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더 싱킹 시티 | 출시일 | 2019년 6월 28일 |
개발사 | 프로그웨어 | 장르 | 호러 어드벤처 |
기종 | PC, PS4, XONE, 스위치 | 등급 | 청소년 이용불가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PforP |
"죽지 않은 것은 영원히 누울 수 있고, 기이한 억겁 속에서는 죽음마저 죽을 수 있다."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감정은 공포이다.
또한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공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이다.
-H.P.러브크래프트, [문학에 나타난 초자연적 공포]
미국 문학에 여러 사조가 있겠지만, 뿌리를 찾자면 미국 북동부 지역인 뉴잉글랜드가 있을 것이다. 미국사를 조금이라도 읽어봤다면 알겠지만, 뉴잉글랜드는 미국의 시작점이다. 자연히 미국 문학 역시 이곳에 정착한 이주민들로 시작했다. 뉴잉글랜드에 기반을 둔 유명한 작가들을 살펴보자면 주홍 글자를 쓴 너새니얼 호손이라던가 존 치버, 데니스 러헤인, 존 업다이크, 애니 프룩스, 이디스 워튼, 에드거 앨런 포, 스티븐 킹, 그리고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H.P.러브크래프트)가 있다. 이중 H.P.러브크래프트는 에드가 앨런 포의 적통을 이어받아, 뉴잉글랜드 나아가 미국 공포 문학를 개척한 작가일 것이다. 사실 뉴잉글랜드는 역사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심령 스팟이나 괴담이 많은 지역으로도 유명한데, 멀리 가지 않아도 제임스 완의 [컨저링]과 로버트에거스의 [더 위치], 인디 호러 게임 [퍼셉션]이 뉴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러브크래프트는 포에 이어 뉴잉글랜드에 깊숙히 뿌리박은 음울함과 괴이함을 이어받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러브크래프트 본인은 생전엔 성공한 편이 아녔다. 생전 활동 영역이 펄프 잡지로 대표되는, 싸구려 인상이 강했던 잡지였다는 게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에드거 앨런 포 활동 당시 뉴잉글랜드 주류 문단은 그 보수성과 폐쇄성으로 유명했는데, 러브크래프트는 그 근처도 가지 않았으니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런 펄프 잡지에 대한 재조명과 더불어 사후 지인들의 홍보로 재발굴된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필력이 좋다고 하기엔 미묘한 구석도 있어서, 읽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한몫했다. 게다가 러브크래프트 본인 역시 성격에 문제가 많은 인종차별주의자였다. 지인들에게는 친절하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세상 나아가 타자에 대한 공포심이 심각할 정도로 병적인 수준이었다. 때문에 러브크래프트는 자신을 알리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러브크래프트가 지금까지 인기가 있는 이유라면, 위어드 픽션의 선구자들을 (기 드 모파상이라던가, 아서 매켄. 특히 매켄은 러브크래프트 본인이 존경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자기식으로 소화해 흥미로운 세계관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있다. 그가 문학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면, '미지에 대한 공포'와 '무력감과 절망감'에 대해 탁월한 이해와 설득력 있는 묘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지점에서 러브크래프트는 근대에 있었던 과학의 발전과 이로 인한 인식의 변화에 기반하고 있는 작가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읽어보면 유독 과학이나 이성 같은 소재를 이끌어 들어 초월적인 무언가에 박살 나는 과정이 그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람들이 러브크래프트의 세계에 매혹되는 이유 역시 이런 공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도 있다. 물론 러브크래프트나 매켄이 살던 영국이나 미국의 역사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한국과 달리 영국과 미국은 자신의 뿌리하고는 매우 다른 '그 이전의 역사와 문화'가 있는 나라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미국 괴담 출연 빈도가 높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민을 통해 만들어진 국가에서만 가능한 공포라고도 할 수 있다.
