹구요
전에 왔을 때는 없던 두부 음료가 있어서 시켜 봤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비쌌고, 비싼 정도의 맛은 아니었던 거 같....
두부 자체가 우리가 아는 두부랑은 조금 다른 맛이므로
두부 음료는 아니더라도 두부는 먹어보는 경험을 해 보셔도 좋습니다.
어머니가 소프트크림을 너무 드시고 하셔서 지나가다가 보인 소프트크림을 파는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보니까 메인이 소프트 크림이 아니라, 일본 향신료를 파는 가게인데,
소프트크림도 겸사겸사 파는 거 더라구요.
소프트크림에 뿌려 먹으라고 산초를 주던데 이게 대체 무슨 조합이지? 했는데,
이게 또 독특하게 맛있더라구요.
일본 쪽은 소프트크림이 대체적으로 맛있기도 하지만,
산초의 살짝 매운듯한 그런 맛과, 독특한 향이, 부드러운 소프트크림이랑 어우러져서
뿌린 부분을 다 먹고 나니 가루가 모자라서 아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다시 생각이 나네요.
산초 가루를 사 와서 소프트크림이 아니라 다른 아이스크림에 끼얹어도 괜찮았을듯...
아, 사 올걸....
사 올걸....
글 적다 보니 진짜 너무 다시 먹고 싶어서
구글 지도에서 해당 가게 검색해서 보니까 홈페이지 있길래
인터넷으로 해외 구매 대행으로 주문 날려버렸습니다. 데헷
고야 두부도 먹고, 소프트크림도 먹고 하면서 느긋하게 트래킹을 하다보면
약간 산길로 들어가는 듯한 진입로가 존재합니다.
여기서부터가 고야산의 메인 코스인 오쿠노인(오지원)입니다.
고야산이 일본 내에서 풍수지리적으로 원탑의 명소라서,
일본의 유명 가문들의 경우 가문의 묘비를 여기에 모셔분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당장 이름을 대면 한국인들도 잘 아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나 오다 노부나가
아니면 도요토미 가문의 차남이라던가, 게임에서 자주 보이는
다테 마사무네, 다케다 신겐 같은 인물들의 묘비들도 이곳에서 볼 수가 있죠.
일종의 거대한 공원 묘지인 셈입니다.
이렇게 새로 지은 듯한 곳도 있는가 하면
돌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짐작이 안갈 정도로 풍화되고 이끼가 낀 묘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다케다 신겐의 묘비니까 얼마나 되었는지는 확실하긴 하네요ㅎㅎ;
이렇게 조그만 돌에 빨간 앞치마를 씌운 것은 지장보살 중에서도 미즈코 지장이라고
유산되거나 사산되거나 혹은 어린 나이가 죽은 아이들의 넋을 기리는 지장이라고 하더라구요.
지나가다 보니 체험 행사처럼 저렇게 폭포수 수행을 하는 곳도 있고
(옆에 탈의실이랑 있더라구요)
뿌리 뻗은게 특이해서 한 장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묘비도 있네요.
기업들의 묘비도 있는 것도 유명하지요. ucc 커피잔
여기는 한복을 입은 사람의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름은 '강씨 가문 묘비'
저도 강가라서 그냥 찍어 봤습니다만, 그냥 일제 시대에 빠칭코로
돈 대박으로 벌어서 묘비를 여기에 세운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ㅎㅎ
야쿠르트요구르트요르구트
한국식 봉분 3개가 나란히....
보면 안목(安木)이라고 되어 있는데 전에 인터넷을 보니
한국인 안씨가 창씨 개명을 해서 된 게 아닌가 하는 글이 있었던데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대충 끝까지 갔다가 다른 루트로 나오는 길에 기업 묘비들이 많이 보입니다.
너무 빨리 주파를 해 버리는 바람에 오쿠노인 입장을 10시 50분에 해서
제일 안쪽 도착 시간이 11시 20분, 오쿠노인 나온 시간이 11시 45분이었으니
거의 1시간 컷을 해 버렸습니다.
조금 느긋하게 걸으며 사진도 좀 많이 찍으면 1시간 반~2시간 정도까지 보낼 수 있습니다.
