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작, 고딕 전략, 다량 콤보 - 찾았다 나의 도파민 인디 '덱 빌딩' 3종
어쩌다 보니 그런 달이 있다. 관심이 있던 게임들이 다수가 한 번에 나온다거나. 유독 겹치는 그런 달 말이다. 그것도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이 어느 순간 2~3일 단위로 연속해서 나오는 그런 경우다. 결국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일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 한 게임들이 비슷한 장르로만 포진되는. 플레이 목록의 최신 순위가 같은 장르로 채워지는 기간이 있다. 그리고 2월은 유독 특이하게 ‘덱 빌딩’이 자리한 달이었다. 어라? 나 2월 동안 덱빌딩 위주로 게임을 했네? 같은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덱 빌딩은 즐거이 플레이를 하는 장르 중 하나다. 장르 측면에서 보자면 기원을 더 거슬러 올라가야 하겠지만, 본격적으로 유행을 탄 것은 아마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성공 이후가 되지 않을까 한다. 이후 덱 빌딩은 인디 씬에서 중요한 장르이자 문법으로 자리를 잡았고 그 사이사이에 다양한 소재와 외형 그리고 여러 시도들이 곁들여 발전을 이룩하는 흐름을 구성했다.
그렇기에 이번 기회를 빌어서 2월에 했던 게임 중 인상이 깊었던 세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아직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아서 풀리뷰를 작성하기에는 어려운 타이틀도 있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소재나 아트워크. 특유의 메커닉 등은 주목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 고딕풍 엔틱 그리고 특성 조합의 매력 - ‘마스터 오브 피스’
마스터 오브 피스는 크게 보자면 ‘직관적’ / ‘가혹하지는 않지만’ / ‘보드 게임 스타일의 전술적인 판단’을 키워드로 삼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마스터 오브 피스에서 플레이어는 용병 단장이다. 자신의 용병단을 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용병을 획득하고 용병단을 가다듬으면서 하나의 덱을 완성하고 극복하는 플레이가 중심이 된다.
룰은 간단하다. 무작위로 설정되는 루트를 따라가면서 정해진 행동을 하게 된다. 전투 / 상점 / 용병 강화 등의 콘텐츠들이 여기에 자리하는 구조다. 중심에는 전투가 자리하는데, 전투 시에는 기본적으로 보드판 양 끝에 있는 깃발을 파괴하면 승리한다. 나의 진영도 마찬가지로 깃발이 자리하고 있기에 나의 깃발을 지키는 것이 전제다.
그리고 각 지역의 마지막에는 보스들이 자리하고 있어, 일반적이지 않은 공격 패턴과 적의 숫자 등으로 조금더 신중한 전술을 요구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플레이어는 카드 형태로 표시된 유닛을 보드 위에 배치한다. 배치된 유닛은 자동으로 전진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포인트를 소모해서 위치를 조정할 수도 있다.
유닛에게 부여된 것은 공격력 / 체력 / 행동력의 세 가지 능력치다. 공격력을 기준으로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게 되며, 행동력은 상대의 유닛보다 먼저 행동할 수 있는 순서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전투 자체는 아주 간단하고 직관적이다. 자동으로 앞으로 전진하며 적을 공격하고 - 적보다 빠르면 먼저 공격하며 - 상대의 체력을 소진시킨다면 승리하는 구조다.
하지만 마스터 오브 피스의 게임 플레이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며, 여기서 특유의 독특한 플레이 양상이 빚어지게 된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이 중 첫 번째는 보드판의 구조다. 보드판은 일반적으로 4X4 사이즈로 설정되어 있다. 이는 곧 한 열에 유닛을 배치했을 때, 상대도 그렇게 한다면 바로 다음 턴에 맞붙게 된다는 이야기다. 거의 즉시 전투가 이루어지는 형태다.
재미있는 점은 하나의 타일이 항상 다른 타일보다 튀어나와 있다는 것이다. 즉, 해당 타일이 존재하는 구간은 다른 타일 대비 깃발을 공격할 수 있는 거리가 한 칸이 짧다. 공격을 하기 쉽고 반대로 말하면 공격을 당하기 쉬운 약점이 된다. 이 곳을 어떻게 지키고 방어할 수 있을 것인지가 전투 과정에서 꽤 중요한 변수로 작동한다.
