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엘든 링’ 출시 전 미디어 시연회에 맞추어, 플레이를 마친 기자단과 프롬 소프트웨어의 키타오 개발자 간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번 인터뷰는 1시간 반 가량 진행되어 많은 부분에서 상세한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었다.

프롬 소프트웨어 키타오 개발자

● ‘엘든 링’ 인터뷰마다 키타오 개발자를 만났는데 이제 보기만 해도 반갑다. 그럼에도 그간 제대로 소개하지 못했는데 먼저 자기소개를 간단히 한다면.

키타오 : 프롬 소프트웨어는 미야자키 히데타카를 포함해서 밖으로 나가서 발표하고 이야기하는걸 즐기는 사람들보다는 한곳에 숨어들어서 게임만 개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항상 제가 이렇게 나와서 말하게 됐다(웃음). 저는 마케팅 쪽을 담당하지만 작은 회사라서 당연히 개발 쪽에도 참여하고 있다.

참고로 이전작 ‘세키로’ 때 방한을 했었는데, 그때까지도 아시아 팬들, 그리고 한국 팬들에게 뭔가 특별한 인식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세키로’를 기점으로 한번 방문해보니 매우 열정적이고, 프롬 소프트웨어를 좋아해주시더라. 덕분에 플레이어분들에게 에너지를 잔뜩 받았고 감사하다. 이번 작품도 꼭 즐겨봐주셨으면 한다.

● 스톰빌을 클리어하고 다음 지역의 불을 밝혔는데, 미니맵에서 보이는 축복의 인도가 이전 줄기와 딱 이어지지 않더라. 빛의 인도가 한갈래가 아닌 것인가, 아니면 그저 미니맵 상에서 표시가 불분명한 것인가?

키타오 : 스톰빌 이전과 이후가 이어지지 않은 건 아마도 정석적인 루트로 진행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우리는 게임 내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루트를 준비했는데 하나의 루트로 진행하지 않았을 뿐이다. 나중에 모든 루트를 열고 나면 축복의 인도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는 것이 보일거다. 다만 축복의 인도가 모두 한 곳을 가리키며 공통되게 향하는 느낌은 아닐 것이다.

● 오픈월드 풍경이 매우 멋지다. 포토모드를 따로 지원할 계획은 없는가?

키타오 : 마음에 드신다니 기쁘다. 다만 지금 개발 우선 순위는 출시 작업에 맞추고 있어서 포토모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 영체를 성장시키는데 뼛가루가 들어가는가? 또는 사람 형태의 영체에게 무기를 줄 수도 있나?

키타오 : 뼛가루로 영체가 성장하는 건 아니다. 지하 묘지에 있는 소재를 모아 그걸로 강화할 수 있다. 다만 영체의 강화는 수직 강화를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파라미터를 강화하거나 조정하는 식에 가깝다. 또한 NPC 이벤트에 따라서 해금하는 부분도 있다. 무기를 줄 수는 없지만 아이템을 사용하면 특정한 적을 집중 공격한다거나 하는 작용도 가능하다.

● 스톰빌의 보스 고드릭까지 잡고 원탁에 가보았는데 무기 교환 외에는 별다른 새로운 콘텐츠가 열리지 않았다. 원탁에서 그다지 많은걸 하지 못했는데, 언제쯤 새로운 것이 열리는지 궁금하다.

키타오 : 시연 시간이 짧았던 걸로 아는데 거기까지 진행했다니 놀랍다. 이 질문은 스포일러가 될 위험이 크니 간단하게 몇가지만 말씀드리자면, 당연히 원탁의 기능 확장은 준비되어 있다. 영체를 강화하고, 무기를 강화하는 것은 이미 확인하셨을거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전작들의 메인 거점들에 상응하는 기능들이 있지만 자세히 말씀드기리는 어렵다. 원탁은 일반 필드는 아니며 무기를 사용할 수 없고, NPC를 공격하는 것도 안된다.

● (패링이나 롤링으로 전투를 하기 어려웠는데 혹시 변화를 주었는가 하는 질문들에 대해)

키타오 : 기존의 소울 액션과 이어지게 하고자 했기 때문에 딱히 바꾸지는 않았다. 패링이나 롤링을 일부러 더 어렵게 하지는 않았다. 그간 소울 시리즈를 보아도 패링이 중요한 요소이긴 하나, 여러 새로운 전투 요소가 있다. 점프, 롤링, 가드 카운터 등. 이를 다양하게 활용하시면 좋을 것이다.

● 상자 함정 중에 빠지게 되면 후반지역으로 날아가버리는게 있더라. 정상적으로 작동한건가? 또 이걸 스피드런 등에 이용할 수도 있을까?