러브크래프트는 1920년대 미국 펄프 소설 작가 중에서도 매우 열렬한 추종자를 이끌며 영상물이 만들어지는 작가다. 영화화된 러브크래프트 소설이나 크툴루 신화에 대해서 적자면 지면이 부족할 지경이다. 다만 이런 인기가 반드시 작품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지적해야 할 듯 하다. 사람들이 언급하고 사랑하는 러브크래프트 영상물들은, 원작 각색물보다는 원작의 설정이나 서사 일부를 가져와 재해석한 결과물이 많다. 이유는 단순한데, 러브크래프트 소설 자체가 영상화하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사실 러브크래프트 소설의 서사는 정형화된 축에 속한다. '화자나 화자에게 얘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우연히 초자연적인 존재와 관련된 사건에 휘말렸다가 망함' 정도로 정리가 가능하다. 실제로 러브크래프트는 중단편 위주로 활동했던 작가이며, 캐릭터 설계나 흡입력 있는 복잡한 구조하고는 인연이 없었다. 대신 특유의 미쳐버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장황한 문장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이런 매력은 영상으로 이식하기 상당히 힘들다. 잘못 해석하면 분위기만 잡다가 맹탕으로 끝나는 결과만 낳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러브크래프트 소설에 가장 충실한 각색물은 보다 못한 러브크래프트 팬들이 2000년대 초 모여서 만든 팬 영화일 정도다.
게임 쪽도 그리 다르지 않다. 원작이나 서사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보드게임이나 테이블 RPG 쪽은 사정이 낫다. 실제로 [엘드리치 호러]라던가 [콜 오브 크툴루], [아캄 호러], [트레일 오브 크툴루] 같은 보드게임이나 테이블 RPG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서사를 게임 디자인과 엮어야 하는 비디오 게임 분야는 미묘하다. 일단 최초의 러브크래프트 게임으로 꼽히는 [더 러킹 호러]도 물론이거니와, [혜성의 그림자]나 [빙하의 추적자] 2부작, [어둠 속의 나홀로], [하운드 오브 섀도우], [이터널 다크니스] 같은 게임들도 각색물보다는 오리지널에 가까웠다. 그나마도 이런 게임들은 어드벤처 장르나 RPG 장르에 집중되어 있으며, 2000년대 이후 AAA급 게임 시장에서는 보기 힘들다. 크툴루 신화를 존경하며 성공한 [블러드본]이라던가 [다키스트 던전] 역시 상술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게임이다. 2018년 10월 TRPG [콜 오브 크툴루]를 기반으로 한 공식 게임이 나왔지만, 이 역시 아이디어를 빌린 수준인데다 어정쩡한 게임 디자인 때문에 별로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누가 억만금을 준다 해도 오크몬트에서 온 수돗물은 결코 마시지 않을 것이다."
[셜록 홈스] 어드벤처 게임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게임 제작사 프로그웨어는 꾸준히 크툴루 신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게임 제작사 중 하나다. 루리웹에서도 리뷰가 올라올 정도로 [셜록 홈스] 시리즈에 매진하면서도 그들은 크툴루 신화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표해왔다. 실제로 2007년작 [셜록 홈스: 디 어웨이큰드]는 셜록 홈스와 크툴루 신화의 결합을 시도해 마니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 심지어 [셜록 홈스: 죄와 벌] 발매 이전 [매그러너: 다크 펄스]라는 퍼즐 액션 게임에서도 크툴루 신화를 끌어들이기도 했다. 홈스 없이 러브크래프트를 전면으로 내세운 [싱킹 시티]가 프로그웨어의 숙원과도 같은 게임이라는 점을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싱킹 시티]는 첫 오픈 월드 러브크래프트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희소성도 있었다. 공식 [콜 오브 크툴루]조차 못해본 시도인 셈이다. 비디오 게임계에 암약하는 크툴루 신도들이 이 게임을 내심 고대했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숙원은 숙원일 뿐, 걸작을 약속해주진 않는다. [싱킹 시티]는 서사에서는 크툴루 신화의 매력을 살리긴 했지만, 게임 디자인으로써는 실패한 게임이다. 우선 이 게임이 내세우는 디자인인 오픈 월드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싱킹 시티]의 오픈 월드는 유비소프트나 락스타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선형적인 메인 미션과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 하위 미션이 배치된 도시를 돌아다니며 진행되는 형식이다. 무난하다면 무난한 선택이다. 영세한 제작사인 프로그웨어가 새로운 구조를 발명할 수는 없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결과물은 실망스럽다. [싱킹 시티]는 야심을 실현하는 데 실패한 게임이다. 물론 장점들도 있긴 하지만, 장점을 즐기기엔 야심의 실패가 발목을 종종 잡는다. 최악의 게임은 아니지만, 이 게임의 장점을 즐기기 위해서는 꽤 참을성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프로그웨어 게임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이 제작사는 철저히 선형적으로 닫힌 구조에 익숙한 제작사다. 프로그웨어의 어드벤처 게임들은, 추리 스테이지가 있고, 스테이지에 있는 상호작용 지점을 전부 찍어서 증거를 확인한 뒤, 퍼즐을 풀거나 메뉴를 열어 추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싱킹 시티] 역시 이 구조를 오픈 월드에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우선 가지고 있는 증거를 통해 조사 장면으로 불리는 추리 장소를 찾아가거나, 탐문이나 자료 조사를 해 새로운 증거를 얻는다. 조사 장면을 찾아가면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되는데, 가끔 퍼즐이나 사진 찍기를 요구하는 것도 있다. 모든 증거를 얻고 나면 역행 인지하는 과정을 통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순서를 맞춰 파악한다.
