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지난 9월 24일 시작된 디아블로4의 열 번째 시즌은 새로운 아이템 메커닉인 ‘혼돈 방어구’를 도입하면서 꽤 굵직한 변화들을 만들어 냈다. 기존 유니크 옵션이 다른 부위 방어구에도 등장하는 해당 기능은 빌드 구축이나 플레이 측면에서 꽤 중요한 변화들을 만들어냈고 이러한 요소들이 이전 시즌 대비 긍정적인 지표로 연결되고 있다.

그리고 시즌 10이 시작하고 조금 시간이 지난 9월 27일에는 디아블로 4와 스타크래프트의 콜라보레이션까지 더해지며 블리자드 팬들을 위한 즐거움이 추가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해당 콜라보레이션에는 각 직업들의 꾸미기 아이템 / 저글링 탈것 / 히드라 애완동물(스털링) 과 같이 스타크래프트를 대표할 수 있는 각종 외형들이 포함되어 있다.

디아블로 4의 시즌 10에서 진행된 스타크래프트 콜라보레이션과 관련하여, 개발진의 의도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번 인터뷰에는 디아블로 4의 리드 아티스트인 ‘비비안 코스티’ 그리고 시니어 게임 프로듀서인 ‘폴 리’가 자리해 국내 미디어들의 질문에 답을 전했다.

● 디아블로4와 스타크래프트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비비안 = 저희 개발자들은 여러 다양한 블리자드 IP와 함께 자라왔기 때문에 이번 콜라보는 저희들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트는 블리자드의 대표적인 IP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콜라보를 진행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는 우주에서 진행되는 SF 이기 때문에 이를 다크 판타지로 어떻게 가져올 지 우려가 있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에는 비슷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다른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저는 악마와 비슷하고 테란은 디아블로 세계관 내의 기사들과 비슷하고 프로토스는 캐스터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기준으로 이번 콜라보를 기획하게 됐습니다.

● 스타크래프트와 콜라보인데, 프로토스 종족의 대표라고 말할 수 있는 신관 '아르타니스'가 빠진 이유가 궁금합니다. 본체가 젤나가인 태사다르가 프로토스 종족 대표라고 하기엔 좀 아쉽습니다. 상징적인 캐릭터와 유닛이 많은 스타크래프트인데, 이번에 선정된 콜라보 스킨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됐는지 궁금합니다.

비비안 = 이번 콜라보의 경우 준비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점 중 하나는 여러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상징적인 캐릭터들도 있지만 디아블로와 스타크래프트를 모두 즐긴 플레이어들이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캐릭터의 외형을 살리면서 디아블로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 집중을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스킨을 가지고 디아블로를 플레이 할 때, 스타크래프트의 캐릭터가 디아블로에서도 존재하는 것처럼 표현하기 위해서 신경을 썼다고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폴 리 = 추가 답변을 드리면, 이번에 선보이는 모든 스킨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각 스킨에 어울리는 직업군에 맞춰서 표현을 하고자 했습니다. 테사다르는 고위 기사이기 때문에 스펠 캐스터의 정체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아블로 4의 이미지와 잘 맞물린다고 생각을 했고 사이오닉 스톰이 원소술사의 번개 마법과 비슷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아르타니스가 상징적인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이번 스킨들이 디아블로의 직업들과 잘 맞게끔 디자인을 하고자 했습니다. 아르타니스는 전사의 이미지에 가깝기 때문에 이번에는 테사다르가 원소술사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제라툴 또한 도적으로 표현을 했고 은신과 같은 부분들이 어울린다고 생각하기에 흡족한 콜라보라고 생각합니다.

● 케리건을 혼령사로 택한 배경을 묻고 싶습니다. 케리건의 어떤 특색에서 혼령사와 어울리는 점을 찾을 수 있었는지. 그 외에도 디아블로 4의 특정 직업과 스타크래프트의 특정 캐릭터가 함께 짝지어진 이유가 궁금합니다.

비비안 = 저희는 이번 콜라보를 하면서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외형도 그렇지만 플레이 스타일이 콜라보에서 잘 나타났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캐리건 또한 제라툴과 테사다르가 선택된 이유와 비슷합니다. 멀리서 사이오닉 공격도 할 수 있는데, 혼령사 또한 근접 및 캐스팅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비슷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혼령사는 빌드를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서 근접과 스펠 캐스팅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또한 외형도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가장 비슷한 외형을 가지고 있는 직업이 혼령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보시면 케리건이 디아블로 4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번 콜라보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면, 케리건은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대표적인 캐릭터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대표적인 캐릭터를 만들 기회가 흔치 않기에 열정을 가지고 디자인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폴 리 = 개인적으로도 케리건을 좋아하기 때문에 케리건을 성역으로 가져오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한편으로 케리건과 릴리트가 비슷한 부분도 있어서 성역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도 하는데요. 이런 부분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특히 케리건이 완벽하게 구현된 칼날 여왕 혼령사에 대한 반응이 좋습니다. 개발진 입장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꾸미기 세트가 있다면 그 종류와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비비안 =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항상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만든 번들 중에서 하나를 꼽기가 조금 힘든데요. 굳이 하나를 꼽자면 탈것 번들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저글링 탈것은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탈것이 동물이 있고 거기에 갑옷을 입히는 것이었다면, 저글링은 갑옷을 입힐 때 업그레이드와 같이 진화하는 모습을 적용하고자 했습니다.

