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 시리즈에 있어 가장 두려운 적수, 그 무엇보다 먼저 신경 써야만 할 라이벌이란 다름 아닌 콜 오브 듀티 그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듯이,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첫 번째 작품이 출시된 이래 두 개의 개발사가 번갈아가다시피 하며 게임을 제작해 왔기 때문이죠. 사실 이런 식으로 윗선에서 산하의 부서 내지는 계열사 간의 경쟁을 부추김으로써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으려 하는 구도란 제법 흔히 볼 수 있는 것이기에 딱히 신기해할 만한 광경이 못 됩니다.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면 또 모르겠습니다만.
문제는 그 양상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선의의 경쟁을 계속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원인은 유통사인 액티비전과 인피니티 워드의 관계가 악화되었다는 데 있었습니다. 결국 인피니티 워드의 중추나 다름없는 핵심적인 인재들은 회사와 결별한 뒤 새 둥지를 꾸렸고, 이 불화는 법적인 공방으로까지 이어지기에 이릅니다. 안 그래도 네 번째 작품인 '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로 정점을 찍은 이래 완만한 내리막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들어 온 콜 오브 듀티 시리즈였기에 팬들의 걱정은 이래저래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었죠.
평이 썩 좋지만은 않았던 '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 3'. |
어제의 벗이 오늘의 웬수가 되어버렸다. |
그런 사연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발매된 '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 3'는 기획이 아예 무산된 거 아닌가 하는 불안을 해소시켜주기는 하였으나, 호평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었습니다. 지금껏 그래온 것처럼 상당한 양을 팔아치운 것과는 별개로 전반적인 평가는 혹평 쪽에 좀 더 가까웠죠. 제작에 사용된 기술과 내적인 시스템 양측 모두에서 여전히 발전이 없어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제 3차 세계대전 수준으로 일을 크게 벌려놓고선 정작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은 충분한 개연성이나 설득력을 보여주지 못 했다는 것 또한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히 배턴을 넘겨받은 트레이아크에게로 쏠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활이 걸린 승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결정함에 있어 일종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누구든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요. 무수한 기대와 우려가 들끓는 가운데 쏜살처럼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트레이아크의 새로운 작품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2년의 막바지, 겨울로의 진입이 코앞으로 다가온 무렵이었습니다. 바로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2(Call of Duty : BLack Ops 2 - 이하 블랙 옵스 2)'입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스릴러에 도전한 작품인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 |
전작 월드 앳 워에서부터 등장한 레즈노프의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죠. |
이번 작품에서도 얼굴을 비추는 프랭크 우즈. |
블랙 옵스 2는 그 동안 인피니티 워드를 보조하는 역할쯤으로 여겨져 온 트레이아크의 입지를 한 단계 위로 끌어 올리며, 콜 오브 듀티의 아성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선언을 널리 표명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몇몇 좌시하기 힘든 단점들을 수반하고 있으면서도, 셋으로 나누어진 게임의 양식 전부가 골고루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쾌거를 거두었죠. 싱글 캠페인과 멀티 플레이, 그리고 좀비 모드가 그 대상입니다.
싱글 캠페인을 통해 맛볼 수 있는 전투의 맛은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배경이나 인물의 설정이 대부분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보니 얼핏 실존하는 화기의 성능과 유용한 전술 등을 충실히 고증한 게임이라 착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런 것 따위 알 바 아니라는 태도로 화끈한 액션을 체감케 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애초에 철저한 고증―특히 총기의 발사음 따위에 관한―을 중시하는 게이머의 수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거니와, 소수의 인원이 그 배가 훨씬 넘는 병력을 해치우는 시점에서 현실성은 이미 물 건너 간 셈이죠.
고증 그런 건 잘 모르겠고 불이야! |
다시 말해 잘 만든 액션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폭염과 총성이 난무하는 전장 한복판을 누비는 듯한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싱글 캠페인의 주된 목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 영화의 장르란 고전을 예로 들자면 2편부터의 람보나 코만도와 비슷한 것이죠. NPC의 안내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헷갈려 할 염려가 없으며, 당연히 적의 뒤통수를 후려치게 해 줄 우회로 같은 것도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어떤 무기를 사용할 것인지의 선택이 주어질 뿐인, 때로는 그것조차 정해져 있는 철저한 외길 형태의 구성입니다.
