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행한 스위스 후기를 이제야 써봅니다.
2024.06.29(토)
4월17일 갑작스레 스위스항공 취항기념으로 비행기표가 싸게 나왔다며 와이프가 6.29 ~ 7.8일 8박10일 일정의 휴가가능 여부를 물어왔습니다.
아니 이렇게 갑자기 풍경의 끝판왕을...? 스위스는 너무 비싼 물가의 나라라고 익히 들어왔었고 뭔가 환상속의 나라 같은곳이라고 생각하던지라 이런저런 나라들을 여행하고 10년 후 쯤이나 가 볼만 할거라고 생각했었지요. 특가가 305만원이라고? 근데 이 잠시 몇분 고민하는사이 330만원으로 올랐다고??? 자리도 4개밖에 안남았다 하고.. 연차는 쓸수 있을 것 같으니까.. 에이 그냥 고! 해외여행을 많이 안해 본 저로서는 이 가격이 비싼지 싼지도 모른채 일단 고를 불러 봅니다. 와이프의 말에 따르면 예전에 비해 비싸지만 지금 가격을 생각하면 그래도 약간 싼편이라고.. 그래, 일단 질렀으면 낙장불입. 뒤돌아 보지 말자!
1년텀으로 보라카이-호주-스위스라니! 코로나 시절 제주도 신혼여행의 한풀이라도 하듯 이어지는 우리의 해외여행지 리스트. 항상 어렴풋이 막연하게 머리속으로만 생각했었던 꿈의 여행지 스위스는 어느새 현실이 되어 화려한 우리 여행지들의 한켠에 당당히 자리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남들은 1년씩 스위스 여행을 준비한다던데 우리는(사실 나는 별로 준비를 안하니 와이프는)준비할 시간이 많이 부족해 보이긴 했습니다.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갔었던 호주가 워낙 충격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저는 스위스에 대한 정보를 전혀 찾아보지 않았지요.(물론 귀차니즘도 한몫 했지만 모르면 모를 수록 접하게되는 그 여행지의 충격이 더 크게 다가오는 느낌이라...) 제가 스위스에 대해 알던것이라곤 '끝장나는 풍경(얼마나 끝장나는지는 모름)', '살인적인 물가(얼마나 살인적인지는 모름)'... 요정도?
결국 6월29일 오전 11시40분 하늘로 날아오를때까지 여행 목적지도 제 머릿속엔 '스위스에 간다' 였지 정확히 스위스의 어디를 가는지도 몰랐습니다. 스위스에 가기로 정해지기 전까지 스위스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랐으니까요. 어쨌든 그리하여 한시간 연착 되고도 14시간의 긴 비행 끝에(디저트에 진심인 스위스 항공 덕분에 정말 사육당하며 가는 느낌을 제대로 받고) 취리히에 도착하여 첫 숙소가 있는 루체른으로 향했지요. 이때 기차밖 풍경은 비가와서 그런지 아쉽게도 뭔가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스위스란 곳에 이렇게 빨리 오게 될줄이야...
비가 오는 날씨라 그런지 크게 감흥 없던 바깥풍경
루체른에 도착하니 오후8시경으로 마침 딱 유로2024에서 스위스가 이탈리아를 2:0으로 이긴 시간이었습니다. 거리가 온통 난리였지요. 돌아다니는 자동차들이 너나할것 없이 경적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의 '대~한~민~국!' 처럼 리드미컬하게 누르는게 아닌, 그냥 빵빵거리기만 하는 근본없는 리듬이라 계속 소음처럼 느껴져 꽤나 괴로웠었지요. 피곤함을 가득 안고 도착한 숙소에서도 계속 소리가 들려 설마 밤새도록 저러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함을 안고 산책을 나가 근처 빈사의 사자상 구경을 하고 카펠교로 향했습니다. 와이프가 알아놓은 가게에서 소세지와 맥주를 마시고 근처를 산책하며 야경을 즐긴 후 내일 일정을 위해 숙소로 돌아왔지요. 다행히도 10시가 넘으니 시끄럽게 경적을 울리던 거리가 조용해져 가벼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탈리아를 2:0으로 이겼으니 난리가 날만도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던 빈사의 사자상
카펠교. 그냥 이쁜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한국 돌아와서 검색해 보니 정말 유명한 다리. 저 안에 날벌레가 많았던 기억
유로2024에서 이겨서 인지 흥이 많이 오른 사람들이 잔뜩. 덕분에 뭔가 축제 분위기
스위스에서의 첫 끼. 야경에 취하고 맥주에 취하고... 크~
2024.06.30(일)
조식이 나오는 곳이라 아침일찍 조식을 챙겨먹고(원래 아침을 잘 안먹는 편인데 여행다닐때 아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제주도 신혼여행 한라산 코스에서 매우 크게 깨달음) 리기산을 가기 위해 루체른역 옆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탑니다. 날씨가 흐리고 구름이 많긴 했지만 그럼 또 어떻습니까 이곳은 스위스인데요. 에메랄드 빛 물살을 가르며 중간중간 경유하는 역들이 어찌나 이쁜지, 시간이 한정되어있다는 아쉬움은 뒤로하고 저 모든 아무곳에나 내려 산책을 하러 가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지요. 유람선 또한 중간에 큰 엔진실이 개방되어 있는 신기하고 예쁜 배 였습니다.
