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한번 하자 얘들아, 2번 룸이다"
고객님이 오셨군, 다들 머리를 정돈하며,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어슬렁어슬렁 2번룸 앞으로 줄을 선다.
"니가 1번에 서.."
재원이형이 나보고 1조 1번에 서라네... 좀 부담스러운데...쩝,
한편 저쪽에선 도박을 하다 나왔는지 불평하는 소리가 들린다.
"젠장~ 거기서 깽판이 나오냐.. 아 광땡이였는데 뭐여~"
"흐흐.. 짜식아 이 형님을 뭘로보고... 니 표정을 다 읽었단거지 흐흐"
"닥쳐 , 방금은 니 운이 좋았던거다, 얼릉 요거 인사만 끝내고 복수...... 어...? 야 어디가?"
..돈을 땄는지 싱글대던 놈이 갑자기 주방쪽으로 걸어간다.. 마담형이 짜증스런 말투로 똑바로 줄서라고
다그치던 말던, 윙크한번 하곤 묵묵히 주방으로 걸어가서는 물수건 하나를 꺼내들어 물에 적신다...
"야 너 줄 서라니까 뭐해? 이벤트냐?"
"흐흐.. 돈도 땄겠다, 초이스 되서 방 봐야죠.. 두고봐요~"
"음.. 암튼, 다들 목소리 크게 하고! 개성있게! 웃으며! 알지..?!"
" 옙!!!!"
" 자 ~ 그럼 1조부터 들어갑니다이~ 누나들, 쫙 한번 보여드릴께요~"
재원이형이 룸에 고개만 살짝 들이밀며 OK싸인을 받고는 1조1번인 나부터 각 조마다 5명씩
줄지어 들어갔다.
"자, 누나들, 1조 부터 인사드립니다, 다같이, 반갑습니다!!"
재원이형의 말에 모두들 '반갑습니다'를 재창 외치곤, 각각 개인 소개에 들어갔다,
"반갑습니다!! 1조1번 아리가또입니다!"
"반가워요~ 1조 2번 철수와 영희할때 철수입니다!"
"방가방가~ 1조3번 원빈동생 원반입니다!"
"반갑습니다... 1조 4번..............."
그렇게 일찍 인사를 먼저 끝낸 내가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아까 물수건을 적시던 녀석이
눈에 띄었다. 그 녀석은 6조 5번이었는데 이상하게 튀어보였다, 궁금해서 6조 차례가 올때까지 기다렸고,
곧 6조 투입..
"누님들, 마지막 조 6조입니다! 잘 보세요 헤헤 ..자자~ 6조, 반갑습니다!!"
역시나 재원이형의 말에 모두들 '반갑습니다'를 크게 재창 외치곤, 각각 인사에 들어갔다.
드디어 6조 5번인 '물수건'차례. 그런데, 이 자식이 소개는 안하고 뒷짐에 숨겨놨던 물수건을 높히 꺼내들더니,
난데없이 투구자세를 취하는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쉬익ㅡ 퍽!!!"
" 헉... ..."
잠시 정적이 흘렀다.., 모두들 벙~뜬 표정으로 일시정지 상태가 되었는데, 이유인즉슨 설마했던대로 그녀석이
물에 적신 물수건을 손님중 가장자리에 앉아있던 여자얼굴에 그대로 적.중. 시켜버린것이다......
옆에 있던 다른 여자가 놀란눈으로 물었다.
"뭐... 뭐야...?"
모두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않은채, 투구자세에서 이번엔 마치 터미네이터가 나올때처럼 쭈그리고 앉은
상태로 자세를 수정한 녀석이, 천천히 일어서며 말했다.. 터미네이터의 효과음까지 입으로 내어 가면서,
아주 나즈막한 저음으로...
"두둥 둥둥..두둥 둥둥.... 반갑습니다... 박찬홉니다..."
"......"
눈을 질끈 감고있던 상석의 여인이 물수건을 던지며 외쳤다.
" 난 무조건 저새끼다!"
"......"
나머지 두명의 여자 파트너로는 나와 3조의 '테팔'이란 동생이 되었고, 상석은... ... 물론 그녀석이었다..,
"넌 몇살이냐? 피부가 뽀얀것이 영계티가 팍팍나는데~?"
"흐흐.. 이래뵈도 25살이에요~ 그러는 누나는? 내 또래쯤 되나? 많이 잡았나?"
물론 멘트다... 어림잡아도 30은 되보이더라.. 쩝,
"호호호... 으이그~ 누가 선수아니랄까봐 멘트는~ 너 중학교 입학할때 성인식했다 이놈아..호호"
"아, 그래요? 솔직히 내 또래는 멘트였고 한 27정도 딱 봤는데? 찜질방 갔다왔죠~? 왜일케 뽀얗니?"
"어머~? 얘 그만해~~ 호호.. 그래 피부좋은 누나랑 한잔 하자~"
훗~ 오늘 우리 고객님들은 보기보다 단순하군.. 공략이 쉽겠다.. 원래 여자들이란 빈말이라도 칭찬에
붉으락 푸르락 하게마련, 특히나 나이가 좀 있는 여자들, 외로움에 찌든 여자들은 이런류의 칭찬이
먹힌다.
..그렇게 1시간정도가 흘렀을까... 폭탄주를 너댓잔정도 마셨는데,살짝 취기가 올랐다.
"윽.. 누나... 저 화장실 좀....."
"왜그래? 어디 안좋아?"