여기까지는 개발사를 가리지 않고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확고히 유지해 온 뚜렷한 정체성에 해당하는 것이죠. 차이점이 두드러지는 것은 그 다음 단계에서부터입니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산 블록버스터를 통해 쉬이 볼 수 있을 법한 스토리와 캐릭터를 바탕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극적인 연출과 화려한 볼거리를 강조하는 것이 모던 워페어의 전략이었던 데 반해, 트레이아크의 대표작이자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의 자리에 오르기도 했던 '콜 오브 듀티 : 블랙 옵스'는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중심에 둠으로써 차별화된 개성을 추구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냥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
이 게임에서 길을 잃어버릴 정도면 심각하게 고민 좀 해봐야 한다. |
때로는 2025년에 어울리는 기계들을 조작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
그와 같은 특성은 속편으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블랙 옵스 2의 싱글 캠페인은 입체적인 인물들의 면면과 선악을 딱 잘라 구분하기 힘든 굴곡진 서사를 부각시킴으로써 이야기의 흡입력을 증폭시키려는 의도를 숨김없이 드러내었고, 원한 바그대로의 성과를 거두었죠. 첫 번째 블랙 옵스의 주인공이었던 알렉스 메이슨의 시대인 1986년, 그리고 아버지와 비슷한 길을 선택한 아들 데이비드 메이슨이 활약하는 2025년의 미래를 넘나들며 흘러가는 스토리는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 데이빗 S. 고이어를 기용할 만한 가치가 있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인 알렉스 메이슨. 몰랐는데 성우가 샘 워싱턴이더군요. |
아들인 데이비드 '섹션' 메이슨. 여러모로 부전자전. |
이것이 미래 세계다! |
하물며 주인공인 메이슨 부자의 존재감을 압도하는 사내, 라울 메넨데즈의 캐릭터란 블랙 옵스 2의 싱글 캠페인을 더욱 재미있으면서도 독특한 것으로 만드는데 일조하는 주목할 만한 특징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마약 사업으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서슴없이 인명을 살상하는 등 명실상부한 악당으로서의 조건을 충족시키고는 있지만, 아무런 고민 없이 혐오나 분노의 화살을 쏘아 보낼 수 있는 대상과는 거리가 먼 까닭입니다.
저지른 일들이 과연 정당한 행동이었는지의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면, 메넨데즈가 미국과 자본주의 체제를 격렬히 증오하게 된 이유는 제 3자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전까지의 콜 오브 듀티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 꽤나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인물을 등장시킨 덕분에 스토리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갈리기는 했습니다만, 굉장히 인상적인 캐릭터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더구나 매력적이기까지 하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라울 메넨데즈야 말로 블랙 옵스 2의 진정한 주인공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비중이나 카리스마만 놓고 보면 그냥 주인공이나 다름없을 지경. |
직접 조종해서 진행하는 부분도 있을 정도니 말 다했다. |
스토리를 전개하는 방식과 전투에 관련된 시스템에서도 몇 가지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선은 엔딩입니다. 멀티 엔딩이죠. 캠페인을 진행하던 도중 몇몇 특정한 지점에서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고, 이 때 내린 결정들이 중첩되어 그에 합당한 결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중요한 등장인물의 생사를 가르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죠. 엔딩에 영향을 미치는 분기 중에는 자칫 눈치 채지 못 하더 그냥 넘어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것들이 더러 섞여 있으므로, 시종일관 인물의 대사와 상황이 흘러가는 모양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꼭 그래야만 한다는 건 아닙니다. 어차피 또 다른 엔딩을 직접 감상하려거든 좋든 싫든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까닭이죠. 한 번 엔딩을 보고 난 다음부터 이용 가능한 미션 리플레이는, 이름 그대로 원하는 미션을 골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일 뿐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제법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미션들을 처음부터 되풀이해야 한다는 사실이 커다란 귀찮음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허나 일회용품 취급을 받기에는 아까운 완성도를 지닌 싱글 캠페인이니만큼, 여유가 닿는 대로 재도전을 감행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선택입니다.
