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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 27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캡콤의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이 출시 전 한국 기자단을 대상으로 체험회를 열었다. 이미 게임스컴, TGS 등을 통해 공개했던 그레이스 파트 데모에서 이어지는 초반부로, 레온과 그레이스 파트를 모두 포함하여 2시간반 정도 플레이할 수 있었다.
※ 이하 모든 스크린샷은 캡콤이 별도 제공한 영상을 캡쳐하여 활용하였습니다.
■ 시연 내용
그레이스가 감금되었다가 탈출하는 내용(게임스컴/TGS 데모) 직후, 레온이 로즈힐 요양병원에 도착하며 시연이 시작된다. 레온은 DSO 소속으로 오래전부터 기디온 박사를 쫓았고 로즈힐 요양병원을 찾아오지만, 그때 병원에 비상사태가 터지며 병원은 격리되고 레온 플레이가 시작된다. 이 구간은 일종의 레온 튜토리얼이다.
많이 늙은 우리 김레온이
짤막한 레온 플레이 이후 레온과 그레이스가 조우하며, 곧바로 기디온의 함정 때문에 둘은 갈라지게 된다. 그 과정에서 레온이 그레이스에게 강력한 리볼버인 레퀴엠을 건네주게 되고, 레퀴엠을 받은 상태에서 그레이스 플레이가 이어진다. 이렇게 스토리 흐름에 따라 두 캐릭터를 정해진 순서대로 번갈아 플레이하는 구성이다. 시간상 그레이스 파트를 모두 플레이하지는 못했지만, 그레이스 파트의 마지막에 일련의 진행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레온으로 시점이 넘어가는 방식으로 추정된다.
레온이 오자마자 좀비 사태가 터지고, 이제 남은건 좀비 요리를 만드는 것
로즈힐 요양병원 부문의 메인 빌런은 기디온 박사로, 트레일러를 통해 보였던 이상한 야간투시경을 쓴 정신과 의사다. 기디온 박사는 좀비 사태가 터진 병원을 봉쇄하고 레온과 그레이스를 옥죄어 간다.
잠깐 조우한 둘은 리볼버만 건네고 다시 헤어진다.
그레이스 파트는 1인칭으로, 레온 파트는 3인칭으로 진행했으며 각각 2시간, 30분 정도를 플레이했다.
■ 그레이스 파트
그레이스 파트는 퍼즐과 잠입, 생존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호러 파트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폭력적인 해결책은 상당히 배제되며, 손에 무기가 충분한 있더라도 이를 함부로 써도 되는건 아니다.
퍼즐 찾기와 전반적인 구성은 ‘바이오 하자드’ 1, 2편이 강하게 생각나는 오마주성 짙은 구성이다. 현재의 지역을 해결하고 넘어가기 위한 가장 큰 퍼즐이 하나 있고, 이 퍼즐에 쓰이는 구성 요소를 모으기 위해서 여러 하위 퍼즐이 지역 곳곳에 퍼져있다. 그리고 공간 또한 밀폐된 로즈힐 요양병원으로, 여러 방과 통로가 서로의 용도에 맞게 배치되어 있다.
본작의 좀비들은 생전의 일상을 반복한다. 이로 인해 정해진 패턴이 있고, 특정 패턴의 행동을 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밀폐된 공간을 점차 새로운 길을 찾아 확장하고, 각 방 별로 배치된 하위 퍼즐을 찾고 해결책을 모으며 계속 공간을 돌아다니며 문제를 푼다. 이러한 구성 자체는 기존 다른 호러 게임과 유사하고 전작과도 유사하지만, 게임의 긴장감과 플레이 난이도를 유동적으로 유지하는 훌륭한 요소가 들어가 있다.
그레이스 파트는 이번작에서 등장하는 바이러스의 특징이 가장 두드러진다. 엘피스라는 키워드로 불리는 이번 바이러스는 좀비를 죽이더라도 시체가 계속해서 남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시체는 머리가 부풀어오른 훨씬 강력한 개체로 되살아난다. 이렇게 BOW로 변이되면 그냥 권총으로는 20발을 박아도 죽지 않는 수준이 된다.
혈액을 뽑아 다른 재료를 조합해 필요한 아이템을 만들고, 적재적소에 쓴다.