저글링 탈것을 확대를 해보시면, 저그의 근육과 같은 외형적인 모습도 담겨져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자 분들이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작은 날개가 움직이는 것도 보여줄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렇기에 예를 들자면 저글링 러시 번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폴 리 = 저는 아티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을 언급하지는 못하지만, 하나를 고르자면 스털링 애완동물이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고 히드라를 데리고 다니는 판타지가 좋았습니다. 스털링이 성역에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기에 ‘발업’이 된 히드라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러한 부분들 때문에 히드라 리스크 애완동물이 가장 좋아하는 것입니다.

● 이번 콜라보는 방어구의 외형을 넘어, 차원검 같은 무기나 수정탑 보조무기 디테일로 완성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콜라보 외형 제작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지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비비안 = 모든 부분들을 다 신경을 썼다고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이번 콜라보에서 무기에 공을 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무기가 캐릭터의 모습을 완성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더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외형도 중요하지만 스타크래프트의 무기들이 디아블로의 무기에 어떻게 적용이 되고. 표현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예를 들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무기 중 하나인 드루이드의 토템의 경우에는 콜라보 스킨을 장착하고 토템을 들면 갑옷의 일부로 보이는 면도 있어서 인페스티드 테란의 모습을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테사다르의 파일런 또한 그렇습니다. 야만용사 짐 레이너 스킨의 무기를 보시면, 이번 야만용사 스킨은 큰 칼날에 작은 총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건 블레이드와 같은 형태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 드루이드의 경우 스킨 착용 후 곰인간이나 늑대인간로 변신했을 때 기존 변신과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비비안 = 아시겠지만 드루이드의 모습은 변신을 했을 때 기존과 같습니다. 이 부분은 저희도 아쉽게 생각하는 지점입니다. 다만, 디아블로 4라는 정체성이 왜곡되지 않도록 진행하고자 했습니다. 아쉽게도 변신 이후에는 기존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상태입니다.


● 다크 판타지 게임인 디아블로 4에 SF 요소를 접목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이에 대해 어떠한 접근 방식을 취했는지에 대해 설명을 부탁합니다.

비비안 = 이번 디자인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들은 사실, 외계인들을 콜라보로 가져오는 데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런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캐릭터나 유닛의 대표적인. 고유한 모습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을 한다는 점입니다.

자가라와 테사다르 스킨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자가라는 강령술사의 모습인데, 다리가 여러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가라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프로토스는 머리 모양이나 신경삭 같은 것들이 포인트가 되는데요. 이러한 것들은 머리 방어구의 형태로 표현을 했습니다.

폴 리 = 앞서 언급을 했었듯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외형도 중요하지만 디아블로 4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IP들의 모습이나 느낌을 가지고 오면서도 성역만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 매번 콜라보에서 스킬 이펙트가 바뀌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쉬운데요. 콜라보나 다른 스킨에서도 이펙트 변경 등은 계획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비비안 = 우선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지만.. 기술들의 효과를 바꾸는 데에서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준다는 점 때문입니다. 어떤 기술들이 어떻게 생겼는지가 달라지는 것이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 개발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면 공유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비비안 = 아무래도 이번 콜라보의 디자인에서 많은 개발진과 토론하고 논의를 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블리자드에서 오래 근무를 하면서 스타크래프트 개발에 참여를 한 바 있고 이를 가지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도 개발을 했고 디아블로 4에서 다시금 디자인을 했던 분들과의 토론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개인적으로 영웅을 만나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 분들의 손길이 캐릭터에 계속 남아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개인마다 좋아하는 성향이나 캐릭터들이 있기에, 토론 중에서 각자가 좋아하는 것들을 반영하기 위해 토론을 했던 것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폴 리 = 저도 물론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하면서 자랐기 때문에 이번 콜라보를 기쁜 마음으로 진행을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캐릭터를 성역으로 가져오면서 플레이어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서 기쁩니다.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면서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이것이 각별한 경험이었습니다.


●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는 ‘민속놀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데, 이는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비비안 = 개인적으로 두 게임을 사랑하는 분들이 이번 콜라보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을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고, 이번 콜라보로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디아블로 4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분들이 이번 콜라보로 다양한 스킨을 장착한 사람들이 성역을 뛰어다니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폴 리 =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제 10번째 시즌을 맞이한 것을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속놀이라는 표현을 하셨는데, 저도 한국에서 자라면서 그런 경험을 한 세대의 한 사람으로 보내주신 표현에 공감을 합니다. 곧 다가오는 황금 연휴. 추석 기간 동안 많은 가족들을 만나고 추억을 쌓으실 텐데요. 디아블로 4의 열 번쨰 시즌에서도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