분기가 어디쯤인지를 미리 알아보려다간 내용을 누설 당해버린다는 게 딜레마. |
각각의 미션을 시작하기에 앞서, 플레이어는 어떤 무기와 장비를 갖추고 임무에 투입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전작들과는 다른, 블랙 옵스 2에서 새로이 도입된 시스템 가운데 하나입니다.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총기와 수류탄을 지참할 수 있으며, 원한다면 저격총과 샷건이란 조합으로 무장하는 등 취향을 중시한 선택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왕이면 임무의 성격이나 지형, 탄약을 꾸준히 확보할 수 있을지의 여부 등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적을 죽이고 새 총을 줍기만 하면 바로 해결되는 문제이니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참고로 미션 리플레이를 통해 작전을 반복하는 경우에는 시간적 배경을 따지지 않고 무기를 고르는 특권을 누릴 수 있습니다. 미래의 첨단 장비를 위시하여 1980년대의 전장을 지배하는 유쾌한 상황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모든 총을 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 가능한 도구의 가짓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싱글 캠페인 안에 비치된 도전 과제들을 완수해야만 하죠. 이처럼 제법 긴 시간 공을 들여야만 빠짐없이 해금시킬 수 있는 요소들이 게임을 다시 시작할 경우 전부 원상복귀 되어버린다는 것은 퍽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가 뭘 들고 있는지 잘 봐. |
안녕하세요 미래에서 왔습니다. |
하지만 그 아쉬움은 기실 가장 작은 흠집에 불과한 것입니다. 단순한 전투의 쾌감과 미션을 구성하는 액션의 짜임새 양측 모두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만족을 이끌어내고 있는 블랙 옵스 2의 싱글 캠페인입니다만, 그렇다고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작품이라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거슬리는 것이 바로 스트라이크 포스 미션(Strike Force mission)입니다. 전략 시뮬레이션과 FPS를 섞어놓은 듯한 게임으로, 3인칭 시점에서 병력을 지휘하거나 혹은 그 중 하나를 골라 직접 조종하며 거점 방어, 요인의 암살 또는 호위, 인질 구출 등과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죠.
문제는 재미가 없다는 겁니다. 짜증스럽기까지 한 노동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죠. 인공지능에게 전투를 맡기자니 머리가 매우 나빠서 속을 답답하게 만들기 일쑤고, 하나하나 일일이 손을 쓰려거든 이렇다 할 보람 없이 상당히 바쁜 시간을 보내야만 합니다. 최초의 한 번을 제외하면 굳이 진행할 필요가 없는 일종의 이벤트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성공 여부가 스토리의 전개와 엔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까닭에 마냥 무시하기도 애매하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점입니다. 그래도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라면 꾹 참고 그냥 무시해버리는 편이 더 낫습니다.
병사 또는 기계를 조종하여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
지휘(?)를 내릴 수 있는 3인칭 시점. |
나도 좀 여기서 나가게 해 줘!! |
스트라이크 포스를 제외한 11개의 일반적인 미션에서는 딱히 불거져 나온 단점을 찾기 어려운 편입니다. 굳이 한 가지를 꼽자면 운전을 들 수 있겠죠. 간혹 자동차나 전투기와 같은 탈것을 직접 조종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 때 조작을 통해 전해져 오는 감각이 심히 어색하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비행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자동차의 움직임이란 굳이 플레이어에게 운전대를 쥐어줄 의미가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죠. 게다가 박진감마저 부족합니다. 광활한 부지 위를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그저 정해진 길을 따라 차를 몰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우울한 체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나마 가장 만족스러운 탈것이 다름 아닌 말이라는 사실이 우스울 따름입니다.
보기엔 멋있지만 즐기기는 힘든 운전과 비행 |
어째 말만도 못 하다냐. |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싱글 캠페인 전체를 통틀어 운전이 차지하는 분량은 매우 적은 편입니다. 잠깐 동안의 불편함과 어색함을 참아낼 수만 있다면, 블랙 옵스 2는 FPS를 사랑하는 게이머로서 결코 지나쳐선 안 될 작품임이 명백하죠. 물론 그 애정의 사유에서는 멀티 플레이에 할애된 지분 또한 굉장히 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후자를 위해 게임을 구매한 사람이 더 많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게임이니까요.
