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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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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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금)
정말 다행히도 마테호른이 고스란히 보이는 날씨였기 때문에 꼭지점이 황금빛으로 막 물들기 시작할 무렵 황급히 와이프를 깨워 황금호른을 감상합니다. 그린델발트에서의 며칠 연속 안개낀 날씨를 생각하니 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지요(흑흑). 숙소에서만 볼순 없으니 졸린 눈을 부비며 이미 많은 인파들이 모인 다리 위 광장으로 향해 사람들과 같이 황금호른을 즐겼습니다.
그린델발트를 생각하면 한번에 이 황금호른을 볼 수 있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햇빛을 받아 산이 황금빛으로 물든다는게... 정말 말 그대로의 모습이라 너무 신기했지요
상쾌한 아침의 체르마트
오늘도 날씨가 좋은듯!
숙소로 돌아가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로 향합니다. 고르너그라트는 지금까지 봐온 스위스의 풍경과는 다르게 약간 삭막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 고지대라 그런가 잿빛의 풍경에 빙하 일색이라 생경하긴 했지요. 하지만 이것도 날씨가 안좋아 마테호른을 보지 못했던 여행객들에 비하면 배부른 소리 입니다. 우리는 한정거장 아래인 로텐보덴역에서 부터 리펠제 호수로 걸어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열차를 기다리며 야무지게 컵라면 쿠폰으로 라면도 깨끗이 비우고 트레킹 준비를 해봅니다.
고르너 그라트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와~ 저기가 그 리펠제 호수인가봐!(아님)
(음.. 꽃과 함께 봤던 지난 스위스의 경치들을 생각하면 약간 삭막한 풍경이로군...)
하지만 마테호른이 이렇게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에 감사하며
고르너그라트.. 뭔가 이름부터 풍경까지 조금 러시아스러운 분위기(가보진 않았지만...)
컵라면을 먹으며 한 컷
리펠제 호수에 도착하고 보니 뭔가 어디선가 본듯한 풍경이 실제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TV에서 본듯한, 달력에서 본듯한 바로 그 풍경 말이죠.
완벽한 날씨에 완벽한 풍경이었습니다. 이 스위스의 자연이 자아내는 놀라운 풍경에 리펠제 호수에서 정말 한참이나 사진을 찍습니다.
리펠제 호수로!
이게 그 유명한...!
완벽한 반영을 찍기 위해 요리조리
호수가 잔잔할때 찰칵!
음... 산의 각도는 체르마트에서 보는 쪽이 더 예쁘긴 하군
사진도 많이 찍고 멍하니 그저 바라보기만 하기도 하고 그렇게 호수에 한참을 머무른 후 또 느린 걸음을 옮겨봅니다. 환상적인 구름무리에 다음코스로 가는 도중에도 셔터를 멈출 수 없었지요. 그렇게 한참을 걸려 리펠버그역에 도착하니 좀 힘들어서 이만하면 다 봤겠거니 하고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은 저와 리펠알프역까지 트레킹을 원하는 와이프 사이에 작은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금새 여행의 모든것을 준비한 와이프에 대해 잠시 칭얼거린것을 반성 한 후 다시 트레킹을 시작했지요. 그리고 곧 깨닫습니다. 이런 기막힌 풍경을 놓칠뻔했구나... 스위스에서 너무 많은 멋진 풍경을 보았지만 마테호른과 어우러진 이 코스의 풍경만큼은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으로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지요. 사람도 없이 한적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림속에 들어와있는 것 같은 인생샷들을 또 수도 없이 건지고 리펠알프호텔을 지나 트렘이 다니는 숲길을 따라 리펠알프역에 도착합니다.
리펠버그역으로
구름 무슨 일이야~
마테호른과 여행자
삼각대 놓고 한 컷
리펠알프역으로
구름이 신기해서 한 컷
와이프 인생샷 찍어주기
그냥 마테호른 넣고 찍으면 인생샷... 미쳤다...
