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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트가 개발하고 하이브IM 이 퍼블리싱하는 ‘별이 되어라 2: 베다의 기사단’(ASTRA) 가 어제, 17일까지 글로벌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 테스트는 모바일 플랫폼에 스팀 PC 버전까지 함께 플레이해볼 수 있었다.
기자 또한 ‘별이 되어라 2: 베다의 기사단’ 의 오픈 베타에 참여했고, 주로 스팀 PC 버전으로 플레이했다. 그 소감을 간단하게 전해드리고자 한다.
게임의 기본적인 구조는 스테이지 클리어형 횡스크롤 액션이다. 비단 전투 뿐만 아니라 모든 배경이 횡스크롤로 진행되며, 마을 내 이동 같은 활동도 횡스크롤 배경으로 이루어진다. 콘텐츠적으로는 경쟁이나 멀티플레이보다 스토리 중심의, 일종의 챕터를 클리어해 나가는 싱글 플레이를 중점으로 두었다.
메인 스토리, 아니 게임 전체의 분위기는 상당히 어둡고 묵직하다. 이를테면 그림 다크 판타지 라고 할 수 있겠다. 시작부터 끔찍한 표현, 잔인 잔혹, 또는 야한 그런 강렬한 이미지들이 나온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슬래셔나 선정적이기만 한 그런 표현은 아니며, ‘베르세르크’ 를 위시한 일본식 다크 판타지와 결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횡스크롤 액션이니 만큼 플레이어 캐릭터는 상하좌우로 이동하고 기본공격과 이를 길게 누르면 나가는 강공격, 그리고 액티브 스킬1개, 궁극기 1개를 가지고 있으며 회피나 방어 같은 방어 동작을 가지고 있다. 이 기본 조작을 조합해서 전투를 풀어나가게 된다. 이 두가지 요소를 플레이하는 기반은 바로 캐릭터. 게임의 BM 과 캐릭터 성장 구조 등은 ‘원신’ 에서 따왔다. 전용 무기가 있고, 돌파가 6단까지 있으며, 관련 UI 마저 비슷하다. 즉 이 게임에서 캐릭터 성장의 한계치는 명함 1장에서 명함+6강까지 7번이다.
주인공은 미친왕 마그누스를 무찌르고자 하는 튜멜른 기사단의 일원으로 기간트폴을 침공하나, 결국 사망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전쟁의 여신 베다에 의해 부활해 베다의 기사인 ‘책의 주인’ 으로 거듭난다. 그리고 책의 주인으로서 세상을 구하고자 모험을 떠나는 스토리. 뭐… 이야기는 다소 흔하다.
게임 내에는 요리 같은 부가 활동이 있고, 스테이지를 몇성으로 클리어하느냐에 따라 보상이 바뀐다. 이런 요소들은 이미 익숙한 부분이다. 즉, 게임의 기본 플레이는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하는 횡스크롤 전투를 제외하면 기존의 스테이지 클리어형 게임과 결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여기서 메인 스토리의 중요성이 좀더 강조되고, 싱글 플레이에 집중한 것.
그렇다면 그동안 다른 게임들과의 차이점은 역시 과금모델과 그에 기반한 캐릭터 육성 구조다. 앞서 언급했듯, 이는 ‘원신’ 의 사례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캐릭터와 무기가 같은 뽑기에서 나오고, 캐릭터별 픽업, 전용 무장 픽업이 있다. 6단까지 강화가 가능하고, 캐릭터 가진 개별 능력과 무기를 강화해서 캐릭터가 성장한다.
일단, 이 원신식 구조가 게임과 결이 맞느냐 하는 부분은 게임을 전부 다 뜯어볼 수는 없었기에 속단할 수는 없지만, 안될게 뭐있냐 하는 생각이다. 애초에 ‘원신’ 식 BM 은 기존의 싱글플레이어 중심 게임에 가챠 모델을 붙여 양자의 융합을 시도했던 부분이고, ‘원신’ 에서도 그 성공의 바탕이자 꽤나 영리한 전략으로 평가받던 모델이다.
그렇다면 플레이 한 감상은 어떨까. 개인적으로는 이번 오픈 베타에서 좋았던 부분과 좋지 않았던 부분이 확실하게 나뉘어졌다.
무엇보다 좋았던 부분은 바로 아트를 비롯한 게임의 시각적 품질이었다. 그림체나 시각적 디자인의 스타일이 전에 없던 독창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 품질 면에서 굉장히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주었다. 캐릭터의 모션 중에서는 조금 어색한 것도 있기는 했으나 이는 일종의 스타일 상 생기는 특유의 감각 정도로 생각할 수 있었다. 고전풍 회화를 기반으로 한 올드 스타일 스파인 구조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좋은 퀄리티라고 할 수 있었다. 캐릭터의 외형도 잘 뽑힌 수준.
다만, 메인 스토리에서는 아쉬움이 더 컸다. 특히 메인 스토리는 개인적인 기준이 높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스킵을 누르고 싶은 욕망을 부추기는 것 같았다. 이를테면 게임 내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등장인물 간의 대화가 거의 90%를 차지하는데, 그 대화의 대사들이 하나같이 너무 감정과잉 같이 느껴졌다. 또는 너무 판에 박혔다고 할까. 그리고 게임 내에 의미가 바로 연상되지 않는 고유명사가 너무 많다. 로이드, 튜멜른 등등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 고유명사를 한 대화 내에서도 쉴틈없이 말하니, 안그래도 다른 내러티브 요소의 도움이 적고 대화문 자체가 다소 장황한데 더더욱 전달이 되지 않아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바로 캐치하기 어려웠다.
