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치킨(munchkin)이란 말이 있습니다. 'Wizard of Oz'에서 처음 등장한 신조어였던 먼치킨은 본래 작품에 등장하는 성질 고약하고 심술궂은 난쟁이를 일컫는 말이었으며, 이후 TRPG에서 좋은 장비를 획득하거나 적과 싸워 레벨을 올리는 일에만 목을 매는 등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생각 없이 제멋대로 구는 플레이어를 지칭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지요. 한국에서는 그 의미가 다시 한 번 변질되어, 어떠한 세계관 속에서 홀로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처럼 터무니없이 강한 힘이나 뛰어난 재주를 지닌 캐릭터를 가리킬 때 쓰는 말로 고착되다시피 한 형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힘이란 재력이나 권력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오로지 개인의 육체와 정신에 기반을 둔 능력인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보통은 일종의 무력(武力)이었습니다. 단신으로 세상과 맞서 싸우고 부조리한 체제를 뒤흔들곤 했던 먼치킨 캐릭터는 많은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통해 큰 즐거움을 선사하고 매력을 흩뿌려 왔음이 분명합니다만, 같은 이유에서 작품의 재미와 질을 떨어뜨리는 일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지나친 우월함은 때로 그것을 창조한 작가에게조차 큰 부담입니다. 충분한 실력이 뒷받침되어주지 않는다면 금세 지루해지고 말 소재이니까요.
이런 게 바로 먼치킨. |
어쩌면 그들에게 있어 자신의 역량을 제한 없이 펼쳐 보이며 활약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란 바로 게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액션이란 장르가 그러합니다. 다수와의 싸움이라는 전통적인 구도가 튼튼한 멍석을 깔아주고, 직접 조종해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일정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지요. 그럴싸한 배경과 남다른 개성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리하여 완성된 것은 눈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때려 부수고 열등한 적들을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종횡무진으로 도시를 누비는 절대적인 강자가 되어볼 기회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프로토타입 2'입니다.
프로토타입 2의 주인공은 말 그대로 초인입니다. 아무런 제약 없이 건물의 외벽을 수직으로 뛰어오르고, 마천루의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비행이나 다름없는 활강을 선보입니다. 맨몸으로 착지해도 다치는 데 없이 멀쩡하지요. 총알은 그저 따가울 뿐 로켓조차도 한두 방 맞는 정도로는 끄덕하지 않습니다. 자동차를 번쩍 들어 올려 농구공 던지듯 휙휙 집어던지고, 장갑차를 혼자 힘으로 단숨에 때려 부수기까지 합니다. 평범한 인간들은 주먹질 한두 번에 싸늘한 시체가 되어버리지요. 초인적인 면모는 단순히 빠른 몸놀림과 괴력을 선보이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자신의 팔을 거대한 칼날이나 촉수 등으로 변화시켜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차라리 괴물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지경입니다.
내가 가는 곳이 내 길이다. |
HELLER ANGRY!! |
그러나 처음부터 괴물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기대와는 달리 프로토타입 2의 주역은 1편의 '알렉스 머서'가 아닌 새로운 얼굴이었습니다. 첫 번째 재앙으로부터 14개월 뒤, 바이러스의 두 번째 확산으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미 해병대의 병장 '제임스 헬러'는 자살이나 다름없는 임무에 자원하여 모든 사태의 원흉으로 알려진 머서에 대한 복수를 시도합니다만,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극복해 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할 줄 모르고 계속 덤벼드는 헬러를 눈여겨본 머서는 그를 죽이는 대신 직접 감염시켜 자신에 버금가는 힘을 선사합니다.
더 이상 사람이라 부르기 힘든 존재로 다시 태어난 헬러는 머서가 말해준 것처럼 초법적인 군사 조직 '블랙워치'와 그들의 투자를 받아 생물학 병기를 연구하고 개발하기 위해 설립된 기업 '젠텍'이 지옥으로 변해버린 뉴욕 시의 참상에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진상을 규명하고자 정보를 모으는 한편으로 무고한 시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블랙워치의 만행과 바이러스의 증식을 저지하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합니다.
