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언더독이 선보이는 ‘아키텍트’, 모두의 MMORPG를 꿈꾸다
“언더독의 반란을 기대해달라” 작년 지스타서 나눈 ‘아키텍트’ 쇼케이스 당시 나온 펀치라인이다. 비록 스타 개발자 박범진 대표가 이끌고 있으나 창업한지 얼마 안 된 아쿠아트리와, 마찬가지로 게임 퍼블리셔로서 신생에 가까운 드림에이지가 스스로 언더독이라 칭한 것. 그런데 1년이 지나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정말로 올 하반기, 아니 근 몇 년간 최대어라 해도 좋을 경쟁작과 한 달 간격으로 맞붙게 됐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진짜 언더독의 저력을 시험 받게 된 셈. ‘아키텍트’ 론칭 빌드에 대한 소감은 프리뷰 기사로 갈음하고 본고는 드림에이지 정우용 대표, 김민규 사업 실장, 아쿠아트리 박범진 대표와의 인터뷰를 소개하는 바다.
'아키텍트' 정식 서비스를 목전에 두고 론칭 빌드를 시연, 질의응답까지 나눈 자리였다
[체험] 아키텍트, 탐험·전투·성장이란 MMORPG의 본질에 가닿다
● 최근 MMORPG 장르가 다시금 활기를 띠는 가운데 ‘아키텍트’ 출시를 앞뒀습니다
박범진 대표(이하 박):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MMORPG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오랜 시간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아온 장르입니다. 다양한 게임들의 본질적인 재미를 갖고 있는 종합 장르이기도 하고요. 여기에 유저 눈높이와 트렌드에 맞춰서 계속 새로운 장르를 융합하는 것이 제 과제입니다. 거기다 MMORPG라는 장르 자체가 가지고 있는 진입 장벽이 있잖아요. 아무래도 호흡이 길다 보니까 어려움을 느끼는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도 채우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키텍트’가 궁극적으로 다양한 유저층이 오랫동안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만한 규모의 MMORPG로선 무척 짧은 기간에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박: 개발 기간이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워낙 오래 호흡을 맞춰온 팀이라는 점이 컸고요. 처음부터 정해놓은 게임의 방향성이 개발 도중에 흔들리지 않았던 게 가장 큰 비결이지 싶습니다. ‘아키텍트’ 개발을 시작하기 전 그러니까 아쿠아트리를 창업하기 전 노트에 적어둔 심리스 월드, 원 채널, 논타겟 전투, 다양한 탐험 요소, 오픈 월드 게임에서 차용한 각종 콘텐츠들 등등. 그것들을 끝까지 지향하며 흔들림 없이 팀 전체와 공감대를 맞추고 나아갔던 것이 핵심이라 봅니다.
● 여러 경쟁작들 가운데 ‘아키텍트’가 특별히 강조하는 게임 경험, 플레이 요소는 무엇인가요
박: 특별히 어떤 한 요소를 강조하기보다, 다양한 유저층이 매일 꾸준히 플레이하며 성장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보다 나아진 내일'을 캐치프레이즈로 삼아 우리 게임을 즐기는 내내 성장하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랍니다. 반복적인 사냥이나 전투를 벗어나 광활한 월드를 탐험하고 수많은 수집 및 탐험 요소는 물론 환영금고, 도전관문 같은 여러 콘텐츠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 범람의 경우, 박 대표께서 만든 전작서 유사 콘텐츠가 있었습니다만. 피로도만 높고 이용률이 떨어져 삭제된 전력이 있습니다
박: 범람과 대범람은 제 전작서 냈던 유사 콘텐츠와 다릅니다. 그보다 훨씬 더 확장, 발전된 구조입니다. 특히 대범람은 하루에 한 번 벌어지는 일종의 축제 같은 걸 생각했습니다. 서버의 모든 유저가 다 같이 범람을 진압함으로써 이득까지 함께 나누는 구조거든요. 물론 월드 보스와 비슷한 효용도 주지만 한편으로 서버의 작은 이벤트, 축제인 셈입니다. 바로 그 점이 전작에서 잠시 나온 지역 이벤트와 성격이 다릅니다.