키타오 : 그 함정은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 맞다. 재미를 위해서 갑작스레 후반 지역으로 보내버린다. 함정이 나오는 위치는 고정이고, 딱히 스피드런 자체를 의식하고 만든건 아니다. 일단 내부적으로는 스피드런을 권장하는 요소를 집어넣거나 하지는 않았다. 이걸 정말로 스피드런에 사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다만 플레이어들이 우리에게 “이걸 써서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니!” 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놀라고 싶은 그런 기대도 있다(웃음).

● 그림, 회화를 모을 수 있던데 어디에 쓰이나?

키타오 : 던전 같은데서 얻으셨을텐데, 인벤토리에서 보면 어떤 장소에 대한 힌트가 있다.

● 크래프팅 요소가 있는데, 어떤걸 만들 수 있나? 회복 아이템도 제작 가능한가?

키타오 : 아쉽지만 회복 아이템은 안된다. 회복을 만들 수 없게 한 이유는, 회복량을 임의로 늘리는게 난이도 밸런스 자체에 영향을 많이 끼친다. 저희가 의도한 전투를 할 수 없게 되므로 제한했다. 다만 크래프팅의 목적은 전투 지속성을 부여하는 거다. 예를 들어 화살이 다 떨어졌을 때 기존에는 다시 구입해와야 했다면 직접 만들어서 흐름을 끊지 않고 계속 모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레시피를 습득해 다양한 제작을 할 수 있는데 이 또한 모험의 욕구가 되어줄 것이다.

● 다른 오픈월드 게임을 보면 예를 들어 ‘야생의 숨결’ 에서는 보스로 직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엘든 링’ 도 그런 타임어택이 가능한가?

키타오 : 아쉽지만 ‘엘든 링’ 에서는 그렇게는 안된다. 보스까지 가기 전에 몇가지 적, 상황을 경험해야 할 것이다. 다만 진행의 자유도는 우리 게임 중 가장 높으며, 이 때문에 지역 이동을 빠르게, 제한을 두지 않고 제공한다.

● 자유로운 진행을 강조하셨는데, 시간이 부족해서인지 스톰빌을 거치는 것 외에 다른 지역으로 가는 길을 찾기 어려웠다. 레거시 던전 클리어가 강제되는 방식인가?

키타오 : 아마도 플레이 시간이 짧아서 다른 길을 찾지 못한듯 한데, 그렇게 레거시 던전을 통해서만 가도록 강제하지는 않았다. 스톰빌을 클리어했다면 호수의 리에니에로 이어졌을텐데, 림그레이브에서 이어지는 다른 장소들로 가는 길이 여럿 있다. 다만 심리스하게 이어졌다고 했지만 루트가 여럿인 개념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A에서 B로 갈 때 그 사이에 C, D 같은 다른 선택지들이 있는 식이다.

● 마상 전투가 매우 재미있다. 후반부에도 마상 전투가 쓰일 여지가 있는가? 영마의 성장 요소도 있는지?

키타오 : 재미있으시다니 좋다. 후반부까지 마상전투는 꾸준히 쓰인다. 레거시나 던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후반부까지 꾸준히 마상전투의 메리트가 있다. 무엇인가 어떤 플레이 방식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단지 무엇이 더 적합하고, 더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영마 자체를 성장시킬 수는 없지만 영마를 타면 달라지는 능력들이 있기 때문에 그게 충분히 강해지는 포인트로 느껴질거다.

● 시연 중 림그레이브에서 3명의 미니 보스를 처치했는데, 얼마나 많은 미니 보스가 있는가?

키타오 : 필드에 따라 다르며, 림그레이브에 한해서 이야기한다면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대략 3~5개씩 있다고 본다. 막 10개, 20개 되는 그렇게 엄청난 숫자가 있지는 않다.

● 침입이나 도움 사인을 모아두는 포인트가 별도로 있다. 그만큼 필드가 넓은데, 암령이 침입해왔을 때 거리가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키타오 : 플레이어가 서로 너무 떨어지게 되면 침입 해온 쪽에서 아이템을 써서 근처로 갈 수도 있다. 계속 너무 먼 거리를 유지하면 연결이 해제된다. 이 부분은 지난 네트워크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서 검증했다.

● 암령은 전통적으로 붉게 보이는데, 이 때문에 눈에 잘 띄어서 침입 시에 스텔스 플레이가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키타오 : 암령이 비록 빨갛게 보이긴 하지만 발광하는건 아니라서 그림자를 이용하거나 잘 숨으면 스텔스는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전반적으로 침입을 해오던 방어 중이던 공평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생각한다.

● 이번 시연 버전이 1.01 이던데 발매 버전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키타오 : 내용면은 같다고 보면 되고, 그보다는 게임의 퀄리티, 밸런스, 안정화, 퍼포먼스, 프레임 같은 부분에서 계속 작업하고 있고 개선중이라 상당한 체감의 차이가 있을 거다. 마이너하지만 텍스트에 수정이 필요한 부분들이 달라졌다.

