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프 블레진스키, 쓰이지 않은 ‘기어스’ 아이디어 많다
지난해 ‘기어스 5’는 팬덤에게 다소 아쉬운 작품으로 남았다. TPS로서 갖춰야할 손맛과 볼거리, 서사는 AAA급 기준에 충분히 부합했다. 다만 전설적인 원작 트릴로지와 나란히 세우기엔 여러모로 평이한 작품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기어스 5’ 메타크리틱 스코어는 PC 82점, Xbox One 84점으로 ‘기어스 오브 워 3’ 시절 91점과 큰 간극이 있다.
이 와중에 지난 6일, 스튜디오 더 코얼리션의 수장으로 ‘기어스’를 진두지휘하던 로드 퍼거슨(Rod Fergusson) 대표가 퇴사표를 던졌다. 가뜩이나 시리즈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15년간 ‘기어스’ 개발에 투신해온 그가 떠난다는 소식에 팬덤은 술렁거렸다. 특히 오는 4월 28일 신작 ‘기어스 택틱스’ 출시를 앞둔 시점이라 우려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외의 인물이 구원투수를 자처하며 나섰다. 바로 8년 전 스튜디오를 떠난 ‘기어스 오브 워’의 아버지 클리프 블레진스키(Cliff Bleszinski)다. 로드 퍼거슨의 퇴사 소식을 접한 클리프 블레진스키는 SNS을 통해 “’기어스’ 시리즈에 대해 상의하자는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이제 네 차례야. 나와 리 페리(Lee Perry, 옛 에픽게임즈 리드 디자이너)의 사용되지 않은 아이디어가 한 뭉치 쌓여 있어”라고 호언했다.
다만 클리프 블레진스키가 공석이 된 더 코얼리션 수장 자리를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단순히 상의만? 스튜디오 대표나 MP 리드로 일할 생각은 없고?”라는 한 팬의 질문에 클리프 블레진스키는 “절대 싫어. 그런 스트레스는 감당할 수 없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 창립 이듬해인 1992년 합류한 클리프 블레진스키는 20년간 ‘재즈 잭래빗’부터 ‘기어스 오브 워’까지 여러 명작을 배출한 베테랑 개발자다. 다만 2012년 퇴사 후 직접 설립한 보스키 프로덕션은 기대 이하의 행보를 보였으며, 멀티플레이 FPS ‘로브레이커즈’와 배틀로얄 ‘래디컬 하이츠’의 연이은 실패는 그 업력에 크나큰 상흔을 암겼다.
결국 클리프 블레진스키는 2018년 보스키 프로덕션을 정리했으며, 이후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하데스타운’ 공종 제작자로 나서는 등 게임과 무관한 일을 해왔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