이런 과정으로 획득한 단서들은 마인드 팰리스라는 추리 시스템에 저장된다. 마인드 팰리스에서 플레이어는 증거를 조합해 새로운 단서를 도출한다. 그리고 이렇게 획득한 단서를 이용해 결론에 도달할 때까지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탐색과 수사를 반복하면서 최종적으로 추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추론을 통해 사건의 결론을 선택한다. 여기까지는 그렇게까지 특이할 게 없다. 전반적으로 [싱킹 시티]의 디자인은 [셜록 홈스] 시절에서 용어와 비주얼만 달라졌을 뿐이지 대동소이하다. 다만 자료 조사 같은 경우, 오픈 월드 디자인에 걸맞게 조사할 수 있는 기록 보관소를 산발적으로 배치해 직접 찾아가서 조사하도록 만들고 있다. 한편 증거 같은 경우, 게임 도중에도 화면에 띄워서 체크할 수 있다.
새로이 추가된 디자인들은 주로 크툴루 신화를 구현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많다. 이미 [크툴루의 부름]이라는 TRPG에서 크툴루 신화를 받아들이면서, SAN치라고도 부르는 정신력 개념을 도입한 바 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괴이한 장면이나 고대의 존재를 접하게 되는데, 이때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정신력을 얼마나 깎는지 주사위를 굴려서 결정하게 된다. [싱킹 시티]는 이 정신력을 게이지로 도입하면서 추리 어도벤처적인 요소와 엮고 있다. [싱킹 시티]의 정신력 게이지는 [크툴루의 부름] TRPG가 그랬던 것처럼 괴이한 장면이나 고대의 존재와 연관되면서 깎이거나, 나아가 환각을 보는 부분도 있지만 추리 요소하고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다. 본작의 주인공인 찰스 리드는 어쌔신 크리드의 독수리의 눈을 연상시키게 하는 마음의 눈 능력이 있다. 이 마음의 눈을 이용하면 추리에 필요한 증거나 숨겨진 방을 찾거나, 과거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환각을 접할 수 있다. 당연하겠지만 마음의 눈을 쓰는 동안 정신력이 깎이게 된다. 게이지 하락 자체는 시도 때도 없이 깎는 수준은 아니지만, 적들과 전투를 하거나 괴이 현상을 발견하면 상당히 빨리 떨어지기도 하니 어느 정도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고대의 존재들이 사랑하는 장소는 바로 심해다. [싱킹 시티] 역시 주인공을 해군 잠수부로 설정하면서 적극적으로 심해 탐사 스테이지를 집어넣고 있다. 게임의 약 3~40% 정도가 심해 탐사라 할 수 있는데, 탐사 자체는 일직선 스테이지에 가깝다. 디자인 자체는 특별한 것은 없지만, 느릿한 움직임과 더불어 정신력을 회복해주는 정신병 치료제를 쓸 수 없다는 점, 가끔 등장해 플레이어를 쫄리게 만드는 적대적인 생물이 서스펜스를 부여하고 있다. 한편 약소하긴 하지만 스킬 트리라던가 재료 수집을 통한 크래프팅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육성이나 크래프팅 자체는 딱 예상한 수준에서 이뤄진다. 주로 미션을 해결하거나 조사 장면에 있는 증거들을 전부 수집 완료하거나, 적을 죽였을 때 경험치를 준다. 이 경험치가 쌓이면 지식 포인트를 얻는데, 이 지식 포인트로 스킬을 찍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재료나 경험치 자체가 자주 나오는 편은 아니다. 특히 재료는 상당히 빡빡해서 메인 미션만 진행하다 보면 총알이 부족해서 고생하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
