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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세가 치프 프로듀서가 꼽은, 용과 같은 개발 조직의 세 가지 비결

조회수 4071 | 루리웹 | 입력 2023.11.16 (23: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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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목), 국제게임쇼 ‘지스타 2023’ 개막과 함께 부대행사인 ‘G-CON’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 세 트랙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 가운데 최근 ‘용과 같이 7 외전 이름을 지운 자’를 출시한 세가 용과 같이 스튜디오 사카모토 히로유키 치프 프로듀서는 <강력한 게임 개발 구조를 만드는 것은?>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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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같이 스튜디오 사카모토 히로유키 치프 프로듀서

 

사카모토 PD는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게임 개발에 있어서 충분한 자본과 축적된 기술은 당연히 좋은 것이라 밝혔다. 따라서 그러한 조건 외에 개발 조직을 구축할 때 참고가 될만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그는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그러니까 2000년에 세가로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3년 초대 ‘용과 같이’에 플래너로 참여하여 시리즈와 연을 맺고 여러 타이틀 개발을 전전하며 점차 한 사람의 디렉터로서 성장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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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게임 개발 조직이란>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러다 2016년 ‘용과 같이 6’가 스튜디오서 자체 제작한 드래곤 엔진으로 제작될 때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나아가 주인공과 장르를 갈아치운 2020년 ‘용과 같이 7’서는 프로듀서를 맡았다. 당시 스튜디오 내부부터 반대가 많아 무척 애를 먹었다고. 2021년에는 오랫동안 스튜디오를 지탱해온 디렉터 나고시 토시히로 퇴사하여 조직이 일대 전환기를 맞기도 했다. 이제는 ‘용과 같이’ 시리즈의 치프 프로듀서로서 프로덕트 비즈니스와 크리에이티브를 모두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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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줄곧 세가에 재직한 사카모토 PD의 개발 업력

 

이제 올해 12월이면 ‘용과 같이’ 시리즈 19주년이 된다. 사카모토 PD는 첫 작품부터 참여했으니 어느덧 열아홉 살이나 더 먹어버린 것. 그사이 콘솔 타이틀뿐 아니라 모바일 앱, 실사 영상화 등 전방위로 IP 확장이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정식 넘버링 및 ‘유신’ 같은 작품만 세어도 19편에 달한다. 초기에는 매년 출시하다시피 했고 게임 볼륨 및 로컬라이징 이슈가 커진 후 1.5년에 한 편 정도가 됐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수치다. 당연히 외주 제작은 포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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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간 주요 작품만 열아홉 편. 그야말로 기록적인 수치다

 

과연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어떻게 이만치 볼륨과 드라마를 갖춘 게임을 1.5년마다 내놓을까. 사카모토 PD는 자신들과 같은 스튜디오를 ‘강한 게임 개발 조직’이라 정의하며, 뜻밖에도 ‘격동의 사내정세’를 원동력으로 꼽았다. 회사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와중에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으려 애쓴 결과라는 것. 그가 이제 막 신입 딱지를 땔 당시 세가는 자사 기기인 드림캐스트의 철수로 절체절명 위기였다. 닌텐도 게임큐브용 게임을 만들며 버텨낸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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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같이'가 탄생한 원동력은 뜻밖에도 '격동이 사내정세'!?

 

이즈음 사카모토 PD 역시 몸담던 부서가 쪼개지고 재통합되는 과정을 숱하게 겪었다. 수시로 조직이 갈아엎어지고 경영방침도 바뀌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 앞으로 뭘 해야 좋을까 고민이 깊었다. 그러다 몇 사람이 ‘경쟁작이나 유행, 세일즈 같은 건 잊고 아무도 넘보지 못할만한 기획을 내자’고 의기투합했다. 사실 자포자기에 가까웠고 <게임에 질려버린 어른들에게>라는 이제와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캐치프레이즈가 나왔다. 성인 남성을 메인 타겟으로 일본의 암흑가를 그리는 게임. 요즘이라면 아예 세상에 나오지도 못했을 ‘용과 같이’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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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질린 어른들에게'라는 도발적인 홍보 문구를 내세웠다

 

다만 그때까지 세상에 없던 IP인데다 변변한 워크플로우조차 없었으니 정말 밑바닥부터 모든 걸 만들었다. 매번 열의와 발상의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는 순간이 이어졌다. 심지어 그렇게 어렵사리 게임을 출시했다고 무슨 영화처럼 성공한 것도 아니다. ‘용과 같이’는 남자들 사이에서 ‘여자가 나오는 술집에 놀러갈 수 있는 게임이 있다더라’며 서서히 입소문을 탔다. 사카모토 PD는 당시 캬바클럽 스크립트를 자신이 썼는데, 여러모로 끔찍했다며 쓰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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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작을 만들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신선도를 우선했다

 