● 대범람이 하루 한 번 특정 시간에 열리는 축제라는 건, 그때 접속하기 힘든 유저는 배제된다는 의미기도 할 텐데요
박: 진짜 고민 많았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2~4회 열어야겠다, 고민하다가 그럼 진짜 너무 힘들고 이거야말로 숙제가 되겠다, 싶어 일단 정해진 시간에 하루에 한 번 발생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서비스 와중에 여러모로 유연히 대응할 필요는 있을 듯합니다. 이벤트성으로 만들 수도 있을 테고 로테이션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아무튼 현재로선 하루에 한 번 발생합니다. 가장 많은 유저가 참여할 수 있는 시간대를 고려하긴 했습니다.
● 원 채널이라는 점도 자칫 몰려든 유저들에 비해 몬스터가 부족해 필드를 헤매게 되는 부작용이 우려스럽습니다
박: 질문하셨듯 ‘아키텍트’는 처음부터 원 채널, 심리스 월드를 추구했기에 따로 채널링은 않습니다. 그럼에도 유저를 얼마나 빠르게 다음 사냥터로 옮겨주거나 다른 콘텐츠로 유도함으로써 적절히 분산시키는 게 큰 과제였죠. 많은 테스트를 거쳤고 실제로 수백, 수천 명이 동시에 들어왔을 때도 원활하게 사냥이 돌아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초반 지역에 대해 걱정이 많으실 텐데요. 론칭 시점에 유저들이 대거 몰렸을 때 어느 정도 구간까지 넘어가기 쉽도록 몬스터 리스폰 속도를 굉장히 빠르게 조정할 예정입니다. 물론 이와 별개로 어느 정도 인기 사냥터라든지 선호되는 장소들은 존재할 수밖에 없고요. 그건 MMORPG 특유의 경쟁 요소로 잘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강화 시 파괴 여부도 박 대표의 전작서 넣지 않았던 하드코어한 요소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바뀐 건가요
박: 강화 시 장비 파괴 여부에 대해 참 조심스러웠습니다. 사신 전작에서도 강화 실패 시 파괴되는 기존 MMORPG 문법을 따라야 하지 않나, 싶기도 했거든요. 다만 당시 모바일 유저들의 눈높이랄까, 저항감을 고려해 종적 성장 중심으로, 한번 회득하면 계속 쌓아 올리는 성장 방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다 보니 신규 콘텐츠를 내거나 특정한 상황에서 장비를 교체하는 것보다 갖고 있는 걸 계속 유지하게 되죠. 결국 메타가 안 바뀌거나 새로운 티어로 교체를 하지 않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로운 콘텐츠를 통해서 신규 아이템을 획득하면 갈아타게끔 그렇게 설계를 했습니다. 기왕 그렇게 되는 거면 장비를 많이 생산하고 많이 강화 시도해보고, 파괴하면 파괴되는 대로 또 거기에 맞는 보완책도 마련돼 있으니까요. 그렇게 선순환하는 구조가 재미있겠다 싶어서 이번에는 강화 시 파괴 가능성을 도입했고요. 해보니까 적절한 생산력만 보장이 된다면 이것도 괜찮구나, 하는 판단이 섰습니다.
● 방금 숙제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풍성한 PvE 콘텐츠를 내세운 만큼 유저 피로도를 적절히 줄여주는 게 중요할 듯합니다
박: 매번 같은 고민입니다. 전전작은 5~6년 이상 서비스되다 보니 점점 더 콘텐츠가 쌓이고, 전작은 서비스 1~2년만 지났는데도 하루 몇 시간씩 끝나지 않는 숙제를 풀어야 하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숙제를 졸업하는 식으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도전관문, 환영금고 모두 끝이 있어요. 물로 다음 시즌이 오면 또 업데이트가 되겠지만 어쨌든 끝이 있고, 그런 식으로 하위 단계 콘텐츠는 더 이상 접근할 필요 없이 다음으로 나아갈 동기 부여를 충분히 주고자 했습니다. 하루 소화 분량도 정말 많이 줄여서 테스트 시 차라리 숙제를 더 달라, 는 경우도 나올 정도입니다.