문제는 기존 프로그웨어 게임의 정체성과 오픈 월드와 TPS라는 새로운 장르 간의 결합에서 생긴다. [싱킹 시티]는 오픈 월드에 기반한 도시를 구현하려고 하긴 했는데, 실력 부족으로 엉성한 모양새로 떨어지고 있다. 실력 부족이라는 말이 잔인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싱킹 시티]의 오픈 월드는 쓸데없이 넓기만 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가 매우 빈약한 편이다. [싱킹 시티]의 오픈 월드는 그냥 배경이지 콘텐츠가 아니다. 부가 미션과 빠른 이동, 적들과 싸우면서 자원을 획득할 수 있는 오염 구역 정도가 할 수 있는 전부라 보면 좋다. 그 때문에 오픈 월드를 즐기려고 해도 즐길 것도 없어서 그냥 메인 미션을 진행하다가 틈틈이 부가 미션 하는 게 핵심 콘텐츠다. 인카운터 이벤트 개념은 없다고 보는 게 좋고, 오염 구역에 들어가 전투를 할 수 있긴 하지만, 후술할 디자인의 문제로 인해 그리 즐길 게 못 된다. 빠른 이동 찾아다니거나 배로 수로를 타고 돌아다니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공간 설계나 동선이 좋은 것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동선이 쓸데없이 늘어져서 플레이 시간 대부분 이동에 투자해야 한다. 기술적인 미숙함에서 발생한 잦은 로딩도 피곤함을 더한다.
편의성 문제도 크다. [싱킹 시티]는 신기할 정도로 오픈 월드의 편의성 대부분을 버리고 시작하는 게임이다. 우선 이 게임에는 자동으로 추리 장소를 지도에 표시하는 기능이 없다. 당연하겠지만 자동 안내도 없다. 대신 메인 미션이든, 부가 미션이든 단서를 읽고 위치를 추측한 뒤, 플레이어가 직접 증거 아이콘으로 지도에다 해당 위치 표시를 해야 한다. 프로그웨어가 왜 이런 역행을 선택했을까? 아마도 크툴루를 좋아하는 게임 팬덤이 보드 게임이나 TRPG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착안한 걸지도 모른다. 이런 보드 게임이나 TRPG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없이 수작업으로 자료 정리나 위치 표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혹은 추리물 특유의 땀내나는 질감을 오픈 월드에 살리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콜 오브 크툴루] TRPG나 [아캄 호러]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들의 의도를 금방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수작업의 매력을 알리고자 하는 의도는 세심함의 부족으로 완전히 어긋나 있다. 일단 증거에 표기된 위치 정보가 세세하지 않아서 어림짐작으로 위치를 찍고, 그 주변을 샅샅이 뒤져봐야 한다. 실제로 위치를 찍고 난 뒤에도,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서 찾다가 공략을 찾아야 했다. 프로그웨어도 이를 인지했는지, 호보 코드라는 기호를 미션과 관련된 장소에다 표기해놓고 마음의 눈으로 발견할 수 있는 편의성을 부여하긴 했지만,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좀 더 조사 장면이 있는 건물들을 특색있게 디자인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증거 표시 아이콘 역시 중복되는 디자인이 많아서 똑같은 아이콘 두 개 이상 찍어놓으면 나침반 보다 헷갈리기가 매우 쉽다는 점도 큰 단점이다. 한창 목적지로 가다가 이미 수색을 마친 조사 장면으로 돌아가고 있더라... 같은 상황이 은근히 자주 일어난다.
빠른 이동 디자인도 문제가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공중전화 부스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 박스의 지도를 통해 문제는 이 빠른 이동 지점 역시 별다른 힌트나 특색 있는 디자인 없이 길 가다가 나침반 위에 덜렁 나오는 수준이라, 차라리 이동 도중 저장 아이콘이 뜨는 순간 다시 불러와서 발견하는 게 훨씬 빠르다. 유일한 탈 것인 보트 이동 같은 경우, 심각한 조작 문제는 없지만 묘하게 어색한 데다 이동 중 사이에 끼면 다시 꺼내기가 불편하다. 물에 빠지는 것에 어떤 벌칙을 부여한 것은 이해할 수는 있지만 뭍가로 이동하는 게 불편하다. 사실 우리는 비슷한 디자인적 결함을 가진 게임을 이미 알고 있다. 바로 [LA 느와르]다. 매력적인 추리-느와르 어드벤처 게임이 구색만 갖춘 오픈월드에 곁들어져 말이 많았던 그 게임 말이다. 그래도 [LA 느와르]는 오픈 월드에 잔뼈가 굵은 락스타 게임즈가 수습해서 약간 어색하고 불편한 수준에 그쳤다면, [싱킹 시티]는 그것보다 가난하고 열화된 모습이다.