전작의 주인공인 알렉스 머서. |
패션 센스는 좀 구리다고 생각합니다. |
모든 사태의 원흉인 블랙워치. |
이제는 'New York Zero'라 불리게 된 과거의 뉴욕이 헬러의 전장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맵 전체가 오픈 월드의 형태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곳곳에 세워진 기지를 거점으로 삼아 계엄령이 내려진 도시를 멋대로 주무르는 블랙워치의 병사들, 그리고 바이러스에 의해 탄생한 감염체(Infected)들이 헬러의 주된 적입니다. 바이러스가 얼마나 퍼졌느냐에 따라 각 지역은 세 종류의 등급 중 하나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오염이 가장 덜한 그린 존은 그나마 사람 사는 동네처럼 보입니다만, 정도가 제일 심각한 레드 존은 시민 대신 감염체(Infected)들로 득시글거립니다.
붉게 표시되는 곳이 블랙워치의 기지. |
흔히 말하는 좀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 |
기본적으로 시민들은 구역 안에서 이동하는 것조차 블랙워치의 통제를 받는다는 설정입니다. 도시는 통째로 봉쇄되었고, 끊어진 다리 위로는 버려진 차들만이 즐비합니다. 당연하게도, 헬러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탈것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건물의 내부를 제외한다면 질주하는 것만으로도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까요. 장애물을 피하려 애쓸 필요조차 없이 일직선으로 달릴 수 있습니다. 속도도 훨씬 빠릅니다.
여기에 도약과 활강이 더해져 무협지 뺨따귀를 후려칠 입체적인 기동이 완성됩니다. 발 디딜 곳 없는 허공까지도 자신만의 주로로 삼아 파쿠르를 즐기듯 직접 길을 만들어가며 맹렬히 내달릴 때의 쾌감이란 전투의 그것 못지않습니다. 동작이 워낙 크고 시원시원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섬세한 움직임은 구사하기 어렵다는 것이 조작에 있어서의 불편함으로써 고개를 들어 올리려다 곧 수그러들고 맙니다. 쓸 데가 없거든요.
따라 올 수 있으면 따라와 보든가. |
담벼락 따위는 알아서 뛰어넘는다. |
파쿠르! |
파쿠르!! |
월등히 빠른 속도는 싸움을 피할 때에도 유용합니다. 블랙워치나 해병대에게 정체를 들키면 경보가 발령되고, 주위의 모든 병사들이 헬러를 향해 공격을 퍼붓습니다. 경보를 해제시키려면 재빨리 몸을 날려 병사들의 시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헬리콥터 따위가 출동하지 않는 이상, 고층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일정한 범위 안에서 증원이 오기 전에 모든 적을 제거하거나 혹은 지원을 위해 도착한 병력까지 모조리 해치워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만, 싸우는 것이 귀찮을 때도 있는 법이니까요. 그럴 때는 그냥 도망치는 편이 낫습니다.
도주와 더불어 헬러는 변신을 통해 자신의 자취를 감추어 위기를 벗어나기도 합니다. 변장이 아닙니다. 변신입니다. 인간에 한해서, 적을 붙잡은 뒤 흡수(Consume)함으로써 자신이 집어삼킨 대상과 똑같은 모습으로 외양을 바꾸는 것입니다. 몸뚱이에다 의복까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통째로 흡수해버리니 완전범죄가 따로 없습니다. 한 번 누군가를 흡수하고 나면, 언제라도 원하는 대로 본래의 모습과 의태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적을 기만하거나, 블랙워치의 정보를 빼내기도 하지요. 흡수할 때마다 체력이 약간 회복되는 것은 덤입니다.
구석에 숨은 다음 겉모습을 바꿔서 경보 해제. |
후루룩 짭짭. |
뭐. 왜. 뭐. |
눈앞에서 이러고 있으면 눈치 좀 채라. |
물론 사람 하나를 통째로 흡수하는데 겉모습이나 훔치는 것이 전부일리가 없습니다. 또 다른 전리품은 다름 아닌 기억입니다. 싸움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지만, 미션을 진행함에 있어서는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지요. 기억을 통째로 가져와버리니 심문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그저 원하는 정보를 가진 녀석을 찾아내서 후루룩 삼켜버리면 그걸로 끝입니다.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사냥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헬러는 바이러스 덕분에 예민해진 감각을 이용하여 찾아야 할 대상을 손쉽게 탐지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원형의 파장을 퍼뜨리면, 그것에 닿은 표적으로부터 같은 형태의 파장이 되돌아옵니다. 보다 높은 곳에서 파장을 퍼뜨릴수록 위치를 감지해내기가 쉬워집니다. 포착이 완료되면 남은 것은 습격뿐입니다. 다만 대상이 누구이든 간에 일단 살아 있어야 흡수도 할 수 있으니, 이때만큼은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평화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사냥감으로부터 얻어낸 정보는 그 즉시 임무의 다음 단계를 진행하기 위한 포석이 되어주곤 합니다.