● 앞서 오픈 월드 게임도 참고했다고 하셨는데, 확실히 필드 곳곳에 다양한 탐험 요소를 숨겨뒀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박: 말씀하신 대로 퍼즐이나 탐험 요소에 신경을 썼습니다. 오늘 시연서 숨겨진 보물상자, 거인의 조각 같은 것도 혹시 찾으셨나 모르겠네요. 그런 것들은 앞으로도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서 확장하고 완전히 새로운 탐험 요소들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도전관문, 환영금고도 마찬가지고요. 사실 맵에 노출되지 않지만 오픈 월드 곳곳에 숨겨놓은 도전관문, 환영금고도 많으니 세계를 탐험하며 의외의 발견을 경험하는 즐거움을 느껴주기 바랍니다.
● 초반 튜토리얼에 따라 비행은 반드시 경험하게 되는데요. 수영과 등반의 경우도 어느 정도 쓰임새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 수영과 등반도 많이 쓰입니다. 탐험하다 보면 거인의 조각이나 보물상자도 숨겨져 있고, 뻔한 동선이 아니라 남들보다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일종의 숏컷도 수영이나 등반이 필요합니다. 특히 수영보다 등반이 좀 더 중요한데 전투 시에도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하거든요. 특정 비행 장치는 활공하며 스킬을 쓸 수가 있는데, 그러려면 등반이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너무 숨겨진 탐험 요소를 의식하며 플레이할 필요까진 없고요. ‘아키텍트’가 지닌 여러 가지 콘텐츠, MMORPG의 기본적인 사냥, 전투, 보스 레이드 같은 것들부터 충분히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전투에 너무 지치거나 새로운 성장 요소에 대한 욕구가 커졌을 때 오픈 월드를 탐험하며 또다른 즐거움을 찾아 나가는 정도라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금번 미디어 프리뷰는 PvE가 중심이 됐습니다만, MMORPG의 꽃은 PvP라고도 하잖아요. 관련 콘텐츠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시길
박: PvP 콘텐츠도 물론 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늘 플레이하셨던 것 중에 거인의 탑이라든지, 경험은 못 해보셨겠지만 신석 점령전처럼 처음부터 PvP 중심으로 설계된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필드 PvP도 가능한데, 초반 안전 지역을 설정하거나 굉장히 많은 페널티를 부여해 보통 유저들의 플레이 경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설계를 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신석 점령전 이후에도 PvP 전용 월드 대전 콘텐츠 같은 것들도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김민규 사업 실장(이하 김): 첨언드리면 ‘아키텍트’는 심리스, 원 채널이라 당연히 경쟁도 있을 수 있고 협력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소위 '막피’ 때문에 유저들이 정말 불쾌하게 느낄 만큼 과도한 PvP는 시스템적으로 많은 안전장치들을 마련했고요. MMORPG이기에 경쟁은 당연히 할 수 있지만, 그걸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한 안배도 갖췄다고 보시면 됩니다.
● 향후 업데이트 예정이라는 인터 서버 콘텐츠는 기존 서버 내 대규모 PvP와 방식이 달라지나요. 아니면 인터 서버라는 점만 다른가요
박: 인터 서버에 대해서는 론칭 스펙은 아니고 지난 쇼케이스에서 언급했듯 12월 업데이트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모든 건 새로운 맵에서 진행이 되는데, 볼륨이 꽤 크고 콘텐츠 구성도 기존에 즐기셨던 그런 형태와 다를 겁니다. 저희만의 인터 서버 콘텐츠를 고민했고 거기에 맞춰 재미있는 게임이 또 나올 것 같습니다.
● 클랜전처럼 대규모 PvP를 진행할 때 아군을 한꺼번에 소환한다든지 단체 버프는 주는 등 클랜장을 위한 편의 기능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박: ‘아키텍트’ 역시 타 게임에 있는 클랜장 편의 기능은 전부 지원합니다. 질문하신 특정 위치로 소환이나 특정 아이템 지급, 이런 것들은 클랜장이 당연히 다 가능하고 아예 특정 직책을 임명하는 기능도 존재합니다. 모든 걸 클랜장이 맡아 처리하려면 피곤하잖아요. 그래서 일부 권한은 위임하며 클랜을 운영할 수 있도록 말이죠.