남편 인생샷 찍어주기
날씨 받쳐주고 구름 받쳐주고
리펠알프역으로 이어지는 예쁜 빨간 트렘이 지나다니는 길
열차 시간이 남아 오솔길을 한번 더 왕복중
이제 체르마트로 돌아가 본고장의 퐁듀를 맛 볼 시간이었지요. 돌아가는 길에도 마테호른은 여전히 선명하여 저녁의 풍경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식당직원도 오늘은 럭키데이라고 말합니다(영어는 전혀 못하지만 '럭키데이' 한 단어 만큼은 알아들었지요). 퐁듀는 와인이 섞였다고 하는데 치즈 퐁듀에 씁쓰름한 맛이 베어나 꽤나 일품이었습니다.
마테호른을 삼킬듯 달려오는 괴물 구름 포착!
숙소에서 잠깐 동안의 꿀휴식.(다시 봐도 합성 같다...)
어이 거기, 퐁듀 한방울이라도 좀...
퐁듀 거 내 입맛엔 맛만 쓰지 별거 없던데
배도 든든히 채웠겠다 다음코스는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체르마트 마테호른 전망대 입니다. 도착하니 별로 높이 올라오지도 않았는데 마테호른을 위시하여 조망 좋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아직 어스름해지기 전인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지요. 큰 카메라를 설치하는 사람도 있고 마을의 모습을 스케치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도 열심히 사진을 찍기 시작했지요. 날씨가 조금 쌀쌀하게 느껴졌지만 저녁놀을 받아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마테호른을 보며 또 한참을 그 광경에 취해봅니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마을에도 하나둘씩 불빛이 켜지며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밤이 깊어가고 스위스에서의 추억도 깊어갑니다.
전망대로 향하는 길
노을 빛에 물든 마테호른
아침과는 또 다른분위기의 풍경
어둠이 깔리며 마을에도 불빛이 하나 둘 씩 켜지기 시작하고
야경에 또 감탄중
2024.07.06(토)
체르마트에서의 마지막 날 이자 5대 호수를 트레킹하는 날 입니다. 이날도 아침에 황금호른을 볼 수 있었는데 구름이 많이 몰려오고 있었지요. 마테호른은 이때를 기점으로 서서히 구름속으로 자취를 감추어 버렸지만 이미 맑은날씨에 충분히 구경했고 구름아래는 아직도 파아란 하늘 입니다. 체르마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수네가역으로 향합니다.
또 맞이하는 황금호른!
수네가역으로
케이블카 타러 가는 중 갑자기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길이 등장
수네가에 올라오니 마테호른은 어디에 있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 였지만, 웅장한 구름아래 호수는 또 한편의 장관입니다. 고즈넉한 호수를 넉넉한 걸음으로 걸으며 5대 호수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슈텔리 호수도 좋았지만 저는 특히 그린드예 호수가 맘에 들었습니다. 정말 그림같은 풍경이었지요. 그륀 호수와 무스이예 호수는 멀리서 조망하는 루트로 걸었습니다. 라이 호수에 도착할때 즈음엔 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현지인들이 맨몸으로 러닝 하는 모습들을 종종 볼 수 있었지요. 수네가를 산책 삼아 러닝하는 스위스인들의 삶이란... 햐...
이렇게 라이 호수를 마지막으로 5대 호수 트레킹을 마치고 짐을 찾으러 다시 숙소로 돌아와 체르마트에서의 여정을 끝냅니다.
구름에 감싸여진 마테호른
호수로 향하는 길
유명한 관광지를 가도 사람이 적어 여유롭다는게 이번 여행의 좋았던 점 중 하나
슈텔리 호수에 도착
낚시는 해본 적 없지만 뭔가 낚시가 하고 싶어지는 풍경
고즈넉한 분위기
구름이 감싼 호수
구름이 또 열일중
시원한 폭포 위
시원한 폭포 아래
완벽한 보호색의 그륀 호수와 무스이예 호수를 배경으로
그린드예 호수
밥 아저씨의 '그림을 그립시다'에 나올 것 같은 풍경
그륀 호수 찾기
무스이예 호수
응? 방금 마멋을 본 것 같은데...