슬슬 총격전이 어떨지 예상했을 것이다. [싱킹 시티]를 크툴루 TPS 게임으로 생각하고 지갑을 꺼낸 사람들은 다시 집어넣길 바란다. [싱킹 시티]의 TPS는 밋밋한 데다 지나치게 플레이어에게 불리하게 짜여있다. 크툴루 게임에서 코만도처럼 쏴대며 진행할 수 없는 노릇이긴 하고 나름 약점을 부여하는 디자인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그걸 고려하더라도 별로 재미가 없다. 무기나 사격 같은 경우, 전반적인 무기 성능이나 개성이 조율이 안 된 티가 난다. 샷건이나 화염병, 수류탄을 빼놓으면 그냥 총알 부족하니깐 쓴다는 수준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총알이 부족한데다 적의 약점을 겨냥하기도 까다로운 편이라 투명한 적이 등장하면 다른 의미로 플레이어의 정신력이 떨어진다.
무기 이외에도 문제가 많다. 주인공 모션도 상당히 굼뜬 데다 적 AI는 멍청한 것과 별개로 은근히 대미지가 센 데다 약점 노리기가 힘들다. 몬스터 종류도 다양하지 않아서, TPS로써 재미는 그냥 없다고 보면 좋다. 사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런 전투를 강제하도록 디자인을 짜놨다는 점이다. 적 등장 연출은 나쁘지 않지만, 수사를 하려고 흡입력 약한 전투를 하는 건 역시 좀 피곤하다. 차라리 잠입 플레이도 가능하게 만들었다면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냥 쉬움 난이도로 맞춰놓고 머릿속에서 [싱킹 시티]는 TPS 게임이 아니라고 자기 세뇌를 걸어놓는 게 좋다. [싱킹 시티]는 그 점에서 오픈 월드 TPS인 척하고 있지만, 실상은 매우 구식 3D 추리 어드벤처다. 문제는 그 '척하고' 있는 요소들의 잔해가 발목을 잡고 늘어진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한한 어둠의 심연이 언뜻 보였다."
게임 디자인의 불협화음이 강점을 깎아 먹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싱킹 시티]의 서사는 매력적인 구석이 있다. 일단 프로그웨어는 러브크래프트의 매력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끝없는 홍수 끝에 물에 잠긴 도시라는 개념 자체는 전례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어울리는 배경이다. 러브크래프트 본인이 쓴 중단편들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개별 에피소드들도 매력적이지만, 전체적인 방향성이 좋다는 게 큰 강점이다. 탐정이 주인공인 러브크래프트 작품들은 많지만, [싱킹 시티]는 명백히 1930년대 갱스터 장르와 필름 누아르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접근은 성공적이다. [싱킹 시티]의 초반부는 도시의 이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초기 할리우드 갱스터 영화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 초중반부는 인스머스 주민과 오크몬트 주민 간의 대립은 초기 갱스터 영화를 연상케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대립과 관련된 진상이 드러날수록 [싱킹 시티]는 오히려 인간의 어둠과 본성을 파고들면서, 예정된 파국으로 돌진하는 필름 누아르에 가까워진다. 이런 장르 선택과 변화는 코스믹 호러로 대표되는 러브크래프트 특유의 맛과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코스믹 호러 역시 필름 누아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감정인 패배감과 무력감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싱킹 시티]는 집단의 광기라던가, 인적 네트워크로 이뤄지는 정보전, 대상의 이중성이라는 점에서 프리츠 랑의 [M]이나 미국 시절 누아르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다. 이런 요소들을 잘 살렸기 때문에 뻔해 보이는 '당신의 선택이 모든 것을 바꾼다.' 같은 분기점 디자인에 몰입하게 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고 있다. 러브크래프트 특유의 매력을 살리고자 하는 게임 속 기록들이나 문서들도 좋게 평가할만하다. 