"아니.. 갑자기 배가 좀 아파서요, 가끔이러거든요...윽"
"이런 내가 술을 너무 많이 줬나... 그래 갔다와.. 아, 그리고 나간김에 여기 녹차랑 음료수좀 더 시켜줄래...미안~"
"네.. 아이고야~ 얼른 다녀올께요.. 참, 다른애랑 눈도 마주치지 말고 있어야 되요~ 흐흐"
살짝 웃어주곤 룸을 나왔다.
'털썩~'
대기실에 오자말자 쇼파에 누웠다, 물론 배아프다는 건 좀 쉬기 위해 둘러댄 핑계.
"야 좀 어때? 분위기 괜찮냐? 다들 잘 하고있어?"
카드를 치던 재원이 형이 물었다. 아, 재원이형은 우리가게 일명 '대마담'으로 통하는 실무자다.
손님을 부르고, 유지하고, 선수관리,등 룸쌀롱의 아가씨들을 관리하는 마담과 같은 위치다.
흔히 지역,가게마다 차이가 있지만, 우리가게는 사장,대마담(통마담),마담,새끼마담,선수,웨이터,
이렇게 나누어졌는데, 대마담의 힘은 실질적으론 사장보다 한수 위로 칠만큼 그 가게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 할수있다, 그 대마담이 바로 날 키워준 스승이자, 나름 인물도 한건 하는
이재원 이라는 저 사람이다.
"휴~ 말도 마요~ 내 파트너는 착한데, 아까 그 물수건 던진녀석 들어온지 15분만에 폭탄주 15잔 마시고
지금 코곱니다... 헐"
"헉..뭐야?! 그런데 왜 안나와?"
"글쎄 손님이 분이 안풀린다고 좀이따 깨워서 30잔 채울거래요.. 쟤 뭐하는 녀석이죠?"
"아이고~ 머리야.. 저 녀석 좀 유명해... 괴짜로 소문난 녀석인데, 항상 저렇게 튀어서 초이스된다음
몇분만에 실려나오기 전문이지... 저번엔 한시간동안 양주세병을 혼자서 다 마셨다니까...그래도 간혹 좋아하는 손님들도 있더라고"
"헉.. 대..대단한 포스다! 지켜봐야겠네..흐흐.. 그럼 전 이만 누님들 접대하러...."
"그래, 수고하고.., 니 파트너 연락처 꼭 따라.. 돈 좀 있는 여자야.."
"에이~ 형, 전 돈 안밝히는거 아시잖아요~ 연락처는 딸께요 뭐.."
옷 매무새를 제대로 가다듬고 다시 룸으로 들어갔다. 한 10분도 채 안됬는데 룸안은 흥분의 도가니네...?
...바로 '물수건'이 자다 깨서 댄스타임을 펼친것이다... 젠장, 노래부르는거 제일 싫은데..
새끼 아주 난리가 났네... 어? 저거 뭐하려고....??
혼자서 열창을 하던 물수건이 갑자기 얼음통 얼음을 싹 비우더니 옆구리에 떡~ 끼우는것이었다.
그리곤 댄스음악을 갑자기 꺼버리고, '불효자는 웁니다'를 트는 것이었다...
"♬ ...불러보고~오~ 울으어 봐도오~~오오"
'철푸덕!'
여자들이 눈쌀을 찌푸리기가 무섭게 그대로 바닥에 엎어져버린 '물수건'. 그러곤 그 상태로 기었다...
얼음통을 옆구리에 끼고 응용포복 자세로 기었다... 노래를 부르며... 우는 인상으로....슬금슬금...
"캬르르~ 야 뭐야~ 시장통에 구걸하는 사람이냐~? 일명 인어공주? 캬르르~~ 아고 배야.."
모두들 뒤집어 졌다...
그러자 '물수건'이 빈 얼음통을 여자들 얼굴앞에 들이밀며 더욱 악센트를 주어서 노래를 이어갔다.
"목.메.어. 불.러.보아도~~~오오~~~ "
"알았어 알았어~"
실컷 웃던 여자들이 눈을 한번 살짝 흘기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 들었다,
" 그냥 줄순 없고, 한번 더 해봐, 그럼 이거 다준다"
아까와는 다르게 기분이 한층 좋아진듯한 상석의 여자가 말했고, 이어 '물수건'이 대꾸했다.
"헐, 제가 이래뵈도 자존심 하나로 먹고사는 놈인데, 웃겨보란다고 제가 냅다 .........웃겨봅니다! 자! 기대하시라! 하하.."
일은 꽤 잘하네 저놈... 아무튼 나까지 놀러온것인양 착각이 들 정도로 잘 놀긴 한다.
그리곤 이어지는 쑈... 아주 난리가 났다 ... 노래 부르며 문에 매달리고, 담배를 엉덩이에 끼우고...
...음 내가 이럴때가 아니지... 모두들'물수건'한테 정신팔려있는 동안 작업 들어간다...
"누나.. 스타킹 고 나간거 아냐? "
"뭐..? 나 스타킹 안신었는데?"
"아, 맨다리였어? 조명땜에 헷갈렸나보다.."
물론 처음부터 스타킹 안신은거 알고있었다, 그렇다고 이쯤에서 '다리 피부도 좋은데?'같은 멘트를 또 날리는건 금물.