‘용과 같이’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일본 내 다른 게임사가 흉내조차 내기 힘든 독자적인 위상을 얻었다. 중요한 건 그 다음이었다. 그 위상을 유지하려면 재빨리 굳히기에 들어가야 했다. 그와 동료들은 곧장 오사카를 무대로 한 ‘용과 같이 2’ 개발에 나섰다. 전작과 출시 간격은 불과 10개월인데 볼륨은 2배라는 광기 어린 일정을 소화했다. 이따금씩 ‘10년 만에 속편이 굉장하더라!’ 같은 소식을 접하면 창작자로서 자신도 불후의 명작을 만들고 싶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욕심보다 선도(鮮度)가 더 중요하다는 게 사카모토 PD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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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개발을 위해 담당자 스스로가 최전선에 나서야 한다

 

게임의 선도를 유지하며 전작을 뛰어넘는 볼륨과 퀄리티를 내려면, 최대한 효율적인 워크플로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효율을 극대화하려면 뭔가 의사결정이 필요할 때 결제선이 복잡해선 곤란하다. 한 상사는 A가 좋다는데 다른 상사는 B가 좋다는 난감한 경험이 다들 있을 터다. 결국 위에서 판단을 내려주지 않는다고 일을 놔버리는 경우까지 나온다. 반면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각 파트 담당자가 스스로 최전선에서 모든 걸 이해하려 노력한다. 모르는 게 있으면 창피해도 직접 뛰어다니며 묻는다. 그렇다 보니 미팅을 한 번 하면 엄청난 인원이 모인다. 위에서 결정하여 통보하는 게 아니다. 아래서 먼저 더 좋은 방향을 모색하는 이른바 ‘당사자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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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개발 조직을 만드는 세 가지는 유니크, 선도, 당사자의식

 

정리하자면 유니크, 선도, 당사자의식이 세 가지 핵심 키워드다. 게임을 개발할 때 자본과 기술은 분명 중요하지만 초대 ‘용과 같이’를 만들던 시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사내에선 이상한 걸 만드는 녀석들이란 취급이나 받았다. 그런데 자본과 기술이 부족하다고 손 놓고 어딘가 있을지 모를 개선의 길을 포기하는 건 잘못됐다. 끝으로 사카모토 PD는 지난 ‘TGS 2023’서 찍은 단체 사진을 보여줬다. 보통 게임쇼 스태프는 외주사에 맡기는데,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벌써 19년째 개발자들이 직접 부스를 운영한다. ‘누가 와서 이게 별로라고 했다’는 레포트를 받아보는 것과 현장에서 육성으로 직접 듣는 건 완전히 다르다. 그런 과정에서 스스로 반성하거나 자부심을 갖는 게 당사자의식이 싹틀 밑거름이 된다. 이 문화만큼은 앞으로도 계승하길 바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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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19년째 TGS 부스를 직접 운영 중이다


다음은 강연 종료 후 사카모토 PD와 청중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게임을 만들 때 메인 타겟을 지나치게 좁히는 건 위험하지 않나


: 이제와 생각하면 정말 리스크가 큰 결정이었다. 게임이란 구매자의 나이든 성별이든 관계없이 팔리는 편이 세일즈적으로 유리하다. 그럼에도 성인 남성이 최고로 즐거울만한 게임을 만들면 그 나름의 비즈니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흐릿한 기대? 아니, 솔직히 자포자기에 가까웠다.


● 그렇게 좁은 타겟으로 개발하던 작품이 어느덧 세계적인 IP가 됐다


: 초대 ‘용과 같이’는 열심히 영어로 번역하고 더빙까지 넣었는데 해외서 안 팔렸다. 당시만해도 일본 콘텐츠가 해외서 그렇게까지 높이 평가받지 않았다. 좋아하는 사람만 찾는 마니아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다 ‘용과 같이 0’부터 입소문을 타며 해외 팬덤이 커지기 시작했는데, 세계적인 트렌드가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눈을 돌려준 덕분이라 생각한다. 요즘 한국도 영화나 드라마가 해외서 굉장히 인기를 끌지 않나. 그러한 흐름에 잘 올라탔기 때문이리라.


●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당사자의식을 심어주는 노하우가 궁금하다


: 게임 개발 과정에서 뭔가 이슈가 발생했을 때, 최고 경영자가 그 실무 담당자와 직접 만난다. 코드면 그걸 짠 프로그래머를 부르는 식이다. 그래서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묻고 답하며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진다’는 의식을 심어준다. 애자일이니 뭐니 아름답고 세련된 워크플로우도 시도해봤는데 아니더라. 우린 그냥 질척한 워크플로우가 맞다. 그렇게 함으로서 사람 대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마침내 ‘저 사람이 말한 건 아마 이런 의도겠지’ 같이 뉘앙스를 느끼는 경지에 이른다. 서류를 통해 전달하는 피드백으로는 절대 그 행간에 포함된 뉘앙스까지 파악할 수 없다. 지난 19년을 되돌아보니 직접 만나서 질척질척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우리 장점이더라. 물론 이런 방식이 싫다는 사람도 많았다. 팀을 바꾸거나 조직을 떠나기도 했다. 따라올 수 있는 분들만 남아서 조직을 지탱해왔고 지금과 같은 성과를 냈다.