● 훗날 성장이 어느 정도 완료된 유저들이 도전하게 될 엔드 콘텐츠는 무엇이 될까요. PvE와 PvP 두 가지 측면에서 답해주시길
박: PvE 콘텐츠 중 도전관문이나 환영금고도 뒤로 갈수록 굉장히 성장을 하지 않으면 공력이 어려워 엔드 콘텐츠에 속합니다. 그 외에 필드 보스와 월드 보스, 또는 클랜 단위로 도전하는 레이드, 히든 보스 레이드까지 보스 레이드류 콘텐츠가 많습니다. 이것들이 다 PvE의 엔드 콘텐츠인 셈입니다.
PvP로 따지면 신석 점령전이라고 해서 타 게임의 공성전과 같습니다. ‘아키텍트’의 신석 점령전은 실제 월드에서 심리스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무과금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특정 유저만 즐기는 콘텐츠가 아니라 동시에 수천 명이 한 곳에서 싸우는 것도 가능하죠. 신석 점령전의 장소는 하나는 아니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곳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도 필요합니다. 거인의 탑도 보면 층마다 특정한 위치에 보스가 나오는데, 그걸 사냥하거나 아슈르의 횃불이라고 하는 특정한 버프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하는 PvP의 엔드 콘텐츠다운 요소가 있습니다.
● 월드 보스는 날아서 피해야 하는 패턴 등 컨트롤 측면이 부각됩니다. 모바일의 경우 PC보다 불합리하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박: 모바일이라고 해서 PC에 없는 기능을 제공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UI가 더 크고 다루기 쉬운 형태로 설계했고요. 모바일로 이동하거나 점프하거나 대시하고 회피하는 조작이 그렇게까지 어렵지 않을 겁니다. 물론 익숙하기까지 어느 정도 우여곡절은 있겠습니다만. 이 부분도 굉장히 많은 논의와 개선을 거쳤고, 지금은 정말 좋아졌습니다.
● PC,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 게임은 UI/UX가 불협화음을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개선했는지 좀 더 들려주시길
박: 너무 뻔하고 익숙한 형태의 UI/UX는 처음부터 지양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생경하거나 장르 유저층이 이해하기 어려운 형태로 설계하는 것도 지양했고요. 다른 많은 게임을 살펴봤고, 다양한 장르를 계속 융합하는 과정에서 유저의 눈높이와 우리가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그 중간 지점을 찾기 위해서 무진 애썼습니다. 결과적으로 ‘아키텍트’를 보시면 기존 MMORPG에서 느꼈던 답답하고 작고 UI와 거리가 있음을 느끼실 겁니다.
유사한 기능을 갖는 시스템이라도 최대한 시각적으로, 감성적으로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신경 썼죠. 간단하게 캐릭터가 등장해서 한마디 한다든지, 다양한 액션을 취한다든지 이런 다양한 측면에서 유저의 경험상 조금이나마 더 정성을 들인 게임처럼 보이고자 노력한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시스템 및 콘텐츠에 대해 저희가 하나하나 기존과는 다름을 만들고 싶었다는 점을 재차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들도 콘솔 컨트롤러를 물려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추세입니다. 당장은 안 되는 듯한데, 앞으로 지원될까요
박: 컨트롤러는 내부적으로 테스트를 거쳤고 과연 어느 정도 수준까지 지원해야 하는가 논의가 많았습니다. 결국 컨트롤러로 모든 UI를 조작하는 게 너무 불편하고 개발의 중요도 측면까지 고려해 정식 지원은 하지 않습니다. 물론 컨트롤러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을 통해 조작 체계를 매칭하는 분들은 있으리라 봅니다. 정식 지원 여부는 향후 피드백을 충분히 수용하겠습니다.