물론 설명이 친절한 게임은 아니지만, 조각난 텍스트를 꿰어 맞추는 쾌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싱킹 시티]가 흥미로운 점은 러브크래프트 작품에 대한 존경심이 충실하면서도, 재해석 나아가 수정주의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상술했지만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은 지금 시점에서 읽어보면 당시로써도 심각하게 차별적인 묘사 등으로 상당히 거북한 구석이 많다. 니알라토텝이 흑인으로 변신한다는 설정은 약과고, 직접적인 차별 묘사들도 열거하면 끝없을 정도다. 흑인, 동양인, 이누이트, 아랍인, 유대인 등 앵글로 색슨 백인이 아닌 인종들에 대해서 격렬히 혐오했다고 보면 좋다. 러브크래프트의 이런 태도는 생전 친구들부터 시작해 열혈 팬들조차 비판할 정도로 (스티븐 킹이 대표적이다), 많은 논란과 연구 대상이 되어왔다. 당연하겠지만, 러브크래프트에 영감을 받은 후대 소설가들은 러브크래프트의 사상에 동의하지 않고 소재를 따오거나 재해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싱킹 시티] 역시 러브크래프트의 세계를 재해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싱킹 시티]는 아예 시대를 실제 러브크래프트가 활동하던 시절로 돌아가 그 시대에 대해 논평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이니 고대의 존재들과 그들을 숭배하는 집단이 정신 나간 건 변함없다. 하지만 고대의 존재와 인간의 혼혈인 인스머스 주민들에 대한 작중 묘사는 러브크래프트 본인의 작품 속 묘사하고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동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순간도 있다. [싱킹 시티] 제작진이 적극적으로 경멸을 보내는 대상은 오크몬트의 지배자와 광신도들이다. 이 게임의 가장 공포스러운 부분 역시 이들의 무도덕함과 사악함이 저지른 진상이 드러날때다. 이런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는 명백히 수정주의적이며 후반부로 갈수록 이런 관점은 강해진다. 노골적으로 도널드 트럼프를 풍자하는 플레이버 텍스트라던가 필요 없는 고문을 저지르고 살육을 방조하면서 뻔뻔한 태도를 유지하는 상류층 과학자에게 내릴 수 있는 '최후의 선택'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게임 디자인 외적인 부분에서도 이런 흥미로운 텍스트를 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그래픽 자체는 큰 불만은 없다. 어차피 프로그웨어는 수려한 그래픽을 뽐내는 회사가 아니었으니, 콘셉트를 얼마나 잘 살렸는가가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저런 도시에서 1조원 주고 살라고 해도 거절하겠습니다'라는 인상을 팍팍 준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진짜 불만은 따로 있다. 왜 공포 연출이나 컷 신이 부족하냐, 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잘 잡았지만, 정신력 하락시 드러나는 연출이 대부분 오버랩 형식으로 기괴한 환영을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메타게임적인 요소들을 대거 도입해 러브크래프트적 분위기를 살렸던 [이터널 다크니스]가 나온 지도 벌써 20년이 다 되가는데 조금 더 과격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컷 신의 부족함도 언급해야 할 듯하다. [싱킹 시티]에서 인상적인 컷 신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정신을 잃거나, 장소 이동이 대부분이다. 고대의 존재나 환영이 등장하는 컷 신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정적이라 임팩트가 부족하다. 이 문제를 잘 드러내는 지점이라면 엔딩인데, 엔딩 컷 신이 너무 짧고 단순해서 코스믹 호러스러운 찝찝함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상황 자체는 잘 잡았는데 막상 구현된 걸 보면 뭐야 이게 끝이야? 라는 인상이 들 정도다. 러브크래프트 작품 대부분이 짧은 반전을 통해 절망감과 공포를 안겨주는 방식이라지만, 적어도 묘사는 신경썼던 걸 생각해보면 확실히 부족하다. 오픈 월드에 지나치게 공을 들인 나머지 기본적인 연출과 묘사라는 부분에서 소홀히 했던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프로그웨어 특유의 정적이고 정중한 연출이 되려 독이 된 케이스라 할 수도 있겠다.