이를 방지하거나 해결하게 위해 세가지 수단이 있다. 가장 첫번째는 기본적으로 좀비를 죽이지 않는 것이다. 두번째는 보라색 약물, 용혈성 주입기를 이용하여 좀비를 처치하는 것이다. 은신 접근하여 바로 꽂아 죽이거나 죽인 후에 시체에 꽂을 수 있다. 이렇게 처리된 시체는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져 변이할 수 없게 된다. 세번째는 결국 변이해버린 적을 어떻게든 처리해야 할 때다. 그레이스가 레온에게서 받은 무기, 레퀴엠은 이러한 변이도 단 한방으로 처리해버릴 수 있다.
그레이스는 정말 약하다. 하긴, 평범한 사람이 총이 있다고 김레온이 되지는 않는다.
이처럼 좀비 처리를 두고 벌어지는 딜레마는 게임의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면서 상당히 재미있는 상황을 만든다. 이러한 호러 어드벤처들은 한정된 공간을 계속 반복적으로 왔다갔다 하게되며, 그 와중에 완전히 적이 처리된 안전지대가 너무 많아지게 되면 호러 게임 특유의 긴장감은 완전히 사라지고 퍼즐 해결이 루즈하고 지루한 노동이 되고 만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위험 요소가 강하기만 하다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가 겹겹으로 쌓이기만 하는 스트레스 덩어리가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좀비와 변이라는 변수가 적절한 긴장감과 위험성 사이에서 플레이어가 계속 자리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퍼즐, 그리고 말도 안되는 괴물을 피해 도망치는 공포.
그레이스 파트는 퍼즐과 탐색, 그리고 크래프팅이 조화되어 있다. 앞서 이야기한 보라색 주사는 용혈성 효소 주입기로 이를 만들려면 기존 시체나 필드에서 피를 모아 다른 재료와 조합해 제조해야 하므로 수급에 제한이 있고, 그레이스 파트에서는 총알도 제조로 얻는게 대부분이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빠듯한 플레이이기에 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갈 수도 있지만, 이를 위해 여러 세이브 슬롯을 통한 수동 세이브, 그리고 자동 세이브가 모두 작동하여 플레이 시점을 다양하게 보존한다.
즉, 그레이스 파트는 상당히 전략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최대한 좀비를 죽이지 않으면서 은신 플레이를 하되 필연적으로 죽여야만 하도록 배치된 좀비 등은 용혈성 주입기로 처리해 후환을 방지하고, 한편으로는 모든 좀비를 그렇게 처리할 수는 없으니 어떤 좀비는 그냥 두고 볼지 생각하는 안배가 필요하다. 여기에 인벤토리 확장 아이템 등 파밍 요소도 있어, 재미를 한층 배가시킨다.
■ 레온 파트
레온 파트는 말그대로 ‘바이오하자드 4’ 가 생각날 정도로 유사한 구성을 보여준다. 인벤토리도 ‘바이오하자드 4’ 의 그리드 방식으로 바뀌고, 그레이스와는 다른 UI 를 통해 전투 엑션 중심의 플레이를 하게 된다.
그레이스를 괴롭힌 좀비들에게 복수를 할 시간이다. 필드에 떨어진 전기톱은 그저 레온에겐 좋은 도구일뿐.
이를 위해 그레이스 파트에 있던 조합이나 파밍, 퍼즐 등이 없거나 매우 간소화되어 있으며, 맵의 일부를 공유하면서도 철저히 전투를 위해 조정되어 있어, 말그대로 다른 게임이 하나에 들어있는 느낌을 받을 정도. 이를 위해 레온 파트는 정말로 많은 탄약과 전투 무장이 제공되는데, 샷건 탄만 수십발을 들고 달려드는 모든 좀비를 썰어버릴 수 있을 정도다.
이 레퀴엠은 그레이스에게 넘어가지만, 레온은 그런거 없어도 된다.