두 번째로 전술적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닛의 특성과 소문 개념이다. 우선 특성은 유닛들의 시너지를 조합할 수 있는 부가적인 능력이다. 초기 용병들은 각자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하나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로 주어진다. 이 특성은 전투에 꽤 많은 영향을 미친다. 공격 후에 생존한다면 체력을 회복하거나 / 공격 이후 공격력을 올린다거나 / 다른 유닛의 위치나 존재 여부에 따라서 추가적인 효과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소문은 특성과는 다르게 능력치의 강화보다는 조건부로 추가적인 능력을 부여하거나 하는 형태다. 게임 내에서 특성은 두 개를 장착할 수 있고 소문은 하나를 부여할 수 있는 제한이 존재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이러한 특성과 소문의 조합을 통해서 ‘덱빌딩’을 시도하게 된다. 용병 유닛을 카드로 바라본다면, 각 카드들에 특수 능력을 붙이고 강화하는 형태와 마찬가지다.
게임 플레이를 보다 더 깊이있게 만드는 것은 특성을 추출하고 부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데에 있다. 이억시 세 번째 전술적 측면이며, 동시에 플레이어의 선택과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유닛이 곧 카드이며 강화를 하는 것이 마스터 오브 피스의 덱빌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플레이어는 지도 위에서 어떤 루트를 탈 것인지를 필연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유닛을 덱에서 제거하고 능력만을 추출해, 기존 유닛을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전을 고려하여 유닛의 수를 늘릴 것인지. 두 기준에 따른 고민이다. 이는 곧 지도에서의 선택과도 연결된다. 전투 이후에 유닛을 추가적으로 영입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루트를 택해서 지금 가진 용병들을 강화하거나 유물을 더 갖추는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결정의 순간들이 자리하게 된다.
이외에도 무작위로 등장하는 이벤트 등을 마주하게 되며, 여기서 내린 선택들이 도움이 되거나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점들은 반복 플레이가 기반이 되는 로그라이트 형태의 플레이에서 매 시도들이 달라지고 유의미한 변화들을 마주하도록 만든다. 물론, 간단함에도 난이도가 있는 편이기 때문에 끝까지 가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개발진은 게임 플레이를 반복하면서 이후의 시도들이 조금 편해질 수 있는 영구적인 강화 요소들을 추가했다. 다른 루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거나 /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원정 대장의 해금 / 새로운 초기 유닛 구성 등을 플레이어가 이리저리 선택하도록 해두면서 각 시도들이 각기 다른 전략과 취향에 맞춘 플레이가 자리하도록 만든다.
더불어 지역의 보스들은 일반 전투처럼 직진만을 하면 되는 형태를 벗어나,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도록 구성한 것이 포인트다. 보스들은 이전에 볼 수 없는 유닛들을 사용하기도 하며, 광역 공격을 매 턴 다른 위치에 사용한다거나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필드에 배치된 오브젝트를 이용해 적에게 피해를 주거나 / 아군에게 버프를 부여하여, 각 유닛들의 시너지를 십분 활용할 필요성이 생긴다.
아직 앞서 해보기 상태이기 때문에 게임은 여전히 개발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 데모에서 보여줬듯이 핵심적인 게임 플레이가 가지고 있는 재미는 확실하다. 일단은 외형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는 한편, 유닛을 획득하고 각각의 특성을 조합해 도전하는 데에서 오는 재미. 시너지를 계획하고 만들고 승리했을 때의 쾌감은 각별하다고 하겠다.
● 무지막지한 콤보의 향연, 거기서 나오는 직관적 쾌감 - 앤섬#9 (앤섬 넘버 나인)
덱빌딩에서 어떤 것이 재미를 만들어 내는가? 라는 질문에는 플레이를 하는 사람마다. 그리고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마다 서로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누군가는 이 질문에 카드의 시너지를 조합하는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답을 할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덱을 압축해 가면서 가능성을 조율하는 것이 즐거움을 만들어낸다고 답을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의 차이들은 다수의 덱빌딩 타이틀이 시장에 나오고 각자의 매력을 발산하는 계기가 됐다.
앤섬 넘버 나인은 이 중에서도 ‘카드의 효과를 조합해 다수의 콤보를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적의 행동을 플레이어가 전략 및 전술에 맞게 통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간단한 규칙으로 복합적인 상황을 만들어내는 경험을 최대한 매력적으로 설계했다. 그리고 여기서 시각적인 이펙트를 이용한 콤보 달성 시의 쾌감과 난관 극복의 경험이 자리한다. 앤섬 넘버 나인의 기반이 되는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플레이어는 아래에 있는 보석을 자원으로 사용한다.