첫번째 모던 워페어를 기점으로,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멀티 플레이는 또 다른 거성인 헤일로와 더불어 오랜 시간 동안 FPS에 속하는 수많은 게임들에게 있어 여러 가지 이유에서 어떤 식으로든 조금이라도 모방하지 않을 수 없는 좋은 본보기 노릇을 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실과 과장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전장을 배경으로, 평범한 사격에서부터 무시무시한 화력을 동원하여 적들을 쓸어버리는 맹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법과 기술을 구사해가며 싸움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자 강점이었죠. 간단히 말해서, 쉽고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여전히 가벼운 느낌이지만 파고들 구석이 많은 멀티 플레이. |
블랙 옵스 2는 이제까지 층층이 쌓여 온 장점들을 재활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시리즈의 전통이라 할 퍽(Perk)과 킬스트릭(Kill Streak)에 관련된 시스템을 수정함으로써 좀 더 많은 플레이어가 쾌적함을 느끼며 쉬이 질리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한 흔적을 보여줍니다. 그 중 퍽이란, 플레이어의 분신인 병사로 하여금 기본적인 것 이상의 특수한 능력을 사용하게 해 주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동 속도 내지는 방어력의 상승을 높여주는가 하면 훨씬 은밀한 기동을 가능하게 해 주는 등, 블랙 옵스 2의 퍽들은 너나할 것 없이 신체적인 능력의 상향에 관계된 것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무기의 위력을 향상시키거나 기능을 추가해 주는 것은 총기에 부착시키는 부품들의 몫으로 넘어갔죠. 이를테면 총기의 연사하는 속도, 조준의 정확성, 탄창에 들어가는 탄약의 수 또는 재장전에 소요되는 시간과 같은 것들입니다.
여기에 Pick 10이라는 시스템이 더해져 보다 개성적이면서도 다채로운 조합이 가능해졌습니다. 주어진 10 포인트를 소모하여 마음에 드는 퍽과 총기 및 부착물, 그 밖에 전투에 도움을 줄 장비들을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원한다면 퍽을 모두 포기하고 강력한 무기와 장비만으로 짐을 꾸릴 수 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죠. 어찌 됐든 모든 플레이어가 동일한 한계 안에서 무장을 꾸려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포인트 하나를 소비하는 와일드카드를 이용해서. |
퍽만 덕지덕지 붙이는 것도 가능. |
죽지 않고 연속으로 일정한 수 이상의 적을 사살할 경우 강력한 무기를 보급 받거나 전투기나 헬기, 무인정찰기 따위를 소환하여 적을 공격하는 등 특수한 형태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었던 시스템인 킬스트릭 역시 이번 작품에서도 건재하기는 합니다. 다만 그 명칭이 스코어스트릭으로 바뀌었으며, 쓰러뜨린 적의 수가 아닌 누적된 점수의 양에 따라 발동시킬 수 있는 기술로 변모하였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죠. 무작정 많이 죽인다고 많은 점수를 버는 구조가 아닌 까닭에 전투의 승리 조건을 따져가며 보다 전술적으로 싸움에 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개선은 레벨이 높은 플레이어가 처음부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채 지나친 횡포를 부리게 되는 상황을 억제하고, 흔히 말하는 캠핑과 같이 전투를 지루한 것으로 만들기 십상인 행위들을 가급적 지양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승리를 거두기까지의 과정에 있어 본연의 실력에 보다 큰 비중이 실리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는 시도가 적중하여, 균형 잡힌 전장과 전투의 쾌감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손에 넣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죠. 숙련자는 숙련자대로 자신의 능력에 걸맞은 위용을 과시할 수 있는 한편, 초보자의 입장에서도 비교적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입니다. 이는 동시에 게임의 수명이 그만큼 길어질 것임을 짐작케 해 주는 충분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우측 하단에 있는 것이 스코어스트릭의 게이지. 물론 죽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
아 뭐 꼭 그렇게 자세히 보여줄 필욘 없는데……. |
적의 스코어스트릭에 당하는 장면. |