● 여느 MMORPG에 비해 자동 이동 및 수행, 원하는 위치로의 순간이동이 다소 제한된다고 느꼈습니다. 기획적으로 의도한 바인가요
박: 우선 자동 조작의 경우, 물론 최대한 편의성을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시연은 튜토리얼 구간이 많아 그렇게 느끼셨을 수 있습니다. 유저의 개입이 필요하거나 그동안 경험하지 않았던 새로운 콘텐츠가 나왔을 때 직접 확인하도록 자동 조작이 멈춥니다. 왜냐하면 그냥 자동으로 진행되게 해놓고 몇 시간 있다 돌아오면 그 내용을 알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제한된 순간이동은 의도된 바가 맞습니다. 모처럼 굉장히 큰 심리스 월드를 구현했는데 매번 원하는 위치로 순간인동한다면 굉장히 많은 게임성을 놓치게 됩니다. 거기다 신석 점령전 같은 콘텐츠는 동시에 세 곳에서 진행되기도 하거든요. 이 세 곳의 동선을 어떻게 짜고 인원은 얼마나 분배해야 유리할지 고민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월드 보스나 범람 등을 특정 클랜이 독식하기 힘든 것도 물리적인 거리가 있기 때문이죠. 정해진 순간이동 장소 외에는 걷거나 뛰도록 만들어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겁니다.
● 게임에 접속하지 않았을 때도 어느 정도 재화가 쌓이고 성장이 이루어지는, 소위 방치형 시스템도 지원하는지 궁금합니다
박: 급한 일을 잠깐 보고 다시 돌아왔을 때 내 캐릭터가 계속 성장한다는 건 좋은 경험이라 봅니다. 따라서 여타 게임과 마찬가지로 ‘아키텍트’도 오프라인 모드를 지원합니다. 기본적으로 8시간, 특정 상품을 구매하면 2시간이 늘어나 10시간 가량 서버에서 내 캐릭터를 시뮬레이션하고 일정한 보상이 쌓이죠. 재접속 시 그동안 획득한 경험치나 보상들이 무엇인지 화면에 자세히 출력되고요.
또다른 편의 기능으로 저희가 스마트 자동 사냥이라 부르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자동 사냥 중 앱이 갑자기 종료될 때가 꽤 발생하잖아요. 그럴 경우 오프라인 모드로 자동 전환해주는 겁니다. 의도치 않게 앱이 꺼지는 상황을 맞닥뜨리더라도 내 캐릭터는 여전히 잘 성장하고 있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김: 추가로 리모트 플레이 역시 지원합니다. 오프라인 모드뿐 아니라 집에서 PC를 게임을 즐기다 장보러 가거나 할 때도 모바일로 리모트 플레이를 켜 잠깐씩 접속하는 게 가능합니다.
● 언리얼 엔진 5에 힘입어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그만큼 최적화가 관건일 텐데요, 특히 모바일에서 말이죠
박: 최적화에 굉장히 신경 쓰는 중입니다. 특히 모바일에서 최적화가 대규모 콘텐츠 때문에 굉장히 골치 아픈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 월드 보스를 잡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봤는데, 대략 50~70명 정도 모였을 때 화면을 뒤덮는 스킬이 많아지면 프레임레이트가 떨어지는 걸 확인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적화에 힘쓰겠습니다. PC는 GPU 기준으로 3060 시리즈 이상이면 충분히 고품질 그래픽으로 플레이 가능합니다.
모바일의 경우 PC보다 다소 열화된 그래픽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내부적으로 테스트했을 때는 이 정도면 꽤 돌릴 만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소 사양은 iOS와 안드로이드가 좀 다른데, iOS는 6GB 미만 폰에서는 저희가 동작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6GB 이상의 메모리, 특히 아이폰 14 이상이어야 원활하게 즐기실 수 있고요. 안드로이드는 갤럭시 S23 정도부터 원활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갤럭시 S20에서도 플레이는 가능한데 그럴 경우에 디폴트 옵션이 낮아집니다.
김: 첨언드리면 오늘 시연은 아무래도 최고의 그래픽을 보여드리고자 준비된 PC 사양 대비 높은 옵션을 적용했습니다. 실제로는 아주 세부적인 옵션 조정이 가능합니다. 최근 공지로 나갔듯 모니터 해상도별로 게임이 잘 돌아가는 사양도 자세히 안내하는 중입니다. 혹시 시간 되시면 한번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PC의 경우 GPG(구글 플레이 게임즈)로 구동되는 걸 확인했습니다. 자체 클라이언트나 반대로 다른 앱플레이어를 지원할 계획도 있나요
김: 기술적으로는 이미 저희 PC 클라이언트가 맞습니다. 다만 그걸 어느 플랫폼에 올리느냐 판단했을 때 구글 플레이 게임즈인 거죠. 질문하신 자체 런처의 경우 앞으로 낼 수 있긴 합니다. 다른 앱플레이어를 지원할 계획은 없습니다.