오리와 백조의 호수
구름마저 멋들어진 루체른의 아침풍경
배 한가운데 엔진이 개방되어있어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메뉴판 가격보고 조용히 내려놓기
유람선이 들르는 마을 마다 내리고 싶었던...
비츠나우에 도착해 산악열차를 탈때 즈음에도 날씨는 여전히 흐려 걱정이 되었지요. 그래서 우리는 리기쿨름(정상)바로 전 역인 리기스타펠에서 내려 일단 밥을 먹기로 정했습니다.
리기스타펠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안개가 가득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소위 곰탕뷰 였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리기스타펠의 레스토랑에는 예약인원이 꽉 차 있어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
일단 리기쿨름으로 이동해봤지만 당연히 더 고지대인 리기쿨름에서도 안개로 가득차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요. 아쉬운대로 인증샷만 몇방 찍고 리기칼트발트를 산책하기로 합니다.
리기칼트발트로 오니 역시 낮은지대라 그런지 풍경이 제법 보여서 안개가 계속 걷히길 기도하며 소세지와 맥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운뒤(가격은 간단하지 않았지만요) 캔젤리 전망대까지 산책을 했지요. 적당한 시간, 적당한 난이도의 멋진 코스 였습니다.
안개야 걷혀라~
안개가 자욱했던 리기스타펠. 근데 기차 때문인지 뭔가 좀 분위기 있다?
리기칼트발트. 환상적인 풍경을 보며 수영하는 기분은 또 어떤 느낌일까?
이 멋진 풍경 잘 즐기고 있니?
캔젤리 전망대로 향하는 길
캔젤리 전망대. 위쪽엔 소위 곰탕뷰 였기 때문에 여기에 이르러서야 이런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안개가 좀 걷히는듯 싶어(정말 조금) 다시 산악열차를 타고 리기쿨름으로 향했습니다. 재밌었던 건 밖의 풍경이 보이니 갑자기 열차에서 발랄한 음악이 흘러나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분명 아까 리기쿨름으로 갈때는 음악이 안나왔었던것 같은데... 안개로 아무것도 안보일때는 일부러 음악을 안트는것일까요? 그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런 분위기일땐 분명 아무 음악도 안나왔는데...
어쨌든 리기쿨름에 도착하니 아까와는 다르게 그래도 매우 희미하게 탑 같은게 보였습니다. 적어도 아까보다는 분명히 안개가 걷혀 있었지요. 그래서 걸어서 리기칼트발트까지 내려가기로 합니다. 내려갈수록 안개가 걷히니 이때서야 탁 트인 시야로 아름다운 스위스의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도 담고 카메라에도 담으며 걸으니 어느새 리기칼트발트에 도착! 곤돌라 시간이 빠듯하여 서둘러 곤돌라 정류장으로 달려 간신히 베기스로 향했습니다. 곤돌라에서 보이는 풍경은 또 어찌나 이쁘던지요.
우리는 그 풍경속으로 들어가 베기스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합니다.
리기쿨름의 곰탕뷰...