● ‘엘든 링’ 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고 했을 때, 프롬 소프트웨어 특유의 스토리텔링을 감안하여 어느정도 퍼센트의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가?

키타오 : 딱잘라 몇 %라고 말하기 어렵다. 왜냐햐면 말씀대로 명확하게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들이 어떤 체험을 하는가, 무엇을 획득하는가, 어떻게 상상하는가에 따라 정말 많이 다르다. 전부 플레이했고 아이템도 모두 수집했다 하더라도 명확하게 스토리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저희가 제공하는 단서들로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달렸다.

● '엘든 링'이 이번 작품에서 기존작들과 다른 스토리 방향성, 감성이 있다면 무엇인가?

키타오 : 스토리로 이전과 다른점을 꼽자면, 각각 캐릭터의 의지가 보다 강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싶다. 이전의 작품들은 그저 모르는 곳에 왔고, 위험이 있어서 대항하고, 위협을 타파하고 그런거였다면 이번에는 보다 목적이 구체적이다.

키타오 : 또한 멜리나의 경우에도 이전에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화방녀라는 존재는 있었지만, 화방녀는 조용하게 도움을 주기만 하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멜리나는 자신의 생각과 의지가 있으며, 얘기를 나누면서 여러가지를 들을 수 있다. 데미갓들도 각각의 설정이 있고 이야기를 많이 대사로 전달한다. 그렇게 배경이나 캐릭터의 의지가 더 진하게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

● PS5 의 신기능은 어디까지 지원하며, 기기간 크로스 플레이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키타오 : 햅틱 피드백만 지원하여 트리거 진동은 지원하지 않는다. 크로스플레이는 진영 별로 이루어질 것이며, 타 기종으로의 크로스 플레이는 예정하고 있지 않다.

● 세키로는 평이 좋았는데 1편 본편으로 깔끔하게 끝났다. '엘든 링' 은 출시 후 추가적인 소식을 기대할 수 있을까?

키타오 : 마음이 담긴 작품이라 ‘세키로’의 평가가 좋은데에 감사한 마음이다. 다만 ‘엘든링’ 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전이어서 말씀드릴게 없다. 하나 덧붙이자면 지금 모두가 출시 작업에 온 힘을 다하고 있어서 그 이후는 생각할 여력이 없다(웃음).

● 그간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 될 것 같은데, 오픈월드 덕분에 여러모로 완화된 것이 많았다. 이를 의도한 이유는 무엇이고 기존의 테이스트를 유지하면서 대중성을 높이기 위해 게임 문법적으로 어떤 접근을 했는가?

키타오 : 더 많은 플레이어를 끌어들이기 위해, 이런걸 의도하지는 않았다. 진짜인지 의심하시겠지만, 전작에서도 많은 분들이 플레이를 했으면 하는 마음은 똑같이 있었다(웃음). 어차피 재미있게 만들었으니까 최대한 많은 이들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생각은 항상 했다.

다만 요즘 이런 것이 유행한다, 이게 좋다, 라는 마인드로 접근한 것은 아니고, 저희가 생각하는 좋은 것, 재미있는 것을 먼저 넣고 다른 사람이 플레이할 때 어떻게 즐길 수 있을지 고민했다.

물론 밸런스의 재미를 올리기 위한 검토는 굉장히 많이 했다. 타사 오픈필드 작품을 참고하며 생각하기도 했고 계속 자유롭기만 해도 별로고, 배치가 너무 빽빽해도 재미가 없을거다. 어떤 배치, 어떤 흐름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좋은가 하는 고민을 많이 해왔다.

던전은 우리가 해왔던대로의 작업이었지만, 신규 요소인 점프가 들어가서 이를 레벨 디자인에서 어떻게 확장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 세계관의 기초를 조지 R.R. 마틴이 쌓았다고 했는데. 정확히 어떤 작업을 했는가? 또 마틴은 이 결과물에 만족했는지?

키타오 : 마틴의 영향이 굉장히 많아서 딱 하나 말씀드리기 어렵다. 정확하게는 조지 마틴이 제공한 건 세계에 대해서 옛날 틈새의 땅이 어땠는지, 엘든 링이 무엇인지, 데미갓들이 예전에 어떤 영혼이었는지 이런 내용들을 써주셨다. 이를 토대로 보스이지만 인간미가 있는, 생각과 의지가 있는 그런 캐릭터가 완성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조지 R.R. 마틴이 따로 감수를 하지는 않았다. 딱 텍스트만 받아서 미야자키와 디자이너들이 개발했다. 감수 과정 없이 자유롭게 우리에게 맡겼다.

● 마지막으로 출시 전 인터뷰 소감을 부탁드린다.

키타오 : 게임을 재미있게 즐겨주셔서 고맙다. 기대가 높아 긴장도 되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발매될 때까지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