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과 환생! 하스스톤 ‘울둠의 구원자’가 온다
‘어둠의 반격’으로 용의 해가 시작된 지 어느덧 3개월여, ‘하스스톤’이 2019년 두 번째 확장팩을 준비 중이다. 앞선 첫 번째 확장팩이 그간 실패만 거듭하던 악당들의 일대 반격을 그렸다면, 이번에는 사막도시 울둠을 무대로 탐험가 연맹의 정의 구현이 시작될 전망. 이미 한 차례 잔.악.무.도. 수장인 대도 라팜의 음모를 저지한 바 있는 탐험가 연맹이 이번에는 또 어떤 모험을 펼치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따라 확장팩 제목도 ‘울둠의 구원자(Saviors of Uldum)’다.
금번 확장팩에서 새로이 선보이는 키워드는 울둠의 저주와 미라에서 영감을 받은 역병(Plague) 그리고 환생(Reborn)이다. 또한 ‘운고로를 향한 여정’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퀘스트(Quest)도 다시금 등장한다. 먼저 역병은 게임판을 일거에 쓸어버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만 양측 모두에게 효과를 주는 상당히 위험한 키워드다. 환생은 하수인이 처치 당하더라도 생명력 1을 가지고 되살아나는 효과. 그리고 퀘스트는 이전보다 달성 조건 및 위력이 무난해졌다.
135장의 신규 카드와 대규모 1인 모험을 포함한 ‘울둠의 구원자’는 오는 8월 7일 출시된다. 사전 판매하는 묶음 상품(5만 배틀코인)을 구매하면 카드팩 50개와 무작위 황금 전설, 엘리스 스타시커 카드 뒷면이 주어지며, 대형 묶음 상품(8만 배틀코인)을 구매하면 카드팩 80개와 무작위 황금 전설, 엘리스 스타시커 카드 뒷면에 더하여 드루이드 영웅 엘리스 스타시커도 획득 가능하다.
다음은 24일 진행된 블리자드 ‘하스스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 톰슨(Ben Thompson), 수석 디자이너 마이크 도네이스(Mike Donais)와의 화상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하스스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벤 톰슨(좌)와 수석 디자이너 마이크 도네이스
● 지난 6월 이례적으로 대규모 밸런스 패치가 이루어졌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 각 직업의 정체성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단순히 강점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을 어느정도 선까지 유지할지도 중요하다. 가령 사제에게 치유와 드로우 효과가 있는 카드를 준다면, 치유는 사제의 강점이니 문제가 없지만 드로우라는 약점을 보완해줄지 그대로 둘지 고민이 필요하다.
● ‘워크래프트’ 세계에는 유명한 영웅들이 많은데, 굳이 탐험가 연맹을 재활용했다
: ‘하스스톤’스러운 분위기를 부각시키고 싶었다. ‘하스스톤’은 기본적으로 ‘워크래프트’가 만약 이랬다면 어땠을까?하는 가정을 깔고 있다. 그래서 정사라는 느낌을 피하고자 오리지널 캐릭터를 주로 활용하는 편이다. 또한 탐험가 연맹은 과거 확장팩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그만한 매력이 있기에 한번 더 조명하고 싶기도 했다.
● 달라란의 다음 무대로 울둠을 고른 이유도 궁금하다. 스토리적 측면인가
: 대도 라팜과 잔.악.무.도.가 달라란을 침공했을 때는 그만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달라란을 통째로 훔쳐 울둠으로 향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가올 1인 모험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그렇지만 아직 ‘울둠의 구원자’에서 선보일 1인 모험은 정보가 별로 없다
: 자세한 정보는 추후 공개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달라란 침공’과 비슷한 구성이 될 것이다. 물론 몇몇 새로운 메커니즘도 들어갔는데 울둠이란 배경이 큰 역할을 한다.
● 탐험가 연맹 전설 카드가 전부 하이랜더(덱에 같은 카드를 1장만 넣는 것)인데, 이미 메타를 장악하고 있는 폭탄 전사에게 취약하다
: 여러가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카드가 모두 투입되었을 때도 여전히 폭탄 전사가 강세를 보일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다.
● ‘울둠의 구원자’에서 눈여겨봐야 할 아키타입이 있다면 귀뜸해달라
: 퀘스트 카드가 9장 나오는데 주술사 퀘스트덱이 새로운 아키타입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한다. 나머지는 기존 아키타입을 보완하는 형태로 메타에 스며들 것이다. 또한 역병은 상대와 나 모두에게 동일한 효과를 주기 때문에 이걸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환생 역시 죽음의 메아리 효과와 연계하면 굉장한 효과를 볼 수 있으니 주목해달라.
● 그런데 환생은 결국 죽음의 메아리 ‘생명력 1로 되살아납니다’와 같은 것 아닌가
: 그렇지 않다. 죽음의 메아리와 달리 환생으로 되살아나면 생명력이 깎은 상태로 부활하기 때문에 치유 등으로 연계할 수 있다. 또한 죽음의 메아리와 환생 효과가 함께 있어서 서로 상승 효과를 내는 카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 현재 메타에 변화를 줄 정도의 전략이 있었나
: 구체적인 사항은 스포일러가 될까 봐 조심스럽지만, 내부 테스트 결과 거인 법사와 회오리 법사가 역병에 매우 취약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두 아키타입 모두 현재 메타에서 강세이므로 큰 변화가 올 것이다.
