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동안 안녕하셨습니까? 프리시스입니다.
으아악, 한명의 라노베 작가 지망생으로서 하루라도 쉬면 안되는 건 사실입니다만 연휴동안은 푹 쉬고 말았네요.(라고 하면서 사실 고3이라 수험공부 하느라 거의 쉬지 못했지만요.)
매일쓰는데 왜 글 양이 이렇냐고 물으신다면, 노트에 쓰고 컴퓨터에 옮기는 방식이라 그렇습니다. 노트에는 비축분이라고 해도 좋을 분량이 쌓여있지만 정작 그걸 옮길 시간은 부족하군요.
어쨌거나 이번 2-3> 도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뭐, 이번에도 볼것도 없는 내용이지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탈자 일괄 수정은 완결후에 하겠습니다. 덧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월유희=新月遊戱 입니다.
-----------------------------
2-3>
"혹시 관광객이신가요?!"
기분좋게 자고 있던 나에게 그런 말이 걸려왔다.
아아, 귀찮아. 보나마나 식사 권유일테지. 계곡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못 들은 척 하고 돌아누웠다. 하지만 자갈을 밟는 소리는 계속 이어진다. 저벅저벅, 그 소리가 확실히 커진다.
"혀, 혁씨…… !"
"아…… 젠장! 빌어먹을!"
귀찮아. 귀찮아. 이대로 죽고 싶을 만큼 귀찮아.
그렇지만 어쩔 수도 없었기 때문에 몸을 일으킨다. 침대가 좋지 않았던 걸까. 허리와 목이 욱신거린다. 눈살을 찌푸리고 발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11살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맹이가 이리 뛰어오고 있다. 게다가 아직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깨에 뭔가를 매달고 있다.
에실은 완전히 질겁한 얼굴을 하고 있다. 새하얗게 질려서, 바들바들 떨고 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다.
숨길 것도 없이 에실에게는 대인기피증이 있다. 사람을 보면 도망가고, 질겁하고, 심할 때는 구역질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난 거다.
내가 방패 역할을 해 주지 않으면---
다시 눈을 꼬마 쪽으로 되돌렸다. 어느새 바로 앞까지 와 있다. 부지런하게도 여기까지 계속 뛰어온 건가.
"관광객…… 맞으시죠……?"
멈춰선 꼬마는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계곡 위를 보았다. 얼핏 봐도 150m는 넘는다. 어린애가 단숨에 뛰어오기에는 조금 먼 거리다. 게다가 야위었다. 손도 그대로 뼈 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다리에 근육조차 없는 걸로 보아 평소 달리는 습관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아까부터 신경쓰였는데,
꼬마가 어깨에 하고 있는 액세서리. 요즘 시골에서는 이런게 유행하는 걸까.
"……일단 물어 보겠는데, 어깨에 있는 그건?"
"예? 아, 나비요?"
"냐아~"
"제 친구예요."
"………."
생물이다. 살아있는 동물이다.
100년은 후에야 등장할 패션의 끝을 여기서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른바 생물룩이라고 하는 건가. 놀라 까무라칠 정도의 혁신적인 발상이다. 미래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술이 종횡무진한다고 하지만, 설마 이런 경지까지 도달할 줄이야. 난 나 자신을 상당히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라고 생각해 왔지만, 그 인식은 여기서 고치기로 했다.
나에게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있어…….
"무슨 말이예요 그게?!"
소리친 꼬마는 어깨에 매달린 검은 새♡고양이를 들어 나에게 밀어 보인다.
"나비는 제 친구라고요! 패션이 아니라! 애완동물조차 아니예요! 친구입니다!"
"친구…… 친구를 어깨에 매고 다니는 것도 좀……."
"나비는 아직 어려서 직접 걷게 하면 위험하니까요! 자전거에 치인다던가, 차에 치인다던가, 기차에 치인다던가, 비행기에 치인다던가, 우주선에 치인다던가 해서!"
"마지막 건 대체 어떻게 해야 치이는 건데."
게다가 전부 교통사고. 도시에 대한 편견이라도 있는 걸까.
"게다가……"
나는 허공에 들린 나비의 꼬리를 가르켰다.