처음에 적당한 멘트 몇개 날려줬으면 그 다음부턴 멘트는 삼가는게 좋은법. 자칫 '가식'으로 낙인찍히면
조금이나마 있던 호감도마저 급하락 하게된다. 이런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여자들은 믿지 않기에,
적당한 믿음과 신뢰만 심어준다면 대부분 빠지게되있다. 이쯤에선 유머로 대처하는게 올바르겠다.
"내 다리가 이뻐서 헷갈린거 아냐? 호호"
"하하.. 혹시 누나 최근에 치마 자주 입었어?"
"어? 응... 나 원래 치마만 입는 편이야.."
"오 그래? 그럼 시청에 갔다왔겠다.."
"무슨소리야?"
"용감한시민상 받아야지~흐흐"
"어머, 이놈이~ 호호..."
"하하.. 웃자고 한 진담이야... 기분 안상한거 아니지? ..."
식상해보이거나 '언제쩍 개그인데'라고 생각할수있겠지만, 분명히, 그것도 술자리가 적당히 무르익은 분위기에선
확실히 먹힌다.
이렇게 나는 말빨로, '물수건'은 몸으로 때우는 동안 테팔이의 존재감이 궁금해졌다.
그러고 보니, 두시간여동안 거의 한마디도 않고 자리만 지키며 그저 술만 따를뿐, 너무 조용했다.
"이런 씨X! 야! 마담 불러와!! 어서!"
댄스타임도 끝나고, 슬슬 막바지에 이를 무렵, 결국 뭔가 터진것이다.
" 누나.. 왜그래요? 왜..."
"야이 새꺄! 잔말 말고 마담 불러오라고!! 안들려?!"
내 맞은편에 앉아있던, 그러니까 정확히 테팔이 파트너가 매우 흥분해서는 소리쳤다.
영문도 모른채 후다닥 재원이형을 불렀고, 조금전까지 화사하던 분위기가 완전 초상집분위기로 급변해있었다.
"야, 선수들 모두 나가있고, 마담만 들어와봐!"
....... 대기실로 오자말자 '물수건'이 쓰러지듯 쇼파에 앉으며 말했다..,
" 내 이럴줄 알았어... 테팔씨... 이 일 한지 얼마나 됐어요?"
" 저... 처음... 이에요...."
" 거봐... 어쩐지... 내가 아까부터 말하려다가 개인적으로 정신없어서 말 못했는데, 지금 손님이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 네..? 자..잘..."
" 아까 보니까 테팔씨 테이블위에 팔하나 떡~ 올려놓고, 거기다 다리도 꼬고... 자꾸 화장실 간다며 자주 나가고... 핸드폰도 울리고..."
한껏 취해 벌게진 얼굴을 얼음으로 찜질하며 '물수건'이 계속 말을 이었다.
"... 룸안에 핸드폰을 들고 들어오면 안되죠.. 거기까진 좋다 이거야, 내가 볼때 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눈치더라고...
근데, 아까 내가 노래할때 술 버렸죠..? 얼음통 비울때 술냄새가 나서 혹시나 했는데, 술작업을 하려면 티 안나게 해야죠..."
" ... ..."
테팔이는 고개를 숙이고 담배만 피워댔다... 아무말이 없었다...
10분정도 흘렀을까... 재원이 형이 짜증섞인 표정으로 룸을 나왔다... 역시 '물수건'말대로 술을 버린게 원인이었다.
" 야.. 술을 못먹겠으면 못먹겠다고 말을 하던가... 아님 제대로 버리던가... 그게 뭐냐... 너 T/C못주겠데.. 술값도 안준다는거 겨우 달랬다.."
" 형.. 죄송해요..."
"으휴, 다음부턴 그러지마... 여러사람 피곤해지거든, 어쩌냐 고생했는데 돈도 못받고..."
억지웃음을 짓는 테팔이에게 재원이형이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조심하지 그랬냐... 암튼 손님 가신다니까 배웅하자... 테팔이 넌 사과 꼭 하고..."
" 네.."
"젠장~ 이제 막 작업 걸려는데 이게 뭐람~"
... '물수건'이 투덜대는 소리를 애써 흘리며 마무리를 위해 다시 룸으로 들어갔다.
"누나 죄송해요... 제가.... 잘 몰라서...."
" 됐어... 그래도 술을 못먹겠으면 말을하지.. 아깝게 버리고 그래...? 넌 돈 못 주니까 그렇게 알어"
" 네.. 죄송합니다"
"됐어 .. 넌 나가봐"
테팔이는 가게 온지 1달도 채 안되었지만, 나와는 나름 친한 동생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 일을 소개시켜준건 아니고 우연히
이 가게에서 만나서 출,퇴근 할때 같이 다니곤 했던 녀석인데, 측은한 마음이 들어 밑져야 본전치기로 머리한번 써봤다.
"누나, 저녀석 오늘 캔슬 두번 맞고, 여기가 세번째 방인데, 왜 저렇게 답답한지... 휴 그냥 내 T/C에서 반 갈라서 쟤 주면 안될까?"
내 파트너에게 속삭이듯 말하자, 흠칫 놀라며 말했다...
"야 니가 왜?... 그러지마 너도 힘들게 번 돈인데......"
나는 잠시 생각하는 척 연기한 뒤 , 급히 말을 돌리는 척 했다.
"암튼 오늘 즐거웠어... 내 번호 가지고 있지...? 전화해... "
"야 잠깐, 너 T/C 반 갈르지마... 어? 너도 고생했는데..."
"... ...알았다니까... 알았어..."