특히 개인적으로 너무나 어색했던 건 플레이어의 도우미인 벨이다. 게임의 분위기 자체가 굉장히 진지하고 그림 다크한테 혼자서 영 딴판인 인체비율에 대사는 갑자기 여왕님 코스프레를 하고 있으니 게임 전체의 분위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벨이라는 존재 자체도 스토리 상의 역할보다, 게임의 가이드로서 인위적으로 삽입된 느낌이 강해서 극의 집중을 깼다.
특히 스토리의 경우에, 어떤 특색있는 설정이나 플레이어의 이목을 끄는 특별함보다 그간 흔한 판타지물스러운 이야기들, 너무 많은 고유명사들 때문에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하지 못했다.
전투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감각, 구성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조금 더 복잡하고 정교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다. 횡스크롤 액션에서 오는 장점은 역시 이런 화풍이나 스테이지 클리어식 게임 구조와 맞물려서 전체적으로 융합된 플레이를 만들기 좋다는 점일 것이다. 일단 캐릭터의 능력 자체는 ‘원신’ 이나 ‘스타레일’ 처럼 한 캐릭터당 기본공격(강공격)/액티브스킬1개/궁극기1개에 공용으로 회피가 있으므로 그 자체는 활용에 따라 충분할 수 있으나, 액션 게임으로서 커맨드+공격을 이용해 파생되는 것들이 좀 있어도 괜찮지 않나 싶었다.
안그래도 플레이어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횡스크롤인데, 게임의 대부분을 평타와 회피로 풀어나가게 되고 여기에 스태미나 제한까지 있으니 답답하게 또는 밋밋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를 풀어나가는게 4개 캐릭터 스왑인데, 캐릭터 스왑으로 만들어지는 변수는 생각보다 너무 정직해서 이를 테면 원딜이 필요하니 원딜 눌러야지, 힐이 필요하니 힐러 눌러야지 이런 느낌으로 진행된다.
가장 크게 이 전투의 문제를 느낀건 1장의 최종 보스였다. 1장의 최종 보스는 근접전 캐릭터로 그냥 공격을 하게 되면 경직도 먹지 않고 넓은 범위의 근접 공격을 무한히 가해서 근접 캐릭터로만 공략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원거리 캐릭터로 교체해서 보스가 다른 패턴을 쓰도록 유도한 다음 보스의 패턴과 반대되는 캐릭터로 공략해야 하는데, 이게 재미있다기보다는 피곤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당연히 회피로 피하면서 공략하려고 했는데 그게 안됐고, 보스가 패턴을 바꾸는 그 순간순간마다 나도 캐릭터를 바꿔서 한대 치고 바꾸는 식으로 해야하니 전투의 주도권이 나에게 없는, 너무 수동적인 전투를 하게 되었다.
더불어 몇가지 횡스크롤의 기본 룰도 통하지 않아서 당황했다.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적과 충돌 판정이 있는건 당연한데, 회피로도 적을 넘지 못한다. 즉, 내가 적의 뒤를 잡고 싶으면 적 방향으로 회피를 하는게 아니라 뒤로 회피해서 빠진 뒤 반시계 방향으로 크게 돌아야 한다. 당연히 그러면 적도 그 사이에 돌아서서 공격을 한다.
이런 건 개별 게임의 선택지이기는 하지만, 전투가 다소 굼뜬 느낌의 이유가 단순히 모션 때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플레이어가 순간적으로 실행해서 변수를 만드는 플레이 자체가 많이 나오기 어렵다. 물론, 안배된 변수는 많이 있다. 스왑으로 스킬을 쌓고, 속성을 맞춰서 공격하고, 일정 이상의 게이지를 채우면 속성 강화 상태가 되고.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액션, 이라고 할만큼 내 손 끝으로 뭔가 조절한다는 느낌이 아직은 적었다.
게임 전체의 구조가 일종의 원신라이크의 구조를 띄고, 여기에 고전풍 횡스크롤 액션을 도입한 것이 ‘별이 되어라 2’ 라고 한다면 아직은 다듬을 곳이 꽤 보였다. 일단, ‘원신’ 식의 과금체계를 도입하고 싱글플레이 중심의 게임을 구축한 것은 좋은 시도다. 당장 모바일 게임에서 모든 게임이 같은 BM 구조, 같은 콘텐츠 구조로 모호한 온라인 플레이 지향을 만들어 내고 있던게 한국 모바일 게임계다. 그 와중에 다른 구조에 대한 시도(비록 그게 이미 성공한, 이례적인 케이스를 본보기 삼은 것이라도)는 좋게 평가하고 싶다.
결국 핵심은 전투라고 할 수 있다. 전투의 재미를 여기서 좀더 충분히 끌어올릴 수만 있다면 BM 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고,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도 자연히 높아진다. 단순히 모션의 속도감이 아니라 전투의 전반적인 조작감, 재미, 그리고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맛. 이것을 끌어올리면 충분히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규 기자 sawual@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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