[싱킹 시티]는 기묘한 실패작이다. 이 게임의 단점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려다가 새로운 건 실패하고, 기존의 장점은 놓치면서 생기고 있다. 제작사 특유의 정적인 디자인이 경험 부족이 확 드러나는 오픈 월드나 TPS하고 맞물리지 못하고 따로 논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서사 중심의 구식 추리 어드벤처로써 장점도 까먹고 있다. 그렇다고 심각한 재앙이라고 치부하기엔 흥미로운 건덕지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깊은 이해와 나름 공들인 기괴한 분위기, 양질의 서브 퀘스트가 그렇다. [싱킹 시티]는 게임으로썬 추천하기 어렵지만,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을 좋아한다면 할인하거나 무료로 풀리면 잡아볼 만하다. 프로그웨어가 지나치게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게임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냥 비판할수도 없는게, 이번 기회에 우물 밖으로 나간 개구리가 되고 싶었다는 심정도 여기저기 보이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나는 인스머스를 찾아갈 생각이다. 그리고 바다를 헤엄쳐 그 모래톱에 당도한 후, 거석과 무수한 원기둥으로 이루어진 얀스레이의 검은 심연 속으로 뛰어들 것이다.
아, '딥 원'이 잠들어 있는 그곳, 그곳에서 경이와 영원불멸의 영광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H.P.러브크래프트, [인스머스의 그림자]
P.S. 한국어 번역은 좋지 않다. 같은 사람이 말하고 있음에도 존댓말과 반말이 오가는데다, 초보적인 오타도 종종 보인다.
편집: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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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점을 달리 보면 명작 관점을 달리 봐야만 명작 이런 느낌인가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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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이 이야기해 왔지만 프로그웨어 기술력이 영 좋지가 않음은 기존 홈즈 시리즈 유저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홈즈 시리즈를 사서 플레이했던 팬들은 그러한 기술력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 세계를 체험하는 걸 기꺼이 받아들인 것이겠죠. 그래서 그간의 홈즈 시리즈에서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은 뜬금없이 나오는 길찾기 퍼즐들이었어요. 2010년 중후반 기준으로 볼 때 제대로 된 게임같지도 않은 부분을 플레이타임을 위해 억지로 플레이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후반으로 가면 예산부족 탓인지는 몰라도 추리보다는 그런 엉성한 파트가 주가 되는 경우가 많아 항상 불만이었습니다. 초반의 깔끔한 에피소드들이 훨씬 기억에 남더군요. 차라리 히트맨같이 에피소드 방식으로 출시했으면 더 완성도가 높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이번 작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리뷰를 보니 액션 파트가 그런 부분이었나 보네요. 프로그웨어는 아직까지 풀프라이스 게임을 만들 깜냥이 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새로운 셜록 홈즈 시리즈가 출시되면 살텐데, 과연 대차게 말아먹고 재기 불능 상태가 될지, 아니면 그나마 검증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재개할 여력은 남아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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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말하면, 할인하거나 무료로 풀려도 러브크래프트 팬이 아니라면 건들 필요가 없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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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할만한데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불편함. 제일 불편한게 네비게이션 시스템인데 이겜엔 그흔한 미니맵이 없음. 미니바같은게 있긴한데 몇미터 남았는지 안알랴줌ㅋ 그래서 이동할때마다 지도 펼쳤다 닫았다 반복. 레알빡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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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루리웹에 러브크래프트의 원작 소설들을 읽은 분들이 얼마나 계실진 모르겠으나... 그의 세계관을 접하는 것은 소설로도 충분하다고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셜록홈즈 시리즈 죄와벌, 악마의 딸을 통해서 프로그웨어의 기술력의 한계와 내러티브 급전개 둘다 똑같이 느꼈던 바 걱정을 좀 했었는데 이번작은 오히려 추리력은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었네요. 러브크래프트의 팬이라도 싱킹시티는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에리히 잔의 선율이라던가 광기의 산맥에서, 그리고 인스머스의 그림자 등 같은 러브크래프트의 대표작을 곱씹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견해입니다. 아이러니한 건 러브크래프트의 원작소설들에선 인물들간의 대화가 별롤없거나 있어도 의미가 없는데 반해 싱킹시티에서는 대화구문 선택구문이 의외로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랄까요. 과연 이것이 진정 러브크래프트의 세계를 담은 게임일까요? 전 글쎄요 라고 대답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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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이 이야기해 왔지만 프로그웨어 기술력이 영 좋지가 않음은 기존 홈즈 시리즈 유저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홈즈 시리즈를 사서 플레이했던 팬들은 그러한 기술력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 세계를 체험하는 걸 기꺼이 받아들인 것이겠죠. 