2. 보석은 세 개의 카드로 구성된 덱에서 사용하는 자원이다.
3. 덱은 블루와 레드 두 종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한다.
4. 적의 게이지를 깍으면 상대의 패턴을 취소시킬 수 있다.
5. 그러나 취소가 되지 않는 패턴이 있다.
6. 공격으로 적의 체력을 제압하면 승리
이렇듯 앤섬 넘버 나인의 규칙은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는 꽤나 복잡하고 긴박하게 돌아간다. 공격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덱을 구성하는 카드. 그리고 카드의 자원인 ‘젬’이다. 젬들은 적 / 녹 / 청의 세 가지 색상이 마련되어 있으며 플레이어는 요구되는 젬을 순서대로 조합해서 하나의 공격 콤보를 만들게 된다.
재미있는 점은 이 콤보의 공격 구성법이다. 각 카드가 가지고 있는 젬들은 개별적으로 판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이며 연속적인 배치에도 그대로 발동이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적색 녹색 젬 카드 + 녹색 청색 젬 카드 + 청색 적색 젬 카드를 세 개 연속해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하단의 젬을 적-녹-청-적의 네 색상만을 배치하면 되는 구조다. 스킬에 필요한 총 젬은 6개지만, 실제로는 네 개만이 필요하다. 여기서 (적-녹) / (녹-청) / (청-적) 이라는 구성이 개별로 작동한다고 보면 된다.
이 룰은 한 번 더 응용된다. 적색 녹색 카드 + 청색 적색 녹색 카드 가 있다면? 적색 녹색 녹색 순서로 배치를 했을 때에 적색 녹색 카드도 동시에 발동됨을 알 수 있다. 어찌 됐거나 해당 카드의 젬 조합이 들어가기만 하면 무조건 콤보에 가산된다. 바로 이 점이 앤섬 넘버 나인의 플레이를 흥미롭게 만드는 지점이다. 같은 젬 순서는 중복되지 않지만, 들어가는 젬의 숫자가 다르다면 겹치더라도 다른 조합으로 판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용하지 않은 젬 중 일부는 다음 턴에 다른 덱을 사용할 때에 유지된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한 덱에 세 가지 X 두 개의 덱이기 때문에 총 여섯 개에 불과하지만, 스킬 카드의 조합이 상황에 따라서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앞선 덱에서는 적색 젬을 사용하지 않도록 덱을 구성하고 다음에 사용할 덱을 적색 젬으로 모조리 통일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카드를 한정된 자원 안에서 최대한 많이 사용하고 카드 조합의 루틴을 돌리는 것이 포인트가 된다.
궁극적으로 이는 ‘콤보’라는 지향점으로 이어진다. 플레이어가 콤보를 많이 달성할수록 적의 TP 게이지는 줄어들게 되며, 0가 되었을 때 사용 예정이었던 기술이 취소되는 설계를 택했다. 따라서 콤보를 한 번에 최대한 많이 적에게 쏟아붓는 것이 게임 플레이의 핵심으로 자리한다. 콤보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피해량이 증가하는 한편, 추가적인 공격 기회도 별도로 발동한다.
콤보를 구성하는 것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일부 카드는 루트 선택 과정에서 젬의 색상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젬의 색상을 변경해서 덱의 루틴을 더 복합적으로 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카드 자체도 특정 조건 (다른 카드의 유무 등)에 따라서 추가 공격을 하는 등 복합적으로 발동하기에, 적은 젬을 사용하고도 콤보의 수를 올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본다면 게임 플레이가 단조롭게 구성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는 몇 개의 변주를 더하기도 했다. 상대하는 적의 패턴 중 플레이어를 회복시키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거나 / 취소가 불가능한 스킬 등을 넣었다. 그리고 적의 패턴 중 일부는 자원을 소모해 순서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이용해서 강력한 스킬을 취소시키고 약한 스킬을 맞는 전략도 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적들의 패턴도 꽤나 다채로워서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나 당혹스러움을 낳기도 한다. 특정 체력 이하까지 강화되는 형태라거나. 매 턴마다 자원인 젬의 색상을 바꾼다거나. 젬의 숫자를 줄여버리는 등 복잡한 패턴으로 플레이어의 대응 능력을 시험한다.