● 이번처럼 단기간에 두 개 작품을 동시 개발하고 출시할 때가 있다


: ‘용과 같이 0’가 그랬다. 사실 프리퀄을 만들고 싶었지만 당시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테마를 바꾸자, 해서 탄생한 작품이 ‘용과 같이 유신!’이다. 그런데 이미 ‘용과 같이 0’ 기획은 완성된 터라 ‘용과 같이 유신!’을 만드는 와중에 동시 개발을 강행했다. 자연스레 ‘용과 같이 유신!’ 배틀 시스템이 ‘용과 같이 0’로 계승됐는데, 그렇게 두 팀이 협업하니 결과물이 더 좋았다. 끝으로 그들을 모아서 ‘용과 같이 6’ 개발에 투입했다. 이런 식으로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며 계획을 잡고 개발력이 집중되도록 움직이는 게 우리가 잘하는 바다.


● ‘용과 같이 6’부터 드래곤 엔진을 도입했고 최근 언리얼 엔진 4도 다뤘다


: ‘용과 같이 6’부터 드래곤 엔진을 사용하다 지난해 ‘용과 같이 유신! 극’서 처음으로 언리얼 4를 써봤다. 물론 드래곤도 나름대로 계속해서 새로운 기기에 맞춰 업그레이드하지만 상용 엔진의 장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사실 다들 앞으로 쭉 드래곤 엔진만 쓸 줄 알았던 터라 너무너무 힘들었다. 우리 게임의 코어 팬들은 ‘그래픽 따위 상관없어. 펀치를 날리면 적이 저 멀리 나아가고, 드라마만 훌륭하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PS2 그래픽이라도 괜찮지?’하면 그건 또 싫다더라. 결국 팬들의 상상을 초월하여 놀라운 요소를 계속 추구하는 게 우리 일이다. 그걸 위해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모두 시야에 두고 가장 좋은 타이밍에 제품을 출시하는 거다.


● 오랫동안 스튜디오를 진두지휘한 나고시 대표가 떠나고 어려움은 없나


: ‘용과 같이’ 자체가 그 당시 체재를 전복하며 탄생한 게임이다. 앞서 당사자의식을 이야기했는데,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위에서 정한 걸 모두가 그냥 따라가는 게 아니라 밑에서 기획하고 만든 걸 역으로 올리는 구조다. 따라서 조직 상층부가 교체된다고 게임 개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끼리 다 만들 수 있으니까 당연하다. 총감독은 조직의 전체 방향을 검토하고 세일즈 포인트를 판단하는 역할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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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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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제라도 좀 정발 해주면 안되나 시리즈 이빨 하나 빠진 거 겁나 신경쓰이는데
23.11.1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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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직접 듣고 질문도 했습니다 오늘 금강선 강연과 더불어서 역대급 강연이였다고 생각합니다
23.11.1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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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으로 하세요
23.11.1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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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정식 넘버링 및 ‘유신’ 같은 작품만 세어도 19편에 달한다. 초기에는 매년 출시하다시피 했고 게임 볼륨 및 로컬라이징 이슈가 커진 후 1.5년에 한 편 정도가 됐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수치다. 당연히 외주 제작은 포함하지 않았다. 흑표는 외주라..
23.11.1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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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직접 듣고 질문도 했습니다 오늘 금강선 강연과 더불어서 역대급 강연이였다고 생각합니다
23.11.16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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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이제라도 좀 정발 해주면 안되나 시리즈 이빨 하나 빠진 거 겁나 신경쓰이는데
23.11.1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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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랜
스팀으로 하세요 | 23.11.17 01:4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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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9개라는 곳에 흑표는 안보이네. 저지아이즈는 시리즈 취급하면서 흑표는 버린 자식인가?
23.11.1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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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후프
흑표는 용스튜디오에서 직접 만든게 아니라 외주제작이라 그런거 아닌가 싶네요 | 23.11.17 07:5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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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후프
이 가운데 정식 넘버링 및 ‘유신’ 같은 작품만 세어도 19편에 달한다. 초기에는 매년 출시하다시피 했고 게임 볼륨 및 로컬라이징 이슈가 커진 후 1.5년에 한 편 정도가 됐다. 그야말로 기록적인 수치다. 당연히 외주 제작은 포함하지 않았다. 흑표는 외주라.. | 23.11.17 08:0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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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건 모르겠는데 거의 매년 출시한다는게 대단
23.11.17 14:41

(IP보기클릭)59.10.***.***

진짜 사골국 같은 제작사 뻔히 아는 맛인데 잊을수없어 자꾸 먹게됨 ㅋㅋㅋ
23.11.17 16:01

(IP보기클릭)222.235.***.***

6개월만에 외전같은 게임 뽑아내는 노하우가 궁금하네
23.11.1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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