이 여자는 지금 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눈치다. 두시간여동안 있는말 없는말 다 해가며 열심히 작업 한 탓에, 거의 넘어온 상태.
더구나 웃긴 사실은 대다수의 선수한테 반한 여자들이(특히 누님들) 자기 파트너 T/C는 엄청 중요하게 생각한다. 힘들게 몸 버려가며 벌인 돈이라나 뭐래나...
뭐 고맙긴 하나, 이런 점을 이용해 먹기로 한것이다. 어떻게 보면 두번이나 캔슬을 맞고, 답답하다며 지어낸 말들이 테팔이의 자존심을 깍아내리는것처럼 보이기도 하겠지만,
어차피 저렇게 기분나쁘게 돌아가면 테팔이를 다시 부를일은 없을것이고, 거기다 이런 일 자체가 자존심은 버리는게 기본이기 때문에, 이정도는 충분히 감수된다고 본다.
" 아무리 생각해도 너 돈 반 가를것 같애...안되겠어, 자 이거 받아.. "
" 이게 뭐야..?"
여자는 5만원을 디밀며 내게 말했다.
" 너 반 갈르면 5만원이니까 그냥 누나가 줄께.. 쟤한테 이 돈 살짝 건네줘..."
" 헉.. 누나... 너무 착한거 아냐..? 난 이런 뜻이 아니었는데 ..."
" 쉿.. 어서 받아... 생각해보니 쟤도 고생했는데 ... 암튼 니 얼굴 봐서 주는거야... 넌 참 다른거 같거든..."
" 흑.. 고마워 누나... 최곤데~"
다르긴 개뿔... 그래, 다르긴 하다... 좀 더 간사하다고나 할까... 나한테 완전 낚였군... 생각보다 너무 순진하기도 하고... 쩝,
가게를 나와 택시를 잡고는 여자가 물었다.
"지금 또 테이블 뛰어야 되니? 해장이나 하러 안갈래?"
" 어.. 어쩌지 누나... 나 지금 손님 또 오기로 예약되있어서 말이야... 미안~ 대신 다음에 내가 꼭 사줄게"
"에이 그래? 그럼 할수없지... 그럼 이따 전화로 만나자... "
"넹~ 잘 가세요 고객님..헤헤... 전화해...조심히 들어가~"
오늘은 여기까지, 피곤해서 들어가 쉬어야 겠다.. 물론 해장하면 좋겠지만 첫날부터 바로 밥먹으러 같이 가주면 안된다.
두번째 와서 또 날 찾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지명만들기 돌입...
...택시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손을 흔들며 서있는데, 길 건너에서 그 '물수건'과 녀석의 파트너가 모텔로 들어가는게 보였다.
참 알다가도 모를 녀석이군... 쩝,
"자 임마..."
"이게 뭐야? 형? "
"아까 내 파트너가 너 고생했다고 줘란다.. 으이그 꼭 사고를 쳐요, 저런 사람들은 술 버리고 이런거에 민감하단 말이야 "
" 헤헤.. 고마워 형... 그 여자 꽤 괜찮은데.. 흐흐.."
" 암튼 고생했다... 난 오늘 도저히 피곤해서 일찍 들어가봐야 겠어... 먼저 간다... "
"어... 그래 형.. 고마워~ 내일 봅시다이~"
원래는 아침 7시나 되야 퇴근이 가능하지만, 이렇게 초반에 술을 좀 먹었다 싶을땐 조기퇴근도 가끔은 가능하다..
재원이 형한테 인사를 하고는 가게를 나섰다...
"벌써 들어가시나 봐요?"
'물수건'이었다... 이 녀석 모텔 들어가지 않았었나..?
"아 네.. 오늘 몸이 너무 안좋아서 일찍 가려구요.. 수고하세요~"
한쪽 뺨을 계속 가리며 내게 인사를 건넨 녀석은 축처진 어깨를 보이며 가게로 들어간다...
새벽 5시... 남들 곤히 자는시간... 혹은 기상할시간에, 나는 퇴근한다... 그것도 조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말이 최고의 명언이며, 나름 '3류 연예인'이라 칭하는 우리들...
그렇다, 우리는 '호스트' ......일명 '선수'라 불리는 자 들이다...
To be continued............
'띠리리...... ...여보세요?'
'어 곤이형? 나 테팔인데~ 아 내가 너무 웃겨서 형한테 전화를 다 했다..'
'왜? 무슨 일인데..?'
'아 글쎄, 아까 그 '물수건'녀석있지? 고놈이 지 파트너랑 모텔을 갔대는거야'
'...알어..봤어 아까... 근데 그게 왜?'
' 봤어? 이상하게 빨리 나왔다는 생각 안들디?'
' 그거 그냥 여자만 데려다 주고 나온거 아냐?'
'하하하...나도 그런줄 알았는데... 글쎄 뺨맞았대... 뺨...하하하...'
'뺨을..? 왜..?'
' 하하... 여자가 재원이형한테 전화가 와서는 이렇게 말했대...'
"씨X , 내 살다 살다 2분짜리는 처음이다! 이기적인 토끼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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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가 보기엔 밤문화 얘기라서 19금 체크를 했습니다..
주인공은 허구인물이며,
그외의 다른 모든 이야기는 100%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부탁하건데, 부족한 점이 눈에 띄신다면 꼭 찔러 주시기 바랍니다.
발전하고 싶거든요..^^ 어떠한 악플도 받을테니 관심주십시오.
