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만들거나 즐길 때 “이걸 왜 해야 하지?”라는 질문은, ‘일’로 하다 보면 종종 잊게 되곤 합니다. ‘호프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던 게임 개발사, CJ Game Lab 사람들은 ‘재미를 만들기 위해’ 끊임 없이 “왜”라고 자문자답하고 있다고 합니다. 새 회사 이름도 “재미를 연구한다”는 의미라 합니다.
지난 2010년 11월 CJ인터넷(현 CJ E&M Games) 자회사가 된 CJ Game Lab에서는 5개 게임을 개발 중입니다. 백승훈 개발1본부장이 <하운즈>, <킹덤즈>, 를, 김주인 개발2본부장이 <프로젝트 K>, <프로젝트 Y>를 이끌고 있습니다.
위 신작에 대한 정보는 CJ E&M Games 신작 발표회에서 살짝 공개됐지만, 게이머들이 기대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떡밥도 맛있어 보여야 무는 법! 그들의 게임에서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지 정보를 받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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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2본부를 총괄하는 김주인 이사>
게임 얘기를 꺼내기 전, CJ E&M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물었습니다. 김 이사는 “CJ의 인프라와 개발자들의 안정감을 들 수 있습니다. 개발자 위주라 회사다운 부분에 취약했는데, 대기업인 CJ와 합쳐지면서 관리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원칙’이란 부분에서 보다 명확하고 투명해졌죠. 개발 진행을 예측할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안정감이 느껴졌습니다”라며 웃었습니다.
CJ Game Lab 사무실은 게임 개발사 같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분위기 역시 차분하고 조용했습니다. 개발2본부는 야근도 지양한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넓은 공간을 여유 있게 사용하는데다 내부에 카페테리아가 있어 ‘웰빙’ 느낌도 났습니다. 주변이 고요해서 정신산만한 기자도 얌전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집중해서 게임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원칙은 회의실 벽면에서도 지켜보고 있다!>
전형적이며 쉽고, 빠르고, 깊이 있게!
Q. 지난 발표회 때 영상을 보니 전투는 아주 전형적인 MMORPG더군요. 요즘 나오는 신작들처럼 에도 뭔가 특별한 게 있나요?
김 이사 : 아뇨. 새로운 시스템이나 특징이 없습니다. 새롭다고 해서 다 잘되는게 아니더라고요. 기존 MMORPG 선배들이 다져온 탄탄한 체계를 바탕으로, 보다 쉽고 깊이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존 시스템을 유저들이 쉽게, 빠르게 할 수 있는 부분이 뭐가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콘텐츠 소비가 빨라집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깊이 있게’입니다. 게임을 쉽게 시작하고, 조금만 알아도 할 수 있지만 하다보면 좀 더 잘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신경 쓰며 게임의 깊이를 알아갈 수 있는 방식입니다. 같은 콘텐츠를 소비하더라도 보다 깊이 있게 파고 들 수 있도록요.
Q. 그렇다면 의 특징은 뭔가요?
김 이사 : ‘K’의 핵심은 ‘쉽고, 빠르고, 깊이 있게’입니다. 개발자들이 회의를 마칠 때 항상 서로 묻습니다. “재밌을까요? 쉬울까요? 빠를까요? 어떻게 깊이를 주죠?” 이 네 가지는 필수로 서로 이야기합니다.
Q. 핵심 콘텐츠로는 뭐가 있을까요?
김 이사 : 던전 콘텐츠 같은 경우 콘솔적인 매력을 살려보고자 했습니다. 콘솔 게임을 따라갈 순 없지만, 그렇다 해서 MMO 특성상 MO나 FPS처럼 빠르게 플레이할 수도 없죠. 그래서 생각한 게, 사람들끼리 많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K’는 커뮤니티의 자생성을 중요시합니다.
특별히 만든 시스템은 없지만, 정치나 국가전을 통한 대규모 커뮤니티 발생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단, 자칫 느리고 어렵고 깊이가 없으면 ‘훅’ 날아가버리는 콘텐츠다보니,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가 고민이었습니다. 유저가 필드에서 몹 잡다가도 ‘투 클릭’ 만에 ‘이미 전장에’ 있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부담 없이 싸울 수 있게 하는 거죠. 개개인의 전략이 떨어질 순 있고, 많이 죽겠지요. 이걸 극복하고자 길드를 생각하게 될 겁니다.
