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 시즌 2, 젠더락 클래스부터 군단장 레이드까지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빛나는 ‘로스트아크’가 어느덧 서비스 1주년을 맞았다. 이에 스마일게이트는 11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루테란 신년 감사제’를 열고, 약 230여 명의 유저들과 함께 앞으로 ‘로스트아크’가 나아갈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무대에 오른 금강선 디렉터는 “’로스트아크’가 서비스를 시작하고 벌써 1년이 흘렀다. 그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더 빨리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업데이트를 하다 보니 만남의 시간이 늦어졌다. 지방에서도 많이 오신 것으로 안다. 주말임에도 다들 시간을 내어 귀한 발걸음을 해주셨다. 오늘 행사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와 함께 뭇 유저의 호평을 받은 ‘로스트아크’ OST를 활용한 1주년 기념 연주가 있었다. 특히 이날 공연은 별도로 연주자를 섭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곡을 만든 작곡가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기타와 피아노를 치며 1주년의 의미를 더하였다.
또한 ‘루테란 신년 감사제’에 참석한 유저들을 위하여 간단한 퀴즈 이벤트 ‘도전! 로.잘.알.’이 진행됐다. ‘오늘 행사의 주최자인 루테란의 왕 실리안이 좋아하는 선물이 아닌 것은?’과 같이 게임을 성실히 플레이한 유저라면 손쉽게 맞출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됐다.
연일 치열한 승부를 이어가는 ‘로스트아크’ 최초의 정식 e스포츠 리그 ‘로열 로더스’ 8강 진출자들도 ‘루테란 신년 감사제’를 축하하고자 참석했다. 무작위로 레드, 블루 두 팀으로 나뉜 선수들은 정식 경기를 방불케 하는 이벤트전으로 좌중의 환호를 받았다.
다시금 등장한 금강선 디렉터는 “오랫동안 문제에 대처하는데 급급하여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지 못했다. 여러분이 ‘상대적 갓겜’이라 부르는 것도 알고 있다(웃음). ‘로스트아크’는 ‘For All RPG FANS’라는 슬로건에서 출발했다. 호기롭게 내세운 이 슬로건이 서비스 내내 참 무겁게 다가왔다. 언젠가 이 슬로건에 부끄럽지 않은 날이 올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겠다”고 1주년 소감을 남겼다.
2018년 12월 OBT에 돌입한 ‘로스트아크’는 그간 경쟁전, 요새전, 로헨델과 욘 대륙, 실마엘 전장, 여정 퀘스트, 신규 각성기, MVP 시스템, T3 장비, 페이튼 프롤로그, 어비스레이드 미스틱, 에픽 레이드, 리버스 루인, 신규 클래스 창술사·암살자·홀리나이트 등을 업데이트해왔다.
1년간 호감도 신뢰달성 NPC는 총 3,694,482명이며 호감도 포인트 누적 순위는 1위 실리안, 2위 칼스, 3위 레온하트 네리아, 4위 베아트리스까지다. 또한 에르제베트 대 크리스틴은 에르제베트가 69%로 크리스틴의 31%를 크게 웃돌았다.
최고로 호평을 받은 섬으로는 1위 별빛 둥대의 섬, 2위 sys.landoftruth, 3위 메투스 제도, 4위 푸른 바람의 섬, 5위 부서진 빙하의 섬이 차지했다. 로팡섬 택배 배송의 경우 슈샤이어가 1위, 아르테타인이 2위, 베른이 3위, 애니츠가 4위, 루테란이 5위, 토토이크가 6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1년간 가디언 영혼 수확량 101,517,903개, 모코코 총 수확량 342,173,074개, 섬의 마음 총 획득량 16,512,206개, 클래스 총 생성 수 10,579,755개에 달한다. 무엇보다 2018년 11월 7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률 100%를 달성한 유저가 무려 438명이나 되어 놀라움을 샀다.