"그 고양이, 꼬리가 두개지?"
"신기하죠?!"
꼬마이 필요 이상으로 크게 외쳤다. 바로 앞이었기 때문에 귀까지 멍멍하다. 대인기피증인 에실은 갑절로 놀라서 기절하기 직전이고…….
"의사 선생님 말로는 단순한 돌연변이래요! 어쨌든 신기하죠! 꼬리 두개가 자유자제로 움직인다구요? 꼬리가 두개인 고양이는 테일즈 다음으로 나비밖에 없을 거예요!"
"그러냐……."
참고로 말하면 테일즈는 현실에 없으며, 고양이도 아니다.
"뭐, 어쨌든 신기는 하네. 태어나서 부터 꼬리가 두개인 고양이라니. 별로 없지, 그건."
"냐아~"
내 말에 나비는 거드름을 피우듯이 운다. 꽤나 건방진 고양이다.
"게다가 암컷?"
이거이거, 상상도 해보지 못한 녀석을 발견해 버렸다. 가능하다면 좀 더 보고 싶은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무슨 용건이야?"
"아, 맞다! 깜빡 했어요!"
꼬마는 멋쩍은 듯이 뒤통수를 긁적인다.
"혹시 이 마을에서 자고 갈 건가요?"
"음…… 그래. 오늘은 자고 가려고. 경치도 좋고, 관심 있는 것도 있어서."
"그럼 저희 집으로 오세요! 민박집 이거든요! 지금은 계곡이 이 꼴이라 손님이 없어서 대핀치지만, 밥 잘하기로 소문난 곳이라구요? TV에도 나왔어요!"
꼬마은 가슴을 쭉 펴며 오른손 검지로 길 위쪽을 가르켰다.
"바로 저 쪽에 있어요. 길을 따라 쭉 가시면 나와요."
"친절한 안내, 고마워."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나. 오늘은 운이 좋다.
"아, 그럼 전 이제 그만 가 볼게요. 우리 집 홍보도 했고, 사실 엄마 심부름 중이었거든요!"
"그래. 어서 가 봐."
"그럼, 좀 있다 봐요!"
꼬마는 다시 길 위로 뛰어 올라간다. 야윈 몸으로 기운도 좋지. 어깨에 나비를 매다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이름도 모르네.
"하아……."
잠은 이미 거품처럼 사라졌다. 꼬마의 등은 금세 점이 되어 사라졌다.
"네코마타…… 비스무리한 녀석이야."
나는 물에 담가두었던 봉투를 꺼내면서 말했다. 이제보니 물이 꽤 차다. 반 밖에 잠기지는 않았어도 충분이 식은 것 같다.
"네코마타라구요?"
"이름의 어감대로 일본의 고양이 요괴야. 100년이상 산 고양이가 요력을 얻어 된다고 하는데, 특징은 꼬리가 두개라는 것과 염력을 쓴다는 거."
"꼬리가 두개…… 그래서 네코마타라는 거군요…… 에? 하지만 100년 이상 살았다고 하기엔 저 고양이는 너무 어린데요? 제 사육경험에 따르면 이제 겨우 생후 6개월 정도일 거예요."
"그래서 말했지? 비스무리한 녀석이라고. 저 꼬맹이의 말대로, 태어날때 부터 꼬리가 두개였다면, 아마 그게 촉매 역할을 했을거라고 생각해. 이미 조건의 반은 이루어져 있는 거니까. 거기에 결정적인 계기만 있으면 고양이가 네코마타가 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회장이 되려면 회장 아들인 편이 더 유리하다는 거다.
"위험한 요괴인가요?"
"꼭 그렇지만도 않아. 문헌에 따르면 충의가 있어 주인을 섬기는 네코마타도 드물지는 않다고 하니까. 사람과 친한 네코마타도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 물론, 그 대부분 집고양이지만."
"그래서, 처리 하실 건가요?"
"처리 해야지. 그게 내 역할인걸."
주머니 칼로 수박을 쪼개며 말했다. 참외도 같이 깎았다. 속살의 색이 선명한게 맛있게 잘 익었다.