레온의 기본 무장은 권총과 토마호크가 주어진다. 이 토마호크 도끼는 일종의 내구력이 있지만 내구력을 모두 소진하면 바로 숫돌로 즉석에서 갈아 내구도를 회복할 수 있다. 일종의 날카로움 게이지로, 일회성 급조 무기나 만들어 써야하는 그레이스와는 기본 자체가 다른 셈이다. 이 토마호크와 특유의 발차기 액션, 권총, 그리고 진행 중 얻는 샷건으로 만나는 좀비를 모조리 터트리고 다닌다.
물론 회피는 없는 고전식 액션이기에 요즘 게임 같은 액션과는 다르지만, 기초적인 무빙과 무기 활용이 필요한 방식이다.
이번 플레이에서는 그레이스가 이용하던 맵 전체 중 1/3 정도를 레온이 그 이후 시점으로 탐색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레이스는 이용할 수 없는 레온 전용의 파밍 포인트를 볼 수 있다. 문고리가 없는 캐비넷으로 그 안에는 총기 개조 부품이나 총알이 있다. 즉, 레온의 파밍은 매우 간단하고 오직 전투만을 위해 조정되어 있다. 둘이 공유하는 파밍, 요소는 회복 아이템 정도.
캐비넷에는 레온에게만 필요한 아이템이 가득 있다.
레온 파트의 백미는 이사장실에서의 떼로 몰려오는 좀비를 막는 디펜스로, 수십발의 샷건탄과 권총, 토마호크로 모조리 썰어버리는 호쾌함을 느낄 수 있다. 상대적으로 그레이스 파트의 제약이 강하다보니, 레온 파트에서는 적절하게 호탕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느낌이다.
■ 총평 -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자란 두 게임 플레이의 합치
그레이스와 레온 파트는 단순히 이전 ‘바이오 하자드’ 의 플레이 일부를 똑 떼어 붙인 수준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느껴질 수 있게끔 배려한 부분이 정말 많다.
또한 한 게임 안에 두가지 서로 다른 플레이가 흐름을 맞추게 되면서, 한가지 플레이에서 분위기를 일관되게 가져가기 위해 타협해야 했던 부분들을 적당히 억제를 풀어버린 느낌도 있다. 예를 들어 레온 파트의 호쾌함은 ‘바이오 하자드 4’ 편 이상으로 느껴지고, 그레이스 파트의 쫄깃함과 긴장감, 빠듯함은 영리한 플레이를 강조하여 그 대비가 강하게 느꺼진다. 특히 그레이스 파트는 일관된 공포의 분위기를 아주 잘 이끌어 나간다.
호러 게임의 전통적인 딜레마는 플레이어의 강함 또는 플레이적 성장과 공포라는 감정이 반비례하기 때문에 그 중간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번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은 2개의 플레이를 서로 다른 캐릭터를 통해 매우 설득력있게 배치한 덕분에 양쪽에서 오고 가는 단짠단짠스러운 긴장감, 플레이의 극적인 전환이 오랫동안 게임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게 해준다.
같은 피아노방이지만 둘로 오게되는 계기나 플레이 요소가 다르다.
두 파트는 같은 공간을 일부 공유하지만, 전혀 다른 파밍과 플레이 요소를 갖추고 있기에 두 캐릭터를 위한 배려가 모두 한 공간에 담겨있다. 예를 들어 그레이스로 먼저 플레이할 때 발견하는 문고리가 망가진 캐비닛들은 다음에 이어질 레온 파트를 위한, 오직 레온만이 열 수 있는 파밍 요소이다. 반면에, 그레이스가 이용해 아이템을 획득하는 아이템인 코인들은 레온은 발견해도 줍지 않는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그동안 크게 두가지, 슈팅 액션과 호러 퍼즐이라는 방향성으로 양립적으로 발전하며 두 요소의 공존을 꾀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중에서도 특히 이번 작품의 완성도가 상당히 높게 느껴진다.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설득력있는 방법으로 이를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레온과 그레이스라는 두 캐릭터의 배경이 워낙 설득력 있기에 이 플레이 대비도 납득이 된다.
정식 버전이 기대되는 게임으로, 만약 이대로 전체적인 완성도까지 높게 나온다면 말그대로 궁극의 ‘바이오하자드’ 가 될 수 있는 게임이다. ‘바이오하자드 레퀴엠’ 은 오는 2월 27일 PS / XBOX / 스위치2 / PC로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