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에이스톰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빌딩 앤 파이터’ 가 26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출시 전 테스트 버전을 제공받아 미리 체험해볼 수 있었다.

※ 본 시연은 별도의 테스트 버전을 제공받아 플레이하였으며, 출시 버전과 그 내용이 일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빌딩 앤 파이터’ 를 처음 시연하고 나서 적은 소감은 바로 전투가 제법 괜찮고, 그렇다보니 전체적인 게임이 괜찮아보인다는 것이었다. 이런 느낌은 이번에도 비슷했다. 전투 자체가 모바일 게임에서 가능한 커맨드 액션에 대한 고민을 꽤 많이 담은 듯한 느낌이다.

▶지난 기사 - 전투만 재밌어도 반은 간다, '빌딩앤파이터' 체험 (링크)

작년에 캡쳐한 움짤이지만,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

횡스크롤 방식의 액션은 모바일에서도 흔하지만, 자동 전투 기반으로 돌아가면서 그때그때 플레이어가 개입해서 잠깐씩 조작을 할 때 자연스럽게, 불편하지 않게, 귀찮지 않게 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하지만 이 게임은 자연스럽게 그런 흐름이 연결되고, 조작시에는 콤보 데미지 증가, 그리고 던전 보상 증가라는 확실한 보상이 있다. 그렇다고 모든 전투를 다 직접 하도록 강요하지는 않는다.

이는 각 기술의 적절한 호밍, 타격 범위 분배, 조작이 끊어질 때 자동 전투 AI가 반응하는 속도 등등 여러 자잘한 요소들의 총합이다. 그때도 언급했듯, 물론 이 게임에서 PC 나 콘솔 수준의 액션 감각을 요구하는건 무리라고 본다. 다만 모바일 게임의 기준으로 제법 괜찮은 액션이라는 것. 오직 네개 만의 스킬 버튼으로 어떻게 액션을 플레이할까, 하는 고민을 방향키와 조합한 커맨드 방식으로 푼 것도 좋았고, 이 조작감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음, 한가지 찜찜한 건 이 게임은 플레이 스샷을 올리면 거주지를 특정당할 수 있다는거?

이 게임의 두번째 특징은 역시 GPS 기반 SNG 콘텐츠다. 다만,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실제 GPS 좌표에 따른 플레이 제약을 최대한 걸지 않으려고 한 부분이 엿보인다. 시작 지점을 고르는 것이나, 플레이 기준이 현재 위치보다는 본진 거점 위치 기준으로 잡히는 콘텐츠가 훨씬 많은 점에서 잘 드러난다. 즉, GPS 기반이기는 하지만 플레이어의 현재 위치보다는 실제 현실 지도를 맵으로 쓰는 것에 가깝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 그런 배려가 없다면 살고 있는 지역의 인구 밀도 또는 플레이어 비율에 따라 땅 한 칸 차지하기도 벅찰테고, 랜드마크가 중요한 게임에서 랜드마크에 따라 차별이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GPS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플레이하는 요소도 있다. 필수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탐사 같은 부분은 현재 위치를 따져 그 범위 내에서만 작용할 수 있다.

물론, 밸런스를 안배하여 만든 맵이 아니다보니 분명 맵 어딘가에는 꿀이 있고 심각하게 떨어지는 지역도 있을테고, 그만큼 선점효과가 더 강해질 수도 있다. 기존의 땅따먹기류 SNG 들은 이 문제를 지속적인 서버 리셋이나 새로운 서버 도입 등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물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실제하지 않는, 가상의 건물로도 일정 숫자를 채워주지만 랜드마크 등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많은 거점을 차지하고 있는게 능사는 아니다. 거점에는 자신의 부하(수집 캐릭터)를 채워넣어 방어해야 하는데, 당연히 부하의 컬렉션 숫자는 정해져 있고 그중에서 실제로 가용 가능한 부하는 더 적을 테니 항상 방어에는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결과적으로 나중에는 랜드마크나 실제 건물 등 중요 포인트를 중심으로만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빌딩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코어 파밍인데, 코어는 공격만 성공 시켜도 얻을 수 있으므로 수성하지 않아도 적절한 공격대만 차린다면 수급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게임의 가장 중심에 있는 건 역시 캐릭터 수집이다. 이 부하들은 어지간한 캐릭터 수집 게임에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성장, 장비, 컬렉션 등등 익숙한 부분들이 많다. 거점전이 아닌 메인 미션 등의 전투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 하나를 조종하고 두 부하를 보조로 사용하게 되는데 다른 게임에 비하면 요구치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쓸만한 부하 둘만 있으면(물론 조합에 따라 더 많은게 필요할 수도 있지만) 되고, 사실 부하보다도 플레이어 캐릭터의 성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콘텐츠를 미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었다.