● 드림에이지가 선보이는 첫 대형 MMORPG입니다. 아무래도 각오가 남다를 텐데, 내부적으로 목표 등수가 있다면 들려주시길
김: 당연히 수치화된 목표도 있긴 합니다만. 현재 시장에 굉장히 많은 MMORPG가 있잖아요. 그 가운데 ‘아키텍트’는 정통 MMORPG로서 기본적인 전투부터 사냥이 지루하거나 막혔을 때 퍼즐도 풀고 탐험도 즐기며 성장하는 재미를 담았습니다. 그래서 마케팅 슬로건 중 하나가 '모두의 MMORPG'입니다. 즉 특정 유저층만이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즐겨온 분들도 ‘아키텍트’ 접했을 때 MMORPG가 이런 재미구나, 싶도록 두루두루 사랑받는 게 진짜 목표입니다. 물론 매출이야 잘 나왔으면 좋겠지만 그보다 먼저 다양한 유저층에서 인정받는 MMORPG가 되고자 합니다.
정우용 대표(이하 정): 앞서 박범진 대표께서 말씀하셨듯 MMORPG는 아주 종합적인, 우리의 꿈과 욕망을 다루는 장르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드림에이지에게 있어 무척 중요하고 큰 프로젝트가 맞고요.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기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은 마음도 당연히 큽니다. 다만 그에 앞서 MMORPG는 내가 할 장르가 아닌 줄 알았는데 나도 즐겁다, 같은 칭찬을 들을 수 있다면 굉장히 만족할 것 같습니다.
● 무척 중요하고 큰 프로젝트라고 하셨는데, 드림에이지에게 있어 ‘아키텍트’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정: 드림에이지의 첫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과 투자가 들어갔습니다. 따라서 ‘아키텍트’를 통해 정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고요. 여기서 좋은 성과라 함은 정말 즐길 거리가 많은 게임, 그리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는 겁니다. 그럼으로써 우리 드림에이지가 게임 퍼블리셔로서 한 단계 크게 성장하는 모멘텀에 와 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 최근 3년간 드림에이지의 영업 손실폭이 커졌습니다. ‘아키텍트’ 성과가 빠르면 4분기부터 반영될 텐데, 적자를 벗어날 발판이 될까요
정: 오늘 이 자리에선 ‘아키텍트’ 이야기를 좀 더 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짧게 답하자면 드림에이지는 이제 시작하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퍼블리셔로,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많은 투자를 결행 중입니다. 오늘 선보이는 ‘아키텍트’가 바로 그 투자의 굉장히 중요한 결과물이고요.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둔다면 실적은 자연스레 따라오겠지요.
● 올해 꽤 많은 MMORPG가 출시됐고 또 연말까지 나올 대어가 기다립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게임을 내는 부담감은 없으신지
정: 부담스럽죠. 당연히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작품들이 제각기 개성을 지녔다고 보고, 모두가 자신들의 장점과 차별성으로 유저들에게 잘 소구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다시금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고 르네상스가 온다면 좋은 게 아닐까요. 물론 그 가운데 우리가 가장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만.
김: 솔직히 사업 담당자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시기인 건 맞고요. 그럼에도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픈 점은 경쟁작 유무나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아키텍트’는 충분히 성공할 잠재력을 지녔다는 겁니다. 제 이름을 걸고 재미있다고 약속드립니다. 다들 꼭 플레이 부탁드립니다.
● 소위 리니지 라이크 MMORPG가 지나친 과금 유도로 비판 받고 있습니다만, ‘아키텍트’의 BM(수익화 구조)는 어떻게 다른가요
김: 오늘 상점은 못 보셨을 텐데요. 제일 궁금해할 확률형 상품에 대해서 답하자면 2종이 들어갑니다. 캐릭터 코스튬과 팬텀 웨폰이라고 하는 무기 외형이죠. 날틀과 탈것도 과금 유도 아니냐는 문의가 많은데 그 둘은 아닙니다. 특히 날틀은 게임 플레이로 전부 획득 가능하고 탈것도 충분히 높은 등갑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대범람에 가시면 자판기 티켓이라는 게 나오는데, 그걸로 고등급 날뜰이나 탈것을 얻는 식입니다. 또한 정액제 상품이나 가격이 딱 정해진 정가형 상품도 준비했고요.