다음으로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2020년 업데이트 로드맵이 발표됐다. 첫 째는 기존 레이드와 비교도 안되게 어려운 ‘도전, 시련 레이드’다. 해당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컨트롤이 매우 중요하며 최초, 최단 클리어 시 캐릭터명 등재의 명예도 얻을 수 있다. 둘 째는 ‘로스트아크’가 자랑하는 유려한 그래픽을 십분 활용한 ‘셀프 카메라’다. 이제 쿼터뷰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각도에서 원하는 장면을 찍어 추억으로 삼을 수 있다.
셋 째는 ‘랭크 시스템’이다. 단순히 PvP나 레이드뿐 아니라 다종다양한 콘텐츠에서 최고의 고수임을 알릴 수 있는 랭킹이다. 넷 째는 ‘태초의 섬’이다. 이곳은 최근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배틀로얄’ 컨셉의 섬으로 공룡의 위혐에서 살아남아 최후의 1인이 되는 것이 목표다.
다섯 번째는 ‘니나브 호감도’다. 니나브 섬 출시 후 호감도 시스템을 적용해달라는 요청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작업하였다고. 여섯 번째는 호감도 신규 단계 ‘애정’이다. 나름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인 만큼 ‘신뢰’ 단계를 넘어 과감한 호감도 연출이 추가된다고.
일곱 번째는 ‘원정대 영지’다. 이곳은 게임 속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소위 말하는 ‘숙제’의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장소다. 직접 플레이하는 서브 캐릭터도 원정대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호감도 NPC 역시 영지로 초대할 수 있다.
여덟 번째는 ‘생활 개편’이다. 생활 레벨을 숙련도에 따라 성장하는 원정대 방식으로 바꾸고 카테고리별로 전반적인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다. 열 번째로 ‘항해’ 역시 실질적인 재미보다 ‘숙제’의 장소가 된 바다를 함께 즐기는 이벤트 놀이 공간으로 바꿔간다. 또한 특별하 보상을 마련하여 흥분되는 모험이 펼쳐지도록 개발하고 있다.
열한 번째 업데이트는 해양 던전 ‘낙원의 문’이다. 앞선 ‘항해 개편’과 맞물리는 부분으로, 심해를 무대로 한 새로운 만남과 위협이 찾아온다. 강력한 보스 몬스터들은 물론 가디언 아르카디아까지 뭇 유저의 도전을 기다린다.
이러한 굵직한 콘텐츠 외에도 전 서버 파티찾기 기능, 퀘스트 원정대화, 캐릭터 헤어 스타일, 퀘스트 완료 목록, 캘린더 섬 개편, 악보 및 소셜액션 즐겨찾기, 섬의 마음 획득 개선, 아바타 프리셋, 가이드 보강, 캐릭터 선택창 자리 이동, 아바타 착용 시 재련 이펙트, 경매장 아바타 미리보기 등 크고 작은 편의성 개선이 예정되어 있다.
종합하자면 ‘로스트아크’는 시즌 2 ‘꿈꾸지 않는 자들의 낙원’을 선보이고자 준비 중이다. 시즌 1은 아크를 찾는 동기를 부여하는 모험의 서막이자, 에스더 및 군단장 등 주요 캐릭터를 소개하는 시기였다. 다가올 시즌 2는 유저들이 충분히 얼굴을 익힌 이들 캐릭터를 활용하여 한층 혼란스러운 갈등 구조가 발생하며 서사적인 절정으로 넘어가는 구간이다.