즉, 횡스크롤 액션/GPS 기반 땅따먹기/캐릭터 수집의 세 요소가 모두 하나가 너무 부담스럽게 돌출하지 않는 수준으로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다. 액션에서 너무 직접 조작을 많이 필요로 하거나 한다면 액션이 부담스러울거고, 땅따먹기가 현재 GPS 좌표 기준이거나 너무 많은 점령을 요구하면 그게 부담스러울테고, 캐릭터의 수요 자체가 너무 많거나 영향력이 지대하면 그게 또 문제였을텐데. 그렇지 않다.

다만, 이는 역으로 이 세가지 요소 중에 하나에 확실하게 꽂혀있다면, 확실한 부분을 원한다면 오히려 아쉬울 수도 있다.

이 세가지는 모두 하나의 중심에서 시작된다. 바로 플레이어 캐릭터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3종이고 각각 3개의 전직을 가지고 있다. 각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액션감은 괜찮은 편인데, 일단 기자는 작년에도 올해도 격투가 컨셉인 올가를 플레이했다. 이 주인공 캐릭터들은 말그대로 플레이어가 가진 캐릭터 중 가장 강하고, 또 모든 플레이의 주체가 되는 역할이라 가장 중요하다.

결국, 캐릭터의 성장을 위해 여러가지 시스템이 맞물려가고, 그 성장한 캐릭터로 다시 다음 단계의 콘텐츠를 하는, 전형적인 구조를 이 게임은 몇가지 변형적인 시스템으로 새롭게 구성한 셈이다.

이러한 게임의 기본 구조는 지난해 체험판에서 이미 대부분 완성되어 있었고, 그 이후 1년이라는 시간이 더 걸릴 줄은 몰랐다. 하지만 게임을 다시 하다보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지난해 버전에서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특유의 쌈마이한 유머코드의 삭제였다. 동대문 이정재, 구마적, 스라소니처럼 어이없어서 실소가 터지는 타입의 유머가 썩 나쁘지 않았는데, 이게 사라지고 다소 정직한 현대물이 됐다. 약간 진지한 계열의 현대물 웹툰스러운 분위기가 됐다고 할까.

이 셋은 지난해 체험버전 스샷이다. 녹서스 구마적이... 이 유우머가 없어지다니...

물론, 이해되는 결정이기는 하다. 세계관은 굉장히 진지하고 배경은 심각한데 캐릭터들의 대사는 죄다 뻔뻔하게 웃기니까 말이다. 또한 유머타입 상 일종의 비하처럼 보일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그로 인해 좀 얌전(?)해졌다. 다만, 안먹힐 수도 있고 위험부담도 있고 세계관의 다른 부분과는 안어울리는 면도 있는 유머코드를 지운 것 자체는 괜찮지만, 새롭게 바뀐 결과물이 다소 심심하고 임팩트가 별로 없다는게 아쉽다. 에이스톰 특유의 유머코드, 그리고 장난스러움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도 했던 요소인데, 웃음기가 좀 많이 빠진 느낌이다.

일단, 올해 직접 플레이한 국산 모바일 게임 중에서 가장 걸리적 거리는 것 없이,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한 게임이었다. 물론 그만큼 올해 모바일 게임 가뭄이 심하기도 했지만, 중간중간 심각하게 걸리는 부분도, 부담스러운 부분도, 불편한 부분도 없고 적당히 좋은 액션감과 익숙한 시스템들의 조합인 점이 주효했다.

결론적으로 ‘빌딩 앤 파이터’ 는 에이스톰 답게 액션을 잘 만들었고, 이를 모바일화 하면서 이미 모바일 시장에서 제법 잘 먹히고 있는 다른 플레이 요소들을 결합한 게임이다. 캐릭터 수집하는 느낌도 제법 괜찮은 편이고(물론 안나오면 힘들다), GPS 로 땅을 먹는 것도 초반인 지금까지는 괜찮았다. 지난해에도 언급했지만, SNG 특성상 서비스가 장기화되면 여러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과연 이를 후에 어떻게 해결할까?

이런 부분은 런칭 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빌딩 앤 파이터’ 는 10월 26일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