고객님이 오셨군, 다들 머리를 정돈하며,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어슬렁어슬렁 2번룸 앞으로 줄을 선다.
"니가 1번에 서.."
재원이형이 나보고 1조 1번에 서라네... 좀 부담스러운데...쩝,
한편 저쪽에선 도박을 하다 나왔는지 불평하는 소리가 들린다.
"젠장~ 거기서 깽판이 나오냐.. 아 광땡이였는데 뭐여~"
"흐흐.. 짜식아 이 형님을 뭘로보고... 니 표정을 다 읽었단거지 흐흐"
"닥쳐 , 방금은 니 운이 좋았던거다, 얼릉 요거 인사만 끝내고 복수...... 어...? 야 어디가?"
..돈을 땄는지 싱글대던 놈이 갑자기 주방쪽으로 걸어간다.. 마담형이 짜증스런 말투로 똑바로 줄서라고
다그치던 말던, 윙크한번 하곤 묵묵히 주방으로 걸어가서는 물수건 하나를 꺼내들어 물에 적신다...
"야 너 줄 서라니까 뭐해? 이벤트냐?"
"흐흐.. 돈도 땄겠다, 초이스 되서 방 봐야죠.. 두고봐요~"
"음.. 암튼, 다들 목소리 크게 하고! 개성있게! 웃으며! 알지..?!"
" 옙!!!!"
" 자 ~ 그럼 1조부터 들어갑니다이~ 누나들, 쫙 한번 보여드릴께요~"
재원이형이 룸에 고개만 살짝 들이밀며 OK싸인을 받고는 1조1번인 나부터 각 조마다 5명씩
줄지어 들어갔다.
"자, 누나들, 1조 부터 인사드립니다, 다같이, 반갑습니다!!"
재원이형의 말에 모두들 '반갑습니다'를 재창 외치곤, 각각 개인 소개에 들어갔다,
"반갑습니다!! 1조1번 아리가또입니다!"
"반가워요~ 1조 2번 철수와 영희할때 철수입니다!"
"방가방가~ 1조3번 원빈동생 원반입니다!"
"반갑습니다... 1조 4번..............."
그렇게 일찍 인사를 먼저 끝낸 내가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아까 물수건을 적시던 녀석이
눈에 띄었다. 그 녀석은 6조 5번이었는데 이상하게 튀어보였다, 궁금해서 6조 차례가 올때까지 기다렸고,
곧 6조 투입..
"누님들, 마지막 조 6조입니다! 잘 보세요 헤헤 ..자자~ 6조, 반갑습니다!!"
역시나 재원이형의 말에 모두들 '반갑습니다'를 크게 재창 외치곤, 각각 인사에 들어갔다.
드디어 6조 5번인 '물수건'차례. 그런데, 이 자식이 소개는 안하고 뒷짐에 숨겨놨던 물수건을 높히 꺼내들더니,
난데없이 투구자세를 취하는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천~천~히...
"쉬익ㅡ 퍽!!!"
" 헉... ..."
잠시 정적이 흘렀다.., 모두들 벙~뜬 표정으로 일시정지 상태가 되었는데, 이유인즉슨 설마했던대로 그녀석이
물에 적신 물수건을 손님중 가장자리에 앉아있던 여자얼굴에 그대로 적.중. 시켜버린것이다......
옆에 있던 다른 여자가 놀란눈으로 물었다.
"뭐... 뭐야...?"
모두의 반응에도 아랑곳하지않은채, 투구자세에서 이번엔 마치 터미네이터가 나올때처럼 쭈그리고 앉은
상태로 자세를 수정한 녀석이, 천천히 일어서며 말했다.. 터미네이터의 효과음까지 입으로 내어 가면서,
아주 나즈막한 저음으로...
"두둥 둥둥..두둥 둥둥.... 반갑습니다... 박찬홉니다..."
"......"
눈을 질끈 감고있던 상석의 여인이 물수건을 던지며 외쳤다.
" 난 무조건 저새끼다!"
"......"
나머지 두명의 여자 파트너로는 나와 3조의 '테팔'이란 동생이 되었고, 상석은... ... 물론 그녀석이었다..,
"넌 몇살이냐? 피부가 뽀얀것이 영계티가 팍팍나는데~?"
"흐흐.. 이래뵈도 25살이에요~ 그러는 누나는? 내 또래쯤 되나? 많이 잡았나?"
물론 멘트다... 어림잡아도 30은 되보이더라.. 쩝,
"호호호... 으이그~ 누가 선수아니랄까봐 멘트는~ 너 중학교 입학할때 성인식했다 이놈아..호호"
"아, 그래요? 솔직히 내 또래는 멘트였고 한 27정도 딱 봤는데? 찜질방 갔다왔죠~? 왜일케 뽀얗니?"
"어머~? 얘 그만해~~ 호호.. 그래 피부좋은 누나랑 한잔 하자~"
훗~ 오늘 우리 고객님들은 보기보다 단순하군.. 공략이 쉽겠다.. 원래 여자들이란 빈말이라도 칭찬에
붉으락 푸르락 하게마련, 특히나 나이가 좀 있는 여자들, 외로움에 찌든 여자들은 이런류의 칭찬이
먹힌다.
..그렇게 1시간정도가 흘렀을까... 폭탄주를 너댓잔정도 마셨는데,살짝 취기가 올랐다.
"윽.. 누나... 저 화장실 좀....."
"왜그래? 어디 안좋아?"