‘로스트아크’ 개발팀은 시즌 2를 기하여 이제껏 쌓여온 각종 피드백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다소 급하게 들어갔던 실마엘 전장을 개편하고, 섬 점령전을 추가하고, 마지막 에스더 ‘카단’에 대한 신규 에피소드도 선보인다. 고착화된 성장 매커니즘에도 변화를 주어 새로운 카드 시스템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 지속적으로 지적 받아온 UI도 리뉴얼이 진행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투의 양상을 바꿀 신규 클래스 2종과 신규 대륙 파푸니카가 찾아온다. 그리고 ‘로스트아크’ 서비스 개시 이래 끝없이 언급되었던 클래스 젠더락이 해제되어, 남성 배틀마스터나 여성 배틀헌터 등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들 젠더락 클래스는 단순히 성별만 바뀐 것이 아니라 고유한 전투 방식과 각성기를 통해 마치 신규 클래스 같은 느낌을 줄 것이다.
‘로스트아크’ 세계관에서 군단장은 악의 세력을 지휘하는 명실상부한 최강자들이다. 시즌 1에서도 여러 군단장과 대치하며 그들의 음모를 저지하였지만, 실제로 다른 레이드처럼 유저와 자웅을 겨룰 기회는 없었다. 이에 시즌 2에서는 ‘군단장 레이드’를 통해 유저가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통해 직접 군단장을 처치할 수 있는 최상급 난이도의 콘텐츠를 마련한다.
금강선 디렉터는 ‘For All RPG FANS’가 어쩌면 오만했던 것 같다며 ‘With All RPG FANS’라는 시즌 2 슬로건을 선언했다. 주요 골자는 소규모 간담회의 확대와 길드 정모 지원, 리샤의 편지를 통한 직업별 PvP 승률 공개, 아바타 개발에 있어 선호도 설문을 포함한 유저 참여 방안의 마련 등이다.
다음은 현장에서 이루어진 금강선 디렉터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슈샤이어 아바타는 정말 왜 그런건가
: 아무래도 슈샤이어 체형 상 갑주는 굉장히 잘 어울리는데 캐주얼한 복장은 유저 여러분이 원하는 수준으로 디자인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 스쿨룩을 발매했을 때 인상 깊은 피드백이 ‘왜 다른 클래스는 학생을 줬는데 우리는 선생님이냐’였다. 앞으로는 슈샤이어 유저 여러분에게도 남에게 자랑할만한 아바타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욘 시나리오의 뮤지컬 연출이 좋았다. 이런 멋진 연출의 다시 보기가 가능하면 좋겠다
: 욘 시나리오 뮤지컬 연출에서 네리아를 연기한 성우는 가수 고은이다. ‘겨울왕국’과 같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많이 참여한 분이다. 연출 다시 보기의 경우 여러 복장에서 스크린샷도 찍고 하면 좋을 듯하다. 앞서 발표했듯 작업 중인 내용이 많아 확답을 드리긴 어렵지만 적어도 올해 안에는 그러한 기능을 추가하도록 하겠다.
● 커스터마이징의 유연성을 위하여 부위별 아바타가 더 많이 필요하다
: 보다 완성도 있는 디자인의 아바타를 선보이고자 한 벌로 작업해온 것인데, 보다 자유롭게 코디하고픈 유저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부위별 아바타를 더 많이 출시할 계획이다.
● 많은 논란이 있었던 ‘즉시 완료권’을 출시한 이유가 궁금하다
: 너무 잘못된 판단이었다. 당시에는 레이드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고 이른바 ‘버스’를 구하는 유저가 적잖았다. 그래서 이러한 분담감을 줄여주자는 취지에서 ‘즉시 완료권’을 냈는데 며칠 만에 실수라는 걸 알았다. 그럼에도 바로 빼지 않은 이유는 6월에 욘 업데이트와 함께 6등급 레이드가 나오니까 큰 문제없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얄팍하고 용기 없는 판단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사과드린다.