참외를 하나 집어먹고 흐음, 하고 턱을 괴는 에실. 어른의 흉내를 내는 것 같아서 귀여운 모습이지만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저 애하고는 친해 보였어요. 터치할 부분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훌륭한 지적이네. 하지만 틀렸어, 에실. 네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네가 잡은 포커스가 틀렸어. 문제는 저 꼬맹이와의 친밀도가 문제가 아니야."
나는 소년의 모습을 회상한다. 사진처럼은 아니지만 약간 번진 수채화처럼 머릿속에 떠오른다.
썩은 나뭇가지처럼 야윈 모습. 활기차기는 하지만 광대뼈는 툭 뛰어나와 있고, 팔과 다리는 뼈밖에 없다. 하지만 소년의 성격이나 복장으로 보아 집안이 어려워서 야위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뭔가 다른 이유.
"아마…… 나비한테 생기를 착취당하고 있는 거겠지."
수박을 8등분 한다. 참외는 어느새 2개나 사라졌다. 이 참외 킬러 녀석.
"착취 당한다고요…… 에? 하지만 혁씨 말대로라면 네코마타는 독립적인 요괴예요. 주인을 섬길수는 있어도 숙주는 필요하지 않잖아요."
"거기까지 생각한 거야? 이해력이 좋은데? 그래도 나비는 필요한 거야. 네가 말했잖아? 아직 100살은 커녕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고."
"……아."
에실은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뜬다. 이제야 모든 전모를 밝혔다는 얼굴이다.
"그렇네요. 나비는 아직 어려서 요기를 충분히 모으지 못했지만, 그 요기를 대신할 생명력을 저 애로부터 받는 거죠?"
"그래. 아마 저 둘은 그것조차 모르고 있겠지만."
"그런가요……."
에실은 조금 더 생각하다가는, 결국 한숨을 푹 내쉬고 어깨를 으쓱였다. 다른 답이 없다는 얼굴이다.
"그렇담…… 처리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 불행해 지지 않도록."
"그렇지. 그게 우리, 튜너의 역할이니까."
거기까지 말한 다음, 나는 에실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 수박먹자."
으아악, 한명의 라노베 작가 지망생으로서 하루라도 쉬면 안되는 건 사실입니다만 연휴동안은 푹 쉬고 말았네요.(라고 하면서 사실 고3이라 수험공부 하느라 거의 쉬지 못했지만요.)
매일쓰는데 왜 글 양이 이렇냐고 물으신다면, 노트에 쓰고 컴퓨터에 옮기는 방식이라 그렇습니다. 노트에는 비축분이라고 해도 좋을 분량이 쌓여있지만 정작 그걸 옮길 시간은 부족하군요.
어쨌거나 이번 2-3> 도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뭐, 이번에도 볼것도 없는 내용이지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탈자 일괄 수정은 완결후에 하겠습니다. 덧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월유희=新月遊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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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관광객이신가요?!"
기분좋게 자고 있던 나에게 그런 말이 걸려왔다.
아아, 귀찮아. 보나마나 식사 권유일테지. 계곡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못 들은 척 하고 돌아누웠다. 하지만 자갈을 밟는 소리는 계속 이어진다. 저벅저벅, 그 소리가 확실히 커진다.
"혀, 혁씨…… !"
"아…… 젠장! 빌어먹을!"
귀찮아. 귀찮아. 이대로 죽고 싶을 만큼 귀찮아.
그렇지만 어쩔 수도 없었기 때문에 몸을 일으킨다. 침대가 좋지 않았던 걸까. 허리와 목이 욱신거린다. 눈살을 찌푸리고 발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11살 정도 되어 보이는 꼬맹이가 이리 뛰어오고 있다. 게다가 아직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깨에 뭔가를 매달고 있다.
에실은 완전히 질겁한 얼굴을 하고 있다. 새하얗게 질려서, 바들바들 떨고 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다.
숨길 것도 없이 에실에게는 대인기피증이 있다. 사람을 보면 도망가고, 질겁하고, 심할 때는 구역질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난 거다.
내가 방패 역할을 해 주지 않으면---
다시 눈을 꼬마 쪽으로 되돌렸다. 어느새 바로 앞까지 와 있다. 부지런하게도 여기까지 계속 뛰어온 건가.