기억의 흡수는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
말하자면 일종의 소나(Sonar). |
잡았다 요놈. |
게임 속의 미션들은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들이 서너 가지씩 연결된 모양을 띠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사냥감을 찾아내 겉모습과 기억을 훔치고, 군사 시설에 잠입하여 핵심 인물을 흡수한 뒤, 얻어낸 정보로부터 알아낸 목표물을 제거하거나 파괴하는 식입니다. 미션의 종류에 관계없이, 기본적인 구성 자체는 다들 비슷합니다. 유사한 패턴이 순서만 바뀐 채 반복되는 경향이 있기에, 미션만을 연속으로 맡아 해결해 나가다 보면 자칫 지루함을 느끼게 될 확률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럴 때는…… 뭐 그냥 아무 데나 가서 분탕질이라도 치고 오는 수밖에요.
메인 미션과 사이드 미션의 다른 점이라면 우선 게임 속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차이를 들 수 있겠습니다. 엔딩으로 이어지는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이 메인 미션의 역할입니다. 지도 위에서 깜빡이는 큼지막한 알파벳을 찾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다음 미션을 개시할 도화선이 되어주는 인물들의 머리글자이지요. 노란색 별은 사이드미션을 의미합니다. 이 쪽은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인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별책부록입니다. 전혀 손을 대지 않고 메인 미션만을 진행한다 해도 게임을 끝낼 수는 있습니다. 다만 다른 이유에서 일일이 파고들어 해결해 줄 필요가 있지요. 어떤 사이드 미션이 준비되어 있는지는 메뉴의 '블랙넷' 항목을 통해 언제든지 확인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조용하게 처리하고 싶을 땐 암살을 시도하면 됩니다. |
요렇게. |
보는 눈이 많을 땐 자동으로 실패. |
블랙워치의 전용 네트워크인 블랙넷. |
메인 미션의 진정한 가치는 새로운 능력(Powers)을 획득하는 데 있습니다. 헬러의 흡수는 상대방이 지닌 유전적 특질 또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 결과는 보다 파괴와 살육에 적합한 형태로의 변형입니다. 이야기가 종국에 가까워졌을 무렵, 헬러는 특수한 힘을 지닌 감염체들의 유전자를 흡수한 끝에 서로 다른 다섯 가지 형태로 변신할 능력을 손에 넣게 됩니다. 예리한 손톱으로 적을 찢어발기는 Claw에서 팔을 길게 늘여 채찍처럼 휘두르는 Whipfist까지 각각의 능력은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켜 줄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울버린을 연상시키는 Claw. |
베는 맛이 좋은 Blade. |
가장 나중에 얻게 되는 Whipfist. |
Come here!! |
Brawler와 같은 일부 강력한 감염체들은 촉수를 뻗어 공격하는 Tendril로 움직임을 봉쇄한 뒤 사지를 하나씩 잘라내 가면서 손쉽게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블랙워치의 일반 병사나 좀비를 연상시키는 보통의 감염체들이라면 뭐로 때리든 한방에 죽어나자빠지기에 딱히 약점이라 할 것이 없다지만, 그렇지 않은 놈들은 살짝이나마 수고를 들여 주는 것이 번거로움을 줄이는 지름길입니다. 이처럼 적의 약점에 초점을 맞춰 효율을 추구하는 것도 좋고, 그냥 취향에 맞는 조합을 애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라도 불리해 질 일은 없으니까요. 적들 역시 어떤 공격으로든 지겨워지기 전에 끝장낼 수 있을 정도의 체력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편의와 쾌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촉수로 가버렷. |
이쯤 되면 누가 더 괴물인지 모르겠다. |
헬러의 능력은 단순히 두 팔을 변형시키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Devastator는 거대한 폭발 비슷한 것을 일으켜 일정한 반경 안의 모든 생물과 사물에게 피해를 입히는 기술입니다. 강력한 감염체인 Brawler를 소환하여 뜻대로 부리는 Pack Leader는 맷집 좋은 적이 다수 출현하였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적들을 흡수하여 체력 게이지 아래의 Mass bar를 채운 다음 소모해야만 하는 앞의 두 가지와는 달리, Bio bomb은 일단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나면 아무 때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붙잡은 상대를 살아있는 폭탄으로 만들어 터뜨려버리는 잔인한 기술이지요.