아울러 이제는 빼먹으면 섭섭한 트레이아크 산(産) 콜 오브 듀티의 감초, 좀비 모드 역시 적잖은 변화를 거쳤습니다. '나치'를 빼고 그냥 좀비 모드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싱글 캠페인을 기반으로 한 부록에 가까웠던 예전의 위치에서 다른 두 모드에 뒤지지 않는 대등한 자리로 올라서기에 이르렀죠. 전작으로부터 죽 이어지고 있는, 의외로 로 길고 복잡한 스토리와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블랙 옵스 2의 좀비 모드는 그린 런이라 불리는 드넓은 지역을 배경으로 좀비들을 물리치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Tranzit, 일정한 구역 안에서 최대한 오래 살아남는 것이 목적인 Survival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새로이 추가된 Grief에서는 시리즈 최초로 경쟁이란 요소가 도입되기도 했죠. 두 무리로 나눈 플레이어들이 좀비와의 싸움 속에서 서로를 방해하면서 어느 쪽이 최후의 생존자가 될 것인지를 놓고 다툽니다. 어떤 모드에서건 좀비를 잡아 포인트를 벌고 이를 소모하여 무기와 탄약 및 생존에 도움을 줄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전쟁을 방불케 하는 총격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좀비와의 싸움이란 세 번째 등장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소 생뚱맞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지만, 평범한 전투가 살짝 물린다 싶을 즈음 기분도 전환할 겸 시선을 돌려 집중할 무언가가 준비되어있다는 사실은 분명 기뻐해야 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 대만 맞아도 죽어버리는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몰려오는 좀비들을 상대로 생존을 도모하는 경험이 제공하는 재미와 긴장감이란 군인으로서 적과 싸울 때와는 전혀 다른, 독특한 것이죠. 중독성이라는 측면에선 오히려 좀비 쪽이 더 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치 좀비 아니다 그냥 좀비다. |
좀비보다 네가 더 무서워. |
사람과 싸울 때와는 다른 색다른 맛이 있다. 안 죽고 살아남을 수 있다면 말이지만. |
블랙 옵스 2는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아홉 번째 작품입니다. 2003년을 시작으로 올해, 2012년에 이르기까지 매년 꼬박꼬박 굵직한 속편들을 선보여온 셈이죠. 이름을 살짝 바꾼 채 휴대용 콘솔 등으로 이식된 확장판 같은 것들을 제외하고도 그 정도입니다.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실패란 게 대체 뭔지 궁금하다는 듯 연이어 어마어마한 흥행을 기록하며 북미의 FPS를 대표하는 이름 중 하나로 등극하기까지 한 작품이기에, 인피니티 워드의 분열은 직접 손해를 감수해야 할 액티비전뿐만이 아닌 팬들의 입장에서도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진중한 스토리와 화려한 연출의 공존은 블랙 옵스 2의 큰 매력 중 하나. |
어 캔디맨이네. 아니, 로켓맨인가? |
그렇기에 블랙 옵스 2의 성공은, 단순히 FPS란 장르에서 신작이 발매되어 높은 인기를 구가한 것 이상으로 큰 의미를 지닙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게임은 분수령이었습니다. 새로운 시작이나 혁신에 대한 예고와는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잘 만든 게임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인피니티 워드가 남긴 공백을 트레이아크가 채워 줄 것이라는 믿음을 선사해주었기 때문이죠.
과연 콜 오브 듀티 시리즈의 다음 작품이 무엇이 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1년 뒤의 귀환을 미루어 짐작할 뿐,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모던 워페어의 네 번째 등장일 수도, 2대째의 메이슨이 다시금 활약을 펼쳐 보이는 3편째의 블랙 옵스일 수도 있겠죠. 혹은 아무도 예상치 못 한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주인공이 사람들을 놀라게 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것이 무엇이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찾아오든 기꺼이 기다리며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제, 희망이 생겼으니까요.
|
|
(IP보기클릭).***.***
조세피나!!!!!!!!!!!!!!!!!!!!!!!!!!!!!!!!!!!!!!!!!!!!!!!!!
(IP보기클릭).***.***
차라리 날 추천
(IP보기클릭).***.***
조세에서 피가난다내여
(IP보기클릭).***.***
드라고비치...슈타이너...크라브첸코.....올~머스트 다이~!
(IP보기클릭).***.***
어디서 피난다고요?
(IP보기클릭).***.***
조세피나!!!!!!!!!!!!!!!!!!!!!!!!!!!!!!!!!!!!!!!!!!!!!!!!!
(IP보기클릭).***.***
어디서 피난다고요? | 13.01.16 15:19 | |
(IP보기클릭).***.***
조세에서 피가난다내여 | 13.01.16 20:36 | |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드라고비치...슈타이너...크라브첸코.....올~머스트 다이~!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차라리 날 추천 | 13.01.17 17:50 | |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