● 확실히 역병이 빅덱, 컨트롤덱에는 강하지만 졸개덱은 되려 더욱 활개를 칠 텐데
: 광역기라는 측면에서 역병이 컨트롤덱에 특히 강하기는 하지만 졸개덱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다른 여러 카드가 어우러졌을 때 어떤 상승 효과를 일으킬지 지켜보도록 하자.
● 퀘스트는 ‘운고로를 향한 여정’에서 밀어줬던 키워드인데, 상당히 오랜만에 돌아왔다
: 두 가지 관점에서 퀘스트를 가져오고 싶었다. 먼저 스토리적 관점으로 보면, 앞서 ‘어둠의 반격’에서 잔.악.무.도. 악당들은 저마다 자기 확장팩의 핵심 키워드를 카드로 가져왔다. 이에 대응하여 탐험가 연맹을 대표할만한 키워드로 퀘스트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디자인적 관점으로 보면, 퀘스트라는 옛 키워드가 현재 메타와 만났을 때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같은 퀘스트라도 다루는 방식이 달라졌는데, 이번 퀘스트 카드는 비교적 조건을 달성하기 쉬운 대신 완료한다고 곧장 게임을 이길 정도의 효과는 없다.
● 한동안 빠짐없이 나오던 영웅 변경 카드가 빠졌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얼어붙은 왕좌의 기사들’ 이후로는 각 확장팩마다 영웅 변경 카드를 한 두개 정도만 넣어왔다. 새로운 확장팩이 지닌 테마와 영웅 변경 카드가 잘 어울린다면 넣겠지만, 무조건 추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 ‘달라란 침공’의 영웅 능력 선택이 흥미로운데, 이걸 상시 모드로 추가할 순 없나
: ‘달라란 침공’에서 영웅 능력 선택이 큰 호평을 받긴 했지만 그걸 그대로 일반 대전으로 가져오긴 무리가 따른다. 선술집 난투 정도는 괜찮겠다. 그리고 대신 특정 카드 효과를 통한 영웅 능력 변경은 계속해서 추가하겠다.
● 매 확장팩마다 어느정도 그래왔지만 ‘어둠의 반격’은 유독 뒷심이 부족한 모습이다
: ‘어둠의 반격’은 파격적인 시네마틱 영상과 컨셉으로 출시 초기 큰 플레이어 증가를 가져왔다. 새로운 덱과 메커니즘에 대한 논의도 활발했다. 현재는 기세가 조금 꺾이긴 했지만, 앞으로는 지난 6월과 같은 중소규모 패치를 보다 자주하여 소위 ‘세기말’ 분위기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다.
● 메타가 바뀔 때마다 덱을 새로 맞춰야 하니 신비한 가루 부담이 점점 커진다
: 메타가 바뀌는 것 자체는 긍정적인 변화지만, 그 와중에 신비한 가루 부담이 너무 가중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가령 메타를 타지 않는 아키타입을 일정비율 정도 유지하고 있고 비교적 가루가 적게 드는 덱을 밀어주는 식이다. 또한 정 힘들 때는 한 차례 쉬어갈 수 있도록 1인 모험과 같은 PvE 콘텐츠도 확충하겠다.
● 레트로풍으로 꾸며진 시네마틱 영상이 매우 흥겹다. 특히 국내 버전은 여성 보컬인데
: 시네마틱 영상은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요소다. 연출 컨셉을 정할 때 여러가지 요소를 두루 고려하는데, 무엇보다 해당 확장팩의 스토리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일례로 ‘한여름 밤의 카라잔’은 마법사 탑에서 벌어지는 파티라는 느낌을 주고자 흥겨운 디스코풍으로 연출했다. ‘라스타칸의 대난투’는 거대한 투기장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강조하고자 박력 넘치는 비트를 실었다.
블리자드 코리아: 보컬이 여성이 된 것은 블리자드 코리아 현지화팀의 결정이다. 원래는 원본처럼 남성 보컬을 쓰려고 했는데, 1순위였던 분은 하필 작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여차저차 다른 후보들을 만나봤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던 차에, 코러스를 해주러 온 여성분이 노래를 정말 잘하는 거다. 그래서 내부 회의 및 본사 ‘하스스톤’ 팀의 승인까지 얻어 지금과 같이 제작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상당한 모험이었던 셈이다.
● 최근 몇몇 카드의 이미지가 갑자기 바뀌었는데 중국 시장을 의식한 변경인가
: 그렇지 않다. 우리는 특정 지역을 의식하여 카드를 수정하지 않는다. '하스스톤' 서비스가 오래된만큼 최신 설정에 맞지 않는 이미지를 교체했을 뿐이다.
● 마지막으로 한국의 ‘하스스톤’ 플레이어들에게 인사를 남긴다면
: 나머지 ‘울둠의 구원자’ 카드도 얼른 공개해서 여러분의 반응을 보고 싶다. 이번에는 또 어떤 아키타입이 나오고 메타가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하고 있다. 1인 모험 또한 ‘달라란 침공’ 못지않은 규모로 준비 중이니 많은 기대 바란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