"관광객…… 맞으시죠……?"
멈춰선 꼬마는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계곡 위를 보았다. 얼핏 봐도 150m는 넘는다. 어린애가 단숨에 뛰어오기에는 조금 먼 거리다. 게다가 야위었다. 손도 그대로 뼈 밖에 없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다리에 근육조차 없는 걸로 보아 평소 달리는 습관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그리고 아까부터 신경쓰였는데,
꼬마가 어깨에 하고 있는 액세서리. 요즘 시골에서는 이런게 유행하는 걸까.
"……일단 물어 보겠는데, 어깨에 있는 그건?"
"예? 아, 나비요?"
"냐아~"
"제 친구예요."
"………."
생물이다. 살아있는 동물이다.
100년은 후에야 등장할 패션의 끝을 여기서 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른바 생물룩이라고 하는 건가. 놀라 까무라칠 정도의 혁신적인 발상이다. 미래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술이 종횡무진한다고 하지만, 설마 이런 경지까지 도달할 줄이야. 난 나 자신을 상당히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라고 생각해 왔지만, 그 인식은 여기서 고치기로 했다.
나에게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있어…….
"무슨 말이예요 그게?!"
소리친 꼬마는 어깨에 매달린 검은 새♡고양이를 들어 나에게 밀어 보인다.
"나비는 제 친구라고요! 패션이 아니라! 애완동물조차 아니예요! 친구입니다!"
"친구…… 친구를 어깨에 매고 다니는 것도 좀……."
"나비는 아직 어려서 직접 걷게 하면 위험하니까요! 자전거에 치인다던가, 차에 치인다던가, 기차에 치인다던가, 비행기에 치인다던가, 우주선에 치인다던가 해서!"
"마지막 건 대체 어떻게 해야 치이는 건데."
게다가 전부 교통사고. 도시에 대한 편견이라도 있는 걸까.
"게다가……"
나는 허공에 들린 나비의 꼬리를 가르켰다.
"그 고양이, 꼬리가 두개지?"
"신기하죠?!"
꼬마이 필요 이상으로 크게 외쳤다. 바로 앞이었기 때문에 귀까지 멍멍하다. 대인기피증인 에실은 갑절로 놀라서 기절하기 직전이고…….
"의사 선생님 말로는 단순한 돌연변이래요! 어쨌든 신기하죠! 꼬리 두개가 자유자제로 움직인다구요? 꼬리가 두개인 고양이는 테일즈 다음으로 나비밖에 없을 거예요!"
"그러냐……."
참고로 말하면 테일즈는 현실에 없으며, 고양이도 아니다.
"뭐, 어쨌든 신기는 하네. 태어나서 부터 꼬리가 두개인 고양이라니. 별로 없지, 그건."
"냐아~"
내 말에 나비는 거드름을 피우듯이 운다. 꽤나 건방진 고양이다.
"게다가 암컷?"
이거이거, 상상도 해보지 못한 녀석을 발견해 버렸다. 가능하다면 좀 더 보고 싶은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무슨 용건이야?"
"아, 맞다! 깜빡 했어요!"
꼬마는 멋쩍은 듯이 뒤통수를 긁적인다.
"혹시 이 마을에서 자고 갈 건가요?"
"음…… 그래. 오늘은 자고 가려고. 경치도 좋고, 관심 있는 것도 있어서."
"그럼 저희 집으로 오세요! 민박집 이거든요! 지금은 계곡이 이 꼴이라 손님이 없어서 대핀치지만, 밥 잘하기로 소문난 곳이라구요? TV에도 나왔어요!"
꼬마은 가슴을 쭉 펴며 오른손 검지로 길 위쪽을 가르켰다.
"바로 저 쪽에 있어요. 길을 따라 쭉 가시면 나와요."
"친절한 안내, 고마워."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나. 오늘은 운이 좋다.
"아, 그럼 전 이제 그만 가 볼게요. 우리 집 홍보도 했고, 사실 엄마 심부름 중이었거든요!"
"그래. 어서 가 봐."
"그럼, 좀 있다 봐요!"