아니, 근데 브런치도 패스해버리고 고야산 주파를 너무 일찍 해버리는 바람에
관광을 끝내면서 점심 겸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그냥 평범한 점심 시간이 되어버렸네요.
오쿠노인 밖에 있는 그냥 이것 저것 파는 식당인 하치요우에서 먹었는데,
웨이팅이 10팀이었는데 바로 앞 팀이 10명 이상의 단체 손님이라 40분이나 웨이팅이 걸렸네요.
식사는 저는 카츠동을 시켰는데, 카츠동은 무난한 맛이었고,
어머니가 시킨 산채 우동은 그냥 저냥이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12시 반쯤 식사를 시작해서 금방 다 먹고 1시에 버스를 타고 고야산 역으로 이동합니다.
근데 원래라면 3시 이후에 난바로 돌아올 예정이라 앞 스케쥴을 체크를 안했는데,
특급 열차가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출발을 했고, 다음 특급은 3시 반 넘어서나 있어서
그냥 일반(local) 열차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1시 50분에 열차를 탑승하고, 2시 43분에 중간에 하시모토에서 환승을,
최종적으로 3시 56분에 난바역에 도착합니다.
급행이나 특급 열차가 확실히 빠르고 편하게 도착하니까,
시간 차이가 많이 나지 않으면 열차 시간에 맞춰서 일정을 조절하는 게 편할겁니다.
결국 고야산에 도착해서(금강봉사 대문), 관광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는 딱 4시간 반정도
소모가 되었는데, 좀 더 느긋하게 구경하면서,
9시 특급으로 출발 ~ 3시반 특급으로 복귀하던가,
아니면 7시 특급으로 출발해서 좀 더 저희보다 서두르고 ~ 1시 20분 특급을 타고 복귀해서
오후엔 오사카 시내 일정으로 짜는 것도 나쁘지가 않겠네요.
참고로 고야산 역에서는 열차 배차 시간이 길기 때문에 쉬어갈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에서의 뷰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른 복귀를 하면서 숙소로 돌아오는 도중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집을 봐서 찍어봤는데,
보니까....부동산이네요.
저녁 식사는 유튜브를 보다가 마부장이라는 분이 정준하씨랑 아주 맛있게 드시는 영상을
본 적이 있어서 이번에 온 김에 이색적인 경험을 해 보자며 예약한 '이사리비'라는 로바다야끼 가게입니다.
근데 저희가 일정이 훨씬 늦어질 것을 대비해서 9시에 예약을 했는데....
숙소에서 한참 쉬다가 나왔어도 7시라서 예약보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원하는 카운터 석에는 앉지 못하였고, 남아 있는 테이블 석에서 먹었습니다.
일본의 전통 로바다야끼는 이런 식으로 바로 앞에서 구워서
기다린 긴 막대에 얹어서 음식을 전달해 주는 식이라고 하던데,
그 경험을 위해서 왔지만, 못하게 된 게 아주 아쉽습니다....
요즘엔 이렇게 QR코드로 주문을 하는 가게가 많이 늘었더라구요.
나이 드신 분들만 오시면 엄청 주문이 힘들 것 같은 가게...
기본 안주로 풋콩이 제공되구요
일단 생맥주 대짜 하나를 시켰는데....
....이 사진으로는 잘 모르시겠죠?
아직도 조금...감이 안오는데....
일반적으로 먹는 콜라잔과 비교
아니 왜 이렇게 잔이 큰 거야.
어머니가 시킨 중짜 잔이랑 비교.
중짜는 익숙한 사이즈네요.
암튼 주로 어패류 구이가 많습니다. 소라도 먹고
새우도 먹고
오챠즈케는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무제한(타베호다이)로 할까 그냥 단품만 많이 주문할까 했는데,
부모님, 특히 어머니가 많이 드시지 않아서 단품만 주문한 쪽이 나았습니다.
테이블에서 주문한 거 받아서 먹다 보니 딱히 특별한 경험은 아니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갈 거면 카운터 석에서 먹는 쪽이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날도 2만보 이상을 걸었기 때문에 식사 후 미련 없이 숙소 복귀해서 휴식합니다.
그러면 4일차(교토)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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