"아니.. 갑자기 배가 좀 아파서요, 가끔이러거든요...윽"
"이런 내가 술을 너무 많이 줬나... 그래 갔다와.. 아, 그리고 나간김에 여기 녹차랑 음료수좀 더 시켜줄래...미안~"
"네.. 아이고야~ 얼른 다녀올께요.. 참, 다른애랑 눈도 마주치지 말고 있어야 되요~ 흐흐"
살짝 웃어주곤 룸을 나왔다.
'털썩~'
대기실에 오자말자 쇼파에 누웠다, 물론 배아프다는 건 좀 쉬기 위해 둘러댄 핑계.
"야 좀 어때? 분위기 괜찮냐? 다들 잘 하고있어?"
카드를 치던 재원이 형이 물었다. 아, 재원이형은 우리가게 일명 '대마담'으로 통하는 실무자다.
손님을 부르고, 유지하고, 선수관리,등 룸쌀롱의 아가씨들을 관리하는 마담과 같은 위치다.
흔히 지역,가게마다 차이가 있지만, 우리가게는 사장,대마담(통마담),마담,새끼마담,선수,웨이터,
이렇게 나누어졌는데, 대마담의 힘은 실질적으론 사장보다 한수 위로 칠만큼 그 가게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 할수있다, 그 대마담이 바로 날 키워준 스승이자, 나름 인물도 한건 하는
이재원 이라는 저 사람이다.
"휴~ 말도 마요~ 내 파트너는 착한데, 아까 그 물수건 던진녀석 들어온지 15분만에 폭탄주 15잔 마시고
지금 코곱니다... 헐"
"헉..뭐야?! 그런데 왜 안나와?"
"글쎄 손님이 분이 안풀린다고 좀이따 깨워서 30잔 채울거래요.. 쟤 뭐하는 녀석이죠?"
"아이고~ 머리야.. 저 녀석 좀 유명해... 괴짜로 소문난 녀석인데, 항상 저렇게 튀어서 초이스된다음
몇분만에 실려나오기 전문이지... 저번엔 한시간동안 양주세병을 혼자서 다 마셨다니까...그래도 간혹 좋아하는 손님들도 있더라고"
"헉.. 대..대단한 포스다! 지켜봐야겠네..흐흐.. 그럼 전 이만 누님들 접대하러...."
"그래, 수고하고.., 니 파트너 연락처 꼭 따라.. 돈 좀 있는 여자야.."
"에이~ 형, 전 돈 안밝히는거 아시잖아요~ 연락처는 딸께요 뭐.."
옷 매무새를 제대로 가다듬고 다시 룸으로 들어갔다. 한 10분도 채 안됬는데 룸안은 흥분의 도가니네...?
...바로 '물수건'이 자다 깨서 댄스타임을 펼친것이다... 젠장, 노래부르는거 제일 싫은데..
새끼 아주 난리가 났네... 어? 저거 뭐하려고....??
혼자서 열창을 하던 물수건이 갑자기 얼음통 얼음을 싹 비우더니 옆구리에 떡~ 끼우는것이었다.
그리곤 댄스음악을 갑자기 꺼버리고, '불효자는 웁니다'를 트는 것이었다...
"♬ ...불러보고~오~ 울으어 봐도오~~오오"
'철푸덕!'
여자들이 눈쌀을 찌푸리기가 무섭게 그대로 바닥에 엎어져버린 '물수건'. 그러곤 그 상태로 기었다...
얼음통을 옆구리에 끼고 응용포복 자세로 기었다... 노래를 부르며... 우는 인상으로....슬금슬금...
"캬르르~ 야 뭐야~ 시장통에 구걸하는 사람이냐~? 일명 인어공주? 캬르르~~ 아고 배야.."
모두들 뒤집어 졌다...
그러자 '물수건'이 빈 얼음통을 여자들 얼굴앞에 들이밀며 더욱 악센트를 주어서 노래를 이어갔다.
"목.메.어. 불.러.보아도~~~오오~~~ "
"알았어 알았어~"
실컷 웃던 여자들이 눈을 한번 살짝 흘기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 들었다,
" 그냥 줄순 없고, 한번 더 해봐, 그럼 이거 다준다"
아까와는 다르게 기분이 한층 좋아진듯한 상석의 여자가 말했고, 이어 '물수건'이 대꾸했다.
"헐, 제가 이래뵈도 자존심 하나로 먹고사는 놈인데, 웃겨보란다고 제가 냅다 .........웃겨봅니다! 자! 기대하시라! 하하.."
일은 꽤 잘하네 저놈... 아무튼 나까지 놀러온것인양 착각이 들 정도로 잘 놀긴 한다.
그리곤 이어지는 쑈... 아주 난리가 났다 ... 노래 부르며 문에 매달리고, 담배를 엉덩이에 끼우고...
...음 내가 이럴때가 아니지... 모두들'물수건'한테 정신팔려있는 동안 작업 들어간다...
"누나.. 스타킹 고 나간거 아냐? "
"뭐..? 나 스타킹 안신었는데?"
"아, 맨다리였어? 조명땜에 헷갈렸나보다.."
물론 처음부터 스타킹 안신은거 알고있었다, 그렇다고 이쯤에서 '다리 피부도 좋은데?'같은 멘트를 또 날리는건 금물.