꼬마는 다시 길 위로 뛰어 올라간다. 야윈 몸으로 기운도 좋지. 어깨에 나비를 매다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이름도 모르네.
"하아……."
잠은 이미 거품처럼 사라졌다. 꼬마의 등은 금세 점이 되어 사라졌다.
"네코마타…… 비스무리한 녀석이야."
나는 물에 담가두었던 봉투를 꺼내면서 말했다. 이제보니 물이 꽤 차다. 반 밖에 잠기지는 않았어도 충분이 식은 것 같다.
"네코마타라구요?"
"이름의 어감대로 일본의 고양이 요괴야. 100년이상 산 고양이가 요력을 얻어 된다고 하는데, 특징은 꼬리가 두개라는 것과 염력을 쓴다는 거."
"꼬리가 두개…… 그래서 네코마타라는 거군요…… 에? 하지만 100년 이상 살았다고 하기엔 저 고양이는 너무 어린데요? 제 사육경험에 따르면 이제 겨우 생후 6개월 정도일 거예요."
"그래서 말했지? 비스무리한 녀석이라고. 저 꼬맹이의 말대로, 태어날때 부터 꼬리가 두개였다면, 아마 그게 촉매 역할을 했을거라고 생각해. 이미 조건의 반은 이루어져 있는 거니까. 거기에 결정적인 계기만 있으면 고양이가 네코마타가 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회장이 되려면 회장 아들인 편이 더 유리하다는 거다.
"위험한 요괴인가요?"
"꼭 그렇지만도 않아. 문헌에 따르면 충의가 있어 주인을 섬기는 네코마타도 드물지는 않다고 하니까. 사람과 친한 네코마타도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 물론, 그 대부분 집고양이지만."
"그래서, 처리 하실 건가요?"
"처리 해야지. 그게 내 역할인걸."
주머니 칼로 수박을 쪼개며 말했다. 참외도 같이 깎았다. 속살의 색이 선명한게 맛있게 잘 익었다.
참외를 하나 집어먹고 흐음, 하고 턱을 괴는 에실. 어른의 흉내를 내는 것 같아서 귀여운 모습이지만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저 애하고는 친해 보였어요. 터치할 부분은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훌륭한 지적이네. 하지만 틀렸어, 에실. 네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네가 잡은 포커스가 틀렸어. 문제는 저 꼬맹이와의 친밀도가 문제가 아니야."
나는 소년의 모습을 회상한다. 사진처럼은 아니지만 약간 번진 수채화처럼 머릿속에 떠오른다.
썩은 나뭇가지처럼 야윈 모습. 활기차기는 하지만 광대뼈는 툭 뛰어나와 있고, 팔과 다리는 뼈밖에 없다. 하지만 소년의 성격이나 복장으로 보아 집안이 어려워서 야위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뭔가 다른 이유.
"아마…… 나비한테 생기를 착취당하고 있는 거겠지."
수박을 8등분 한다. 참외는 어느새 2개나 사라졌다. 이 참외 킬러 녀석.
"착취 당한다고요…… 에? 하지만 혁씨 말대로라면 네코마타는 독립적인 요괴예요. 주인을 섬길수는 있어도 숙주는 필요하지 않잖아요."
"거기까지 생각한 거야? 이해력이 좋은데? 그래도 나비는 필요한 거야. 네가 말했잖아? 아직 100살은 커녕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고."
"……아."
에실은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뜬다. 이제야 모든 전모를 밝혔다는 얼굴이다.
"그렇네요. 나비는 아직 어려서 요기를 충분히 모으지 못했지만, 그 요기를 대신할 생명력을 저 애로부터 받는 거죠?"
"그래. 아마 저 둘은 그것조차 모르고 있겠지만."
"그런가요……."
에실은 조금 더 생각하다가는, 결국 한숨을 푹 내쉬고 어깨를 으쓱였다. 다른 답이 없다는 얼굴이다.
"그렇담…… 처리하는 수 밖에 없겠네요. 불행해 지지 않도록."
"그렇지. 그게 우리, 튜너의 역할이니까."
거기까지 말한 다음, 나는 에실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 수박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