일일이 공격하기 귀찮을 때 좋은 Devastator. |
Go. Kill'em all. |
날 위해 폭탄이 되어주겠니. |
메인 미션을 통해 이러한 능력을 익히고, 사이드 미션으로 살을 붙입니다. 사이드 미션의 성과는 헬러의 능력을 좀 더 세부적인 차원에서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잠재된 힘을 일깨워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의 사이드 미션을 완료할 때마다 Offensive, Defensive, Locomotion, Predator 등의 특정한 분야 중 하나에서 원하는 기술을 한 가지 추가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Offensive를 예로 들자면, 근접전에서의 살상력을 높이거나 대상이 군인일 때 좀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게 하는 등 이름 그대로 공격에 관련된 부분을 관장하는 분야입니다. 나머지는 방어력, 기동력, 흡수의 성과, 그리고 변형 능력에 관련된 것이지요. 어떤 분야에서 보상을 얻게 되는지는 미션에 따라 다릅니다.
아울러 수집(Collectibles)을 완료하는 것으로도 사이드 미션과 같은 종류의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객사한 병사의 시체로부터 블랙박스를 탈취하거나, 군사 작전(Field Ops)을 진행 중인 블랙워치 패거리를 제거하거나, 혹은 감염체의 둥지(Lair)를 찾아내 전부 파괴하는 것입니다. 수집의 대상은 직접 근처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정확한 위치를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지도 상에 표시된 미션의 체크포인트를 향해 이동하는 것 외에도 일부러 먼 길을 돌아가기도 하면서 도시를 샅샅이 뒤져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블랙박스를 발견. |
사이드 미션에 성공할 때마다 우워어어엉. |
이런 식으로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추가할 수 있다. |
다양한 유전자를 섭취하기 위해서라도 정처 없는 탐사는 필수적입니다. 머리 위에 친절하게 아이콘을 띄우고 다니는 NPC들은 미션의 수행에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나면, 헬러의 성장을 도와줄 양질의 먹잇감들입니다. 사이드 미션이나 수집의 보상과는 별개로 다양한 능력들의 기본적인 성능을 발달시키고 기술의 수준을 높여주지요. 장갑차 따위를 몰 때의 조종 실력이나 무기를 다루는 기술 같은 것들 말입니다. 행여 직접 성장에 보탬이 되지 않는 유전자라 해도 대신 상당한 양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만큼 흡수해서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질 좋은 유전자를 흡수하고 여러 종류의 미션을 완수함으로써 획득한 경험치는 헬러를 진화(Evolved)시키는 밑거름이 됩니다. 각양각색의 가지를 접붙이는 것이 아닌, 바탕이 되는 줄기 그 자체를 보다 굵고 튼튼한 것으로 만드는 작업인 셈입니다. 레벨이 한 단계 오를 때마다 기본적인 신체능력 가운데 한 가지를 한 단계씩 끌어올릴 기회가 주어집니다. 속도, 체력, 회복력 등이 그 대상이지요. 대부분의 미션은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킴으로써 추가로 더욱 많은 경험치를 얻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니 최대한 빨리 정상에 다다르고자 한다면 잘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유전자 공급원입니다. |
덕분에 레벨도 올랐습니다. |
이렇게 진화와 성장을 거듭하여 헬러가 도달하게 되는 경지란 과장을 조금 보태어 신화 속의 반신(半神)들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입니다. 다만 게임의 첫머리에서부터 이미 더할 나위 없는 괴물이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지금껏 기본적인 시스템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늘어놓기는 했습니다만, 사실 그런 거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해도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애초에 어떤 순서로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지, 임무를 완수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따위를 고민하느라 골머리를 썩이라고 만든 게임이 아니니까요.
그냥 이러고 놀라고 만든 게임입니다. |
짜증나는 원시적 공격이군. |
모두 죽어라. |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 과정만 봐도 그렇습니다. 항상 친절한 안내가 곁들여져 있기에 당장의 과제가 무엇인지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길 찾기는 동네 마실 나가는 것보다도 쉬운 수준입니다. 미션을 선택하는 순서가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지요. 오픈 월드라고는 하지만 본질은 역시나 액션입니다. 수많은 시민들을 싸움에 휘말려 죽게 만들거나 체력의 회복을 위해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해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습니다. 수십여 개의 미션들은 결국 마음껏 폭력을 행사할 수단과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배경이 되는 세계와 구성원들과의 유기적인 상호작용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바람입니다. 별로 필요하지도 않아요. 일단은 주인공이고 악인인 것도 아닌 헬러가 블랙워치 저리가라 할 참극을 일으키면서도 부수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이상하기도 하고 어색해보이기도 합니다만, 게임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 못 할 것도 없습니다. 먹이 사슬의 정점에 선 포식자로서 자신의 관심사 외에 더 이상 인간이 만든 법과 도덕 따위에 연연해할 까닭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면 오히려 현실적이기까지 합니다.