게임 내에는 총 세 명의 캐릭터가 주어지며, 각 캐릭터별로 도전할 수 있는 미션이 네 개가 마련되어 있다. 각 캐릭터는 젬의 색상을 변경하거나 젬을 소비해 버프를 받는 등 AP라는 부가적인 포인트의 메커닉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는 상태다. 초기 캐릭터인 ‘루빗’은 젬을 변경하여 안정적인 콤보를 하는 형태 / 이후 개방되는 ‘퍼니’는 젬을 분할하여 다단 발동을 노리는 형태 / ‘베니’는 젬을 소비하는 대신 공격력이나 체력 회복 등 효과를 받는 구성이다.
각 캐릭터마다 어떠한 덱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여부는 물론, 매 턴마다 선택하게 되는 ‘축복’ 효과와도 시너지를 구성하도록 유도한다. 피해량을 늘리거나 체력을 일부 회복시킨다거나. 적의 TP 게이지를 깎는 플레이다. 이 또한 조금 흥미롭다. 축복은 플레이어가 습득한 카드 중에서 매 턴당 하나만을 선택하게 해두었는데, 준비한 카드가 소진되면 이후에는 축복 카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선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현재 내 핸드에 있는 젬의 색상을 보고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카드 선택 화면에서는 젬의 구성을 바로 볼 수가 없다. 플레이어는 축복 선택 전에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순서를 파악할 수 있고 이게 모자란다면, 제한된 시간 동안만 뒤에 있는 젬의 구성을 확인할 수 있는 상태다. 축복 중에서는 해당 턴만 덱을 변경한다거나 젬의 색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도 있으므로 이러한 과정이 때때로 필요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선택과 예측 그리고 실현이 딱 맞물려 떨어졌을 때, 앤섬 넘버 나인은 특유의 속도감과 쾌감을 전한다. 화살표로 구성된 각 공격이 적에게 적중하면서 ‘나만 각을 잡고 적을 때려잡아내는 즐거움’이 나온다. 전략적으로는 원하는 공격 구성은 갖추었을 때의 두뇌 회전이 필요하고 두 개의 덱을 번갈아가면서 루틴을 돌리는 것이 가능해졌을 때의 즐거움. 그리고 카드를 강화하면서 점차 나아가는 지점들도 무척이나 흥미로운 경험으로 승화한다.
● 주가상승? 레버리지 끼고 공매도 하면 그만이야아앗 - ‘인사이더 트레이딩’
정확하게 언급을 하자면, 인사이더 트레이딩은 주식을 테마로 사용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주식이라는 테마는 결국 형태를 정의한다. 주가가 있고. 플레이어인 나는 주식을 사고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트레이더다. 누군가 말한 개인 트레이더 (AKA “백수시고”)는 아니다. 조직에 속해있고 주단위로 진행되는 일정 속에서 목표한 수익을 내지 못하면 해고되는 처지다.
규칙은 간단하다. 실제 주식과 같다. ‘싸게 사서. 높을 때 판다’는 것. 우리가 다 아는 그 규칙이다. 문제는 그게 다 되면 현실에서도 내가 워렌 버핏이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워렌 버핏이 아니다. 주가는 흘러가고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든다. 인사이더 트레이딩은 이 주식의 생리와 긴장감 그리고 좌절을 덱빌딩의 형태로 잘 버무렸다.
인사이더 트레이딩의 덱빌딩이 조절하는 것은 ‘주가’다. 실제로는 일개 개인의 의지에 따라 통제되지 않는 것을 통제가 가능하도록 구성했지만, 실제 판단은 현실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기준이 된다. 이 주가는 장이 시작함과 동시에 매수가 되고 모든 카드가 발동되면 장이 끝나고 매도가 된다는 가장 뼈대가 되는 규칙을 가지고 있다. 시작가보다 종가의 주식 가격이 높다면, 수익이 나는 형태다. 실제와 같다. (쉽지는 않지만)
핸드에 있는 카드들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순서대로 발동이 이루어지고 / 긍정적인 효과인 녹색 + 부정적인 효과인 적색으로 구분된다 / 효과 카드들은 유형이 연속될 경우 콤보가 발동되고 더 강력한 효과가 나오게 된다 / 카드는 이동하거나 버릴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코인을 사용한다.