그래서 그간의 홈즈 시리즈에서 가장 불만이었던 부분은 뜬금없이 나오는 길찾기 퍼즐들이었어요. 2010년 중후반 기준으로 볼 때 제대로 된 게임같지도 않은 부분을 플레이타임을 위해 억지로 플레이하는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후반으로 가면 예산부족 탓인지는 몰라도 추리보다는 그런 엉성한 파트가 주가 되는 경우가 많아 항상 불만이었습니다. 초반의 깔끔한 에피소드들이 훨씬 기억에 남더군요. 차라리 히트맨같이 에피소드 방식으로 출시했으면 더 완성도가 높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이번 작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리뷰를 보니 액션 파트가 그런 부분이었나 보네요. 프로그웨어는 아직까지 풀프라이스 게임을 만들 깜냥이 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새로운 셜록 홈즈 시리즈가 출시되면 살텐데, 과연 대차게 말아먹고 재기 불능 상태가 될지, 아니면 그나마 검증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재개할 여력은 남아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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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루리웹에 러브크래프트의 원작 소설들을 읽은 분들이 얼마나 계실진 모르겠으나... 그의 세계관을 접하는 것은 소설로도 충분하다고 느낍니다. 개인적으로 셜록홈즈 시리즈 죄와벌, 악마의 딸을 통해서 프로그웨어의 기술력의 한계와 내러티브 급전개 둘다 똑같이 느꼈던 바 걱정을 좀 했었는데 이번작은 오히려 추리력은 오히려 퇴보한 느낌이었네요. 러브크래프트의 팬이라도 싱킹시티는 애매하다는 것입니다. 에리히 잔의 선율이라던가 광기의 산맥에서, 그리고 인스머스의 그림자 등 같은 러브크래프트의 대표작을 곱씹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견해입니다. 아이러니한 건 러브크래프트의 원작소설들에선 인물들간의 대화가 별롤없거나 있어도 의미가 없는데 반해 싱킹시티에서는 대화구문 선택구문이 의외로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랄까요. 과연 이것이 진정 러브크래프트의 세계를 담은 게임일까요? 전 글쎄요 라고 대답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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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차피 어렵지 않겠어요?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을 담은 영화나 게임들이 항상 실패하는 이유는 그걸 표현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니까요. 리뷰글처럼 세계관 일부만 빌려온 블러드본 같은거야 어쩔 수 없다 쳐도 세계관을 그대로 반영한 게임들은 제대로 느낌을 내는 건 불가능하겠죠. 게임이란 게 어차피 유저가 플레이하는 주인공이 계속 뭔가를 하고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러브크래프트 원작 세계라는 게 말씀하신 것처럼 주변 인물들도 큰 의미가 없고 주인공도 뭔가 할 수 있는게 없이 지켜 봐야만 하고 대척점에 있는 존재들도 결국 인간이 어떻게 대항해볼 수 없는 것들이고... 비쥬얼 노벨 식이라면 모를까 그 외 장르로는 쩝... FPS, TPS, 어드벤처, 액션 그 어떤 장르라도 결국 주인공이 뭔가 해결하거나 적을 처치하거나 하다 못해 탈출이라도 할 수 있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 19.07.17 17: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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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툴루의 세계관을 접하기 위해서라면 괜찮은 작품이라는 점에는 저도 이견은 없습니다. 사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들이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작품의 문장들이 화자로 하여금 주변 풍경이나 분위기들을 묘사하는 것에 80% 이상 소모하고 있기 때문에 비주얼화(영화나 게임등) 했을 경우 이미 작품 자체의 매력적인 기본 요소들을 소모해버리고 중요한 스토리텔링이라던가 클라이막스 갈등 감동등의 부분을 느끼기가 어렵긴 하죠. | 19.07.17 18: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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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의 서사는 각 파트가 따로노는 구성이었던데다가 심지어 마지막 챕터의 그 스포일러는 아무런 복선도 없이 갑자기 점프스케어한셈이라 정말...정말로 아니었죠 | 19.07.23 13: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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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할만한데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불편함. 제일 불편한게 네비게이션 시스템인데 이겜엔 그흔한 미니맵이 없음. 미니바같은게 있긴한데 몇미터 남았는지 안알랴줌ㅋ 그래서 이동할때마다 지도 펼쳤다 닫았다 반복. 레알빡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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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n-_-ii
https://store.steampowered.com/app/750130/The_Sinking_City/ 스팀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무슨 소리인가요? 에픽스토어에서만 플레이 가능하고 다렉에서 구입해도 에픽 스토어 등록입니다. | 19.08.01 20: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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