Q. 커뮤니티의 자생성을 중시하는 구조군요.
김 이사 : 캐릭터를 키우고, 길드에 들기 위해 조건을 충족하고, 국가전에 출전하기 위해 능력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이탈하는 유저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커뮤니티의 강제성’이라 생각합니다. 하다 보면 생기는 게 커뮤니티지, 국가전을 하기 위해 억지로 거치는 과정이 되는 거죠. 게이머들은 수줍음이 많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풀어갈 수 없을 때는 힘들어하더군요. 이런 분들이 재미를 느끼는 데 부담 없이 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편하고 자유롭게 했습니다. 해보다가“요것 봐라?”싶어서 더 해보고 싶어지게끔요.
Q. 유저들이 그러한 구조를 스스로 형성해가려면 동기 및 보상 부여가 중요하겠네요?
김 이사 : 그런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유저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보니, 결론적으로는 이득이나 재미나 이런 거지요. 그런데 유저들을 보면 강력한 이익 때문에 게임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을 들인 가치를 정신 및 보상 측면에서 제공하고자 합니다. 고급 아이템을 주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나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구나”하는 심적 보상도 유효하겠죠. 또, 이러한 무한 콘텐츠가 유저들의 생활이되기를 바랍니다.
Q. 출시 일정이 미정인데, 개발은 어느 정도 진행되었나요?
김 이사 : 아직 많은 부분이 가려져 있지만, ‘Y’보다는 빨리 출시될 예정입니다.
뭐든 다 최고가 힘들다면, 전투에서 최고를 노린다!
Q. 첫 공개 영상 속 타격 효과가 강렬하더군요.
김 이사 : 주요 개발 포인트 중 하나가 ‘전투에 관해서는 최고로 만들자’가 모토였어요. 회사 규모가 있다보니 뭐든 다 최고는 힘들 것 같고, 그 중에 유저들이 가장 즐기고 좋아하는 전투를 살려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투의 타격감이라든지 전략을 최우선으로 개발 중입니다.
Q. 어떤 게임인지 보다 자세히 알 수 없을까요?
김 이사 : 지금은 핵심 재미를 개발하는 단계입니다. 전투를 잘 살리려면 궁합이 맞는 요소를 찾아야겠죠. ‘보쌈이면 김치’ 이런 식으로요. “전투와 잘 맞는 요소는 역시 PvP 아닐까”해서, “그럼 어떻게 PvP를 붙여볼까?”, “이렇게 해보자”는 정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Q. 게임 엔진은 무엇을 쓰셨나요?
김 이사 : 대부분 하우스엔진인데, 게임브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게임브리오가 대단한 넓이를 차지한다기보다 미들웨어 수준이라, 개발자들이 그 위에 많은 것들을 더하고 있습니다.
Q. 동양풍 무협 MMORPG이다 보니 리플에 <블레이드&소울> 얘기도 나오더군요.
김 이사 : 우리 게임과 비교된다면 걱정되기는 하죠. 부끄러운 부분도 있겠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블레이드&소울>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무협 시장의 활력소가 되어 시장을 키워주지 않을까 합니다. 또, ‘Y’가 <블레이드&소울>이 긁어주지 못하는 부분을 긁어줄 수도 있겠지요.
PvE와 PvP를 함께 가져간다, <하운즈(Hounds)>
Q. 게임 영상을 보는 동안 멀티 플레이가 잘 이뤄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 이사 : TPS고, <기어스 오브 워> 얘기도 듣곤 합니다. TPS라 달라진 건 슈팅 게임에 RPG가 들어간 개념입니다. 슈팅인데 레벨업도 하고, 아이템 업그레이드도 합니다. 레이드도 뛰고요. 협업이란 레이드 뛰듯 전투한다는 개념입니다. 그냥 PvP를 하는게 아니라 흥미를 유발하고, 쭉 이어지는 이야기를 솔로잉 플레이하듯 즐길 수 있습니다. 솔로잉 플레이를 통해 높인 능력으로 PvP에서도 활약하며, 두 가지 플레이 타입을 모두 가져가는 게임입니다.
Q. 몬스터 생김이나 분위기 탓인지, 왠지 <하프라이프>가 생각나서, ‘빠루’만 들면 게임 끝날 것 같았습니다.
김 이사 : 그렇죠?(웃음) ‘빠루’마저 들면 안 될 것 같아요.