싸우다 보면 불가피하게 콜래트럴 대미지가 발생하기도 하죠 하하. |
사람이 곧 힘입니다. |
결국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사안은 오직 하나 뿐입니다. 어떻게 해야 보다 신나고 잔인하게 적들을 해치우고 성대한 폭발을 일으켜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달리 말하자면 자신만의 고유한 폭력의 미학을 정립하는 것이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유일한 과제라 하겠습니다. 그것을 위한 진화이고 싸움입니다. 그 답을 찾는 과정 자체가 곧 정답이지요. 과학자였던 머서와는 달리 불같은 성격에 입까지 험한 전직 군인 제임스 헬러가 플레이어를 도와줄 것입니다. 말끝마다 매달린 욕설을 듣고 있노라면 그것만으로도 덩달아 난폭해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앞길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어쨌거나 적들의 머릿수는 수십 배, 게다가 블랙워치의 병사나 감염체들 중에도 맷집 좋고 완력도 좋은 성가신 놈들이 제법 섞여 있어 방심하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입니다. 최강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무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생물의 한계라는 굴레를 벗어던진 야수가 제멋대로 화끈하게 날뛰는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멋들어지게 구현하여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원시적인 욕망을 충족시켜 주면서, 동시에 단순한 학살이 되지 않도록 게임으로서 지녀야 할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성취감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토대 또한 갖추고 있다는 것은 프로토타입 2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갓 뜯어낸 뜨끈뜨끈한 로켓 맛 좀 보세요. |
다들 나가 주세요 혼자 있고 싶습니다. |
아오 이 귀찮은 것들 죽어라 죽어. |
함께 TRPG를 즐기던 사람들의 인상이 구겨지는 것을 못 본 척해 가며 적잖은 수의 플레이어가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었던 것은, 진부하고 유치하다는 혹평을 무릅쓰고서 수많은 창작물을 통해 독보적인 우월함의 소유자들이 꾸준히 등장하여 인기를 끌어 온 것은 결국 같은 이유에서였을 것입니다.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그저 상상으로나 그치고 말아야 할 욕망을 해소하기 위한 창구로서 간접 체험이 지니는 가치란 보통 큰 것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직접 먼치킨이 되어 볼 기회를 제공하는 현대의 비디오 게임은, 누가 뭐라 해도 단순한 심심풀이의 수단 그 이상입니다.
헬기를 직접 조종해야 하는 미션도 포함되어 있다. |
오프닝에도 등장하는 Goliath. 이름만 봐도 앞날이 보인다. |
곧 죽을 놈이 폼 잡지 마라. |
높은 곳을 좋아하지만 바보는 아니라구요. |
프로토타입 2는 이와 같은 본연의 역할에 더없이 충실한 게임입니다. 엄청난 힘을 가진 것 치고는 건물을 비롯하여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사물이 훨씬 많다는 점이 다소 아쉽기는 하나, 다른 장점들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면 흔적조차 남지 않을 사소한 불만입니다. 베고 찌르고 터뜨리고 짓밟고 찢어 발겨야 할 것들이 사방에 가득합니다. 무겁고 단단하기만 한 콘크리트 덩어리 따위에 한눈을 팔 여유가 없다 이 말입니다.
이제야 얻을 것도 다 얻고 본격적으로 신명나게 날뛰어볼 수 있겠다 싶어 유쾌한 미소를 지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후의 결전이 찾아온다 해서 안타까워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때까지 터득한 힘과 기술을 거의 대부분 그대로 지닌 채 게임을 새로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선혈을 흩뿌리며 토막 나고 박살나기 일쑤인 시체들의 향연과 윤리 따위 엿 바꿔먹을 소행들에도 아랑곳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프로토타입 2는 먼저 손을 떼기 전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스트레스를 으스러뜨릴 좋은 벗이 되어 줄 것입니다. 자 그럼, 인간을 그만 둘 준비는, 되어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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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 죨라 현실 적이다. 주인공이 흑형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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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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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되게 구리네요. 이게 다 하야시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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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버프 + 운동 종특 = 먼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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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도.......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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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버프 + 운동 종특 = 먼치킨 | 12.05.31 19: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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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도.......춤도.......... | 12.05.31 20: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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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까지.. | 12.06.01 12: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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