이렇게 크게 네 가지 규칙은 인사이더 트레이딩의 알파요 오메가다. 플레이어는 이 규칙을 이용해서 장을 시작하고 싸게 산 다음, 주가를 올려 장이 끝날 때 -턴이 종료될 때- 매도하고 수익을 얻는다. 목표 수익을 주식장 기준인 5일 동안 달성하면 한 주가 끝이 나고 플레이어는 일주일 동안의 고용이 보장된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바로 해고 되는 셈이다.
이 게임이 재미있어지는 지점은 여기 부터 시작이다. 주식의 가격을 내 마음대로 카드를 통해서 조작이 가능하다면? 사고 파는 시점이 고정되어 있으니 그 사이에 녹색 카드로만 배치하면? 주가는 뛰어 올라가고 수익을 올리는 것은 너무도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이는 다음 주차에 문제가 된다. 초기 자본금이 1000달러로 다시금 고정되기 때문이다.
즉, 이 게임에서는 ‘주가를 무조건 높게 가져가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 이 게임의 포인트다. 다음 주에 자본금이 1천달러로 줄어들 것이 확정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주식의 가격을 통제가 가능한 선에서 낮춰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현실의 그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전 주간에 주식이 1천 달러가 넘어섰다면, 일부 카드 없이는 한 주도 구매할 수가 없다. 자본금이 없으니 투자를 할 수가 없다.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플레이어의 전략이 개입되며, 덱빌딩이라는 개념이 의미를 갖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주가를 올리고 - 낮추고를 반복하는 지점은 카드의 조합과 전략이 중요해진다. 언제 어떻게 낮출 것인가? 낮추거나 올릴 수 있는 카드들이 핸드에 존재하는가? 가격을 뻥튀기 시키기 위한 카드들의 조합은 무엇인가? 무작위로 배치되는 카드의 풀은 내가 통제가 가능한가? 등이 전략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다.
극단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운이 좋을 경우 장 시작 시 10달러였던 주식을 녹색 카드로 꽉 채워 100달러로 몇백 %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동시에 주식이 어떤 가격인지에 따라서 절대값과 %가 다른 비중을 갖게 되기도 한다. 10달러 주식의 10달러 증가와 10% 증가가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또한 성향이나 전략이 다른 흐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덱 빌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 핸드 상황에 따라서 하루하루의 전략이 달라진다. 여기서는 실제 주식의 개념들이 게임 플레이에 맞춰 제공된다. 자본금이 부족해도 주식을 레버리지로 구매한다거나 / 주가가 하락했을 때 이득을 보는 공매도 포지션 캐릭터 / 콤보를 더 늘릴 수 있는 유형별 카드들 / 처음에는 녹색으로 작동하다가 많이 써먹으면 붉은 색으로 변화하는 카드 / 각종 특성들의 조합 등 복잡한 메커닉들이 들어오며 게임 전체가 풍성해진다.
카드들의 전략을 세우는 것을 통해서 주가는 통제가 될 듯 말듯한 긴장감 위에 놓이게 된다. 그 위에서 예상한 전략이나 카드 구성이 맞아 떨어지면서 막대한 수익을 얻을 때. 그리고 한 주의 목표 수익을 달성하고 마음 편하게 주가 조작이 가능할 때. 그러다가 삐끗해서 망할 때. 미리 주가를 하락시키고 추후 조금씩 올려서 수익 실현을 할 것인지. 아니면 주초에 약간의 이득을 보고 수요일에 지하실을 찍었다가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동안 급반등시켜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인지. 수많은 타이밍과 카드의 조합. 운의 연계가 즐거운 희열을 보장한다.
즉, 궁극적으로 인사이더 트레이딩은 주가라는 하나의 수치를 높이고 내리면서 얼마나 그 수치를 통제하고. 그 사이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보장할 것인지를 겨루는 게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무조건 수치를 높이는 것이 이득이 되는 흐름을 벗어나, 하락을 얼마나 어떻게 시키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지도록 만들었다는 점이 빛이 난다.
복잡성을 가지지만 단순하면서도 머리를 굴리는 즐거움을 만들었다고 정리할 수 있으며, 단순함 속의 복잡성이라는 특징은 발라트로의 그것과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외형적으로는 이렇다할 비주얼을 보여주지 않음에도 긴 시간 잡게 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다. 그러므로 주식을 했던 혹은 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주식 테마의 덱빌딩 ‘인사이더 트레이딩’은 꽤나 기묘하면서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것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현실의 주식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