그래서 값이 정확히 얼마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보다 최근에 나온 게임들보다 덜 맵고 합리적이라 답하고 싶습니다. ‘아키텍트’는 무, 소과금 유저에 대해 소위 숨통을 아예 끊는 게 아니라 게임 플레이만으로 어느 정도 획득 가능하도록 굉장히 많이 준비했어요. 저뿐 아니라 박범진 대표께서도 무과금으로도 플레이하고 각 과금 금액별로도 테스트를 합니다. 그러니 너무 부담 갖지 마시고 게임을 즐겨주길 바랍니다.
● 그렇다면 주요 BM인 코스튬과 팬텀 웨폰은 총 여섯 등급 가운데 순수히 게임 플레이만으로 어디까지 회득 가능할까요
김: 어디까지라고 정확히 답하기 힘든 게 그 뽑기권을 범람 같은 콘텐츠를 통해 인게임 보상으로 줍니다. 이외에 기본적으로 4단계 코스튬은 누구나 얻을 수 있게 설계했고요. 참고로 가장 높은 등급인 6단계는 합성을 통해 획득하는 식입니다.
● 최근 게임의 과금, 무과금을 둘러싼 논의에서 이른바 쌀먹 유저를 빼놓을 수 없을 듯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
김: 어디까지 쌀먹인지 기준이 저마다 다를 텐데요. 어쨌든 과금을 적게 하거나 아예 않더라도 시간을 많이 투자하면 거래소를 통해 충분히 유료 재화도 벌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게 너무 과하면 경제 자체가 무너지기 때문에 적정선을 찾고자 많은 테스트를 거쳤고요. 박범진 대표께서 이미 수차례 MMORPG를 만들어온 분인 만큼, 누구나 자신이 들인 노력에 걸맞은 보상을 가져갈 수 있도록 최대한 신경 썼습니다.
박: 경우에 따라 갈증을 느끼는 유저들도 당연히 있겠지만, 아마도 대다수가 굉장히 드랍이 잘 되는 편이라 느낄 정도로 조정했습니다.
● 이제 오는 22일이면 국내 정식 서비스에 돌입합니다. 글로벌 전개는 언제쯤으로 계획하는지, 주요 공략지는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김: 당장은 국내 서비스에 집중해야 할 시기입니다. 추후 글로벌 전개 계획은 별도의 발표나 자료를 통해 전하겠습니다.
● 끝으로 ‘아키텍트’를 기다리는 뭇 유저에게 출사표이자 인사 한 마디씩 부탁합니다
김: 앞서 업데이트 로드맵을 자세히 말씀 못 드렸는데, 아쿠아트리와 함께 내년 3월까지 콘텐츠 분량을 준비했습니다. 앞으로 거의 매주 콘텐츠가 업데이트됩니다. 솔직히 실무자 입장에서는 집에 언제 가나, 싶을 정도로 힘들지만 진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말은 절대 안 들으리라 자부합니다. 그냥 많다, 도 아니고 진짜 어떻게 이렇게 많이 많을까, 감탄할 만큼 ‘아키텍트’를 즐기는 분들이 끊임없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 오늘 처음으로 론칭 빌드를 시연하며 너무 긴장돼 계속 멀찍이 지켜봤습니다. 중간에 크래시가 떴을 때 굉장히 속상했는데요. 그 모든 걸 마지막까지 놓치지 않고 잘 보완해 출시하겠습니다. 되돌아보면 저는 그간 게임을 개발하며 너무 뻔하거나 남들 다 하는 그런 것들은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려 노력했고, 기존에 우리가 잘 해왔던 장르라도 새로운 무언가를 융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으로써 또다른 즐거움을 줄 수 없을까 고민이 컸습니다. 그 고민의 결실이 ‘아키텍트’를 통해 유저 여러분께 전해지길 바랍니다.
정: 최대한 많은 분들이 최대한 다양한 것을 즐길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습니다. 많은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