리기쿨름에서 내려오는 길
안개와 꽃, 강과 구름. 이미 낭만 치사량
저절로 힐링되는 느낌
기찻길 옆 풍경이 이리도 아름답다니...
이것이 스위스 느낌이로구나
곤돌라에서 보이는 풍경
구름마저 한폭의 그림
색의 조화가 너무나 좋은 아기자기한 느낌의 베기스
많이 걸었으니 잠시 쉬기로
유람선이 도착할때 까지 베기스를 잔뜩 즐긴 후 다시 루체른으로. 두번째 숙소인 그린델발트로 가기 전 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어 무제크 성벽으로 향했습니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조금 내렸었지만 그 덕분인지 시계탑에서 정말 엄청나게 선명한 무지개를 보았습니다. 성벽으로 먼저 올라간 와이프가 무지개를 발견하고 빨리 오라며 큰 소리로 아주 급박하게 저를 불렀는데(사진 찍느라 꾸무적 거리고 있었음) 과연 그럴만한 무지개 였지요. 앞으로 남은 여행길에 행운이 따르길 기도하며 그린델발트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다시 루체른으로
공간이 협소해 계단위에서 간신히 사진에 담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시계
장모님과 다툴때 빼고 목소리 커지는 일 없는 와이프가 더 큰 데시벨로 나를 부르게 만든 무지개
파노라마 처럼 펼쳐지는 차창 밖 풍경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도착한 그린델발트는 역시 안개가 자욱하여 와이프는 실망한 눈치였지만, 저는 원래의 풍경을 몰랐던 관계로 그저 안개사이로 희끗희끗 보이는 산의 위압감에 감탄만 했습니다. 그리고 또한 좋았던 것이 도착시간은 오후 10시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아직도 어스름이 남아있어 완전히 어두컴컴하지 않은 분위기 였습니다. 숙소도 마음에 들고, 그린델발트에서의 여행이 기대되었지요.
그린델발트로 가는 여정 또한 이리도 아름다운걸
안개에 가려졌지만 충분히 느껴지는 산의 위압감
안개가 걷힌 저 산의 모습은 또 얼마나 멋질지!
2024.07.01(월)
아침에도 날씨가 안좋아 산 봉우리는 커녕 허리도 어디인지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 였습니다. 메테오 스위스에 나타난 날씨는 오늘 흐림, 내일 흐림, 내일 모레 흐림, 그 다음날인 우리가 그린델발트를 떠나는 날이 되서야 맑음이 떠 있었지요. 우리가 머무는 내내 날씨가 안좋다니 이게 말이 돼? 근데 이거 믿을 수 있는건가? 중간에 하루 쯤은 맑음으로 바뀔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와이프가 융프라우vip패스 3일권과 4일권을 한참 고민하다가 그래도 어찌될지 모르니 그냥 4일권으로 구매하기로 합니다.(나중에 돌아보니 정말 잘 한 선택)
아침을 먹으려고 나온 숙소 앞 마당에서 보이는 뷰는 구름이 짙고 안개가 자욱했지만 아이거, 슈렉호른, 베터호른의 모습을 상상으로 곁들인 라면맛이 또 기가 막혔지요.
숙소 앞 마당 뷰. 어서 저 산 위를 보고 싶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인터라켄으로 이동해 유람선을 타고 툰 호수를 가로질러 슈피츠 여객선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했지만 이 마을의 아름다움을 가릴 순 없었지요.
마을 곳곳, 성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는동안 구름도 점점 걷혀 어느새 파란하늘이 번져 갑니다. 베른으로 가기위해 슈피츠역으로 향하던 도중 요기를 위해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스위스의 국민음료라는 리벨라를 마셨습니다. 제 입맛엔 딱이라 이후에도 몇번 더 사 마셨지요.
슈피츠는 고즈넉하고 참 예뻤습니다. 열차 시간에 맞춰 급하게 슈피츠역으로 향하는 도중에도 몇번씩이나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풍경이었지요.
그린델발트엔 비가 왔지만
유람선을 타니 잠시 보이는 푸른하늘과 비취빛 호수
툰 호수를 가로질러 슈피츠로
"내가 먼저 손 흔들었는데 저쪽에서 반응 없으면 뻘쭘할거 같아" 라고 하니 와이프 왈 "저 사람들도 관광와서 기분이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럴일은 없을거야" 생각해 보니 정말 맞는 말 같아서 열심히 손 흔들어봤더니 저쪽에서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화답을!