마멋 포착!!!(금방 굴 속으로 들어갔지만 반가웠다...☆)
어느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고
비 내리는 라이 호수
안녕 체르마트
다음 우리의 행선지는 취리히 입니다. 체르마트에 들어왔을때 처럼 태쉬에서 버스를 타고 비스프에서 내려 열차로 갈아탑니다.
내 입맛에 딱! 이었던 스위스의 국민음료
다시 굽이굽이 버스로
그리고 열차로
취리히에 도착
취리히에 도착하여 우리의 마지막 숙소에 짐을 풀고 산책겸 저녁을 먹으러 거리로 나갔지요. 취리히역 근처의 펍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유로2024 스위스와 잉글랜드가 대격돌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티비를 보며 응원을 하고 저도 덩달아 스위스를 응원했지만(영국 유학경험이 있는 와이프는 잉글랜드를 응원... 대체 그거랑 무슨상관인지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승부차기 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스위스가 패배했습니다. 덕분에 스위스에 도착한 첫날과는 달리 매우 조용한 저녁 거리를 산책하게 되었지요.
취리히 감성
비가 올듯 말듯
전차 디자인이 확실히 이쁜듯
칙칙한 분위기의 리마트 강
축구를 보느라 그런지 거리 자체는 한산
여행에 맥주는 진리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저녁!
취리히의 거리는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먼저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앞의 폴리테라스로 가서 전체적인 취리히의 모습을 카메라와 눈에 담고 리마트강 부근을 산책하며 본격적으로 취리히의 야경을 둘러보기 시작했지요.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그로인해 빛반사가 일어나는 거리의 풍경도 꽤 볼만했습니다. 린덴호프에서 보이는 취리히의 야경은 산책의 백미였구요. 그로스뮌스터 성당이 보이는 다리를 지나 숙소로 돌아오며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밤을 마무리합니다.
폴리테라스에서 바라본 풍경
서서히 불이 켜지고
아까의 칙칙한 분위기보다 훨씬 느낌있어진 리마트 강
낮에는 또 어떤 느낌 이었을까
느낌 있는 가로등 "느낌 그만" "넵"
젖은 노면이 생각보다 이쁨
크... 분위기에 취한다.(맥주탓인가?)
평범해 보이는 골목도
뭔가 분위기 있다. 이것이 스위스 감성인가...?
분주하지 않은 도시의 모습이 아름답다. "나 카피라이터로 전직할까?" "음... 분주하지 않은 카피라이터가 될 것 같네"
감탄만 나오는 취리히의 야경
비는 여전히 내리지만 사진을 위해 우산도 내림
성 베드로 교회의 시계탑
골목길 감성
유럽 감성 100%
하늘빛이 신기하다.
그로스 뮌스터를 바라보며
마지막 밤의 멋진 구경
어쩌다 보니 첫 유럽여행의 스타트를 스위스로 끊어버렸는데 늘 말로만 전해듣던 어딜가나 감탄만 나오는 놀라운 풍광들의 연속... 스위스는 과연 명불허전 이었지요.
여행동안 날씨가 좋은날 보다 좋지 않은 날들이 더 많아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볼 것은 다 본 것 같아 다행인 것 같습니다.
저 혼자 였다면 올 엄두도 못내거나 왔더라도 패키지 여행으로 여러나라 중에 짧게 거쳐가는 하나의 나라였을 것 같은데 영어도 되고 여행지식에 해박한 와이프 덕분에, 졸졸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는 관광객1 역할로 스위스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뒤에서 와이프가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행을 떠나기전엔 스위스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는데 덕분에 프랑스와 독일이 스위스 근처에 있다는 것 까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 언제 스위스를 와볼까 싶기도 하지만 몽트뢰, 제네바등 아직 못보고 남겨두고 온 것들이 많으니 훗날의 즐거움으로 기약해야겠지요.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남편을 이끌고 힘들게 여행을 준비하고 가이드해준 와이프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안녕 스위스
스위스는 내 마음의 고향으로 해야지
가자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