● 딜로 찍어 누르는 레이드를 개선할 계획이 있는지
: RPG 자체가 딜이 올라가서 하위 전투로 갔을 때 쉬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현재는 파워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한 것이 맞고, 시즌 2에서는 유저 여러분의 상실감을 최소화하며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
● ‘승리의 문장’ 삭제가 실제로 PvP 밸런스를 잡는데 도움이 되었나
: ‘승리의 문장’을 1년간 도입해본 결과 문제가 많았다. 스킬의 개성을 죽여버리는데다 밸런스를 맞추는데도 변수로 작용한다. 물론 ‘승리의 문장’을 빼고도 밸런스를 맞추는 노력이 더 필요하겠지만 현재로선 대회에서 제거한 것이 매우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밸런스 패치를 조금 더 자주 할 수는 없는 건가
: 자주라는 빈도에 대하여 개발자와 유저가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수 있다. 이런 일이 있었다. 특정 클래스를 너프했는데 계획한 승률보다도 너무 많이 내려가더라. 그래서 급히 패치를 하려 했는데 시간이 흐르며 유저들의 이해도가 올라가며 승률이 회복되는 거다. 즉 당장의 현상만 보고 패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시간을 들일 필요도 있다. 물론 우리가 실패한 것이 확실하다면 빨리 인정하고 패치할 것이다.
● 초보 유저들이 혼자서도 쉽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 게임을 서비스하다 보면 우리도 엔드 콘텐츠에 집중하게 되어 초보 유저들의 존재를 간과하게 된다. 또 우리는 다 알다 보니 남들도 그렇겠거니 하고 넘어가는 부분도 있고 레이드를 해야 하는데 매칭이 안되는 상황도 나온다. 앞으로는 초보 구간만 케어하는 팀을 따로 구성하여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가도록 하겠다.
● 아크라시움에서 재련으로 성장 방식이 변경된 건 어째서인지
: 욘 업데이트 때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은 것 같다(웃음). 많이들 P2W(Pay to Win)을 언급하는데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 사실 당초에는 아크라시움 3을 준비하고 있었다. 전투뿐 아니라 생활, 항해로도 성장할 수 있도록 아크라시움으로 일괄 제어를 했는데 실패했고, 오히려 숙제만 늘어나고 나중에 시작한 유저가 따라잡지 못하게 됐다. 결국 RPG라는 장르 자체의 근본을 무시한 것이다. 그래서 재련으로 넘어가며 화폐 가치를 잡아내고 여러분에게 성장체감을 주고자 했다.
● 베아트리스가 정말 흑막인가, 나중에 아크 훔쳐서 도망가나
: 이걸 얘기했다가 다들 접으면 어떻게 하나. 뭔가 이 자리에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네, 흑막이에요’ 그러면 ‘거봐. 뭐랬어’그럴 거고 ‘아니에요’하면 ‘에이~ 뻔한 캐릭터네’할 테니까.
● 잃어버린 아크 7개를 모두 모으면 스토리가 종료되나
: 종료되면 안된다(웃음). 이미 시즌 1에서 여섯 개나 모였으니까. ‘로스트아크’ 세계관은 굉장히 넓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대륙도 많다. 아크가 모두 모이면 굉장히 놀라운 일이 벌어질 것이다. 절대 거기서 끝나지 않으니 기대해도 좋다.
● 마지막으로 ‘루테란 신년 감사제’를 빌어 유저 여러분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 게임 개발을 시작한지 벌써 20년째다. 스마일게이트와서는 8년이 넘게 ‘로스트아크’ 한 작품에 매달리고 있다. 처음에 PC MMORPG 만들 때는 모바일이나 만들라는 얘기가 많았다. 나는 PC MMORPG가 사양길이라는 것을 인정하기도 싫었고 이 재미를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막상 서비스를 해보니 어려운 점도 많고 부족한 부분도 보이지만. 요즘 ‘기생충’이 해외 시상식에 나가서 상도 받고 국위선양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웠다. 우리 ‘로스트아크’도 그처럼 해외에 나가서 국산 게임의 위상을 드높이려 한다. 여기 모인 유저 여러분 또한 ‘로스트아크’를 한다는 것이 프라이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