저 곳도 걷고 싶다.
슈피츠에 도착하니 파란 하늘이 빼꼼히
슈피츠의 (약간 시든)장미정원
아름다운 마을 풍경
슈피츠 역으로 향하던 도중 돌아본 풍경
이어서 도착한 베른에서는 정말 파란하늘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원래 자연풍경을 더 좋아하고 인공적인 건축물들에는 크게 관심없고 시큰둥한데 그런 저에게도 베른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마치 처음 유럽을 접한 저에게 '이것이 유럽의 거리란다.' 하고 온몸으로 말하는듯한 느낌이었지요. 덕분에 또 거리에서 사진을 잔뜩 찍고 걸음을 옮겼습니다. 니데크다리에서 보이는 아레강은 파란 하늘색과 어우러져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그냥 풍경화 속의 우리들 이었지요. 그런데 점점 구름이 몰려오더니 장미공원에 올라갔을땐 구름천지 였습니다. 그래도 아쉬운대로 실컷 사진찍고 아인슈타인과도 몇컷 남기며 베른의 구름 낀 풍경을 즐겼습니다. 곰공원에 도착할때 즈음엔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곰이 좋은 각도를 쉽게 내어주지 않아 곰과의 셀카 찍기엔 실패했지만 그냥 살짝 조우 했다는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다시 그린델발트 숙소로 돌아와 이날 일정을 마쳤지요.
스위스 연방 궁전 앞에서
너무 예쁜 거리와 하늘
이것이 유럽의 거리구나
그림 같았던 아레강의 풍경
장미공원에 올라오니 빠르게 몰려오고 있는 비구름
그래도 아름다운 베른
아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거리
그린델발트는 여전히 안개 속
2024.07.02(화)
아침에 일어나니 이날도 야속하게 숲소 앞 산 뷰는(이렇게 얘기하니 뭔가 동네 뒷산인듯 하게 들리는 착각이...) 곰탕이었습니다. 메테오스위스 적중률이 이렇게까지 뛰어날 일인가(!) 혹시 마지막날마저 흐림으로 바뀐다면 융프라우를 못볼수도 있다는 생각에 와이프는 초조해 했지만,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오늘은 어느 루트를 가야할지 고민해 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아침을 먹고 확인해 본 융프라우 정상 CCTV에 구름이 걷히는 모습이 보이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린델발트는 여전히 안개가 짙었지만 고지대인 융프라우만 날씨가 좋은경우도 있을테니 황급히 준비를 하고 융프라우로 가보기로 했지요. 케이블카를 타고 열차를 달려 도착한 융프라우는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아침에 했던 걱정이 무색하게 맑은 날씨 였지요. 일단 눈앞에 보이는 줄부터 서서 스위스 국기와 함께 사진을 찍고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과 함께 서로 사진도 찍어주며(여기서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한국인들이 사진을 정말 잘 찍는 다는 사실을) 대략 3시간 정도 환상적인 날씨의 융프라우를 마음껏 즐겼습니다.
숙소 앞 마당은 여전한 곰탕뷰
융프라우 CCTV를 믿고 나서는길
그린델발트 터미널로!
아이거 익스프레스를 타고 구름속으로! 아이거 위는 맑아야 할텐데...
흐린 하늘을 30분간 날아간(?) 달린(?) 끝에
다행스럽게도 맑은 하늘로 우리를 맞이한 융프라우
눈치 싸움에서 승리한 사람들
인증샷도 확실하게
눈부신 풍경(농담 아니라 진짜 너무 눈부셔서 선글라스 필수!)
그다지 막힌 속은 아니지만, 어쨌든 속이 뻥 뚫리는 기분~!
말로만 듣던 융프라우에서의 컵라면(상상속에서는 뭔가 추운 야외에서 벌벌 떨어가며 먹는 컵라면 이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편안하게 먹었다.)
해발 4158미터에서 바라보는 풍경
해발 4158미터에서 만난 새... 서로 신기하게 바라보는 중
자네들은 어쩌다 이 먼 곳까지 오게 되었는고?
