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심 2: 심령방송, 캐릭터성 부여에 힘을 쏟다
이전 직장에서 콘솔 쪽 미소녀 게임을 주로 프로듀스 했고, 그 경험을 살려서 지금의 직장인 큐리에이트를 세웠습니다. 현재 큐리에이트의 모든 작품은 제가 기획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설정부터 세계관까지 전부 제가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모션 같은 것도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 대표라는 훌륭해보이는 직함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뭐든지 다 하는 잡일 담당이기도 합니다. (웃음)
● '폐심'의 탄생에 영향을 미친 엔터테인먼트가 있다면?
'클락 타워(クロックタワー)' 시리즈를 좋아하기에,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클락 타워(クロックタワー) 제작에 참여했던 스태프나 팬분들께는 혼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웃음) 학생 시절에 플레이 하고 난 이후 지금까지도 제일 좋아하는 호러 게임입니다.
사진은 '클락 타워 3'
전작의 무대인 호텔의 경우, 어느 방에 들어가더라도 배경에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따라서 재미 면에서 부족한 측면이 있었고, 어느 방에 갔는지, 조사했는지도 알기가 어려운 점이 있어서 이번에는 방 하나 하나가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쇼핑몰을 선택했습니다. 이전처럼 배경을 재활용하지 못 하기 때문에 배경 제작에 꽤 시간이 걸리고 말았습니다만…
● 배경이 달라져도 캐릭터들이 스트리머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처럼 스트리머들이 계속 게임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이유는?
현재 굉장히 넓은 시청자 층이 영상이나 스트리밍 사이트를 보고 있고, 일본에는 심령 스폿에 가는 스트리머들도 많다 보니, 주인공이 스트리머라는 설정을 많은 유저 여러분들께서 받아들이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스트리머가 주인공이 되는 게임이라면, 실제 스트리머분들께서도 흥미를 가지고 실황 플레이를 해주시지 않을까 하는 노림수도 있습니다. (웃음)
저희 큐리에이트의 강점이 2D 일러스트 제작에 있다 보니, 이러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호러 게임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횡스크롤과 상성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횡스크롤 호러 게임인 클락 타워(クロックタワー) 시리즈를 좋아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사진은 '센티멘탈 데스루프'
전작은 캐릭터의 개성이 희미했던 부분도 있어서, 이번에는 한 명 한 명에게 스토리와 설정을 부여하며, 캐릭터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시스템 측면에서 보자면, 전작은 모든 맵을 1명의 캐릭터로 이동하면서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플레이어 여러분께 탐색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고 말았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서로 다른 장소에 있는 3명의 캐릭터를 교대해 가며 이동 시간을 줄이고 쾌적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하여 전작 대비 탐색의 스트레스를 줄였습니다. 유저 여러분들께서 이러한 점을 좋게 평가해 주셔서 다행입니다.
전작은 미소녀 게임이라는 특성 상 평소에 호러 게임이나 탈출 게임을 즐기지 않는 분들이 많이 플레이해 주셨습니다. 때문에 유저 여러분께서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누가 플레이 하더라도 이해하기 쉽고 쾌적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콘셉트로 잡아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시하거나, 기믹 및 아이템 사용처를 힌트로 알려주거나 하는 식으로, 전작과 비교하여 꽤 알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 전작보다 호러의 비중이 감소했다는 의견도 있던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번 작품은 캐릭터 어필에 힘을 쏟았기 때문에 호러 요소는 다소 옅어진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알기 쉽게 만든 탓에 긴박감이 부족해진 것도 하나의 원인일지 모르겠네요. 만약 차기작을 만들게 된다면, 이러한 부분의 밸런스를 다시금 고려해서, 더욱 무서운 호러를 체험하실 수 있도록 제작하고 싶습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유저 여러분께서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후속작을 제작하고 싶은 마음이며, 제 머릿속에도 이미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구상이 어느 정도 그려져 있습니다만, 지금은 폐심 시리즈와 별개의 프로젝트가 많이 움직이고 있다보니, 이쪽에 집중하느라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네요…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예정은 없습니다만, 여러분의 요청이 많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나갈 생각입니다.
● 스위치 버전과 달리 스팀 버전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데, 향후 패치 가능성이 있는가?
말씀해주신 것과 관련해서도 현재로선 예정에 없습니다만, 많은 요청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나가고자 합니다.
사진은 스팀 버전 스크린샷
제가 질의서를 받은 후 얼마 있다가 정보가 공개되었는데, 전투 장비로 무장한 메이드를 조작해서 마을에 흘러 넘치는 좀비를 섬멸하고, 아키하바라에 평화를 되찾는 것이 목적인 전방위 액션 슈팅 게임 '메이드 오브 더 데드(メイド・オブ・ザ・デッド)'를 올해 2월 일본에 발매합니다.
사진은 2월 15일 일본에 발매된 '메이드 오브 더 데드'
● 끝으로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스팀에서의 평가나 메일 등으로 주시는 여러분의 평가를 제가 직접 전부 확인하고 있습니다. 향후 개발에도 참고해 나갈 예정이니, 모쪼록 저희 게임을 플레이 하시고 감상을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신사 여러분을 만족시켜 드릴 수 있는 게임을 전 세계로 출시해 나가고자 하니, 많은 기대와 관심 바랍니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