처음에 적당한 멘트 몇개 날려줬으면 그 다음부턴 멘트는 삼가는게 좋은법. 자칫 '가식'으로 낙인찍히면
조금이나마 있던 호감도마저 급하락 하게된다. 이런곳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여자들은 믿지 않기에,
적당한 믿음과 신뢰만 심어준다면 대부분 빠지게되있다. 이쯤에선 유머로 대처하는게 올바르겠다.
"내 다리가 이뻐서 헷갈린거 아냐? 호호"
"하하.. 혹시 누나 최근에 치마 자주 입었어?"
"어? 응... 나 원래 치마만 입는 편이야.."
"오 그래? 그럼 시청에 갔다왔겠다.."
"무슨소리야?"
"용감한시민상 받아야지~흐흐"
"어머, 이놈이~ 호호..."
"하하.. 웃자고 한 진담이야... 기분 안상한거 아니지? ..."
식상해보이거나 '언제쩍 개그인데'라고 생각할수있겠지만, 분명히, 그것도 술자리가 적당히 무르익은 분위기에선
확실히 먹힌다.
이렇게 나는 말빨로, '물수건'은 몸으로 때우는 동안 테팔이의 존재감이 궁금해졌다.
그러고 보니, 두시간여동안 거의 한마디도 않고 자리만 지키며 그저 술만 따를뿐, 너무 조용했다.
"이런 씨X! 야! 마담 불러와!! 어서!"
댄스타임도 끝나고, 슬슬 막바지에 이를 무렵, 결국 뭔가 터진것이다.
" 누나.. 왜그래요? 왜..."
"야이 새꺄! 잔말 말고 마담 불러오라고!! 안들려?!"
내 맞은편에 앉아있던, 그러니까 정확히 테팔이 파트너가 매우 흥분해서는 소리쳤다.
영문도 모른채 후다닥 재원이형을 불렀고, 조금전까지 화사하던 분위기가 완전 초상집분위기로 급변해있었다.
"야, 선수들 모두 나가있고, 마담만 들어와봐!"
....... 대기실로 오자말자 '물수건'이 쓰러지듯 쇼파에 앉으며 말했다..,
" 내 이럴줄 알았어... 테팔씨... 이 일 한지 얼마나 됐어요?"
" 저... 처음... 이에요...."
" 거봐... 어쩐지... 내가 아까부터 말하려다가 개인적으로 정신없어서 말 못했는데, 지금 손님이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 네..? 자..잘..."
" 아까 보니까 테팔씨 테이블위에 팔하나 떡~ 올려놓고, 거기다 다리도 꼬고... 자꾸 화장실 간다며 자주 나가고... 핸드폰도 울리고..."
한껏 취해 벌게진 얼굴을 얼음으로 찜질하며 '물수건'이 계속 말을 이었다.
"... 룸안에 핸드폰을 들고 들어오면 안되죠.. 거기까진 좋다 이거야, 내가 볼때 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눈치더라고...
근데, 아까 내가 노래할때 술 버렸죠..? 얼음통 비울때 술냄새가 나서 혹시나 했는데, 술작업을 하려면 티 안나게 해야죠..."
" ... ..."
테팔이는 고개를 숙이고 담배만 피워댔다... 아무말이 없었다...
10분정도 흘렀을까... 재원이 형이 짜증섞인 표정으로 룸을 나왔다... 역시 '물수건'말대로 술을 버린게 원인이었다.
" 야.. 술을 못먹겠으면 못먹겠다고 말을 하던가... 아님 제대로 버리던가... 그게 뭐냐... 너 T/C못주겠데.. 술값도 안준다는거 겨우 달랬다.."
" 형.. 죄송해요..."
"으휴, 다음부턴 그러지마... 여러사람 피곤해지거든, 어쩌냐 고생했는데 돈도 못받고..."
억지웃음을 짓는 테팔이에게 재원이형이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조심하지 그랬냐... 암튼 손님 가신다니까 배웅하자... 테팔이 넌 사과 꼭 하고..."
" 네.."
"젠장~ 이제 막 작업 걸려는데 이게 뭐람~"
... '물수건'이 투덜대는 소리를 애써 흘리며 마무리를 위해 다시 룸으로 들어갔다.
"누나 죄송해요... 제가.... 잘 몰라서...."
" 됐어... 그래도 술을 못먹겠으면 말을하지.. 아깝게 버리고 그래...? 넌 돈 못 주니까 그렇게 알어"
" 네.. 죄송합니다"
"됐어 .. 넌 나가봐"
테팔이는 가게 온지 1달도 채 안되었지만, 나와는 나름 친한 동생이다... 그렇다고 내가 이 일을 소개시켜준건 아니고 우연히
이 가게에서 만나서 출,퇴근 할때 같이 다니곤 했던 녀석인데, 측은한 마음이 들어 밑져야 본전치기로 머리한번 써봤다.
"누나, 저녀석 오늘 캔슬 두번 맞고, 여기가 세번째 방인데, 왜 저렇게 답답한지... 휴 그냥 내 T/C에서 반 갈라서 쟤 주면 안될까?"
내 파트너에게 속삭이듯 말하자, 흠칫 놀라며 말했다...
"야 니가 왜?... 그러지마 너도 힘들게 번 돈인데......"
나는 잠시 생각하는 척 연기한 뒤 , 급히 말을 돌리는 척 했다.
"암튼 오늘 즐거웠어... 내 번호 가지고 있지...? 전화해... "
"야 잠깐, 너 T/C 반 갈르지마... 어? 너도 고생했는데..."
"... ...알았다니까... 알았어..."