구름의 바다 사이로 보이는 풍경
이후 산악열차를 타고 아이거글래처역까지 내려온 후 거기서 부터 클라이네샤이덱까지 37번길을 따라 내려가는 일명 '아이거 워크' 하이킹을 시작했지요.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가장 높은 하이킹 코스 답게 우리는 이미 구름속에 있었습니다. TV나 만화에서 보던 알프스 산맥 그 자체 같았습니다. "여기 꼭 알프스 같다." 와이프 왈 "알프스 맞아..여기" 이미 이런 방면으로 저의 무지함에 익숙해져있던 와이프가 포기한듯 말합니다. 저는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요...
구름이 많긴 했지만 또 그 나름의 운치에 감탄하며 우리는 폴보덴 호수를 지나고 클라이네 샤이덱도 지나 벵에른알프까지 가서 산악열차를 타고 라우터브루넨으로 향했습니다.
아이거 워크 하이킹 시작!
오두막 발견
저 집엔 뭔가 재야의 고수가 숨어있어 삼고초려 해야할 것 같은 느낌
"와우 씨... 여기 꼭 알프스 같다!!!" "...알프스 맞아 여기..."
폴 보덴 호수를 보며 걷는 길
구름 속으로
그야말로 운무의 향연
스위스 팜플렛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기차!
하이디가 뛰쳐 나올 것 같은 풍경
구름과 함께한 폴 보덴 호수
클라이네 샤이덱을 지나 벵에른알프로
소 두 마리가 안부를 10분넘게 주고 받고 있었다.
또 구름속으로
쉬어가는 연못
라우터브루넨역을 나서자마자 멀리 보이는 슈타우바흐 폭포에 또 입을 벌리게 되었지만 일단 배가 고팠던지라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 피자와 맥주를 벌린 입에 넣어주었지요. 그렇게 간단히 요기 후 슈타우바흐로 가서 웅장한 폭포의 기운을 느끼며 사진도 많이 찍고 옆의 계단으로 올라가 반대편 마을을 조망해 봅니다. 스위스는 정말 이 아기자기하게 자리잡은 집들이 어우러지는 마을 풍경이 미치도록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융프라우를 보고 하이킹을 두 코스 돌고 라우터브루넨 구경까지 끝냈지만 아직 해가 지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지치지도 않고 다음 목적지를 하더쿨름으로 정하고 발걸음을 옮겨봅니다.(다시 생각해도 대단...)
폭포가 상징적인 멋진 마을
강행군에 한줄기 빛이 되어주는 맥주 한모금
이런 풍경과 함께 라면 맛이 없을수가 없지!
슈타우바흐 폭포
스위스는 집들과 풍경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
떠나는길 아쉬워 또 다시 돌아본 모습
인터라켄으로 이동해서 푸니쿨라 승강장으로 가는길에 또 마주하는 아레강은 색이 정말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그... 아마 석회 때문일꺼야" 낭만와장창 깨부수는 와이프에 말에도 아랑곳 않고 또 쉼없이 사진을 찍었지요.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승강장엔 기다리는 사람이 꽤나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 새치기 하는 외국인 가족이 있었는데 옆 사람과 와이프가 합세하여 영어로 뭐라뭐라 말해 줄을 서게 만듭니다. 영어를 못하는 저로서는 그저 멋질 뿐이었습니다.(멋지다 우리 와이프!)
푸니쿨라를 타고 꽤나 높이 올라갑니다. 푸니쿨라 맨 앞에 앉아서 보이는 풍경도 좋았지요. 하더쿨름에 도착하니 날씨가 그리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툰 호수와 브리엔츠 호수 양쪽을 모두 바라보며 스위스의 풍경을 만끽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하더쿨름의 놀이터까지 올라가 야무지게 사진을 찍은 후 그린델발트 숙소로 돌아와 정말 너무나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 합니다.
스위스 사람들은 이 아레강을 이용해 수영으로 출퇴근 하기도 한다는데...
나도 해보고 싶다...!
오늘의 마지막 여정의 시작!
꽤나 높이까지 올라가는 푸니쿨라
브리엔츠 호수
툰 호수
놀이터에서 보이는 풍경
-2편에서 계속-
2편 링크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00100/read/30576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