Q. <하운즈>에서 몬스터 AI가 아주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는데, AI 구성에 대한 개발팀의 기획 취지와 난이도 및 복잡성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A(개발사 서면 추가 답변) : <하운즈>는 시나리오 기반 Co-op 미션 핵심 컨텐츠기 때문에 AI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콘솔/PC패키지 게임과 같이 엄폐도 하고 총을 쏘는 적 AI를 만드는 것이 개발 과정에서 쉽진 않았습니다. 국내는 MMORPG기반의 AI개발자가 대부분이라 이런 스타일의 AI를 만들어본 경험 없어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지만 최대한 사실적이고 그럴듯하게 움직이는 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개발에 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AI가 대부분 완성되어 지속적으로 다듬고 있는 상태로 출시 때는 만족할 만한 AI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내 금지령 내린 웹게임, <킹덤즈(Kingdoms)>
Q. 어떤 게임인가요?
김 이사 : 전형적인 웹게임이지만, 플래시를 활용해 액션성을 더했습니다. 어차피 최고의 영주가 되는 게 목적이라면, 전투를 RTS처럼 실시간으로 싸우는 느낌을 살려 개발한 게임입니다.
Q. 여러 문명이 존재하던데, 문명으로 인해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요?
김 이사 : 플레이 패턴에 영향을 줍니다. 문명마다 장단점이 있어서, 클래스 고르듯 고르면 됩니다. 문명간 차이는 전략과 동맹을 통해 극복할 수 있습니다.
Q. 이런 타입 게임이 중독성 있죠.
김 이사 : 은근히 중독성이 있더라고요. (웃음) 한때는 사내 금지도 시켰어요. 내부 테스트로 사원들에게 시켰는데, 자꾸 하려고 해서요.
<서든어택> 핵심 개발자의 차기작,
Q. 라는 가제는 어떤 의미인가요?
김 이사 : 날 것, 야생이라는 의미입니다. 는 리얼하고 원초적인 FPS의 느낌을 살린 정통 FPS입니다. 최근 ‘탈장르’적인 게임들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는 정통 FPS의 재미를 추구합니다. 레이븐팀이 쌓아온 노하우로 FPS다운 재미요소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Q. 를 보고 ‘서든어택’ 유저들이 기대할 수 있는 향상된 재미 요소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개발사 서면 추가 답변) : 먼저 프로젝트Raw 는 기존 온라인 FPS 게임을 접했던 유저나 초보자도 쉽게 적응이 가능하도록 접근성을 최대화했습니다. 거기에 기존 온라인 FPS 게임에서 부족했던 타격감과 피격감을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FPS 게임에서 제일 중심이 유저가 총기를 쏜다는 느낌과 상대방을 맞췄다는 느낌 그리고 자신이 현재 맞았다는 느낌들이 잘 살아야 재미를 느낄 수 있고 그러한 것들이 기본 베이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그 기본 베이스를 최대한 살리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본 베이스 위에 AI 를 이용한 인질 구출, VIP 암살 및 보호, 진압 미션 등의 게임 컨셉과 어울리는 독특한 모드와 다양한 코스튬을 이용한 캐릭터 아바타 시스템, 게임에서 기능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총기 개조 등의 콘텐츠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Q. 저사양에서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그래픽을 보여주실 예정이라면, PC 사양은 어느 정도를 최소로 예상하시는지 알려주세요.
A(개발사 서면 추가 답변) : 저희가 준비하는 PC 최소 사양은 CPU 펜티엄4 2.0Ghz, VGA NVidia(FX 5700), ATI(Radeon 9500), RAM 512MB 이상이면 됩니다. 그 밑으로 한가지 더 옵션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사양은 밝히기 힘들거 같습니다.
이렇게 다섯 게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출시 일정은 <킹덤즈>가 발사 준비 완료(?), 는 2011년 말까지 완성도 조정, <하운즈>는 내년 초 이전에 선보일 계획이라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 이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루리웹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주인입니다. 제가 재미를 만드는 그런 일을 하는 거니까요. 제 능력 닿는 데까지 재밌는 걸 만들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웃음) 우리 회사가 세계 최고급은 아닙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게임을 항상 최고 스펙을 가진 사람이 만들진 않았잖아요. 우리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단시간에 이뤄지는 건 아니잖아요. 게임을 만듦새로만 본다면 세계 게임과 비교해서도 압도적인 수준이라 해서 대박나는 건 아니지요. 좀 더 실속 있고 재미 있는 게임, 유저들이 원하는몇 가지를 탁 잡아내서 만드는 ‘그 길’을 가고 싶습니다.”
<김주인 이사 "\'쓸모 있고 이유 있는 헤멤\'을 경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합니다.">
<’하운즈’ 개발팀의 애장품들!>
<사무실이 너무나도 깨끗합니다. 여기도 개발사답게(?) 프라모델은 포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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