이 여자는 지금 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눈치다. 두시간여동안 있는말 없는말 다 해가며 열심히 작업 한 탓에, 거의 넘어온 상태.
더구나 웃긴 사실은 대다수의 선수한테 반한 여자들이(특히 누님들) 자기 파트너 T/C는 엄청 중요하게 생각한다. 힘들게 몸 버려가며 벌인 돈이라나 뭐래나...
뭐 고맙긴 하나, 이런 점을 이용해 먹기로 한것이다. 어떻게 보면 두번이나 캔슬을 맞고, 답답하다며 지어낸 말들이 테팔이의 자존심을 깍아내리는것처럼 보이기도 하겠지만,
어차피 저렇게 기분나쁘게 돌아가면 테팔이를 다시 부를일은 없을것이고, 거기다 이런 일 자체가 자존심은 버리는게 기본이기 때문에, 이정도는 충분히 감수된다고 본다.
" 아무리 생각해도 너 돈 반 가를것 같애...안되겠어, 자 이거 받아.. "
" 이게 뭐야..?"
여자는 5만원을 디밀며 내게 말했다.
" 너 반 갈르면 5만원이니까 그냥 누나가 줄께.. 쟤한테 이 돈 살짝 건네줘..."
" 헉.. 누나... 너무 착한거 아냐..? 난 이런 뜻이 아니었는데 ..."
" 쉿.. 어서 받아... 생각해보니 쟤도 고생했는데 ... 암튼 니 얼굴 봐서 주는거야... 넌 참 다른거 같거든..."
" 흑.. 고마워 누나... 최곤데~"
다르긴 개뿔... 그래, 다르긴 하다... 좀 더 간사하다고나 할까... 나한테 완전 낚였군... 생각보다 너무 순진하기도 하고... 쩝,
가게를 나와 택시를 잡고는 여자가 물었다.
"지금 또 테이블 뛰어야 되니? 해장이나 하러 안갈래?"
" 어.. 어쩌지 누나... 나 지금 손님 또 오기로 예약되있어서 말이야... 미안~ 대신 다음에 내가 꼭 사줄게"
"에이 그래? 그럼 할수없지... 그럼 이따 전화로 만나자... "
"넹~ 잘 가세요 고객님..헤헤... 전화해...조심히 들어가~"
오늘은 여기까지, 피곤해서 들어가 쉬어야 겠다.. 물론 해장하면 좋겠지만 첫날부터 바로 밥먹으러 같이 가주면 안된다.
두번째 와서 또 날 찾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지명만들기 돌입...
...택시모습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손을 흔들며 서있는데, 길 건너에서 그 '물수건'과 녀석의 파트너가 모텔로 들어가는게 보였다.
참 알다가도 모를 녀석이군... 쩝,
"자 임마..."
"이게 뭐야? 형? "
"아까 내 파트너가 너 고생했다고 줘란다.. 으이그 꼭 사고를 쳐요, 저런 사람들은 술 버리고 이런거에 민감하단 말이야 "
" 헤헤.. 고마워 형... 그 여자 꽤 괜찮은데.. 흐흐.."
" 암튼 고생했다... 난 오늘 도저히 피곤해서 일찍 들어가봐야 겠어... 먼저 간다... "
"어... 그래 형.. 고마워~ 내일 봅시다이~"
원래는 아침 7시나 되야 퇴근이 가능하지만, 이렇게 초반에 술을 좀 먹었다 싶을땐 조기퇴근도 가끔은 가능하다..
재원이 형한테 인사를 하고는 가게를 나섰다...
"벌써 들어가시나 봐요?"
'물수건'이었다... 이 녀석 모텔 들어가지 않았었나..?
"아 네.. 오늘 몸이 너무 안좋아서 일찍 가려구요.. 수고하세요~"
한쪽 뺨을 계속 가리며 내게 인사를 건넨 녀석은 축처진 어깨를 보이며 가게로 들어간다...
새벽 5시... 남들 곤히 자는시간... 혹은 기상할시간에, 나는 퇴근한다... 그것도 조퇴....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말이 최고의 명언이며, 나름 '3류 연예인'이라 칭하는 우리들...
그렇다, 우리는 '호스트' ......일명 '선수'라 불리는 자 들이다...
To be continued............
'띠리리...... ...여보세요?'
'어 곤이형? 나 테팔인데~ 아 내가 너무 웃겨서 형한테 전화를 다 했다..'
'왜? 무슨 일인데..?'
'아 글쎄, 아까 그 '물수건'녀석있지? 고놈이 지 파트너랑 모텔을 갔대는거야'
'...알어..봤어 아까... 근데 그게 왜?'
' 봤어? 이상하게 빨리 나왔다는 생각 안들디?'
' 그거 그냥 여자만 데려다 주고 나온거 아냐?'
'하하하...나도 그런줄 알았는데... 글쎄 뺨맞았대... 뺨...하하하...'
'뺨을..? 왜..?'
' 하하... 여자가 재원이형한테 전화가 와서는 이렇게 말했대...'
"씨X , 내 살다 살다 2분짜리는 처음이다! 이기적인 토끼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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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가 보기엔 밤문화 얘기라서 19금 체크를 했습니다..
주인공은 허구인물이며,
그외의 다른 모든 이야기는 100%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부탁하건데, 부족한 점이 눈에 띄신다면 꼭 찔러 주시기 바랍니다.
발전하고 싶거든요..^^ 어떠한 악플도 받을테니 관심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